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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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3 01:55:36 작성 2020-11-03 01:56:35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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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소연겸 조언 좀 구하고자 합니다.(많이 깁니다 ㅈㅅ)


어느덧 첫 직장에서 8개월 째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별탈없이 잘 다니고 있었는데 최근에 급격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회의감이 드는 일을 겪게 되어서요.

예전에도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제 업무는 스윙을 이용해 창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겁니다.

이번에 하고 있는 프로젝트 일정이 거의 끝에 다다르고 있어서 원래라면 10월 말에 현장 테스트하고 마무리하면 됐거든요. 그런데 사장님이 프로그램을 보시더니(사장님도 개발을 하셔서....) 누가 프로그램을 이렇게 만들었냐면서 노발대발을 하시더라고요.

아니 프로젝트 시작하고 설계하고 현장답사하고 클라이언트들이랑 회의도 몇번이나 했었고 출장도 갔다오고 그 사이에도 시스템 구성을 몇 번이고 엎고해서 완성한건데 사장님 마음에 안 들었나봐요.

보는 화면마다 이딴식으로 만들었냐면서 저랑 같이 프로젝트에 투입된 부장님한테 막 뭐라고 하십니다.(원래도 성격이 좀 그렇습니다만) 지난 주엔 회의내내 호통만 치다가 끝이 났습니다. 전부 다시 화면구성하라고, 뭔 놈의 화면정의랑 파워포인트에 그림을 그렇게나 그리라는지 참...... 본인 마음에 안드는게 그렇게 큰 잘못이었을까요?

지난 주의 회의가 끝나니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는건가 하는 회의감이요. 부장님은 옆에서 하기 싫다고 한숨만 쉬고 있고.... 어휴....

거기다 이번에 클라이언트 쪽에서도 화면 크기에 대해서 언급을 계속 하는 바람에 사장님이 직접 나서서 무려 "창 최대화"(이노베이션!!)를 구현하는 소스를 작성해 주셨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스윙은 창 최대화를 한다고해서 알아서 안에 있는 컴포넌트들의 크기와 위치가 바뀌지 않아서 자동으로 변경되는 부분을 직접 작성해 주셨더군요. 물론 버그도 많았지만요.... 어쨌든 욕은 욕대로 먹고 정말 혁신적인 기능을 현재 프로그램에 적용시켜서 버그 잡고 있습니다.

거기다 화면 비율이 10년 전에 쓰던 그대로라서 1024x768, 4:3이거든요. 그래서 최대화를 하니까 "무려" 16:9(와! 신세계!) 화면에 맞춰줘서 비율이고 뭐고 개판입니다 ㅎㅎ 안에 포함된 이미지도 늘어나고 난리도 아니네요. 그래도 사장님은 그냥 써도 된다고 하십니다. 어차피 공장에 납품하는거니까 별로 신경 안쓰시나봐요. 중요한 건 본인의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거 같은데 클라이언트가 뭘 알겠냐고 말하십니다.

원래는 이왕 이렇게 최대화를 적용시키는 김에 4:3이었던 원래 화면도 16:9로 바꾸면 어떻겠냐라고 부장님한테 얘기하니 그러는게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근데 정작 사장님한테는 한 마디도 못하셔서 그냥 무산되었습니다.

이걸 지난 주 일주일 내내 회의하면서 겪었던 일이었습니다. 금요일에 마지막 회의하고 저녁에 퇴근하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전에는 간간히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최근에 머리와 마음이 복잡하더라고요. 짜증나서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무시하고 혼자 영화보러 갔....크흠..

지금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도 안에 내용물도 10년 전 그대로 머물러 있고 개선된 점도 보이지 않는걸 가지고 진짜 어거지로 요상한 기능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막말로 스윙가지고 만든걸 어따 써먹지도 못할테고. (경력으로도 못 써먹겠네 진짜....) 오래된 건 나쁜거고 최신 기술은 좋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건 솔직히 산소호흡기달고 오늘 내일 하는 프로그램인데 이걸 아직도 쓰고 있다는게 웃겨서요.

그리고 이 회사는 거의 뭐 공기업같은 곳인지 근속년수가 긴 부장님들이 많아요. 당연한건지 저같이 사원, 대리급의 인원은 리프레시가 많은 편입니다. 그래도 저는 처음에 입사했을 때 일말의 기대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무경험, 업무를 진행하는 노하우, 얕지만 여러 지식들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기대요. 그런데 제가 너무 이상향 속에서만 살았었나봐요. 딱 회사에서 쓰고 있는 프로그램처럼 그 분들도 어느 선에서 멈춰있었습니다. 이른바 고인물이죠. 좋은 의미말고요.

혹자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사실 인사고과가 없으니 적당히 일만 해내고 사장님 욕듣는거 좀 참으면 말마따나 정년도 보장된 곳이라고요.

실제로 그렇습니다만 저는 갑자기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저도 여길 계속 다니다보니 더 이상의 지식습득이라든지 더 좋은 기술향상이 필요없다고 느껴져서 자기계발이 귀찮아지는걸요. 한 마디로 프로그래밍이 재미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냥 적당히 그 기능이 돌아가기만 하면 되지라는 마인드랄까요? 그리고 사장님의 지시를 들으면 지금 만드는 프로그램은 사장님을 위해서 만드는건지 고객을 위해서 만드는건지 의구심도 들고요. 이젠 출장가는 것도 귀찮습니다...

일을 그만두거나 이직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히 드는 지난 주말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여전하고요.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준비해둔게 없어서 그것도 스스로 답답합니다. 이직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이직한다고 해서 꼭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 다니고 있는 이 회사는 제가 생각하고 추구하던 가치관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는거 같아서요. 뭐 제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걸수도 있겠죠. 오늘 또 출근해야하는데 회사가기 싫어지는 밤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직 대비해서 예전에 공부 좀 했던 코틀린에다가 안드로이드 공부 좀 해보려는데 괜찮은 책이나 강좌 있을까요? 이대로 가다간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거 같아서 억지로라도 해야할거 같아서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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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4

  • 카시와기유키
    649
    2020-11-03 02:17:47
    스윙을 업으로 삼는 데는 처음 봤네요 ㅎㅎ

    스윙이 안드로이드와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 fender
    20k
    2020-11-03 05:48:38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스윙은 창 최대화를 한다고해서 알아서 안에 있는 컴포넌트들의 크기와 위치가 바뀌지 않아서 자동으로 변경되는 부분을 직접 작성해 주셨더군요.

    이건 스윙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코드를 잘못 작성한 것입니다. 보통 GUI 툴킷은 '레이아웃'이라는 개념을 통해 가변 크기의 창에 컴포넌트를 배치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은 다를지라도 원리는 비슷합니다.

    레이아웃 개념을 이해 못하고 과거 VB6 등에서 하듯 그냥 절대 좌표로 버튼이나 레이블 등을 찍어 넣으면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뿐입니다.

  • 라이라
    2k
    2020-11-03 06:19:43
    꼭 마지막 단계에서 자기 존재감 과시하려고 태클 거는 새키들 있는데, 진짜 죽이고 싶죠.
  • 7이닝
    874
    2020-11-03 08:23:51

    잠깐의 이벤트는 시간이 지나면 또 잊혀집니다.

    이직 대비해서 공부하고 싶으시면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 토이프로젝트를 구현해보는게 더 나을거 같습니다.


    사장 좀 막무가내긴 하네요

  • daywalker
    1k
    2020-11-03 08:52:36

    이직할 곳을 정한 뒤 쿨하게 사표를 던지세요.

    도비 이즈 프리!

  • 밀수나라
    1k
    2020-11-03 08:58:41
    스윙이라니...다른데서 윈폼을 쓰는 이유가..... 
  • 거신
    806
    2020-11-03 09:19:29

     fender 

    정확하게 말씀해 주셨네요. 여기는 사용하는 소스를 자체적인 라이브러리처럼 만들어두고 프로그램을 만들더군요. 거기에 사용하는 컴포넌트가 전부 절대 좌표를 사용해서요. 어떻게 보면 예견된 일이었긴 합니다. 회사초창기에 본인이 직접 만든거라서 애정이 깊은건지 이걸 어떻게든 쓰려고 하시더군요.

  • 힘내라마소
    1k
    2020-11-03 09:22:28

    좋은 회사의 조건 중엔 동기부여가 되는 직장 동료도 포함됩니다.

    내 부족함을 깨닳게 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서로를 이끌어주는 동료, 선후배들이요.


    반대로 오래있으면 안될 회사가 있는데 나의 가치와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곳이지요.

    일은 못할 수 있습니다. 못하면 공부하면 되고, 배우면 됩니다. 좋은 곳은 잘못된 코드를 보면 이런 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주지,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며 비난하지 않습니다.


    작성자분이 지금 회의감을 느끼는 것은 프로그래밍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일했던 결과물, 들인 시간과 노력등 작성자분의 가치를 침해당했기 때문입니다.

    남아있는 분들은 가정이 있거나 그런걸 무시할만한 성격이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작성자분은 상처를 입고 있으니 어서 벗어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의 실력을 떠나 타인을 존중하지 못하는 곳은 남아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 우주를건너
    14
    2020-11-03 09:28:29

    지금 부장님들한테 베울점이 하나라도 있으세요?

    없으면 퇴사를 생각하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그래도 스윙으로 업무한게 아까우시면 TV결제 쪽 으로 한번 가보세요.

    거기 에뮬레이터가 스윙 비슷하게 만들어진것 같더라고요.


  • 74794C6565
    7k
    2020-11-03 10:00:16
    저같으면 1년만 채우면 퇴사 각이네요.
  • 냥길동
    1k
    2020-11-03 10:54:56

    해당 프로그램 개발 초창기를 생각해본다면

    화면 사이즈 고정은 일리가 있는 선택이라고

    보여집니다. 창고관리라 한다면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모니터 기자재가 들어왔을 것이고  

    1024x768사이즈로 정해서 절대좌표로 개발하는것이

    개발진행속도가 빠를것이다라고 생각했을것이며

    지금까지는 그게 먹혔을 겁니다. 


    16:9 화면을 이야기 하셨는데...

    아직도 어딘가에선 1024:768 로 쓰는 파트가 

    있을것으로 보이네요. 

    화면을 바꾸면 거기서 클레임이 또 올겁니다. 

    그렇다고 레이아웃을 다 새로 가면 

    현시점에서 일이 너무 커질수도 있어요.

    현재의 화면을 그대로 늘리느냐. 

    4:3비율과 16:9특화 화면도 따로 개발하느냐

    이런 문제도 나올거구요. 다 돈이죠. 


    그렇다고 그걸 고객이 또 알아주느냐? 하면

    그건또 애매하네요. 비용을 더 줄것도 아닐거구요. 



  • HJOW
    1k
    2020-11-03 11:01:37 작성 2020-11-03 15:43:40 수정됨

    음... 사장님의 기분도 알 것 같은...

    원래부터 Swing 으로 제대로 개발하면 창을 제 아무리 늘리고 줄여도 자연스레 그에 맞춰져서 보여지는 게 맞습니다. 그걸 위해 BorderLayout 등의 각종 레이아웃 매니저들이 있는거구요.
    또한 그걸 지켜서 개발하면 JToolbar 같은 것들을 사용자가 마음대로 떼었다가 원하는데로 붙이는것도 자동으로 구현됩니다. LookAndFeel 만 다른걸로 바꿔서 나머지 코드수정없이 디자인 테마를 통째로 교체할 수도 있구요.

    윈폼과는 다른 Swing 만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논리적으로 반응형 UI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어서요 (레이아웃매니저 null 주는 경우를 제외하면)

    그렇게 개발하길 기대했는데 다들 크기를 고정값을 주고 장점을 모조리 버리고 개발한 듯 보이네요...(글로만 봐서는요)

    바꾸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감이 딱 올테니까 사장님이 노발대발할 수밖에요.

  • 거신
    806
    2020-11-03 13:30:40

    냥길동 

    일리있는 말씀이신거 같습니다. 저희가 하드웨어까지 같이 납품하는 곳이라서 사실 모니터라든지 여러 기자재가 다 포함되어 있거든요. 적어도 이 프로그램이 사용되는 곳에는 전부 저희가 납품하는 걸 사용해서 그렇게 생각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 mirheeoj
    11k
    2020-11-03 13:56:21

    회사 일처리 방식에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요구사항을 정하고, 이에 대해 개발자의 동의를 받은 다음, 일을 시작하고, 검수 전문가가 검수를 거쳐 OK했으면 다른 말이 나오지 말아야 정상입니다. 요구사항이 중간에 바뀌는 건 가능하지만 물론 그만큼 시간이 걸리는 거고요. 

    일 다 끝났는데 거기서 왜 이렇게 했냐는 말이 나올 정도면 사장이 호통을 칠 게 아니고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죠. 중간 단계가 전혀 없다는 뜻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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