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가지 마세요
OKKY가 SI 직종에 종사하시는 분들 많아서 논란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SI에 자부심을 가지신 그런 분들 말고 취업 관련 고민하시는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입이 없는 기간이 좀 오래 지속되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 안에 전재산 맨 앞자리가 바뀌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판단이 들어서, 더 이상 생활비 걱정 없이 전업투자 + 전업도박과 하고 싶은 코딩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 다시 IT회사들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포지션에 대한 미련이 별로 없어서,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는 곳들을 Python 스택 사용하는 곳 위주로 몇 군데 지원했었는데요. 평소에 “SI 가지 마라” 라는 농담을 여기저기서 듣고 그냥 웃어넘겼었는데, 왜 진짜로 SI를 가지 말아야 하는지는 이제 확실히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어떤 일정을 끝내고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먹고 있는데, 지원했던 회사 중 한 군데에서 갑자기 전화가 덜컥 찾아왔습니다.
SI담당자: ???씨 되시죠?
본인: 네 맞습니다. 무슨 일로 전화를 주셨을까요?
SI담당자: 20분 뒤에 파견회사로부터 면접 전화가 갈 거에요.
본인: (당황함) 네? 20분 뒤요? CnC인가요?
SI담당자: (말을 흐림) …네. 그리고 RAG(검색 증강 생성) 기술에 대해 좀 공부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전화가 온 곳은 CnC가 아니고 중간 을 개발사였습니다. 또한, 마지막 말은 RAG에 대해 전화면접에서 아는 척을 하라는 뜻입니다.)
SI업체 담당자들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어떤 사람에 대한 기술적 역량을 평가할 생각이 없습니다. 개발자라면 모를 수가 없는 VSCode나 Github를 할 줄 안다는 것을 이력서 군데군데 채워넣어서 분량을 채워야 하고..
어떤 SI회사는 제가 보낸 이력서를 자기네 포맷에 맞추다가 귀찮아졌는지 저한테 이력서를 채워달라고 했는데, 채워넣은 내용이 아주 엉망이었습니다. 오타는 기본이고.. 스택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하는 것도 일관성이 엉망진창이었습니다. A회사 스택을 B회사에다가 써놓기도 하고 말이죠. 어떤 곳은 회사 이름을 TOOL에다가 집어넣었습니다. (아래 그림 참조)

그나마 어떤 SI회사를 통해 삼S물S 사무실에 직접 방문했을 때는 (기술에 대한 질의응답이 충분히 진행된 건 아니지만) 삼S 임직원들이 저한테 과거 경력에 대해서 이런저런 것들을 질문하는 세션이 있었어서 나았던 것 같습니다.
SI 중개업체 사장들은 어떤 퀄리티 있는 인력을 선별하는 게 목적이 아니고, 적당한 일들을 해치울 수 있는 노예를 물량으로 넘겨서 갑사한테서 연봉 수수료를 채워오는게 더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사람을 뽑을 때도 그 사람과 기술적 논의를 하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학력(4년제졸? 등등)이 어떤지,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은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경력을 뻥튀기해서 갑사의 눈먼돈을 더 뺏어올 수 있는지, 본인이 얼마나 노예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비하스러운 표현을 좀 쓰자면, 농담이 아니고, 지능이 다운그레이드 되는 느낌도 가끔 들었습니다. 진짜 “자바 2명 타요~”를 실시간으로 경험한 기분입니다.
저는 그래서 좀 더 상식적인 회사들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코테와 과제테스트들도 몇 개 봤고, 면접 일정도 잡아놓은 곳도 있습니다. 만약 제가 이러한 상식적인 회사들에 붙지 못하면, 그 때는 진짜 돈만 바라보고 위와 같은 프리랜서를 몇 군데 지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본인이 정말 프리랜서로 돈만 바라보고 일할 마인드가 아니라면, 대기업(오토에버, CnC, CNS 등등)으로 직접 입사하는 경로를 제외한 SI 회사는 가급적 가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