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먹고 살 길은 찾았는데, 역시 제 맘대로 안되는 게 인생인가 봅니다.
이전에 넋두리 징징글 쓰면서 선배님들한테 못 볼 꼴 보인 1인 입니다.
열심히 응원해주셔서, 남은 4월 열심히 이거저거 하고 살았습니다.
후덥지근 해진 5월이 왔고, 3월 중순부터 4월말까지 정규직 면접은 10번 정도 본 거 같습니다. 나름 많이 봤다면 많이 본 거 같습니다.
마지막 한 군데는 지인 분께서 추천, 예전에 프로젝트 같이 뛰면서 나름 고생을 한 덕분에, 내부 추천으로 어렵사리 나마 면접에 들어갔습니다.
추천 여부에 따른 우대 없이 1차 기술 면접, 2차 코테 / 인적성 모두 통과.
1주 후 마지막 3차 면접에서 면접관 분들과 뭔가 대화가 잘 안 이어지는 분위기에 "아... 이거 잘못하면 괜히 추천해준 형님 욕 보이게 되는 것 아닐까" 하면서 조마조마 했습니다.
불길한 예감은 역시 틀리지 않는 게, 떨어졌습니다. 더 잘 맞는 사람이 있어서 대신 뽑기로 했다고 하더군요.
다음날 저녁 즈음 직접 추천해주신 형님이 연락 주셨더라고요.
"원래 3차 임원 면접은 그냥 임원 두 분이랑 인사팀 한 분 오셔서, 처우 협의 하고 입사 일자 물어보는 자리인데, 거기서 떨어진 게 잘 이해가 안된다" 라고 하시길래
"제가 본 3차 면접에는 임원은 안 계셨고, 인사팀 두 분만 계셨다. 연봉 협상, 입사 일자는 커녕, 어디 사냐, 출퇴근 거리 머냐, 요즘 뭐가 개발 트렌드냐" 같은 붕 뜨는 질문만 받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내부 사정을 들어보니 추천 제도도, 구직 사이트에 올려둔 공고도 사실 올려만 두고 말일마다 갱신만 하는, 사실상 방치 중인 것 같더군요.
뭐 반 쯤 농담이겠지만 당장 일할 사람은 필요해서 못 자르는데, 회사는 더 뽑을 여력도 없어서 인사 팀에서는 사람 뽑는 척이라도 해서 일하고 있는 시늉을 한다는데.
몇 일 뒤에 통화 받아보니, 더 잘 맞는 사람은 커녕 한 명도 안 뽑았다네요 ㅎㅎ;;
주변에 추천 제도로 지인 추천했다가 망신 본 분들만 생기고, 신규 입사자 는 제로.
지인 형님도 많이 당황스러우셨는지, 연신 미안하다며 사과하셔서 나중에 술이나 한잔 얻어먹기로 했습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 최근 본 면접 중에서 시간을 제일 많이 투자했지만, 결과가 허탈했고 괜히 남에게 미안함만 남겨 준거 같아 아쉬워서 썰 좀 풀었습니다.
다행히 이번 달 중순부터 프리랜서로 금융권 신규 프로젝트에 낑겨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간도 적당히 길어서 올해는 버텨볼 만 한 것 같습니다.
공교롭게도 3년 전에 정규직으로 있으면서, 프리랜서 준비할 때는 그렇게 안되더니, 정작 지금은 정규직 못하고 프리랜서 면접만 3개 전부 통과.
역시 근 3년 동안 하청으로 금융권 SI/SM 한 게 좀 먹혔던 거 같습니다. 그때는 뭐 이런 프로젝트가 다 있나 하면서 날밤새고 죽네사네 했는데. 그게 지금 저를 먹여 살리는군요.
9년 경력에 프리랜서 처음 시작하려니 떨리네요, 나름 산전수전 경험 다 해봤지만 실력이 우선인 프리 시장에서 제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제 자신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이런 시기가 10년마다 찾아오는 거 같네요, 10년 전 첫 취업할 때도 비슷한 심정이었으려나....
다음 10년 후를 기약하며 열심히 살아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