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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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7 17:49:26 작성 2021-01-08 12:54:13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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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일반적인 초급 개발자들의 사내 모습인지 모르겠네요.


사람 장사로 돈 벌어먹는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초급개발자 1人입니다.


금융권에서 도급 계약형태로 유지보수 일하고 있구요. 온 지는 1년 반 정도 됐습니다.

본사가 거래처에다 팀별로 사람을 상주시키는 형태라 다른 팀 사람들은 만날 일이 없어서 현 시국이 아니라도 서로 볼 일 없어서 실질적으로는 그냥 저희팀 3명이서 알아서 일하는 식입니다.


저희 팀은 제 위에 PM (차장) 한 사람, 저 보다 4개월 먼저 들어온 사원이 같이 있는데, 제가 나이가 더 많고 입사시기가 많이 차이가 안 나서 사수나 선임 그런거 없이 그냥 서로 동료직원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운영중인 시스템은 4개 정도 있는데, 저희 3명 모두 들어오기 전에 만들어진 좀 오래된 시스템이죠.


그래도 저희 PM이 회사 들어온 지는 7년이 넘었고, 지금 거래처에 상주한 지는 3년이 넘어서 현 거래처 책임자로 있습니다. 개발 당시 PM은 아니고, 전임자로부터 넘겨받았습니다.


그리고 여기 다니면서 역시 ㅈ소기업은 다니면 안 된다고 생각이 드는 게,


이 PM이라고 있는 인간이 문제가 많습니다. 자뻑이 굉장히 심한 편인데, 입사 초기에는 많이 낚였죠.


예를 들어, 교육을 한답시고 부르면

'내가 가르쳐 줄게' 해놓고 특정 사이트를 하나 가르쳐 줍니다.

그러면 본인은 다 가르친 겁니다.


그렇게 해서 '가르쳐줄게' 라는 사탕발림에 '제가 해보겠습니다' 라고 했던 사람은 죽 쓰는 거죠.


그래놓고 잘 하면 본인이 잘 가르친 거고, (심지어 본인은 잘 가르친다고 떠들고 다님.)

못하면 '얘가 멍청해서 못 알아 먹으니' 하는 소릴 합니다.


게다가 지시사항은 맨날 두루뭉술하고 애매하게만 말합니다.

근데, 그러면서 눈치는 오지게 줍니다.


예를들어, '점검하라' 지시를 내려서 제가 '어떤 걸 점검합니까?' 라고 확인차 반문하면,

'전부 다' 라거나 '그걸 말해야 아나?' 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그게 빡쳐서 한번은 대놓고 '지시할 거면 확실하게 얘기하라' 고 했더니, '눈치껏 알아서 잘 해야지' 라고 얘길 합니다.


그게 어느 정도여야지, 한번도 얘기하지 않은 것들을 당연하게 저희가 하거나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인간입니다.

타이틀을 얘기하면 가르친 적 없어도 바로 옆에서 알아서 세부사항이 줄줄 흘러나오길 원하고, 뒤치닥꺼리는 본인이 얘기 안해도 알아서 다 처리해야한다는 거죠. 문제는 그런 얘길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는데 나중에서야 '왜 안 하냐' 는 식으로 얘길 한다는 겁니다.


입사하고 처음했던 게, 자사 홈페이지를 리뉴얼새로 만드는 수준의 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냥 'PHP 배워볼래?' 라고 하길래, 당시 입사한 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되서 아무것도 모른 채 좋아했드랬죠.


그렇게 가르쳐 준 게 그누보드 사이트인 'SIR(썰)' 이었죠. 그게 다였어요.

(사실 그누보드만으로 PHP를 할 줄 안다고 말하긴 무리가 있죠.)


그러면서 저희 회사 홈페이지를 리뉴얼하라고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뭐 크게 문제가 안됩니다.

저도 이 정도 가지고 불만거리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문제는, 그렇게만 얘기해놓고 홈페이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더라니, '모바일에서 모양이 왜 이래?' 라는 거였습니다. 


애초에 리뉴얼하기 전부터 모바일 호환이 안 되서 않아 다 깨지는 홈페이지였고, 리뉴얼 하면서 모바일에도 나오게 적용하라는 말은 일언반구도 없었고, 어떻게 하라는 지시사항도 하나 없이 그냥 자율적으로 맡겨놓고 나중에서야 그런 소리를 하는 겁니다.


이게 이해가 되십니까?


그러고서 저는 3일동안 하던 작업을 갈아엎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죠. 빡쳐서 PHP 배워본다는 기분은 접고 그냥 그누보드 구조만 파악한 뒤 JavaScript로 스크립트로 떡칠을 해서 이틀만에 일단 원하는 모양대로 찍어낸 것 같습니다.


지금도 php에서 기억나는 건 echo 딱 하나밖에 없고 나머진 기억이 안 납니다.


그 때는 입사한 지 얼마 안되서 그냥 넘어갔는데, 이 사람의 모든 지시사항이 모두 이딴 식입니다.


이게 당연하다는 건 말이 안되는 거고, 1을 얘기해놓고 당연하게 2나 3을 요구하는 방식이 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화가 나서, 저는 이제 눈치를 줘도 말로 지시하기 전까진 절대 안 합니다. 게다가 그 이상도 절대 안 합니다.


오늘은 운영중인 시스템에 데이터가 안 맞아서 문의가 왔는데, 쿼리가 잘못 되서 그런거였습니다.

저보고 왜 이렇게 돼있냐더군요.


제가 만든 것도 아니고 제고 오기 전부터 이 상태였고, 소스를 고친 적도 없는데 말이죠.


제가 있는 것은 그냥 불만을 표출할 대상이 필요해서 그런 건 아닌가 회의감이 듭니다.



이게 일반적으로 퍼진 사내에서의 초급 개발자들의 모습인지 알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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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3

  • 카시와기유키
    597
    2021-01-07 17:55:54

     절대 공감합니다... 사전에 아무런 말이 없었는데, 꼭 나중에 다른 부분 지적하면서 이러 저러 해야 합니다 말만 해요... 경력으로 찍어누르실 뿐이죠.

  • NOZ
    150
    2021-01-07 18:01:05

    카시와기유키 

    제 불만은 말이라도 똑바로 했으면 이런 불만은 없을텐데, 말도 안 한걸 자꾸 당연하게 요구한다는 거죠. ...다른 데는 좀 안 그랬으면 좋겠는데... 안타깝네요.

  • daywalker
    1k
    2021-01-07 18:07:37

    몇번 얘기를 해보고 고쳐지지 않으면 뭐 이직 준비해야죠.


  • 마우니
    199
    2021-01-07 18:10:36

    저런 멍청이가 책임자로 있는데도, 회사가 굴러간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 C#린이
    2k
    2021-01-07 18:52:07
    조용히 이직하심을 추천드립니다
  • 인사동
    1k
    2021-01-08 01:37:31

    불만이 가득한 글이네요 당연히 불만 나올 상황이구요

    본인은 사내에서의 초급개발자의 상황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연히 아니죠

    초급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무능한 상사와 일하는 직원의 모습인거 같네요.

    다들 이직이 답이라고 하는데 반드시 현재 상황보다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고 이직처를 찾는일 역시 나름의 부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까운 부분의 해결책에 대해서 얘기가 되면 어떨까 합니다.


    다만 조금더 알고 싶은건


    > 오늘은 운영중인 시스템에 데이터가 안 맞아서 문의가 왔는데, 쿼리가 잘못 되서 그런거였습니다.

    > 저보고 왜 이렇게 돼있냐더군요.


    > 제가 만든 것도 아니고 제고 오기 전부터 이 상태였고, 소스를 고친 적도 없는데 말이죠.

    > 제가 있는 것은 그냥 불만을 표출할 대상이 필요해서 그런 건 아닌가 회의감이 듭니다.


    이 상황을 상사가 모르고 있다는게 젤 큰문제이지만 그런 내용을 찾아보고 알았을때 제대로 얘기한건 맞나요.

    기존 문제에 대해 글쓴이가 부담을 가질일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신입이든 경력이든 관계 없습니다.


    > 제 불만은 말이라도 똑바로 했으면 이런 불만은 없을텐데, 말도 안 한걸 자꾸 당연하게 요구한다는 거죠. ...다른 데는 좀 안 그랬으면 좋겠는데... 안타깝네요.

    말도 안되는 요구는 말도 안되는 거라고 얘기 하세요 이건 상식 문제입니다. 서로간의 상식이 안맞을수도 있으니 난 이런식이면 일 못한다라고 얘기하는게 좋아 보입니다. 상대방은 개인적인 감정없이 그냥 문제에 대해서 얘기 하는것일 수 있습니다. 글쓴이가 관련 업무의 부담을 전부 가져갈 필요는 전혀 없구요. 만일 글쓴이가 일을 잘못해도 그 책임은 상사한테 더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berg201
    409
    2021-01-08 09:24:52

    이게 초급의 문제인가요?

    개인 생각은 관리자의 문제인거 같은데요.

    왜 초급일까요?

    근본적으로 경력상 초급이 있고 능력 자체가 이제 졸업하고 학원다니고

    해 본게 많지 않으니 초급일테죠.

    회사나 관리자는 개개인의 능력에 맞게 그리고 개인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그 방법이 미미합니다.

    특히 파견이나 프로젝트 투입. 본사에 교육시스템이 있더라도....

    결국 외부에 나간다면 관리자의 몫인거죠.

    모든 초급이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업종에서 개인의 발전은 먼저 개인이 계획을 세우셔야하고

    관리자나 회사는 직원에 대한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중소기업은 그게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제껏 일해 온 감상을 적었습니다.

    일단 힘내시고 현재와 같은 관리자한테서는 배울게 없습니다.

    본인만 스트레스를 받을 뿐.

  • 초보.
    3k
    2021-01-08 09:41:15

    일반적이지거나 특별한 상황이 아닌

    관리자의 능력 부족으로 고생하는 팀원의 모습인거 같습니다.

  • BlueFestival
    123
    2021-01-08 10:25:53

    지시를 제대로 못한다. 애매하게 한다. = 본인도 잘 모른다.

  • NOZ
    150
    2021-01-08 11:44:45 작성 2021-01-08 16:32:48 수정됨

    인사동 

    관심 가져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알고싶다고 하신 것에 답변드리자면,

    일단 제가 문제를 발견시 보고를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건 보고를 하죠.

    사실은 그런 얘기는 좀 자주 하는... 했던 편이었습니다. 시스템이 오래되서 소스가 지저분하고 낡았기 때문에 운영중인 시스템의 소스 파일을 까면서 파악한 문제점들을 얘기하고 개선하자고 얘기한 적이 많았지만,

    저희 PM에게는 '돌아가느냐 안 돌아가느냐, 에러가 생기냐 안 생기냐' 만이 중요한 거라서 제가 얘기한 것의 대부분은 반응이 시원찮았고, 냅두라는 거였습니다. 혹은 거래처로부터 요청이 오기 전까진 가만히 있으라는 거였고.

    (그 대표적인 예로, 페이징 처리가 단 1도 되어 있지않은 시스템이 있습니다. 그 얘기를 꺼낸 적이 있는데, 별 말이 없더군요. 조회조건의 범위가 넓어서 스크롤이 무한대로 내려가든 말든, 데이터를 페이지에 뿌리고 나면 그 뒤로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딴 퀄리티로 어떻게 계약을 따냈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그렇습디다.)

    그래서 저도 이제는 먼저 보고를 하는 일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저는 얘기를 했습니다' 라는 실드를 치기 위해서라도 발견한 건 보고는 합니다.


    본문에 적었던 부분은 제가 문제를 발견은커녕 문의 때문에 소스를 처음 열어봤던 부분이었습니다,

    해당 시스템은 2010년 이후부터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간 제법 규모가 있는 시스템입니다. 저한테 전담한 시스템도 아니고, 메인 담당은 저희 PM 본인이고, 저는 다른 시스템을 전담하면서 해당 시스템을 파악하는 식으로 일단 얘기가 되어있습니다.

    (PM이 2개 시스템 전담 및 총괄, 사원 둘이 각각 1개 시스템 전담하면서 PM 보조 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단은 그렇게 돼 있죠.)


    문의로 문제가 발견된  이후 쿼리가 이렇게 돼 있으니 문제가 생겼다고 얘기했을 때도,

    '네 말대로라면 지금까지 이게 계속 잘못됐었다는 건데 맞냐?' 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그게 저한테 할 소리세요?' 라는 말이 진짜 혓바닥까지 나왔다가 겨우 삼켰습니다.


    마침 '상식' 이라고 얘기해주셔서 정말 반가운데, 그 얘기를 그대로 꺼낸 적이 있습니다. PM의 상식이랑 본인의 상식이 다르니까, 명확하게 얘기하고 맞춰야한다고. 그 때의 답변은 'PM이 상식부터 가르쳐야 하냐' 길래 저도 그 뒤로는 그냥 입을 다물었습니다.

    (심지어 저는 그 전에 5~6년차의 중간 직급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건의한 적도 있습니다.)


    1년 동안 비위 맞추면서 업무 안팎으로 어느 정도 서로 타협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그 사람한테는 그냥 저희가 비위맞추고 뒤치닥꺼리 하는 게 아래직원으로서 당연했다는 것만 깨달았죠.


    부담보다는 본인 혹은 팀 전체에 발생한 문제거리를 부하 직원들한테 같이 얘기할 거면, 잘 얘기해야 저희도 받들어줄 건데, 그러질 않는다는 게 스트레스고, 이게 이 업계에서 많이 보이는 모습인가를 알고 싶었습니다.


    그게 아니면 이직해도 다 똑같을테니까요.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 jw_891
    318
    2021-01-08 12:10:26
    말이 pm이지 기술적 사항 관심 없고 결과가 나오냐 안나오냐만 중요한 사람이네요. 저도 경력 짧지만 그런 사람 밑에서는 처세 빼고는 배울 거 없을 거 같아요.
  • NOZ
    150
    2021-01-08 12:52:55 작성 2021-01-08 13:37:28 수정됨

    다들 댓글 감사합니다.


    사실 이직 결정은 내린 지 이미 좀 됐습니다만, PM 보다는 본사의 태도가 더 결정적인 요인이 됐습니다.

    이 PM이 개발 경력 자체는 꽤 됐고, 개발 능력 자체는 본사에서 인정받고 거래처랑은 맨날 술 마시고 다니기 때문에, '일 잘하고 거래처랑 잘 지내는 사람' 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 자체는 저도 부정을 안 합니다만, (부정을 안 하는 거는 저도 인정하는 게 아니라 딱히 보여준 적이 없어서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게 사실이건 아니건, 밑에 있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구요.


    사실 말은 안하고 눈치로 주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네가 내 대신 해' 또는 '이건 네가 스스로 한거야', '난 그렇게 하라고 한 적 없음' 이라는 거죠.


    그렇게 대신 앞에 사람을 세우고 본인은 한 발짝 뒤에 피해가 안 미치는 영역으로 빠지고 싶은 거죠. 오히려 그 눈치 주는 태도가 너무나 노골적이기에 더 눈치를 받아주기 싫고 열이 받습니다.


    저희 회사는 전국 각 지역으로 사람을 뿌려놓고 거래처랑 도급 계약 형태로 일하기 때문에, 저희 회사에서 인사이동은 본 적도 없고, 저도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본사에서는 이 PM이 진상부리는 걸 목격하고 알고 있기에 어느 정도 상황은 인지하는데, 그냥 앵무새처럼 '잘 지내라, 조금만 참아라' 라는 말만 반복하고, 저희가 연차가 쌓이면 이 PM 자리를 대체할 정도의 인력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제대로 된 개발 경력없이 연차만 쌓이는 껍데기 개발자가 되겠죠.


    이직은 진작 결심했습니다만, 다만 지금 거주지의 전세 계약이라던가 여러가지가 묶여서, 당장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동안 이직 준비나 열심히 해야죠.


    근데, 그게 군대마냥 너무 멀게 느껴져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 코딩잘하기
    1k
    2021-01-08 14:40:19

    이상한 pm이네요. 


    딴데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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