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될 수 없다면, 고객 기술지원 엔지니어(Customer/Technical Engineer)로 커나갈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개발자로의 전향을 최근 1년간 꿈꿔왔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쳐 플랜 B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일단 저는 33살로써, 이전까지는 Field Application Engineer, 즉 고객에게 제품 기술지원을 해주는 일을 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개발자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내가 스스로 일을 쳐내기 보다는 개발팀의 솔루션 업데이트 지원을 기다리면서 고객을 달래야하는 입장이 너무 싫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작년인 2019년 부터 스스로 Coursera라는 플랫폼에서 프로그래밍 공부를 Python이라는 언어를 활용하여 가르치는 과정을 이수하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Python이 많이 활용되는 분야인 데이터 사이언스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관련 온라인 과정도 수강하였습니다. 좋은 기회가 닿아 현재는 국내 유명 부트캠프를 진행하는 회사에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진행하면서, 데이터 사이언스 뿐만 아니라 개발자 성격의 데이터 엔지니어 일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나름 개인 프로젝트를 풀스택을 다루어보고 RDBMS등과 연동해보는 것도 하면서 나름 기초를 쌓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거의 부트캠프도 끝나가고 슬슬 지원서를 넣어보고 있었고, 이 과정이 끝나더라도 개인적으로 좀 더 준비해서 데이터 엔지니어가 되려고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나이도 있고, 결정적으로 빨리 경제활동을 해야할 상황이 다가왔습니다(이 부분은 매우 개인적이므로 공유하고 싶지 않습니다.). 결혼은 안 했지만 할머니와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어서 제가 가장 역할을 해야하는데, 부트캠프가 끝나고도 수 개월을 수입없이 지낼 걸 생각하니 막막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동안 모의 코딩테스트를 프로그래머스 HackerRank같은 싸이트에서 해보았는데 저는 일반 개발자들이 통과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쉽게 말해 다 광탈 수준이었던거죠. 실제로 그간 로켓펀치같은 곳에서 데이터 엔지니어 직군을 채용하는 약 몇 십군데의 회사에 지원서를 넣었었는데, 그 중 몇 군데서 테스트를 보았습니다만, 전부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현재 더 이상 시간을 많이 들여 수입없이 공부만 하기는 힘든 상황이고, 이도 저도 안되면 중소 SI업체에 뛰어들어 일하면 되겠지만, 거기서 주는 급여 수준으로는 생활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전에 해 왔던 필드 엔지니어의 업무로 되돌아갈까하고 생각했던 중 마침 링크드인을 통해서 상당히 괜찮은 강소기업에서 관련 기회를 제안했고 면접을 앞두고 있습니다. 물론, 면접에 합격해야 알겠지만, 저는 만약 이곳에 합격할 경우 아래 플랜 B와 같은 장기적인 플랜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플랜 A(원래 개발자가 되기 위해 세운 계획):
1. 부트캠프 이수후 괜찮은 중소기업(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경력쌓기
- 이후 데이터 엔지니어 성격의 일을 맡으면서 데이터 분야에 발담그기
2. 경력을 쌓고 내가 꿈에 그리는 회사(카카오, 네이버, 배민, 쿠팡 등등)에 지원하기
플랜 B(개발자가 될 수 없다면, 갈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길)
1. 현재 제안을 받은 회사에서 필드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고객지원 업무의 전문성을 쌓는데 집중하기
-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 회사이며 Nodejs등의 언어로 백엔드를 구성하고, MySQL/MongoDB같은 SQL/NoSQL기반 데이터베이스도 다룹니다.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 기술지원을 하게된다면 코드단에서 수정작업을 하게되고, 데이터베이스 설정 및 Migration업무도 하게됩니다.(제가 Job Description을 직접 받고 확인한 내용입니다.)
2. 소프트웨어 기술지원 역량을 키워서 영어 실력(2016년 TOEIC Speaking & Writing시험에서 Speaking은 180/200, Writing은 200점 만점을 기록했습니다.)을 기반으로하여 글로벌 기업인 Microsoft, Amazon, Facebook등의 한국지사에서 기술지원 엔지니어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한다.
- 특히 Microsoft나 Google같은 회사는 한국 지사에서 개발조직보다는 기술영업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국내 대부분의 외국회사들이 본사에서 만들어진 솔루션을 고객에게 최적화하는 Localization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기술지원 엔지니어로 커 나간다면 이 회사들의 한국 지사에서 기회를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즉, 제가 개발자가 되지 않는다면 저의 꿈의 회사는 네카라쿠가 아닌 국내의 FAANG 지사들이 되는 겁니다. 물론, 모든 상황이 잘 풀릴 때 이렇게 될 수 있겠지만, 저라고 꿈을 갖지 말란 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네카라쿠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도 처음에 시작은 초라했지만, 끝은 창대해진 분들이 많았을거라 봅니다.
현실적으로 제가 이전에 해왔던 일을 계속한다면, 개발을 하지 못하는 이상 네카라쿠는 힘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대신 한국에서 자사의 솔루션을 영업하는 유명 외국계 회사에서 기술지원 엔지니어로 일하는 것을 목표로 잡는 커리어 패스를 생각 중입니다. 저는 규모가 크지 않아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작고 탄탄한 회사에서 일한다고 해도, 제가 노력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매우 강도높은 부트캠프를 버텨낸 의지를 유지할 수 있다면 말이죠.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은 필드엔지니어(FAE)로써 위에 제가 나열한 플랜A가 아닌 플랜B를 향해 가는 것이 타당한 것처럼 보이는지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플랜A가 가능하다면 왜 그렇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장문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실적인 문제로 개발자로 전향이 어려울 수 있겠다 싶어 요즘 상당히 크게 실망을 했지만, 다른 길로 가더라도 충분히 인정받고 좋은 회사로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개발자가 아닌 기술지원 엔지니어가 될 경우, 위와 같은 커리어 패스를 그리고, 거기에 맞게 행동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이런 대안이 그럴듯 하다고 느껴지는지 여쭈어보고 싶었습니다. 여전히 인정받는 IT기술자가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제게 살아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비록 그것이 온전한 개발이 아닐지라도요).
살면서 내가 원하는대로 인생을 그리기가 쉽지 않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아는 순간이 생각보다 늦게 찾아오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찾더라도 그것에 따라 온전하게 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저처럼 개발자의 꿈을 놓아야할 수 있는 상황이 오더라도 스스로 공부해서 사이드 프로젝트라도 해 보면서 무언가를 만들고 개발하는 재미를 놓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는 취미로라도 앞으로 개발을 놓지 않을 생각입니다(기술지원 업무를 하는데도 필요할 유용할 것이니까요.)
다시 한번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