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전에 회사와 조율되지 않는 직무로 인해 퇴사 고민을 올렸던 곧 만 2년차 직장인입이다!
많은 분들의 조언에 마음을 다잡고 계속되는 면담에 결국은 퇴사를 하고 싶다고 진지하게 말씀 드렸고 3월 31일까지 다니기로 결정했습니다. 저 날이 딱 2년차거든요!
이전에도 올렸었지만, 저는 인서울 4년제 컴공을 나와서 24살 4월, 지인분의 소개로 개발팀이 신설되는중소기업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입사하였었습니다.
한 달 반은 정말 아무도 부서에 사람이 없어서(팀장님은 매일 출장 중, 타 개발자분들은 채용 준비 중) 혼자 자바스크립트 디자인 패턴 책을 보며 뻘쭘하게 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외국 지사에 3개월 파견을 급작스럽게 가게 되서 그 지사 PM님 밑에서 시스템 설계서, 화면 설계서, 회의록 등등 무수한 문서 업무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발표 자료 만들어서 외부 발표를 하라고 하셔서 하고, 또 제가 학부생 때 교수님 아래서 pose detection 관련으로 1년 반동안 연구실 생활한걸 아셔서 신설되는 인공지능 부서에 이직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초반이라 프로젝트도 없고 해서 따오기 위해 정부 제안서를 작성하고, 인공지능 기초 교재를 쓰고, 인터넷 강의를 하고... 정신차리니 제 업무는 개발이 아닌 문서와 강의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왜 초반에 발을 안뺐는가.. 처음엔 사람이 없어서 그러니 뽑으면 시켜주겠다 하셔서 그렇구나 하고, 그 이후엔 회사도 초반에 좀 어렵다고 하는데 코로나도 빵 터져서 친구들이 우수수 잘리고 취업에 난항을 겪는 것을 보니 무서워서 시키는 문서일도 열심히 했습니다. 사실 대학생 때 학원 알바, 교육봉사, 연구실 짬과 취미가 드로잉이라 문서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정신을 차리니 새로 오신 개발자분들은 최소 13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 분들이시고.. 회사에선 베테랑들만 있는 개발팀의 어줍짢은 신입인 제가 짠 코드보단 제가 만든 경쟁사 분석 문서와 소개자료, 메뉴얼, 홍보 자료, 제안서, 강의 등을 좋아하셨습니다. 제가 한 외부 강의들도 평이 좋았거든요. 홍보 자료도 꾸준히 영업팀이 사용하고 경쟁사 분석도 사내 많은 분들도 보시고.. 그렇게 지난 2020년은 문서와 컨텐츠 개발로 회사에서 인정을 크게 받았습니다.
아 고민인 척 하면서 자랑이냐고요.. 자랑도 조금은 있었지만 저는 일단 개발자로 입사했었잖습니까.
프론트엔드 개발을 경험할 수 없으면 AI팀에 가서 인공지능 개발 실무를 보자! 했는데 플젝 따기도 힘들고 결국 2021년 제 모습을 돌아보니 개발은 온데간데 없어졌더라구요.
신년이 되었더니 회사에선 제게 더 많은 컨텐츠들을 만들기를 원하더라구요. 이제는 이게 아니다 싶어 정말 한 3주 머리 빠지게 고민하다 회사와의 업무 조율을 시도 하였으나... 개발 하라고 했지만 개발도 하고 컨텐츠도 만들고~ 라고 하시는 걸보니 계속 컨텐츠 제작만 하겠구나 싶어 개발자 커리어를 다시 쌓기 위해 퇴사 의사를 강하게 밝혔습니다. 컨텐츠 개발도 개발 아니냐고, 저는 컨텐츠 개발과 문서, 강의에 능력이 있다고 하시지만 그건 제가 원하는 개발이 아닌걸요..
현재 제 목표는 2년을 채우고 퇴사한 뒤 정처기 시험도 치고 오랫동안 잊은.. 프로그래머스에의 코딩 테스트 문제들을 열심히 풀면서 하반기 네이버 부스트캠프나 다음 우아한테크캠프를 열심히 준비 하려합니다. (경쟁률이 어마무시하더군요) 좀 고민인건 프론트엔드로 나갈 것인지 ai로 나갈 것인지 여전히 깊은 고민이네요. 직무 선택 너무 어려워요ㅜㅠ 앞으로 남은 한 달동안 회사 업무도 열심히 정리하면서 퇴사 준비도 하고 좀 더 발품 팔아 맞는 직무를 찾도록 노력하려구요.
아 저희 개발팀 팀장님이 해주신 조언 중 하나가 앞으론 어디 가서 문서 잘 만들고 디자인 괜찮게 하는거 들키지 말래요. 또 그러다 문서일 몰릴거라구요ㅋㅋ 나중에...중고 신입으로 면접 보거나 하면 왜 퇴사했는지도 물어보고 무슨 업무 했는지 물어보실텐데.. 그때 어떻게 대답할지 진짜 고민이네요..ㅎㅎ
옛날엔 여러가지를 잘하면 좋은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거에요.. 하지만 헛되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이 공부한거죠 언젠가는 다 써먹을 날이 오겠죠?
여기까지! 사회 초년생의 첫 퇴사(예정) 일기와 회고록이었습니다. 26살, 다시 시작하려 마음 먹은만큼 생각할 것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지만 열심히 살아보려 합니다.
종종 이런 주절이 말고도 다른 게시판에도 열심히 활동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IT종사자 분들 빠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