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모두를 위한 공원과 모두를 위한 주거를 함께 만들 수 없을까?


용산공원에 주택을 짓자고 하자 서울시에서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반대를 하는 이유도 어느정도 타당한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서울시장은 용산과 같은 미래를 위한 공간에 당장의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 해서 아파트를 과도하게 집어넣는다면, 훗날 주택 가격이 안정된 이후 후회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우려를 밝힌 바 있습니다.
저 역시 이 걱정 자체에는 공감합니다.
서울 한복판의 소중한 공공부지를 단순히 지금의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하게 민간 아파트로 개발해 버린다면, 그것은 미래세대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영원히 잃어버리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래를 위해 무조건 비워두는 것만이 답일까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미래에 이 부지가 어떤 방식으로 개발될지 알 수 없다면, 지금부터 그 원칙을 분명하게 정하는 것입니다.
이곳에 들어서는 주택은 민간분양이 아닌 100% 공공임대주택으로만 한다.
고가 아파트나 특정 계층을 위한 주택으로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고, 토지와 주택의 공공성을 미래세대까지 유지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용산공원의 일부 공간을 주거용으로 활용하더라도, 그것은 미래세대의 공간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에게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공공자산을 남겨주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아파트를 몇 세대 더 짓느냐가 아닙니다.
누구를 위한 주택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남길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용산공원의 주택은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가 아닙니다.
공원의 녹지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주거시설을 배치하고, 건물의 지붕과 테라스까지 녹지화합니다.
세종정부청사처럼 건물의 지붕과 상부 공간을 하나의 거대한 공원처럼 연결하고, 완만한 경사로와 산책로를 통해 시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건물의 각 층에는 테라스형 녹지와 공용정원을 배치합니다.
하지만 모든 공간을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공공 녹지와 주거 공간은 명확하게 분리해 입주민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야 합니다.
시민들은 지상 공원과 공공 산책로, 지붕 공원과 지정된 공중 녹지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실제 주거층의 발코니와 세대 앞 공간은 외부 시선과 동선을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즉,
공원은 시민에게 열어두고, 주거는 입주민의 삶을 보호하는 구조
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은 하나입니다.
이곳의 주택은 100% 공공임대주택으로만 구성하는 것입니다.
민간분양을 허용하면 언젠가는 용산이라는 최고의 입지에서 막대한 개발이익을 누군가에게 제공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토지의 공공성과 주택의 공공성을 제도적으로 묶어둔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청년에게는 서울 중심에서 일자리를 찾고 살아갈 기회를,
신혼부부에게는 안정적으로 가정을 시작할 공간을,
고령층에게는 생활 인프라와 가까운 주거환경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세대에게도 이 공간은 고가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계속해서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과 공공주택으로 남게 됩니다.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두자는 걱정에 대한 또 하나의 답은,
그 땅을 미래에도 사유화할 수 없도록 공공의 자산으로 남기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공원을 없애자는 것이 아닙니다.
주택을 무분별하게 늘리자는 것도 아닙니다.
녹지는 시민에게 돌려주고, 주거는 공공이 책임지는 새로운 형태의 도시를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공원 위에는 시민의 녹지를, 그 안에는 모두의 집을.”
용산의 미래를 위해 비워두는 것과 함께, 미래세대가 실제로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남겨두는 방법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