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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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9 05: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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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국비학원 관련하여 질문 올립니다.


안녕하십니까. OKKY의 선생님들께 조언을 얻어보고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계신 분들께는 너무 자주 보여서 재미없을 주제라 생각됩니다만 잠시 시간내어 길 잃은 한 사람을 도와주시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제 상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90년생이며 기계, 전기 복수전공 졸업 후 약 5년간 테크니션으로 일했습니다. 주로 하는 일은 기기의 가동, 정지 및 유지 보수였습니다. 문제는 일을 하다가 신체를 다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작년까지 요양을 해야만 했고, 앞으로 기계나 전기직에 요구되는 고강도의 신체활동은 어렵다고 하여 직종을 바꿀 각오를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공무원을 고려하였으나 저는 전형적인 INTJ 유형이라 독립심과 주관이 강한 탓에 공직 사회를 견디기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원은 경제, 시간 양측의 압박으로 인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별 생각없이 그냥 질문을 드리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하여, OKKY에서 많은 글을 탐독하였습니다. 비전공, 30대 개발자 도전에 관해 많은 분들이 우려해주시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저 역시 리스크를 가벼이 여기지 않기에 스스로를 객관화해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적성에 긍정적으로 고려할 만한 요소들은 이렇습니다.
- 기본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밤을 새우고 서적을 뒤지고 케이스를 찾아 끝을 봅니다. 재직할 때도 기계가 망가지면 어떻게든 수리하거나 최선의 작업을 했습니다.
- 고교생 때 Ruby로 미니 RPG 게임과 모드를 만들었습니다.
- 대학생 때 Matlab이 재미있었고, 마이크로프로세서 공부를 하며 최적화라는 것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 테크니션 일을 하던 당시 엑셀 vba를 사용하여 오퍼레이션, 메인터넌스 로그, 자재 입출납을 파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후임들도 잘 써먹더군요.

적성에 부정적으로 고려할 요소들은 이렇습니다.
- 에고가 강하며, 효율을 중시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방식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특히 동료와 일을 하면서 능률적이지 못한 일을 할땐 의견 충돌도 종종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는 좀 더 원만해졌지만요.
- 지나치게 일에 몰두하는 탓에 여유를 추구하는 동료들과의 불화가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일을 강요하지 않습니다만, 누군가 시간외까지 열심히 하면 다른 이들에게는 불편할 때가 많더군요.
- 도움을 쉽게 요청하지 않습니다. 되도록 스스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는 테크니션 직업 특성상, 다른 작업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민폐고 팀의 작업 속도를 더디게 만드는 것이 원인이었기에 만들어진 성향입니다. 문제가 된다면 과감히 버릴 수 있습니다.


애매한 요소들은 이렇습니다.
- 자아실현이라던가 성취감이라던가, 뭔가 성과를 내려는 욕망이 강합니다.
- 비효율적인 루트를 싫어하면서 동시에 결과물의 완성도에 집착합니다.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은 공무원을 하면서 개발을 공부하여 부업도 하고 능률을 올려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은 이익을 내는 영리활동 자체가 금지일 뿐더러 그 이전에 제 성향상 공직사회에 녹아들기 힘들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렇다면 아예 파고들어서 끝장을 보는게 낫지 않을까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마음같아선 2년제든 4년제든 대학한번 더 다니고 싶지만 대학원과 마찬가지로 돈, 나이가 너무나 걸림돌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나이와 비전공이라면 어렵다, 고 말씀해주신다면 전 남은 것중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택을 해야만 하겠지요. 여기에 계신 여러 현업분들과 관계자 분들께 현실적이고 냉정한 조언을 조심스레 부탁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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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4

  • 공부열심히
    261
    2021-04-09 05:57:57

    긍정적인 요소를 보면, 개발자 도전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글에서도 에고가 강하다는 게 묘하게 느껴지네요.

    비합리적인 면이 있다고 해도 협력을 위해 서로 맞춰줘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개발자 면접볼 때, 핏이 안맞는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기술적인 핏을 말하는 것도 있지만, 성격적인 부분도 보더군요.

    성격적인 것을 본다고 해서 대단한 걸 보는 게 아니라

    내가 이걸 고치고자 할 때, 이 사람이 자기 의견만 내세우느냐

    아니면 불합리한 면이 있더라도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협력을 해주느냐 이런 걸 보는 것 같아요.


    이런 것만 주의하시면 괜찮으실 것 같아요.

  • Ormus
    1k
    2021-04-09 08:54:12 작성 2021-04-09 08:54:53 수정됨

    저도 전기과나와서 6년일하고 29살에 개발자로 전업한 INTJ인데 매우잘맞네요

  • 장독깨기
    3k
    2021-04-09 09:03:15 작성 2021-04-09 09:04:13 수정됨

    이 글만 봐서는 적성에 아주 잘 맞아 보입니다. ㅎ

    대학 이런거 다시 할 필요 없구요..

    적성 맞으면 단기간에 실력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준비를 해서 학원 6개월 과정 해보면 될 거 같습니다.

    공부 집중해서 한 번 시도해보세요. 잘 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단점이라 적어 둔 부분도 좀 그런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곧 잘 합니다.

    다만, 스스로가 잘 알 듯이 협업, 커뮤니케이션 이런 부분도 중요하니

    조심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노력해보심이 좋겠습니다.

    근데 또 불합리 이런거에 타협하는 건 좀 별로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ㅋ


    암튼 끝장 한 번 보세요.. ㅎ

  • Citrea
    20
    2021-04-10 00:41:46 작성 2021-04-10 00:51:33 수정됨

    공부열심히님. 이 글도 제 성향을 나름대로 억누르면서 썼는데 역시 글이란 건 사람의 성향이 드러나나 봅니다! 따듯한 말씀에 다시금 용기가 솟아오르네요. 감사합니다. 화합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네요.

    Ormus님. 전기과 출신으로서 반가움을 느낍니다. 실제로 일하시는 분을 보니 가능성을 확인하는 듯하여 든든하네요. 감사합니다.

    장독깨기님,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재직할 때 윗선에서 불합리한 지시를 내리면 많이 덤벼들고 다투고 그랬었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좀 유도리가 생겼지만요. 진심어린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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