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이마트 사건 진행상황 알려드립니다.
결과부터 알려드리면 원만하게 잘 해결되었고, 진행중에 있습니다.
1. 진행 내용
IT노조가 성명서를 내고, 제가 글을 올린 이후 하이마트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여 모든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이후 징계위원회에서 가해자인 B팀장과 H매니저에 대해
징계 및 인사 조치를 하였습니다. 또한 그동안 암암리에 행했던 위법적인 요소들을 모두
법의 테두리 내에서 진행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
지난 2주간 협의 과정에서 하이마트는 제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였으며,
저 또한 이런 방법으로 진행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미안함을 전달하였습니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게도 책임자분이 사과와 격려의 뜻을 밝히는 것으로 합의하였습니다.
그리고 강제사직 부분은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하였고, 관련 절차를 확인 중입니다.
이에 따라 복직은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협의 과정에서 저도 요구사항을 양보하였고, 하이마트도 빠른 처리를 하여 문제 해결 의지를 보였습니다.
양쪽은 이번 일을 통하여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여 업무프로세스에 반영하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 동의하였습니다.
2.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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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을 처리하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다시 느꼈습니다.
관리/감독기관인 노동부는 좀비 기관이기에 발생하지 말아야 할 문제가 발생하였고,
개인은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내용을 오픈하고, 여론에 기대야만 하는 현실이 몹시 고단하고 참담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극단적인 선택을 통하여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우리 사회는 정말 잔인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문제는 이전 농협정보시스템의 살인적인 야근 조사 과정에서도 드러났으며,
노동부는 아무런 처리도 하지 않았고, 그 고통은 개인이 고스란히 받아야 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갑 회사의 퇴근시간 강제 변경건도 노동부의 입장은
'양측간의 합의'에 의한 연장근로로 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해석은 70년대에나 했던
해석을 지금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서 노동부가 얼마나 변하지 않았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왜 기업은 노동부를 무서워하지 않는가?
왜 노동자는 노동부를 신뢰하지 않는가?
이에 대한 해답은 노동부라는 탈을 쓴 기업부가 분명히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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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드라마 비밀의 숲이 끝났고, 특히 어제 대사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어 인용합니다.
'되니까 하는 겁니다. 눈 감아주고 침묵하니까'
저는 우리 사회의 불합리한 부분, 이번 문제가 된 갑질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차원의 개입이든 팀장 한 사람의 인성에서 비롯된 일이든
이제까지 당했던 사람들과 감독기관이 눈 감고, 침묵하고, 회피했기에 갑질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누구 하나만 눈 부릅뜨고 짖어대면 바꿀 수 있습니다'
꼭 저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일을 오픈하면서 문제가 해결될까 라는 불안함은 있었습니다.
불안함은 꼭 해결되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지만,
한편으론 해결되지 못해도 한 사람의 생명을 던져 경각심을 일깨우고, 바꿀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제 입을 열어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켜야 한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가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거워진다'입니다.
그 비겁함 속에는 누군가의 눈물과 불법적인 갑질이 녹아 있습니다.
꼭 판을 크게 벌이지 않아도 최소한의 내부 건의 차원에서 입을 열어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십시오.
불법적인 갑질을 일삼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과정 하나하나가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신호이며,
기록으로 남아 그들의 잘못을 일깨우고, 우리가 일하는 업계와 회사의 환경을 바꿀 수 있습니다.
--3
결국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가족까지 많은 상처를 입은 후에야 어렵게 많은 부분을 바꾸었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법적인 기준에 맞게 바뀌었고, 허술했던 프로세스는 정교하게 가다듬었습니다.
저는 일했던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복귀하게 될 예정이므로 변경된 혜택을 보지 못합니다.
남은 분들의 의무는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입을 열어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는 일'입니다.
농협과 하이마트 모두 어렵게 만들어낸 결과이고, 부디 남은 분들이 잘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램 간절합니다.
3. 도와주신 분들
그동안 IT노조와 정의당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노력해 주셨으며,
이에 대해 무한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준비까지 했기에
어쩌면 저를 살린 것과 같다고 봅니다.
IT노조의 구성은 참 어렵고 힘든 단체입니다.
규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제대로 된 상근자도 없는 상황에서 현역으로 일하는 의식있는
분들이 모여 여러 이슈에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보기에 존재감이 없겠지만,
어떤 방식이든 응원 보내주시면 IT노조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정의당은 작년 말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제가 농협정보시스템에서 겪은 일을 토대로
의견을 물어와 지금까지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메갈당이라고 하는 것을 내부 분들도
알고 있으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만나 본 분들은 좀 더 정의로운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었고, 특정 사상이나 단체를 추종하는 분들은 없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일을 당한 분들은 위 두 단체에 연락하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같이 돕겠습니다.
이로서 농협정보시스템 산재 사건에 이어 하이마트 건도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지난 2주 동안 보여주신 관심 정말 깊이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p.s 1
하이마트와 문제가 원만히 해결됨에 따라 제가 올렸던 글은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p.s 2
앞으로 올릴 내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농협정보시스템과 해고 무효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산재 요양 기간 중 두 차례 해고 당한 사실이 있어 명예 회복을 위해 소송 중입니다.
이것도 할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쉽지 않은, 어려운 소송이지만 1심 선고 되는 대로 글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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