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쉘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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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9 22: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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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맨 팀장 때문에 힘듭니다.


안녕하세요.  5년차 개발자 입니다. 제목 그대로 YES 맨 팀장 때문에 힘이 듭니다.


저희 팀장은 개발자 출신이며 현재는 개발을 하지 않고 프로젝트 관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팀장이라는 직책은 중간 관리자 이므로 아래에서 치이고 위에서 치이기 때문에 더 힘들다는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매번 생각하게 되는데요. 바로 자기보다 윗 사람에게는 YES 맨 이라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A 라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도저히 이정도 인원으로는 1년안에 끝내기 힘든 프로젝트 임에도 불구하고 6개월 안에 끝내라고 지시가 내려오면 고민도 하지 않고 YES 를 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그래도 비현실적인 일정을 받았을땐 팀원을 위해서 윗 사람과 좀 싸울줄 아는 팀장이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런 경우는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 같아도 불평 불만하는 부하직원 보다는 YES 를 해 주는 직원을 좀 더 좋아할거 같습니다. 팀장님 입장에서는 YES맨 이었기 때문에 대표님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이것이 사회 생활인가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비 현실적으로 프로젝트가 주어 지면 거기에 소속된 팀원은 정상적인 출근 시간으로는 끝낼수가 없는 업무량이기 때문에 계속 야근 + 주말 출근을 해야 합니다. ( 당연히 야근 수당은 없습니다. ) 그때부터 지옥의 레이스가 펼쳐 집니다. 이 기간에 끝내는건 무리라고 팀장님께 말씀을 해도 변하는건 없습니다.


그러면 팀원들이 퇴사를 안하냐구요? 네 퇴사를 합니다. 근데 웃긴것은 퇴사자 대부분은 경력자 입니다. 반대로 경력이 얼마 안된 신입~1년차 개발자들은 악착같이 버팁니다. 청년내일채움공제 때문인것도 있지만, 팀장이 신입들에게 상냥(?) 하게 대해 주기 때문에 팀장을 좋아하는 신입 개발자들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야근+주말출근을 해도 실력향상이라는 명분 하에 신입 개발자들은 오히려 배울수 있는 기회라고 좋아 합니다. ( 어중간하게 퇴사 하면 경력에도 마이너스 되니까요. ) 경력자들이 계속 퇴사를 할 때마다 회사에서는 개의치 않고 신입 개발자들을 더 채용해서 그 자리를 계속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경력자를 뽑는건 매우 힘든 일이지만, 신입 개발자는 채용 공고만 나면 지원자가 엄청나게 많거든요. 그러므로 인원을 뽑는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팀장이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경력이 많아지면 불평 불만이 많아진다. 반대로 신입 개발자들은 시키면 불만 없이 열심히해서 좋다고 합니다. ( 그 신입을 교육하는 선임 개발자들은 또 죽을 맛 입니다. ㅜㅜ  )


그런데 왜 제가 회사를 다니고 있냐구요? 네 그 답답한 신입중 한명이 저였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에 들어오면서 저도 저학력  무스펙 신입으로 들어왔고 저를 믿고 뽑아준 회사가 너무 고마워서 경력이 쌓일때 까지 거의 야근 + 주말 출근을 자발적으로 했던 사람중 한명 입니다.


덕분에 이 회사를 다니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는것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제가 회사를 다니면서 떠났던 수많은 선임 개발자 분들을 보면서 저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최근에도 같이 일하던 경력 개발자 한분이 퇴사하고 그 빈 자리를 신입 개발자로 채워 지더군요.


저도 신입때는 항상 YES 맨 이었습니다. 업무가 주어지면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새서 일정을 맞추는건 허다 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많이 변했는지 불평 불만이 많아 졌습니다. 팀장님에게 찾아가서 불평 불만을 직접 쏟아 내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돌아오는 대답은 "이전에는 안그랬는데 너 많이 변했다" 라는 말 이었습니다.


그때 머리에 화살을 맞은 것 처럼 충격이 오더군요. 저도 결국 지금까지 떠나간 선임 개발자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던 것 이었습니다. 그리고 돌이켜보니 누굴 탓 할게 아니라 근본적인 잘못은 저 같은 사람들 때문에 업계가 이지경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아닌건 아니다 라고 과감하게 포기하고 돌아 설줄 알아야 했는데 저 또한 신입 시절에는 YES 맨 이었다는것을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무것도 아니던 나를 받아주고 성장 시켜 주었던 회사와 동료 분들과의 정 때문에 쉽게 떠나지 못하고 있지만, 저도 몸도 많이 망가지고 에너지도 많이 소모 되었습니다.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저도 정시 출퇴근을 하는 회사로 가고 싶네요


다들 저 같은 미련한 사람이 되지 마시고 현명한 개발자 되시길 바랍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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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5

  • 팩트폭행범
    1k
    2020-11-19 22:21:10

    사회생활의 첫번째는 나자신을 지키는겁니다


    내가 일을 못해도 pm개새끼가 어려운일을 줘서 그런거고

    내가 야근을 하는건 pm 개새끼가 일정을 줘까치 짜서그런겁니다


    님탓 아닙니다 

    사회생활하면서 자책하는게 젤 븅쉰입니다


  • 성냥
    1k
    2020-11-19 22:22:49 작성 2020-11-19 22:27:18 수정됨

    몸 상하실까 걱정됩니다.

    5년차시니까 해줄만큼 해주셨을거에요,

    자발적으로 추가근무 해가시면서 일정 지키려고 애쓰셨으니, 이제 슬슬 놓아주고 움직일 준비하시면 되겠네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몸과 정신 잘 챙기시구 슬슬 이동할거 생각해보시는게 어떨까 합니다.

    ( 대부분 미련하게 시작했습니다, 저도 그랬구요 걱정마세용 )

  • jslovers
    2k
    2020-11-19 22:54:53

    팀장은 직원들의 낮과 밤을 갈아 넣어서 챙길 이익은 다 챙기고 있네요.

    그렇게 회사에 헌신만 하면 헌신짝 됩니다.

  • ISA
    3k
    2020-11-19 22:57:59
    내 맘은 정했어 YES!
    그럼 이제 네 대답을 들을 차례
    힘들면 보기를 줄게 넌 고르기만 해 
    고민할 필요도 없게 해줄게
    뭘 고를지 몰라 준비해봤어
    둘 중에 하나만 골라 YES or YES?
    네 마음을 몰라 준비해봤어
    하나만 선택해 어서 YES or YES?
    싫어는 싫어 나 아니면 우리?
    선택을 존중해 거절은 거절해
    선택지는 하나 자 선택은 네 맘




    이직 or 이직~
  • pooq
    5k
    2020-11-20 00:31:28

    저런 팀장 밑에서 5년을 버틴 님이 더 대단한데요?

  • 라이라
    2k
    2020-11-20 08:01:41

    팀장이 위랑 못 싸우면 있으나 마나죠

  • C#린이
    2k
    2020-11-20 08:39:56
    이미 답을 알고 게시글 올리셨네요ㅎㅎ

    자신을 회사 직원으로 생각하기보다

    우리가족 대표, 한 가정의 CEO로 일하신다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팀장은 자신과 식솔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윗분들께 YES 하는 방법을 택한겁니다.

    팀원들의 짐이 늘어나는건 그사람들 사정이라고 생각하죠.


    글쓴이가 편하게 살아갈 방도를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 먹고살려고한다
    16
    2020-11-20 09:06:45 작성 2020-11-20 09:07:09 수정됨

    싸가지없고(싸울때싸우는) 똑똑한 상사 vs 멍청하고 착하고(말만) 부지런한 상사


    전자가 훨씬 편합니다. 진짜. 팀장의 역할은 일정관리랑 책임만 져줘도 됩니다. 


    이직 함 생각해보세요. 

  • daywalker
    1k
    2020-11-20 09:10:06

    건강 잃으면 아무것도 소용 없습니다.

  • 초보.
    3k
    2020-11-20 09:28:25

    더이상 버티기 힘드면 이직하세요.

    버틸수 있으면 그냥 버티시구요.

    답이 간단하지요.

    너무 고민만 하지 마시고 선택을 해야 할때는 빠른 선택이 많은 이익과 도움이 됩니다.

  • 보후리
    173
    2020-11-20 09:41:22

    5년이나 버티신 겁니까..? 주말출근과 야근을..? 

  • 심심한사부
    1k
    2020-11-20 10:05:50

    적당한 시점에서 말을 갈아타야 할때를 아는것도 중요합니다.



  • 뒷집할머니
    1k
    2020-11-20 11:05:15

    변한게 아니고

    진실에 눈을 뜬 거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모른다고 막 부려먹는 사람들이 잘못임

  • 스쿨드
    1k
    2020-11-20 11:05:21

    이직시점이네여.


    그팀장은 계속 신입들과 밤새야 하는 숙명입니다.

    그걸 즐기고 거기서 보람을 찾는 분이죠


    거기 끼지 마시고 rational한 곳으로 가는게 나을듯여

    물론 그팀장이 내가 되는것도 금방 한순간이죠.

    언제나 선택이란 갈림길만 있을뿐이죠.

  • onimusha
    8k
    2020-11-20 11:09:30

    저런 팀장이 되지 않도록 계속 실무 기술에 기름칠을 합니다. (잘은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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