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udy
7k
2021-07-10 08:39:33 작성 2021-07-10 08:54:31 수정됨
7
824

제가 협업(회사생활?)하는 방법 (장문)


1. 간단한 회사소개

중소기업입니다.

저는 회사내에서 React개발을 담당하고있습니다.

프론트앤드 팀은 구성원이 총 3명입니다.


경력 3년 React개발자 1명

총 경력 2년약간안되는 React개발자 (글쓴이)

퍼블리셔 1명


그리고 별도의 운영팀과 CS팀, 백엔드팀이 존재하며

디자이너와 기획자는 현재 공석인 상태입니다.


회사내에 공식적인 저의 역할은,

(1) 마크업을 제외한 모든 프론트앤드 개발

(2) 다른 사이트 참고하며 디자인 제안 (디자이너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3) QA


이렇게 3가지입니다.


2. 제가 협업하는 방법

(1) 입사 초기생각


적극적으로 일하려고 했습니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의견을 제시하고,

서로 의견과 근거를 제시하며 우리 프로젝트가 개선되는

그런 그림같은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도 토론능력 같은것도 키우고 뭐 그런 상상이었죠.


(2) 제가 맡지않은 분야에 대해 협업하는 방법 


2줄요약

a. 평범한 직장인이 되자.

b. 가만히있으면 중간은 간다. 튀는행동 최대한 줄이고 가만히 있자.


제가 맡지않은 분야 (기획, 디자인, 백엔드 기타 프로젝트 관련된 모든것)에서는

어떠한 의견도 제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가만히있으면 중간은 갑니다.)


이유는, 제가 아무리 좋은 의견을 제시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딱히 좋게보이지는 않습니다. 참견한다? 나댄다? 뭐 그런 뉘앙스로 비추어지는거같습니다.


물론 위에서는 말로 "제가 아무리 좋은의견 합리적인 근거" 라는 표현을 썼지만,

전 2년차입니다. 경력 더 오래되신 분들은 2년짜리의 의견과 근거를 보고 얼마나 기가찰까요.


회사입장에서는 고급인력이 2년짜리 초보가 제시한 의견에 피드백 주는건 시간낭비같아요.

그냥 고급인력이 일 하게 하는게 더 100만배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막 스티브잡스 선생님 (공학자출신) 처럼 공학이 아닌 분야에 막 

엄청나게 비범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능력같은게 있을리가없죠. 있었으면 지금 이 연봉안받습니다.

저는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일 뿐입니다.


(3) 제가 맡은 분야에서 협업하는 방법


3줄요약

1. 내가 담당한 영역이 아니면 "가급적" 가민히 있는다

2. 의견내달라고 요청했을 때나 의견을 제시하고 그 외에는 가만히있는다.

3. 열정은 내가맡은 일 / 개인공부할때나 찾자.


저희는 프론트앤드 "팀" 이 있기 때문에, 각자 맡은 영역이라는게 엄연히 존재합니다.


경력3년 개발자 : A 웹페이지 담당 (난이도가 높음)

경력2년미만 개발자 : B웹페이지 담당 (난이도가 낮음)


이런느낌으로요. 그치만 팀이기 때문에

누군가 휴가를 나갔다거나 누군가 바쁠 경우, 서로의 작업영역이 겹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다른팀원이 작성한 소스코드를 제가 보게되고 수정할일도 반드시 생깁니다.

그치만 저는 "가급적" 가만히있는 편입니다.


가급적이라는 표현은 이런뜻으로 썼습니다.

a. "이렇게 수정하면 더 좋은 코드가 되겠다" 라는 아이디어가 생겨도 가만히있고,

b. "이렇게 개선하면 더 좋은 에러처리가 되겠다" 라는 아이디어가 생겨도 가만히있고,


b의 에러처리란 예로 뭐 이런겁니다.

로그인 안한 사용자가 로그인이 필요한 페이지를 요청했을 때 같은 상황이요.


그리고, 작업영역은 다르지만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때문에,

필연적으로 선임개발자가 설계를 하는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웹페이지에 영향을 주는 로직같은것이 이에 해당됩니다.


저는 군말없이 선입개발자가 작성한 공통모듈을 사용합니다.

가끔 의문(의견)이 가끔 생기더라도 그냥 사용합니다.

분명 제가 똑같은 목적의 공통모듈 만든다면 선임개발자분 보다 못만들거에요.


그래서 선임개발자에 비해 아는게 적지만, 필연적으로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거 왜 이렇게 하셨지? 이렇게 하면 더 좋을거같은데 아닌가..?" 하는 생각이요.

그렇지먼 이런 질문조차도 저는 하지않습니다.


그냥 퇴근하고 고민해보다보면 대체로 선임개발자님의 방식이 더 좋다는걸 느낍니다.

물론 가끔 이렇게까지해도 제 방법이 더 좋아보이는 경우도 간혹 생깁니다. 

그치만 여전히 가만히있습니다. 그렇게 제 방법이 좋아보이면 제 개인프로젝트에 적용하면 되죠.

"이런거 만들어봤는데 어때요?" 같은 소리 이제 안합니다.


==>


이렇게 일하니 결과적으로 의견 열심히 제시할 때보다는 마찰이 현저히 적어졌습니다.

물론 여전히 마찰이 두려워서 소극적으로 일하는것만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대로 앞으로 쭉 일하면 이직할 때 면접관한테 할 말이 없겠죠?


다행히 제 의견을 제시해도 오히려 그게 플러스점수가 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동료가 저에게 의견을 "요청"할 때가 한번씩 생깁니다.


"우리 기획자 / 디자이너없으니까 다른 사이트 보면서 좋은거 찾으면 공유해달라" 이런거요.

그래서 저는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하는 상황이 오면 최대한 근거 잘 갖춰서 공유합니다.


딱 이 상황만이, 제가 의견을 제시해도 안좋은 시선을 안받을 수 있고,

제가 원했던 "서로 의견과 근거를 제시하며 토론하고 결과적으로 저도 토론능력이 향상되는"

그런 상황이 생깁니다.


이런거 사례 모아두면 저는 이제

"면접관한테 마찰도 안일으키면서 의견도 잘 주장하고 서비스에 반영하는 개발자" 라고 말할 수 있게되요.


//


그대신 저는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서,

개인공부 / 제가맡은 영역에 모든 열정을 쏟아붇는 편입니다.

그대신 그 열정을 모든곳에 사용하지않기로 한거죠.


바로 이 부분에서 저는 면접관이 물어보는

"트러블 슈팅경험", "어려운 문제 해결했던 경험"을 만들기로 했어요.


제가 작업하는 곳을 최고의 퀄리티로 만들려고 하다보면,

분명 면접관이 물어보는 저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례가 생길거에요.


다른분이 작업하는 페이지는 다른분이 최고의 퀄리티로 만드시도록 가만히있고,

제가 작업하는거나 똑바로 만들기로 했어요.


참 주니어스러운 생각이에요.

저도 나중에 팀장이 되면 그때는 문제가 생기면 첫번째로 제가 책임을 지는 상황이 올텐데,

그러면 필연적으로 저희팀이 담당하는데 제가 작업하지않고 동료가 작업하곳에 참견할일이 생길텐데,

뭐 그런고민은 나중에 시니어되고 할거에요.


ㅡㅡ


이렇게 팀플 / 개인플을 하고나서부터 썩 회사생활이 괜찮아진거같습니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보다 동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프로젝트가 좋아지는것보다, 동료와 서로 기분 안나쁜게 낫습니다.

프로젝트가 나빠지면 회사가 망할 수 있지만

상사와 서로 마찰이 생기면 제가 잘립니다.


그래서 더 가만히있고 중간가고 조용히있고 튀지않고 이럴려고 합니다.

진짜 거짓말안하구 매일 "나대지말자 가만히있자 조용히있자" 외우고 살아요.

열정이란게 참.. 조절하기힘드네요.


뭐..그 외적인거는 음...

누군가 옆에서 불의를 당한다면 방관하겠지만 (ex 정치질)

최소한 제가 남에게 나쁜짓은 절대 안할겁니다.


이렇게 영악하게 제 능력을 열심히 키워서 연봉올리고 이직할 생각입니다.

30살에도 토요일 새벽부터 스터디카페에 오는 삶을 안살려면..

27살인 지금 더 공부해야죠.. ㅠㅠ 오늘은 새벽6시반에 왔습니다.


먹고살기 진짜 너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무힘드네요.

다들 즐거운주말 보내세요.

1
  • 댓글 7

  • "Q"
    642
    2021-07-10 08:44:57
    화이팅 하세요
  • ISA
    5k
    2021-07-10 08:48:36

    화이팅 ㅎㅎ

    슬프게도 그렇게 하는게 사회생활 잘하는거죠..


  • illuza
    1k
    2021-07-10 11:01:12

    우리나라는 의견이 태클건다고 생각하는데 유럽같은 곳에는 아무 반응없이 가만히 있으면 자기 무시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자기 의견도 없는 수동적인 인간으로 생각하여 더이상 묻지도 않죠.

    거기서도 말싸움 패턴이 거의 우리나라랑 비슷합니다. 동등하다고 하지만 엄연히 서로 간의 클라스 차이가 있고 의견의 무게감도 다르고. 직위가 낮고 연차가 얼마 안되면 말할 기회도 별로 없고 신경써서 들어주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더 무시)


  • Frudy
    7k
    2021-07-10 11:53:44

    illuza 

    정보의 출처가 혹시 어떻게되나요? 직접 경험하신건가요?

  • 개발정복
    1k
    2021-07-10 17:24:00

    https://www.youtube.com/watch?v=abKz7X-h9mU&t=1s

    당신에게 협업의 대상은 누구인가요? (SAP Senior Program Manager 김영욱)

    오키콘에 좋은 강의 꽤 많더군요 비슷한 주제라 올려봅니다.

  • Oscar
    652
    2021-07-10 18:33:48

    저보다 처세가 훨씬 좋은신 것 같지만 그냥 다른 생각도 한 번 전달 드려봅니다.


    "나대지 말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뭐랄까..

    역할과 책임? 같은 게 있잖아요. 조직에서는,

    글쓴님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제로 그 아이디어가 뛰어나도 글쓴님은 아무런 역할이 부여되지 않았고 또 아무런 책임도 질 수 없다면,, 실제로 배경 조사하고 그리고 일을 직접 하고 그 뒷감당을 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무런 준비 없이 훅 들어온 그 아이디어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뭐랄까 주식으로 10배 먹는 법을 알고 있다고 믿어도 함부로 별 생각 없던 사람한테 xx 사라고 말하면 안되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 뒷감당은 고스란히 산 사람 몫이게 되니까요..

    저는 말씀하신 그 의견 개진같은게 비단 개발이나 업무에만 국한된다고 보지 않아요. 평소에 내가 도움을 구하지 않았는데 굳이 나서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다하면 꼰대라고 하잖아요.

    오지랖부리지 않고 누군가 필요할 때 기꺼이 손 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글쓴분이 잘하고 계신 것 같아요!


  • illuza
    1k
    2021-07-10 19:29:32

    네. 네덜란드에서 좀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