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이직문제로 힘들어 하시는분들께..
안녕하세요.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쓰네요..
요즘 가장많이 보는 사이트가 'IT산업노동조합' 과 '이곳'이네요...
IT뉴스나 기술관련기사만 보다가 요근래 자주 들려서 다른분들의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참 많은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읽다보니 제가 개발자로서 살아온 길을 뒤돌아 볼수있었고 현재의 제 위치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수 있어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이였습니다.
먼저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서울살고 나이는 30대중후반이고 IT경력은 9년차 입니다.
수도권 4년제 컴공과 나오고 기사자격증가지고 있습니다.
첫 직장은 금융SI 아웃소싱업체였는데 한 직장에서 만7년을 다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까지 그렇게 오래다녔는지
어리석기까지하네요..첫 월급이 150만원 내외로 기억되고 마지막 월급이 200만원정도 였네요..
정말 아무생각없이 노예처럼 일만했던거 같네요..그때 이 커뮤니티를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하루 13~14시간의 말도 안되는 근무시간..주말근무..갑의 횡포..형편없는 봉급..
그와중에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았지만 마이너스 통장 생활을 하면서도 이직할 생각은 못했네요..
첫 직장에서 나간다는 두려움과..제 실력에 대한 불신이 커서 였던거 같습니다.
신세한탄만 하게되고..IT에 생각없이 뛰어든 제 자신을 원망하고..
그러다가 이렇게 살다간 병에 걸려죽거나 생활고에 죽거나 둘중 하나겠다는 생각에
대책도 없이 퇴사후 반년가까이 허송세월 보냈네요..
와이프가 조금이라도 보태보겠다고 콜센터나가서 생면부지 사람들에게
온갖 욕먹고 하는거 보면서 미안한 마음에 애기 유치원끝나면 데리고 와서 앞에두고
술먹고 이런아빠라서 미안하다고 울기도 많이 했네요..날짜가 갈수록 별의별 생각이 다들더군요..
'전회사 사장에게 다시 일하겠다고 해볼까..', '빚을 내서 장사를 해볼까' 등등..
몸은 편하지만 정신적으로 정말 힘든 시간이였네요..부모님께는 말씀도 안 드렸는데
의료보험 피보험자로 되어있던게 해지되면서 알게되셔서 심적으로 더 힘든 시간을 보낸거같네요..
그러다가 운좋게 금융권SM 프리랜서자리가 생겨서 3개월정도를 일했습니다.
제 전산인생에서 정말 짧은 기간이였지만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3개월 이였습니다.
그동안 알게모르게 쌓여온 금융권 SI경험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한창 자신감이 붙을쯤 계약만료가 되었고 갑측에서 계약연장의사를 밝혔지만
프리계약을 끝낸후 어렴풋이 희망사항으로만 가지고 있던 공기업취업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공기업 취업카페에도 가입하고 이리저리 정보도 얻고 공부도 하면서 준비하다가
올해 공기업경력직에 응시했고 최종합격되어 임용된지 몇 개월이 지났네요..
첫 명함이 나온날 부모님과 식사하면서 명함을 드렸는데 그렇게 좋아하시는 모습은
살면서 처음 본거 같습니다.
학창시절에 공부도 안하고 컴퓨터나 하고 취업해서도 항상 쪼들리면서 힘들게 살고
결혼해서도 손벌리게 되는 모습만 보여드렸는데 갑자기 퇴사해서 프리랜서한다고했을땐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실 정도로 걱정이 많으셨다고 하시네요..
요즘은 소스보다 문서를 더 많이 보게되서 아쉽기는 합니다만..
2배 가까이 오른 연봉, 일한만큼 나오는 수당, 정해진 퇴근시간, 정년보장에 비할바가 아니라서
만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현재 취업이나 이직때문에 고민중이신 분들이 많으신걸로 압니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스트레스로 힘드실겁니다..가정이 있다면 더욱 그렇겠죠..
기간이 길어 질수록 자신감이 떨어지겠지만..자신감을 잃지말고 정말 전산이 천직이라고
생각되신다면 열심히 자신의 커리어를 쌓고 노력하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인생을 많이 산것도 아니고 공기업 취업한게 크게 유세떨일도 아니지만 요즘 힘들어하시는분들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생전 쓰지도 않는 글을 가입까지해서 남기고 갑니다.
힘든시기지만 대한민국IT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힘내셨으면 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새해복 많이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