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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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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더 넣어서 안좋은 이력서가 되는 경우 (+ 무료로 이력서 첨삭해 드립니다)

미국은 신입 채용 시즌이 끝나갑니다. 이력서를 여러 경로로 받았고, 이력서를 보면서 든 생각을 공유합니다.


추가로, 맨 마지막 줄에 써놓았는데, 이력서 피드백을 해드리는 자원봉사를 하려고 합니다. 지원하시는 방법은 이 글 맨 아래쪽을 참고하세요.


0.

이력서를 많이 봐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좋은 이력서는 짧으면서, 정보가 충분하고, 읽기 좋은 이력서입니다.

이력서를 쓰는 사람은 짧고 간결하게, 하지만 정보는 충분히 채워서, 읽기 쉽게 이력서를 작성하면서, 최대한 자기 자신을 임팩트 있게 기억에 남겨야 합니다. 이력서만 읽어도 머리에 캐릭터가 떠오르고, 스토리가 읽혀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얘길 해보죠.


1.

포지션마다 다르지만, 특히 엔지니어링 쪽은 그 이력서를 평가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시간을 써야합니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비쌉니다. 최대한 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력서는 짧아야 합니다.

실 예로 저와 제 동료들 다수는 (지금은 스타트업이라 좀 다르긴 하지만) 대기업을 다닐 때 이력서 스크리닝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1페이지가 넘는 이력서는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혹은 1페이지를 보고 너무 인상 깊으면 그 다음 페이지까지 보기도 했고요. 어쩔 수 없는 것이, 시간이 없고 지원자가 너무 많거든요. 그렇게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절대 읽지 않습니다.


제가 학부를 다닐 때 친구들 중에 "이력서에 한줄이라도 더 채우려고" 뭔가를 하고 이력서에 적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게 자격증이기도 했고, 외부 활동이기도 했죠.


하지만 한줄이라도 채우려고 있는 경력은 두 가지 점에서 안좋습니다.

첫번째로 이력서를 길게 만듭니다. 일단 이런 지점에서 나쁩니다.

다른 나쁜 또 하나는, 이력서를 읽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원자를 떨어뜨릴 생각을 하고 읽습니다. 최소한 경쟁률이 2:1 이상이라면 붙는 사람보다 떨어지는 사람이 많기 때문인데요.

떨어뜨릴 생각을 하고 이력서를 읽으면, 다른 좋은 경력이 많아도 쓸데 없는 경력이 적혀 있으면 다른 경력의 가치를 그 경력 정도로 낮춰서 보게 됩니다. 고작 한줄 늘리려다 다른 경력에서도 손해를 보는거죠.


즉, 이상적인 이력서는 기본적으로 우수한 정보들을 포함하고 있고, 그 중에 톡 튀는게 하나가 있는게 제일 좋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떨어뜨릴 구실을 못찾기 때문에라도 면접에 부릅니다.


2.

이력서는 짧아야 하지만 정보가 충분해야 합니다. 정보가 불충분하면 판단의 준거를 세울 수 없기 때문에 면접에 부르고 싶지 않아집니다.


어떤 정보를 넣어야 하나, 라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은 정보들이 필요합니다.


- 이름,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 연락을 위한 인적 사항

추가로 GitHub 주소나 블로그 주소 등을 넣는 것도 좋습니다.

- 고등학교 or 고등학교 이후의 학업에 대한 학력 사항: 학교 이름, 입학 시점 및 졸업 시점, 전공.

학점은 좋으면 쓰고, 장학금도 받았으면 써줍니다. 재미있게 들었던 과목들이 있다면 수강 과목에 3개 정도를 선택해서 적는 것도 쓸게 없다면 써도 좋습니다.

- 경력: 과거 업무 경력, 인턴십 경력 및 기간.

NDA를 어기지 않는 선에서 어떤 일을 진행했는지를 "키워드 중심으로", "숫자들과 함께" 적는 것을 추천합니다.

- 진행한 프로젝트들: 프로젝트 진행 기간, 사용 기술들, 자신의 역할,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경력이 많으시다면 경력에 프로젝트를 포함하셔도 됩니다. 경력이 없다면 프로젝트로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제일 가능한 방법입니다.

학원을 다니셨다면 학력보다 프로젝트에 학원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어필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수상 경력 등 우수성을 입증할만한 사건들

- 사용 가능한 스킬들과 그 스킬에 대한 능숙도

예를 들어서, Java (중급), Python (초급) 과 같은 식의 구분입니다. 이 구분은 자기 기준으로 쓰는거니 잘 생각하시고 쓰시고, 만약 급을 따지기 어려운 경우 어떤 경로로 그 언어를 배웠거나 어떤 프로젝트에서 사용했는지를 프로젝트와 함께 얘기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러한 사항들을 작성 하실 때 팁을 드리면, 1) 어떤 것들을 넣을 것인가, 2) 정렬 (순서) 를 고민해 보세요. 3) 쓸데 없지만 추가하면 도움이 되는 내용

1) 어떤 것들을 넣을까: 상술한 바와 같이, 여기에 들어가는 것 중에 가장 임팩트 있는 것과 가장 후진 것으로 평가자는 본인을 파악하게 됩니다. 그리고 비판적인 사람은 가장 후진걸 보겠죠. 꼭 들어가야 하지 않은 후진 것은 넣지 마세요.

2) 정렬: 이력서의 모든 것은 중요도 순 정렬입니다.

가장 중요한건 님이 누구인지에 대한 인적사항이 될겁니다.

그 이후는 자유입니다. 학벌이 좋으시면 학교를 위로 올리시고, 학벌이 자신이 없으시면 프로젝트를 위로 올리세요.

3) 쓸데 없지만 추가하면 도움이 되는 내용: 위에 제가 추천한 것들만 쓰면 사람이 참 건조해 보입니다. 그리고 경력에 맥락이 부족할 경우, 어떤 사람으로 인식 되고 싶은지를 잘 어필하기 어려울 수도 있죠.

이런 경우에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 혹은 자신을 잘 설명하는 키워드를 구체적으로 인적 사항 바로 아래에 쓰세요. 최소한 이런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군, 이라는 생각을 갖고 이력서를 읽으면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공간이 남으면 취미나 봉사활동 같은 것을 가장 아래에 넣으시는 것도 좋습니다. 대부분은 안 읽고 지나가겠지만, 혹시나 그것에 관심있는 경우가 있거나 스토리 라인의 요소 하나가 될 수도 있겠죠.


3.

형식적인 마무리가 안예쁘면 정말 우리 회사에 오고 싶은 것인지 의문이 들기 때문에 역시 서류 합격을 주지 않습니다. 성의를 보이라는 말은 참 어려운 말이지만, 이력서를 통해 절절하게 난 진짜 너네 회사에 가고 싶다는 얘길 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성의를 갖춰서 읽기 쉽게 만들어 보아야 합니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굵게, 제목은 크게, 내용은 그것보단 더 작게 쓰세요. 폰트도 신경 쓰시고요.

이게 어렵다면, 해외의 대학원생들의 이력서를 참고해 보세요. 대부분의 학자들은 자기 이력서 (CV라고 부르는데) 를 공개해 놓는데, 특히 대학원생들은 이력이 별게 없어서 어떻게든 잘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4.

그러면 나는 쓸게 없는 사람인데, 이력서를 어떻게 써야 하나? 에 대한 질문이 드실 수 있습니다.

나는 애초에 학벌이 안좋아서/비전공자라서 이미 여기서 판단 당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하실 수도 있고요.


저도 학부 때 비슷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제가 찾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0) 어떤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은지 생각해보세요. 일단 캐릭터를 잡고, 그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한 스토리를 만드세요. 아주 작은 학교 과제, 학원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그 맥락과의 거리를 생각해보세요.

1) 채용 공고를 자주 보세요. 어떤 키워드들이 공통적으로 적혀 있는지, 어떤 사람을 뽑고 싶어 하는지를 명확하게 생각해보세요. 주변에 아는 사람들한테 저 채용공고가 왜 나왔는지 물어보세요.

2) 일단 갖고 있는걸 다 쓰세요. 한 페이지를 꽉꽉 채우세요. 그리고 가장 안중요한 것부터 덜어내 보세요.

3) 협업을 많이 하세요.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협업을 하면 혼자 하는 것보다 더 재밌는 프로젝트를 많이 굴릴 수 있고, 크고 작은 기여를 통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포함입니다.

4) 일단 경력을 만드세요. 뭐라도 경력을 만들면 쓸 거리가 생기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쓸게 없어집니다.


5. 결론


채용은 회사에서 아주 중요하고 어려운 프로세스입니다. 잘하는 사람의 절대 수는 정해져 있고, 그런 사람들을 데려가기 위한 경쟁은 빡세지고 있으니까요. 즉, 회사 입장에서도 구인은 어렵습니다.

구직이 어려우시다면, 물론 실력을 쌓는 것은 해야하지만, 실력을 쌓은 만큼 그걸 잘 보여주는 것, 자기 PR도 매우 매우 중요합니다. PR은 잘난척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질문이 있으시면 댓글이나 huhahahot@gmail.com 으로 보내주시면 제가 시간 될 때 검토하고 답변 드리겠습니다. (최근에 바빠서 답변을 좀 못드린게 쌓였는데, 이제 답변 드리기 시작하고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P.S.


추가로, 갑자기 몇통 정도 이력서 첨삭 의뢰를 주신 분들이 있는데 일단 제가 피드백은 보내 드렸습니다.

보내 드린 분들에게는 감사한데, 제가 작성 드린 답을 한분만 보는게 아쉽네요. 저도 제 시간이 유한하기도 하고요.


http://www.angelc.or.kr/


한국소아암재단이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여기도 좋고, 원하시는 곳도 좋으니 기부를 해주신 영수증을 저에게 첨부해 주시면 그때는 개인적으로 첨삭을 열심히 해드리겠습니다.


만약에 기부가 어려우시다면, 대신 제가 그 이력서에 대한 피드백을 공개적으로 okky에서 작성할 수 있게 허락 부탁 드립니다. 분명히 본인도 그 과정에서 더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거고, 저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인 것 같아서 다같이 윈윈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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