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땜을 내가 못 하는거냐, 아니면...
며칠 전부터 수리할 기기가 있어서 생전 처음으로 납땜 DIY에 도전해 봤습니다.
당근에서 아주 저렴한 지폐 1장짜리 인두기 세트를 구매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호환 콘덴서도 주문하고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마치며, 직접 고쳐서 쓸 생각에 잔뜩 들떠 있었지요.
그렇게 총 3일에 걸친 대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기기를 분해할 때 나사 푸는 거야 쉬웠는데 내부 기판을 들어내는 것이 좀 힘들더라고요.
전선들이 여기저기 짧게 납땜으로 얽혀 있다 보니 공간도 안 나오고 작업 자세도 안 나왔습니다.
어찌어찌 자리를 잡고 콘덴서를 납땜하려는데, 도무지 납이 기판에 붙지를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내 손이 똥손이라 그런가 보다' 하고 자책했습니다. 하지만 며칠간 씨름하며 깨달은 진실은, 제 실력 문제가 아니라 이놈에 인두가 문제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납땜을 예쁘게 하는 건 둘째치고 인두를 대면 납이 녹아야 하는데, 도대체 녹지를 않으니 붙을 리가 없지요.
인두 옆면을 대면 그제야 연기가 나면서 녹긴 하는데, 기판에 스며들지 않고 동글동글 '납똥'이 되어 툭툭 떨어지기만 했습니다.
그 와중에 붙어있던 얇은 전선들까지 뚝뚝 끊어져 버렸습니다.
피복을 벗기고 다시 이어보려 해도 납이 먹지를 않으니, 결국 깊은 탄식과 함께 "그냥 새 제품 하나 사자"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3일간의 삽질 끝에 얻은 결론: "내가 납땜을 못하는 게 아니라, 장비가 범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