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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컨설팅하면서 배운 신입들의 공통적인 실수들 (최소한 내가 싫어하는 부분들)

너무 이력서와 기부금 영수증이 많이 와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만, 검토는 모두 완료 했고, 생각보다 다들 공통적인 문제를 겪고 계시더군요.


아직 답장을 못받으신 분들은 아래 나열할 공통적인 문제부터 해결을 해주세요. 그걸 확인했다는 의미에서 새로 수정된 파일들과 이 글 중간에 있는 hash code를 보내주세요.


-1. "이력서는 떨어뜨리려고 읽는 글입니다"


생각해보시죠. 서류 전형에서 2:1이 넘어가는 순간 뽑을 사람보다 떨어질 사람이 무조건 더 많아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력서를 screening 하는 사람들은 "떨어뜨리려고" 글을 읽습니다.


이력서 보고 생각해보세요. 내가 이 사람을 떨어뜨린다면 무슨 이유로 떨어뜨릴까?


오늘 글은 이 시점에서 얘기해보겠습니다.


0. "이력서로 notion을 쓰지 마세요, 제발."


공교롭게 대부분의 분들이 Notion으로 이력서를 보내셨더군요. 제발, "이력서"로 notion을 쓰지 마세요.


제가 notion 서비스를 공격하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Notion은 다른 용도가 있는 툴이고, 저도 자주 씁니다만, 이력서로 쓰기에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부적절합니다. 제발 Notion으로 이력서를 내지 마세요.


이유 0: 접속하는데 인터넷이 필요합니다.

 - 접속 시 1초 이상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안봅니다.

 - 언제든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이력서의 내용을 믿을 수 없습니다.

 - 개인적인 이유: 눈이 아파서 이력서는 프린트해서만 봅니다.

 - 받아 놓고 다시 보자~ 가 안됩니다. 이게 이력서 많이 받는 사람 입장에선 진짜 빡칩니다.


이유 1: 의도한 레이아웃이 잘 안나옵니다.

 - 강조하고 싶은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에 대한 컨트롤이 매우 어렵습니다. 즉, 완성도 있는 문서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 폰트와 그 크기, 표현 방법에 제약이 생깁니다.

 - 가장 중요한, 이력서 전체가 1p로 떨어질지 안떨어질지가 무슨 양자역학도 아니고 확률적으로 결정됩니다. 읽는 사람의 기기와 해상도 등등을 통해서 말이죠. 이 순간 이미 님들은 메이저 회사에서 탈락입니다.


정리를 해 드리겠습니다. 무조건 이력서를 (포맷이 정해져 있지 않는 한) PDF로 보내세요. 손해보지 않습니다. Word? 왜 이력서의 편집 권한을 남에게 주시나요? Hwp? 장난합니까?


이메일 주소도 새로 만드세요. 네이버 이메일 쓰는 사람하고는 저 일 오래 안합니다. gmail을 쓰든 사내 메일을 쓰든,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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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랑스럽지 않은 경력은 빼세요. 제발.


보시면 뜨끔 하실 분들이 많을텐데, 흔히 인서울 대학이라고 부르는 나쁘지 않은 대학 나오신 분들 이력서 중에, 그 가치있는 학벌과 "정보처리기사" 나 "SQLD" 따위를 같은 레벨로 강조하시는 경우가 있더군요.


절대 이런 실수는 하지 마세요. 님이 가진 어떤 자랑스러운 것도 낮은 레벨의 항목, 그 한줄 더 넣자고 넣은 것 때문에 탈락합니다.


문서를 만들 때는 한땀 한땀 만드셔야 합니다. 문서를 아주 많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약간의 glitch 로 인해 문서 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저만 해도 하루에 1200페이지는 읽는데, 이렇게 읽을 수 있는 이유가 읽는 문서를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약간의 포맷 오류만 있어도 저 같이 빨리 읽어야 하는 사람은 그냥 안읽습니다. 문서를 신뢰할 수 없거든요.


3. 메일 좀 잘 보내세요.


다같이 메일이 이게 뭡니까. 저야 도와주려는 사람이니까 읽지만, 이정도 메일을 왜 스팸 필터가 안걸렀을까 싶은 메일들 참 많이 왔습니다.


똑같습니다. 메일은 님의 첫인상입니다. 한자 한자 제대로 읽어보고, 실수 여부를 파악하세요. 꼼꼼하게 읽어보고 더이상 고칠게 없다 싶으면 그때 자기 자신에게 보내보고, 그때 받은 다음 읽었을 때 괜찮을 때 보내세요.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이메일 쓰는 법에 대한 책들도 많으니 읽어보시고, 그냥 저라면 스탑워치 켜놓고 1시간 동안 메일 하나 써보기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처음에 저도 메일 쓸 때 시간을 엄청 들여서 하나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해보지 않으면 평생 메일을 이상하게 쓰게 되고, 신뢰를 잃어버립니다. 이렇게 한번 두번 보내면 속도가 붙어서 습관적으로 좋은 메일을 쓰게 됩니다. 개발자 분들 다 아시잖아요. 컴퓨팅이든 소프트웨어 공학이든 리소스가 가장 많이 드는게 커뮤니케이션이고, 커뮤니케이션 잘 하고 싶어서 프로토콜도 만들고 압축도 빡시게 하는데, 그걸 아시는 분들이 왜 메일을 이렇게 보내시는지 이해가 어렵습니다.


4. 개인적인 부탁: 제 글 좀 다 읽고 보내주세요.


제 아이디를 클릭하면 나오는 글들이 있습니다. 일단 이걸 다 읽어보시죠. 최소한 이력서 쓰는 법이라는 글의 메일 주소를 복붙해서 보내셨으면 그 이력서 쓰는 법이라는 글은 읽어주셔야죠.


5. 결론


제가 답장이 늦는 이유는, 다른건 아니고, 그냥 오는 이력서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데, 다같이 똑같은 방식으로 잘못됐고, 제가 쓴 글에 이미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써놓았기 때문에 늦는 것 입니다. 실제로 잘 써주신 분들은 제가 사람들도 소개시켜 드렸고, 미팅도 몇번 했습니다.

제발 글을 잘 읽고 보내주세요. 보내시는 분 입장에서는 기부 했는데 어쩌라는거냐, 하실 수 있지만, 저는 제 소중한 시간으로 그것들을 한자 한자 읽고, 답장을 쓰다 한숨이 나올 때 갑자기 다른 인터럽트가 들어와서 끊겨서 못드리는것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꼰대 같이 말했는데, 어쩔 수가 없습니다. 원래 이력서라는게 꼰대들 설득하려고 쓰는 글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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