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취업 이야기 1편
안녕하세요
우연치안게 폴란드에 취업해서 1년가량 개발자로 일을 하게됬습니다. 그때 기억을 되살리면서 이야기를 좀 적어보겠습니다.
입사 첫날.
입사 첫날 HR에서 이런저런 서류처리 (계약서, 월급통장 정보 등등)를 끝마치고 나니 매니저가 점심을 사줍니다. 밥먹고 들어와서 고투버디 (go-to-buddy)를 붙여줬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는데, 회사 생활중 궁금한게 있으면 자유롭게 물어볼수 있는 사람이더라구요. 그리고 런치플랜 (Launch plan)을 줬는데, 개발 환경 셋업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기술되어있습니다.
런치플랜이랑 씨름 하며 이것 저것 설정하고 있는데, 오후 4시에 고투버디가 와서 스탠드업 (stand up)을 해야한다고 미팅룸으로 불렀습니다. 방에 들어가니 비디오 컨퍼런스 (VC)가 켜져있고, 화면 너머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미국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들이라고 하더군요.
그때 비디오 저 편 너머에서 할아버지처럼 보이는 사람이 뭐라 알수 없는 소리를 질러대며 테이블을 두손으로 쾅쾅 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문화충격을 넘어선 공포를 경험했죠. 그때 제 매니저가 어렴풋이 이렇게 얘기한것 같습니다. "데이비드, 첫인상은 한번밖에 줄수 없어". 저는 속으로, "매니저 말 잘하는데" 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다 모이고 나니, 매니저가 팀에 새 멤버가 왔다고 공지합니다. 저는 콩글리쉬 액센트로 "한국에서는 어떤일 했었고, 지금 폴란드 팀에 와서 기쁘다"고 간략하게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개발자들이 한명씩 돌아가며 뭐라 뭐라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VC 너머에서 말하는건 거의 하나도 못알아들었습니다. 근데 상황을 보니, 본인이 오늘 무슨일 했는지 얘기하는것 같습니다. 저는 "HR 이랑 페이퍼웍 하고 지금 런치플랜 보고있다" 라고 대답하고 넘어간것 같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도 어찌나 등에서 땀이 나던지, 아직까지도 기억이 생생하네요.
오후 5시가 넘어가니 하나 둘씩 퇴근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저는 한국에서의 습관때문에 계속 주변 눈치를 봤습니다. 오후 6시정도가 넘어가니 사무실에는 몇명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때 매니저가 어디선가 나타나서, "한국에서는 매니저가 퇴근하기전에 먼저 퇴근하면 안되는 문화가 있다고 안다. 여기는 안그렇다. 전혀 신경쓰지 말아라. 집에서 일하고 싶으면 집에서 일해도 된다. 나도 집에서 일할때가 있다". 아무래도 매니저가 한국인과 처음으로 같이 일하다 보니 한국 문화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온 모양입니다. 저는 "OK" 라고 했지만, 몸에 익은 문화가 있어서 그런지 눈치 안보고 퇴근하는게 익숙해지기까지 약 몇주는 걸렸던것 같습니다.
점심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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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점심시간이 됬습니다. 아무도 밥먹으러 가자고 하는사람이 없습니다. 사람들도 여기저기 없습니다. 고투버디에게 물어봤습니다. "너 밥 먹었냐?" 도시락 싸왔다고 하네요. 전 어제 갔었던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올라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점심시간때 팀원들과 함께 밥을 다 같이 먹었었는데 적응이 안되더군요. 그 이후 사람들이 어떻게 점심을 먹는지 관찰을 시작합니다. 오피스에서 일하면서 먹는 사람. 부엌에서 모여 먹는 사람들. 부엌에서 혼자 먹는 사람. 레스토랑에서 혼자먹는 사람 등등. 세째날인가 네째날인가 (정확하진 않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누군가 일어나서 말하더군요. "점심 먹으로 갈사람?" 그날은 시간되는 팀원들끼리 점심 같이 먹었습니다. 정말 아무 규칙이 없습니다.
어느날 팀원들과 햄버거 픽업해서 식당에서 먹고 있엇습니다. 그때 옆에서 우연히 함께 밥먹던 사람과 저희 팀원 중 한명간 열띤 논쟁이 붙었습니다. 그때가 트럼프 대선 당시여서 정치 관련된 내용인 것같은데 뭔말인지 들리지가 않습니다. 그중 어렴풋이 기억나는건, 독일 트위터에서 "been there, done that" 라고 했다며 엄청 웃어제끼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폴란드가 히틀러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나라여서, 폴란드식 유머였던것 같습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그 논쟁한사람 누구냐고 물어봤습니다. 팀원들, 모른대요. 어디 부서사람인지는 알지만 잘 모르나보더라구요. 저는 대략적으로 분위기 파악이 되갑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