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지 한달정도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송파쪽에 있는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에 신입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3명밖에 없었던 진짜 작은 회사였지만
나름 30년 개발자출신에 7년넘게 운영한 비전이 보여서 연봉 2500 으로 입사하게되었습니다.
당장은 일감이 많아서 사장님도, 사수분도 바쁘셔서 가르칠 시간은 없어서 돈받으면서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야근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이셔서 입에 바쁘다바쁘다 달면서도 항상 사장님이 먼저 5시쯤에 먼저 퇴근하십니다. ㅋㅋ
사장님이 상당히 특이하셨는데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점때문에 이회사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개발자는 항상 0번 1번이 중요하다고 매일 출근할때마다 강조하십니다.
여기서 0번 1번은
0.의사소통, 컨설팅
1.설계( 데이터베이스 - ERD 설계) / 화면 -목록,구도,배치, 사용자 배려, 편의기능
2.개발 (비주얼스튜디오 c#, 윈폼, DevExpress, 기존 코드 복사, 기타 툴)
3.메뉴얼 (MSDN, 구글링,유튜브,깃허브 를 통한 검색)
4.유지보수
을 말씀하시는것입니다.
코딩 잘하는 사람이야 널리고 널렸지만 0번 1번이 제대로 된 개발자는 거의 없다면서 거의 박찬호급으로 이얘기를 매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오늘 어떤 초등학교에서 전산화(?) 의뢰가 들어왔었는데 사장님이 저에게 실제 업무로 해보라는것은 아니고 연습삼아서 업무를 한다 생각하고 과제를 주셨습니다.
12가지정도 되는 문항의 설문조사 (자기관리역량-수업 준비 및 준비물을 잘 갖추나요? 의사소통역량- 인사를 잘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나요?) 를 엑셀에서 입력하고 학급전체 학생들의 항목별 점수를 학생별로 그래프로 보여주고 학부모 배포용으로 인쇄 처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였습니다. 예전에 어렸을때 했던 종합인적성검사지를 참고자료로 주시더라고요. (하지만 고객이 준 문서는 딸랑 A4용지 한장 ..... 한쪽은 어떻게 입력할건지 한쪽은 출력은 어디 구글링해서 가져온 체력평가 그래프)
프)
(진짜로 이런사진 옆에 하나 붙이고 끝났습니다.)
회사자체가 모든 프로그램 제작을 모토로 잡고 있어서 정말 다양한 의뢰가 들어오는데 진짜 우리나라 공무원 날로먹으려고 하네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장님도 의뢰자가 뭘 만들려는지 모르는것 같으니까 한번 정리해서 해보는게 어떠냐고 일을 주셨습니다.
일단 일을 받자마자 한일은 엑셀을 윈폼에서 받고 파싱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업로드 하고 학생별 점수를 차트로 보여주면 되겠네 하면서 설문조사와 학생리스트를 데이터베이스로 설계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장님에게 피드백을 받는데 왜 벌써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냐고 지적하셨습니다. 저는 구체적으로 고객이 무엇을 요청한게 없어서 일단 대략적인 의뢰서에 있는 그대로 갖다가 테이블로 구성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걸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고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이후에 사장님이 하시는 말씀이,
원래 고객들은 일을 맡기면서도 자기가 정확히 뭘하고 싶은지 몰라. 그래서 개발자들은 의뢰를 받아서 프로그램을 설계하기전에 고객들과 컨설팅하면서 뭘 원하는지 캐치하는게 중요하지. 내가 너한테 실제로 받아온 프로젝트를 준것은 그걸로 당장 결과를 내라고 하는게 아니라 0번을 연습하라고 준거야. 당연히 코딩만하다가 갑자기 백지상태에서 무언가 만들면 막막하겠지. 그래서 여러사람 뽑았을때 0번 1번 안된사람들이 '아 내가 이길이 아닌가' 하고 나간사람들도 많고. 당장 결과를 내라고 한게 아니니까 너무 빨리 결과내려고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공부해가면서 해
하시면서 오늘은 머리가 아프시다면서 4시반에 퇴근하셨습니다(...)
한편으로는 감동먹고 한편으로는 막막하네요.
사실 전직장은 일단 WPF 쓰는법부터 가르쳤는데 어떻게 보면 일단 코딩하는게 몸에 익다가 0번 1번을 하려는게 쉽지가 않네요.
OKKY 분들은 처음 입사할때 뭐부터 가르쳐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