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1년차 잡무때문에 이직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특성화고졸로 3학년때 중소기업에 취업하여 현재까지 개발팀에서 키오스크 윈도우 프로그램 개발을 하고있습니다.
입사 6개월차부터 계속 고민하였는데, 요즘 이직이 더욱 절실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닌 제조업이 주인 회사로, 저는 기업부속연구소 소속(사업부 분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 전체 인원은 100명 가까이 되는데 그중 제가 속한 사업부 인원은 약 15명, 그중 개발자는 저와 이번에 들어오신 신입분까지 합쳐 4명입니다.
제가 이직을 생각하는 이유는 잡무때문입니다.
입사 때에는 사무보조 동기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입이 해야할 일 외에 각종 사무업무, 잡무들을 그 동기가 맡아서 하였고, 저는 개발 공부나 업무 파악 등에 집중할 수 있었으나, 문제는 그 친구가 퇴사하면서부터 발생하였습니다.
우선 사무보조 동기가 하던 각종 잡일/사무일들이 저에게 넘어왔습니다. 아침에 신문나르기부터 회장님실 청소, 회의실 청소, 냉장고에 음료채우기, 회의실에 다과 채우기, 손님 오시면 문열어드리고 커피타드리기, 화분물주기, 전화 당겨받기 등등 각종 사무업무를 도맡아 하게 되었는데, 개발일에 지장이 갈 정도로 자주 걸려오는 전화(따로 콜센터를 운영하지 않아 A/S 전화도 많이 옵니다)와 손님 커피타드리기 업무에 너무 속상해서 소리없이 눈물흘리며 코딩할때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소프트웨어만 개발하지 않고, 하드웨어도 납품합니다. 연 초에 다량의 제품이 납품될 때에는 엑셀과 회사카톡방만 뒤적거리며(사진이 올라오면 저장하여 일정 문서 양식에 넣는 형식이었습니다) 비주얼스튜디오를 한달동안 한 번도 켤 수 없었던 적이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빌드하려는데 마지막 빌드날짜가 저번달인걸 보니 여러가지 감정들이 겹치더군요.
그리고 두달 전, 사무보조분을 채용하게 되고 드디어 잡무에서 벗어나 개발일에 몰두할 수 있나 했는데 이번엔 하드웨어 준비가 안되어있어서, 하드웨어 있는 파주의 창고로 업무지원도 가게 되었습니다. 유독 더운 이번 여름에 에어컨도 없는 창고에서 땀 뻘뻘 흘리며 드라이버로 나사를 조이고 조립하고 있다 보니 이러려고 그렇게 개발 공부를 열심히 했나 생각도 들고.. 한 일주일정도 그러고 파주로 출퇴근했더니 사무실 출근 시켜주시더군요.
퇴근 후와 주말에는 편히 쉴 수 있을까요? 키오스크라는 제품 특성 상 가끔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업무 외 시간에 고장을 일으킬 때가 있는데, 놓치지 않고 주말에 연락하십니다. 기술지원팀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장애가 발생하면 개발팀이 처리하곤 하는데, 지금 키오스크 개발을 거의 단독으로 하고 있어 다른분들은 장애 처리에 어려워하시고, 결국 제가 노트북으로 원격지원 해드립니다.
금요일에서 토요일 넘어가는 새벽3시에 연락이 와 벌떡 일어나서 노트북 펴 장애처리 한적도 있네요. 연장근로 수당은 없습니다.
과연 내가 1년차 개발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잡무 처리와 업무 외 시간에 연락하는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회사 분위기.. 이직이 너무나도 절실한데 고졸 신입치고 높게 주는 연봉(또래 친구들보다 400정도 더 받습니다)과, 작년부터 시작한 청년내일채움공제 때문에 쉽사리 그만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라면, 이정도면 버티고 다닐 만 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주변 지인 개발자분들께 가끔 저의 사정을 이야기 해 보았는데, 몇몇분들은 이직하시라고 이야기 하시나 몇몇분들은 개발자는 다 해야한다며 엄살부리지 말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셔서.. 제가 엄살 부리는건지, 이직을 해야 하는게 맞는지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