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나름 '로망' 비슷한 것이 있어서 대략 2017년 쯤부터 취미로 게임 관련 개발을 틈틈이 하고 있습니다.
코딩이야 원래 하던 일이고 주로 3D 디자인 부분을 새로 배우게 되었는데, 적성에도 맞고 재미도 있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대단한 실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3D 모델이나 텍스쳐, 애니메이션 같은 건 직접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관련 내용을 깊게 들어갈수록 뭔가 길을 잘못 가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3D 툴로 뭔가 만들 때는 재미있긴 한데,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어 잠깐 검색을 해보면 꼭 인공지능을 통해 비교도 할 수 없이 훌륭한 결과를 뽑아내는 연구가 반드시 있었습니다.
피부 질감 좀 실감나게 해보겠다고 각종 디자인 튜토리얼 찾아보고 레퍼런스보고 고생해서 각종 텍스쳐 맵 손으로 그려보면 대충 그럴 듯해 보이긴 하는데, 인터넷 검색하면 그냥 사진 한 장에서 제가 고생해서 만든 것보다 훨씬 사실적인 결과를 자동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한 논문이나 구현이 수도 없이 나옵니다.
다양한 신체 비율의 캐릭터에 맞게 애니메이션이나 옷 같은 걸 맞추는 방법이라던가, 캐릭터가 울퉁불퉁한 지면을 자연스럽게 걷게 하는 방법이라던가... 저로서는 고민해도 답이 쉽게 안 나오는 내용인데 검색하면 여지없이 인공지능 기반의 매우 훌륭한 결과물이 존재하더군요.
그런 걸 보면 뭔가 허무합니다. 20년 넘게 개발했는데 뭔가 헛고생한 느낌도 들고, 수학이라도 좀 제대로 공부해 놓을 걸 그랬나 후회도 되고 관련 분야 하시는 분들 보면 부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틈틈이 보다 보면 언젠가는 그런 논문들을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게 될까요? 자신은 없지만 일단 시도는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