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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leVeryQ
bolt icon825·약 2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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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나의 아버지는 평생 노동자로 사셨다. 결혼을 한 후 먹고살기가 쉽지 않았다. 중학교 중퇴 학력으로는 노동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버지의 꿈은 기자였다고 한다. 아버지가 쓴 글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필체만은 정말 멋졌다. 많이 쓰지 않고서야 그런 필체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노동으로 나를 포함한 3남매를 키우셨다. 우리들에겐 그냥 무덤덤한 아버지셨다. 크게 혼내지도 크게 칭찬을 하지도 않으셨다. 


육체노동은 그날 저녁 술로 푸셨다. 그렇다. 알코올중독이셨다. 한 번은 술을 먹고 밤늦게 집에 오셨다. 취한 몸으로 바지를 벗다가 그만 쿵 넘어졌다. 그 모습을 지켜본 나를 보고 민망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술로 인해 엄마와의 다툼이 많았다. 편치 않은 날들이 늘어만 갔다.


우리 3남매는 남에게 자랑할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잘 컸다. 모두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별 탈 없이 살고 있으니 말이다. 

문뜩 아버지가 생각나는 건, 몇 년 전부터 방광암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했고, 수술로 인해 기력이 많이 쇠약해져서다. 그 숫 많던 머리카락이 다 빠진 아버지를 보고 울컥했다. 기억할 날들이 많지 않음을 알기에 마음이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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