FDE가 한국에 오면 '탱자'가 되는 이유
출처: 전 크라우드웍스 대표 김우승님 Linkedin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요 며칠 소셜미디어 타임라인에 FDE(Forward Deployed Engineer)에 대한 포스팅이 여럿 눈에 띈다. 나 역시 며칠 전에 시니컬하게 몇 줄 쓰기도 했다. 그런데 다들 아전인수 격으로 이 용어와 역할을 대충 가져다 쓰는 것 같다. FDE 과정, FDE 인력 양성 같은 말이 튀어나오기 시작하는데 다 틀렸다.
무엇보다 이 역할을 가진 사람들은 범용적인 기술 소양을 갖추도록 양성된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특정 플랫폼·솔루션을 가진 회사에서, 자기 제품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요건과 도메인을 이해해서 자기 회사 솔루션을 거기에 맞춰 구축해주는 사람이다. 구축뿐 아니라 그 솔루션 자체를 고객 기업에 내재화하는 것까지가 역할이다. 조직 내 특정 역량을 내재화해주는 게 아니라는 거다. 다들 이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질 않는다. 그냥 AI 역량을 가지고 도메인 경험 많은 엔지니어 정도로 생각하는 듯하다. SAP 같은 회사들을 비롯해 많은 솔루션 회사들이 이름은 다르지만 이미 오랫동안 비슷한 방식으로 일해왔다. 팔란티어도 그렇게 해왔던 것이고, 팔란티어 고객들의 사업 특성상 이 역할을 하는 이들 몸값이 특히 비싸서(연봉이 억대 후반~수억 원대까지 올라가다 보니) 더더욱 주목받은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이런 직군에 대해 너무 고민하지 마시고 그냥 기존 SI 사업하듯 좋은 사람 찾아서 프로젝트하면 된다. 이미 SI 회사들은 발 빠르게 별도의 FDE 직군을 두고, RAG·LLM·Python·PyTorch "도" 아는 AI 풀스택 엔지니어를(어디까지를 풀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직군의 요건으로 삼은 듯싶다.
이 와중에 FDE 자격증 얘기는 당연히 나오고, K-FDE 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교육 사업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이고, 정부 AI 정책으로 입안해서 교육 예산으로 활용하기에도 딱 입맛에 맞는 용어일 수 있겠다 싶지만…
아무튼 원래 취지의 역할을 가진 FDE는 시장에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프로그래밍도 좀 하는 시니어 컨설턴트, 고객 도메인에서 오래 일하면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스스로 스펙을 결정해 구현까지 잘하는 경험 많은 시니어 프로그래머를 찾는 게 낫다. 그걸 FDE라고 부르겠다면 할 수 없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