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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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0 12:45:58 작성 2020-11-20 12:49:54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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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하며 극심한 좌절감이 드네요


안녕하세요.

현재 SI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개발자입니다.


어디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 보겠습니다..

저의 지난 글을 보고 오셔도 되겠지만 다시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현재 지방의 모 대기업 ICT에서 수주한 프로젝트에 투입 중입니다.

저는 SI 회사에 1년 6개월째 근무중인 정직원입니다. 월급 실수령은 209만원 정도 받고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처음 투입될 때부터 어떤 내용인지 전혀 듣지 못한 채로 들어왔고, 경력이 2년도 안된 저와, 또다른 한 분(부장, 23년차)이 함께 투입됐어요.

시스템 1개를 두 개발자가 개발할 프로젝트다 라고 처음엔 듣고 왔지만, 막상 까보니 2명의 개발자가 2개의 시스템을 각각 개발... 처음부터 끝까지(설계~개발~안정화) 하는 프로젝트였던 것이죠.

7월부터 시작해서 이제 벌써 12월 말이면 원래는 프로젝트 기간이 끝나야(6개월짜리) 하는게 정상입니다만, 현 상황으로선 도저히 마무리가 될 것 같지 않습니다.


개발으로 말씀드리자면 처음 해보는 설계 단계에서 일정에 쫓기면서 많이 헤매면서 도움을 받아 진행했지만, 막상 개발을 시작하니 미비하거나 잘못된 것도 많아 수정을 하면서 진행 중이구요.

이번에도 역시나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지네요. 고객측에서 관심이 1도 없다가, 설계가 끝나니까 수정 사항이랑 추가 요구사항들을 잔뜩 내밀더군요. ㅎㅎ

화가 나는건 PM이라는 사람은 제가 개발하는 시스템보다는 다른 분이 하는 것에 거의 신경이 쏠려있더군요.

요구사항대로 구현하려면 필요한 도구들도 많은데 이걸 개발 환경 구축도 잘 안되는 곳에서 하고 있네요.

(그 이유를 얼마 전에 들었는데, 원래 제가 만들고 있는 시스템은 곁다리에 불과한 작은 서비스 개념이라고 하는데 일이 이만큼 커진 거라고... 하네요)

개발 기간이 끝나가니까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더니, 추가 인력 투입을 저희 회사에 요청했습니다.


지금 테스트 결과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참... 제가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피엠이 처음부터 일관적으로, 개발이 어떻게 되고있건 크게 신경 안 쓰고 마치 로봇처럼 그냥 일정대로 본인 행정 업무만 처리하다가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는 걸 이제야 파악한 겁니다.

일단 이렇게 만들어줄테니(어떻게든 완성을 시켜줄테니) 도장 찍고 정산을 받아내고, 미완성된 부분은 그 후에 하자고 자꾸 주장을 하네요.

그 정산 절차 때문에 저는 데이터가 아무것도 뿌려지지 않는 빈 껍데기 화면을 스크린샷 떠서 넣어야 되니까 html에 아무 숫자나 막 넣습니다. 여기서 화의감이 확 밀려오네요...


작년 이맘때도 저는 야근을 하고 있었고, 사장님 왈, 조금만 고생하고 마무리 잘 하면 휴가 보내줄게. 야근비 더 챙겨줄게.

휴가요? 못 갔습니다 ㅎ 야근비는 거의 두달 내내 9시에 퇴근했는데 30만원 두 번 받은게 다입니다.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시는 이런 일 안 받는다...라고 직원들에게 약속한 건 까맣게 잊으셨네요.


제가 보기에는 갑질해서 미친듯이 비용 후려치는 대기업이 제일 잘못됐고, 그걸 당하고 있는 저희 사장님같은 윗선들도 정말 잘못된 것 같습니다.

결국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건 저같은 말단 직원인데요.

처음부터 개발자 인원을 넉넉히 투입하든, 개발 기간을 길게 잡든 했어야 했고요.

특히 제가 만들고 있는 시스템은 최초에는 단순 입력 기능에 약간의 난이도가 있는 정도였지만, 현업이 요구하는 게 추가되니 무슨 웬만한 회계 프로그램이 되어있네요 ㅋㅋㅋ

프로젝트 기획 단계 때부터 그 분들도 함께 참여해야 했고, 개발 방향이 정해지면 실제 개발할 사람들이 미리 가서 개발 스택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봅니다.

정작 개발에 필요한 절차들이 너무 많이 생략돼있고요. 덕분에 적합한 무료 그리드 라이브러리 겨우 찾아서 어찌어찌 구현은 하고 있습니다.


사장님의 항상 같은 레파토리에 또 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만 끝나면? 다음은 이런 일 없다.

저는 지난번 프로젝트가 제 인생 최악일 줄 알았는데, 이번 일은 더 심합니다ㅎㅎ

퇴근해서 공부하며 이직 준비를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는 있는데 많이 지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2년 채우기 전에 빨리 퇴사하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모바일로 썼는데, 정리 안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 댓글 36

  • 라인하르트
    530
    2020-11-20 12:53:35

     병원에 입원하십시요.. 

    뒷일은 알아서 해결할겁니다.

  • gredo
    572
    2020-11-20 12:56:51

    라인하르트

    저도 같은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ㅋㅋㅋ 너무 건강해서 병원 갈 일도 없는게 문제네요...ㅋㅋ

  • 팩트폭행범
    1k
    2020-11-20 13:01:14

    퇴사를안하시는이유가있나요

  • gredo
    572
    2020-11-20 13:08:28

    팩트폭행범

    네 있습니다. 통장 잔고 때문에 그 월급이라도 없으면 큰일나기 때문인데요ㅠ 주식을 해서 몽땅 날렸다거나 허튼데 돈을 써서 없다기보단 그냥 쭉 가난했어요. 일이 구해지면 바로 나가고 싶은 상황이죠.

  • 라이라
    2k
    2020-11-20 13:10:44

    관리자가 ㅂㅅ이면 얼른 탈출해야 됩니다

  • byungil
    2020-11-20 13:12:23

    울화병이 도지셨군요

  • 74794C6565
    6k
    2020-11-20 13:12:37

    전형적인 소기업 업무 프로세스이네요. 

    저도 비슷하게  2번 당했는데 

    아마 그 기업은 어느정도 규모가 커지기 전까지는 계속 같은 패턴일겁니다. 

    버티던지

    나가던지 

    둘중에 한가지 밖에 없어요.


  • gredo
    572
    2020-11-20 13:18:44

    라이라

    근데 참 탈출하기도 곤란한게, 1인 1개발이라 ㅋㅋㅋ 제가 나가면 다음 사람이 다 떠안아야 되는 것도 마음이 괴롭네요.

  • gredo
    572
    2020-11-20 13:19:19

    byungil

    제대로 보셨네요. 이런 글 말고 이직 성공기를 쓰고 싶었는데... 홧병날 것 같아서요 ㅋㅋ

  • gredo
    572
    2020-11-20 13:21:03

    74794C6565

    저도 벌써 3번째인데 경영진 마인드로 봐서는 규모가 절대 안 커질 것 같은 회사라서 나가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ㅠ

  • onimusha
    8k
    2020-11-20 13:24:04

    10여년전과 비교해서 하나도 나아진 부분 없이 그대로 겪었던 환장할 경험을 후배님도 똑같이 겪게 만들어서 선배로서 많이 죄송합니다.

  • 인사동
    1k
    2020-11-20 13:36:58

    몸이 건강하시니 조금 어그레시브한 조언 드리자면

    일단 문제 열심히 해결하시고 - 물론 도움 필요한 부분이나 내가 고생하는건 어필 하시고

    잘 해결하시면 본인 입장에서 큰소리 낼수 있는 게 더 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문제는 언제나 발생하는듯 합니다 - 첨엔 호미로 막을일인줄 알았는데 점점 일이 커지는 경우

    입장차이는 존재하지요

    저도 SI서 비슷한 일을 경험했는데 한번 속고 해결해주고 두번속도 해결해주다보니

    결국엔 급여부분도 만족스럽게 해결되었습니다. 과정서는 고생 좀 했죠 맘고생도 몸고생도...

    돈때문에 일하는거 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걸 모티베이션으로 여러 환경이나 본인 업무질 개선되면 그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 gredo
    572
    2020-11-20 13:46:42

    onimusha

    선배님. PM에게 대들어도 봤지만, 을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더라구요. 결정적으로 개발 관련 얘기해봤자 '책 한권만 읽은' 사람이라 말이 안 통하는게 크네요ㅎ

  • gredo
    572
    2020-11-20 13:48:45

    인사동

    착하게 있으면 호구되는 바닥이란 걸 깨닫고 적극적으로 어필하려고 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 Chan_
    241
    2020-11-20 14:07:08

    저도 비슷한 상황에서 제가 나가면 다음 사람이 다 떠안아야 되는 것 때문에 망설였었는데

    이직 하고 보니 진짜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는 게 너무 느껴집니다.

    지금 당장 내가 힘든데 남 걱정이나 하고 있었다니..

    빨리 이직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결국 내가 나가도 그 회사는 새로 사람 뽑아서 잘 돌아가고 남아 계신 분들도 처음에는 힘들어도 적응하거나

    똑같이 이직 하거나 알아서 제 갈길 갈 겁니다.

  • 하두
    11k
    2020-11-20 14:15:36 작성 2020-11-20 14:16:55 수정됨

    건강이 여유있다면

    이겨내십시요.

    길이 있습니다.

    도 라는~~~~

    세상은 어차피 개판입니다.

  • 마구
    562
    2020-11-20 14:20:02

    와..저의 옛날하고 같네요...ㅋ

    요즘 그런 싸이트 없던데?...게다가 그런거 참고 일하는 개발자도 거의 없고...

    어째든...좋은 경험하셨다고 생각하고 빨리 좋은 자리 구해서 이직 하시길...^^

  • gredo
    572
    2020-11-20 14:35:35

    Chan_ > 그죠? 제 코가 석자인데 ㅠ 감사합니다.

  • gredo
    572
    2020-11-20 14:37:34

    하두 > 이겨내겠습니다!

  • gredo
    572
    2020-11-20 14:37:39

    마구 > 안타깝게도 지방에는 아직도 엄연히, 많이 존재하네요ㅠ 감사합니다~

  • 티라미슈
    14
    2020-11-20 15:02:07

    빠르게 손절 치시는게 좋아요. 

    지금 이야기만 보면 일주일에 4일 이상 야근, 주말 출근도 하실꺼 같은데 

    그런데는 회사 어려워지면 사람 버립니다. 어디든 똑같지만 그래도  나를 생각하세요.

    지금 경력 2년차 정도 되시는데 자격증 필요한거 있으시면 따시구(정보처리 산업기사 ,기사) 더 좋은데 알아보세요.  

    IT쪽이 확실히 실력 위주로 보지만 중소 기업 같은 경우는 국가 사업을 주로 맡을려구 하니깐 

    자격증 유무가 중요합니다. 프로젝트 인원에서 자격증 있는 사람이 몇명있냐에 따라 큰 사업 받아 오니깐요.

    그리고 회사는 개인을 챙겨주지 않습니다. 저도 똑같은 일을 당하고 회사 갑자기 어려워 지니깐 신입인 저 부터 공고사직 시켰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하는 말 '자진퇴사로 하자' 그때는 어려서 그냥 그런갑다 하고 나갔는데 알고 보니깐 자진퇴사 하면 실업급여 못받는거 알고 후회 했습니다. 야근 수당 못 받고 , 추가 수당,주말 수당 없이 딱 봉급만 받고 연차는 꿈도 못꾸는 그런 회사에서 다니고 있던 

    내가 한심해 집니다. 그리고 그러고  공고사직 당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요 .

    사람 바보 됩니다. 지금이라도 확실히 플랜 짜서 나가세요. 

    더 좋은 회사 많습니다. 

  • gredo
    572
    2020-11-20 15:21:08

    티라미슈 > 정보처리기사는 따놨구요! 목표는 서비스 회사인데 우선 판단해서 임시로 이직하거나 취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 StringBuilder덕후
    1k
    2020-11-20 16:16:25

    어우...

    글만봐도 힘들어보이네요 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스트레스 많으실거로 보이네요..

    이바닥은 시키는데로 말없이 얌전히 있으면 안되고 조금이라도 이상한건 지속적으로 어필하고 요청하고 협의하고 싸우셔야 되는 바닥입니다.

    저역시 프로젝트 투입될때마다 WBS와 업무범위로 매번 티격태격 하네요.

  • gredo
    572
    2020-11-20 17:06:47

    StringBuilder덕후

    일정 보면 어이없어서 싸우게 되더라구요ㅋ 1인 개발에 6개월, 무슨 프로토타입 만드는 것도 아닌데 그중에 개발 기간은 2개월이 말이 되나요.

  • 마라토집착
    1k
    2020-11-20 17:10:33

    오픈소스 그리드는 머 쓰시나요?

    단순조회가 아니라 인라인 에디팅 되는 엑셀같은거  이신가요?

  • 아슈
    573
    2020-11-20 17:25:19 작성 2020-11-20 17:29:35 수정됨

    그냥 딴데가심이 좋아보이네요.

    세상이 그렇자나요. 위에가 못하는애들이면 밑에사람들은 개고생이죠뭐.

    그런데 딴데가도 막상... 좋은데 찾기는 힘듭니다. 글츄?

    더 안좋을수도 있구요 ㅎㅎ 

    그럴땐 그냥 느긋하게~ 프리랜서도 아닌데 일정못마추는게 내탓인가?

    PM탓이지 9-6 충실히 일했으면 할일 다한거예요.

    일정 못마추면 못마추는대로~ 안되는걸 어쩌라고요~

    세월아 내월아~ 하다가 나오세요~ 지럴하면? 못합니다~고만둔다~고 꼽주시고요~

    그런사람들 레파토리가 이바닥 좁다고하는데 이바닥 조호호호홀라 넓습니다. 마주칠일이 읍서요~

    맘편하게 먹으시고 요번 까지만 하고 나오던가 그나마도 답안나오면

    그냥 담달부로 그만둔다고 하시고 일구하세요~ 1년반이면뭐 이직해두 되요~

    같은레파토리 저도 어렸을때 많이 당해봣는데. 그런회사 특 10년 지났는데도 똑같이 그러고 있드라고요 ㅋ 어짜피 배울것도 없고 미래가 안보이는회사에서 왜 인생을 소모하십니까~

    제일 많이 보고 배우고 성장해야되는 2년차시기에 말이에요~

  • gredo
    572
    2020-11-20 18:05:38

    마라토집착 > ax5ui grid 요거 씁니다. 단순 조회도 있고 에디팅이 필요한 것도 있고... 굉장히 큰 프로그램이라서요.

  • gredo
    572
    2020-11-20 18:08:31

    아슈

    말씀하시는 게 아주 사이다시네요 ㅋㅋ 감사합니다.

  • 험프티덤프티
    557
    2020-11-20 18:14:49

    힘드셨겠지만 그런걸 떠나서

    난 모바일로 저런 장문을 썼다는게 소름이다 헐 ㅋ


  • 만년코더
    7k
    2020-11-20 18:37:39 작성 2020-11-20 18:38:38 수정됨

    업무에 비해 보상이 너무 적어서

    지금 정도 경력이라도 

    더 좋은 직장으로 바로 이직 가능해 보입니다.

    잘 구해보시고 적극적으로 이직을 진행해보세요.

  • gredo
    572
    2020-11-20 18:57:38
  • gredo
    572
    2020-11-20 18:57:43
  • linuxer
    3k
    2020-11-21 00:58:54

    gredo


    //모바일로 써서 정리 안된 긴 글이라고 씀

    gredo 글을 잘 씀 ㄷㄷㄷ


    역시 개발자들은 글을 거의 다 잘 쓰심 


    인상이 좋으심 ㅎ

  • gredo
    572
    2020-11-21 13:58:40

    linuxer

    앗 칭찬 감사합니다 ㅎㅎ

    깨알 'gredo그래도'를 이용한 문단 잇기 스킬... 멋집니다 ㅋㅋㅋ

    글을 잘 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내용 퀄리티는 제쳐두더라도 가독성을 위해 띄어쓰기, 문장 부호, 문단 나누기는 최대한 지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 praise_
    54
    2020-11-27 00:00:05

    좀 붙잡고 울고 싶네요. 저는 개발 1년도 채 안됐는데 대메뉴만 3개 맡아 하고 있습니다. 끝날거 같지가 않아요.... 키보드만 잡으면 울화통이 터져요...

  • gredo
    572
    2020-11-27 10:22:02

    praise_ > 고생 많으시네요. 입문부터 1년이신거면 업무가 정말 힘들겠어요. 저는 좌절하지 않으려고 퇴근하면 취미생활, 운동, 공부를 번갈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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