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코더
8k
2020-11-19 10:00:56 작성 2020-11-19 10:08:58 수정됨
17
2896

뜬금 없지만 사내정치에 관하여...(얀코프님 보셔요)


개발 기간에 대한 이야기


위에 글을 보다가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사내정치 측면에서 말씀드리자면 마케팅 팀장이 빌드업하는 거로 추측 되더라구요.


마케팅 팀장이 갑자기 업계표준개발기간이라는 둥

이상한 소리를 하는 이유가

꼭 그 사람이 또라이라서 라고 생각하는 건

사안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게 아닐까 싶네요.


보통 사내 정치스킬이 낮으신 분들은

왠지 사람들이 너무 단편적으로 생각하고 모자라게 보일 수 있지만

인간은 누구보다도 정치적이며 자기보신을 위한 스킬이 발달되어있는 생물입니다.


글을 봤을 때 실제로 개발팀이 반발할 건 알고 있고

컨트롤 가능하지 않을 것도 알고있지만

난 기획 잘했는데 개발이 밀려서 시기를 놓쳤다 등등

나중에 면피를 위해서 

또는 잘되었을때

개발팀이 잘해서가 아니라 내가 개발까지 관여해서 전체적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저런 행동을 하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회의 시나 보고 시에 그 사람이 누구한테 말하는건가를 잘보세요

그리고 둘이 있을때와 인사권자(사장)이 있을때와 어떤식으로 다르게 행동하는지 디테일하게 보세요.


상대방의 의도는 말이나 메세지만 파악하면 숨겨진 의미를 알 수 없고,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메신져에 대해서 분석하고

정황 증거, 실제 손익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을 파악해야 합니다.


회사에 정치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만 잘하면되죠. 

다만, 사내정치에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방어적 사내 정치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요.



1. 설득력은 친분관계에서 나온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이야기해도

사람을 설득하고 동의를 이끌어내는건 논리가 아닙니다.

대우받고 있다는 느낌, 저 사람이 아군이라는 느낌, 저사람은 나에대해서 잘알고 있고 나도 저사람에 대해서 잘알고 있다는 느낌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상대를 존중해주고 부드럽게 말하며(존댓말하고 말곱게하는건 공짜)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로 상대방의 실력을 의심하거나 공격하지 마세요.(실제는 상관없습니다.)


빈말이라도 칭찬을 계속하세요.

뜬금없어도 좋습니다. 사소한거 칭찬하세요.

나이 드신 분에게는 역시 경험은 못따라가겠다는 둥 젊어보이신다는 둥, 배울점이 많다는 둥

젊은 사람들에게는 나이에 비해서 실력이 대단하다는 둥 배울점이 많다는 둥

이런데 있을 사람이 아닌데 일을 많이 도와줘서 좋다는 둥 마인드가 좋아서 나중에 크게 될거고 그때 나 모른척 하면 안된다는 둥 그런 말을 하세요.

말은 꽁짜인데 나중에 이익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세요.

뭘좋아하고 생일이나 기념일은 언제인지 자녀나 가족관계는 어떻게되는지

꼬치꼬치 캐물을 필요까진 없습니다.

그냥 커피 같이 주문하는데 "XX차장님! 차장님은 항상 라떼 드셨죠? 그걸로 할까요?"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뭔가 사소한 도움이라도 받았으면 크게 고마워하면서

커피라도 한잔 사거나 초콜릿이나 먹는거라도 하나씩 사줘보세요.

안물어봐도 다알려주고 나중에는 자신의 우군이되고 정보원이 될겁니다.


2. 메세지를 보내야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현재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미래에 전개 과정에 대해서 예측해보고

언제 못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언제 반발하고, 언제 공격할 것인지 시기를 잘보세요.


그냥 무작정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힘들다 힘들다해봤자

말안들어줍니다. 사람은 타인의 고통에 크게 관심이 없거든요.

야근하면서 생색 팍팍 내고 뭔가 할말이 있으면 다들 쉬거나 다들 놀때

나는 xx 때문에 추가적인 일을 하고 있다 라고한다든지 그런게 필요합니다.


기성세대들이 이해정말 안갈 수도 있겠지만

괜히 늦게 출근하거나 오전에 놀다고 오후에 열심히 하는척하면서 밤새 근무하는게 아닙니다.

그게 더 잘먹힌다는걸 아는거죠.


그리고 그냥 힘들다 힘들다 하는거보다

웃으면서 할 수 있습니다 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척하다가 

갑자기 휴가내고 병원 다녀오세요.

혹은 출근하지 마세요 (자주써먹으면 그냥 체력이 약한놈 되지만)

그래서 동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자신에게 감정적으로 라도 지지를 보내는 우군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3. 업무에 있어서는 상대의 행동과 상대를 분리하고 감정보다는 철저히 손익으로 접근해라

(메세지와 메신저의 분리)


감정에 휘둘려서 질러버리고 나면

상대를 망신 주거나 순간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나중에 원한을 사서 반드시 사소한 일에도 반대표를 던지는 적을 만들게 됩니다.


상대방과 미친듯이 싸우더라도 이건 업무상 손익에 의한것이지 

그 사람 이 이상해서 라고 생각하지마시고

이번 프로젝트에서 손해를 봤으면 그걸로 보복할 생각보다는 

손해본 걸 재료로 "xx형 나중에는 형이 양보하는거다?"이런 식으로 추후에 이익을 챙겨야 합니다.


4. 사소한 판단이나 결정이라도 모두 합의했다는 식으로 증거 만들기

요식행위더라도 회의에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회의록을 남겨서 언제 언제 합의를 했다라는 식으로 증거를 남기세요

합의는 강력한 권력이 됩니다.


그리고 일에 문제가 생겼을 때 막아줄 방패가 되며

해당 일이 망하지 않기 위해 도와줄 아군이 되줄겁니다.


5. 진짜 적은 누구인가

글을 보다 보면 일이 제대로 안된다 회사가 이래선 안된다는 분있는데

그건 사장이 걱정할 문제입니다.


해당 회사에 주식이나 지분없으시면 그렇게까지 오너쉽가지실 필요없습니다.


물론 돈받은 만큼은 일을 해야겠지만,

가장 중요한건 본인이 그 조직내에서 어떻게 이익을 챙기냐 입니다.

아니면 최소한 손해는 안보냐 입니다.


실제로 보면 타부서 사람들이랑 업무 분장 문제로 진짜 박터지게 싸우고 증오했는데

사실은 사장이나 인사팀장이

직원들 컨트롤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조직구도를 일부러 서로 견제 및 경쟁하게

뒤에서 조장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노예들 끼리 싸울 필요는 사실 없습니다.

사장님들은 맨날 오너쉽을 가지라고 하지말고

지분이나 주식이라도 주고 이야기하세요.



대부분 개발자분들이 실력에 비해서 사내 정치 스킬이 딸려서 제대로된 대우를 못받고

제대로된 목소리를 못내고 남의 똥만 치우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서 길게 설명 드리는 겁니다.

26
18
  • 댓글 17

  • 만년코더
    8k
    2020-11-19 10:08:39

    얀코프님을 위해서 쓰긴했는데요

    님 상황에서는 지금 마케팅 팀장이랑 척을 질게 아니고

    현재 프로젝트가 무슨 방향으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고

    잘될 건가 말건가를 상황파악을 하신 후에

    안될거같으면 면피수단 찾고

    잘될거같으면 본인의 성과를 사장에게 어필할 포인트를 찾고

    오히려 마케팅 팀장이랑 친해져서 정보를 빼내는게 더 중요합니다.


    그래도 팀장급 이상이면(기업마다 틀리지만)

    뭔가 얀코프님이 모르는 내막을 알고 저러는 거일 수 있어요.

    갑자기 진급해서 이상해 진거 같다고 하시는데 진급해서 이상해 진게 아니고

    진급하고보니 얻는 정보가 많아져서 그 정보에 따른 합리적인 행동을 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겁니다.


    현재 상황은 얀코프님의 기분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저 색히가 왜저러지에 대한 명확한 파악을 해야죠.

  • 만년코더
    8k
    2020-11-19 10:11:36

    아 물론 드물지만....그냥 단순히 그색히가 또라이라서 인 경우도 있습니다. 

  • 74794C6565
    6k
    2020-11-19 10:18:03

    기술만 알아선 롱런 하기가 쉽지가 않죠. 

    말하는 어조 , 타이밍 , 회사 분위기 다 중요 한거 같습니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 갚는다는 속담이 괜히 나온게 아닙니다. 

  • bkgttmg
    1k
    2020-11-19 10:30:26

    저렇게까지 하고싶지 않을땐 어떡하죠

  • 만년코더
    8k
    2020-11-19 10:39:34

    bkgttmg

    자유를 획득할정도의 자본을 획득 하시면됩니다.

    자본에는 금융 자본, 문화 자본, 기술 자본 3가지가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금융소득으로만 살 수 있거나

    문화 자본이 많아서 인맥이 뒷받침 해주든가

    아무도 무시 못할 기술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이 받들어 모시든가.


    신해철님이 예전에 강의에서 한 말이 있죠.

    "제가 생각할 때 마흔 살에 성공했다의 기준은 내가 얼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새끼를 안 보면서 먹고살 수 있으면 그게 성공이에요."




  • 곰개발ㅈ ㅏ
    2020-11-19 10:54:24 작성 2020-11-19 10:56:40 수정됨

    작은 조직과 큰조직의 회사들을 옮겨다니면서 경험한 결과 개발자에게 정치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제 추천은 정치를 되도록 하지 말고, 사안에 대해 할 이야기를 하고, 미팅이 끝나면 회의록 정확하게 남기는 정도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개발자가 정치에 몰두해서 기술적인 구현을 소홀히 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고인물로 빠져들게 되죠. 정치 개입하는 사원이 많아질 수록 회사는 점점 더 시궁창으로 가게 되죠.

    보통 그래서 싹수가 안보이는 회사가 시작될 경우 이직합니다. 개인으로 조직을 바꾸거나 올라간다는 건 쉽지 않아요.

  • 무명소졸
    6k
    2020-11-19 11:30:40

    내공이 느껴지십니다...

  • 발업리버
    29
    2020-11-19 11:32:07

    공감가면서도 배울게 많은 글인듯하여 스크랩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7이닝
    804
    2020-11-19 11:53:11 작성 2020-11-19 11:56:03 수정됨

    정치가 마냥 부정적인게 아닙니다.

    내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끌기 위해선 적절한 타협이 필요로 할 때가 있죠


    개발자는 기술도 좋아야 하고 상황 대처능력도 좋아야 합니다. 밑에 딸린 실무자들 생각도 좀 해줘야죠

    진짜 잘하는 정치는 라인 타는게 아니라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는게 좋은 사내 정치 입니다.


    언젠간 모두들 리더가 될 겁니다.

    어차피 피할 수 없으면 최소한 나와 나를 따르는 팀원들에게 피해가 안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냥저냥삶
    124
    2020-11-19 11:56:28

    저희도 팀원간에 존댓말쓰면서 일을 하는데 이게 참 좋은 거 같아요 


    글을 읽으면서 많은걸 배웁니다. 

  • linuxer
    3k
    2020-11-19 12:41:44 작성 2020-11-19 13:39:42 수정됨

    역시 개발자들은 대부분 글을 참 잘 써요ㅎ


    만년코더님 // 오늘부로 만년코더님의 펜이 되었습니다 ㅎ

    이전부터 만년코더님의 글을 즐겨읽었지만 ㅎ


    바지들 뒤에계신  큰 형님이 바지들을 조종하고 계시죠 ㅎ


    근데 마음 안 닦인 새내기들이 만년코더님의 글을 보고 대인관계기술만 익혀서 오히려 그들에게 독이 될까봐 염려되네요

    아무리 기술이 좋아봐야 마음이 안닦이면 말짱 꽝인데

    가장 좋은 기술은 진실이라는 것을 새 내기들이 알아야 하는데


  • 만년코더
    8k
    2020-11-19 12:51:47

    linuxer

    ㅋㅋ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진심보다 더 좋은 인간관계 기술은 없습니다.

    나머진 양념이죠.

  • 프로야근맨
    228
    2020-11-19 13:28:39

    많이 배워갑니다..!

  • 인그니야
    774
    2020-11-20 11:50:18

    4번 항목 보니 떠오르는 경험이 있네요.

    이전에 회의에서 어느 기능에 대한 변경 요청이 있어서 그 내용이 회의록에 기록되고 그 요청도 반영되었죠.

    하지만 어느 날, 그 분께서 이 기능이 왜 이렇게 바뀌었냐고 난리를 피워가지고 아니 본인이 요청하셨지않냐고 반문드리니 자기가 언제 그랬냐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회의록 보여드리니까, 난 이런 말 한 적없다 회의록 작성자가 잘못 적은거다라고 하시더라구요.


    하... 그 때만 생각하면 ㅂㄷㅂㄷ....

  • linuxer
    3k
    2020-11-20 12:29:23

    인그니야 // ㄷㄷㄷ

    그런 사람에 대비해서  회의록과 함께  동영상 녹화를 ㄷㄷㄷ

  • kingofkj
    716
    2020-11-20 12:37:13

    좋은 글입니다.

    글에서도 나왔다시피 정치를 잘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적을 많들지 않고 내 실리를 챙기는게 중요한거죠.

    생색 그거 참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생색에는 내가 챙길수 있는 당근을 꼭 집어 넣어야 하구요.

    예를 들어 일을 열심히 해서 남들보다 일을 빨리 끝냅니다.

    그리고 팀장(PM)과 딜을 합니다.

    저는 이제 단위별로 일을 받을 태니 일을 달라고.

    그리고 저는 이제 야근 안할거라고.

    이런식으로 일하면 초반에 조금 고생하고 떵떵거리면서 일할수 있습니다.

    제가 항상 사용하는 방식이구요.

    이렇게 하더라도 남들보다 1.5배 더 일하고 나오더군요...

    아무튼 공감이 많이 가는 좋은 글입니다.

  • 물곰
    115
    2020-11-20 23:22:25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몇년 전에 처음 인턴을 했던 회사에서 팀장님과 차장님이 그렇게 사소한 일에도 격려해주시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는데 그게 자존감이 높아지고 제 실력에 당당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으니 그분들 생각이 나네요. 저도 누군가에게 사소한 칭찬을 아끼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 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