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코로나로 뒤숭숭한 시국이네요.
다들 재택 근무는 하고 계십니까? 재택 하고 싶네요....
최근 회사가 급성장하여 2~3년차 개발자 채용을 진행했습니다.
저희 회사는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며, 주 고객은 해외 거주 외국인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렵긴 커녕 더 성장중이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채용을 안했습니다.
채용을 진행하지 않은 이유와 제가 느낀점을 제 관점에서 서술할게요.
저는 지원자에게 이론적이고 기술적인 질문, 그리고 왜? 라는 질문을 좀 많이 합니다.
포폴을 AWS EC2를 이용해 접속할 수 있다면...
-> EC2의 장단점, 왜 EC2를 사용했는지?(다른 클라우드, 다른 서비스 환경도 고려해봤는지?)
-> 보안그룹의 인/아웃바운드 설정이나 다른 기능에 대한 질문
스프링부트 프로젝트이면
-> 왜 스프링부트로 했는지?
-> 레거시/부트 각각의 장단점을 말해주세요.
-> JPA를 사용했던데 사용한 이유는?
수행한 업무가 있다면...
-> 화이트보드에 본인이 수행한 업무 프로세스를 간략하게 도식화 할 수 있는지
-> 업무 수행 중 어려움을 겪었을때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외 질문으로는
-> 커머스 IT는 어떤식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 본인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나요?
-> 어떤 기술(또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나요?
-> MSA를 도입하는 곳이 많은데 왜 그럴까요?
그때그때 질문이 달라 정확한 질문은 아니지만 위 내용으로 질문을 합니다.
지원자의 답변에 따라 바로 질문을 이어서 하기도 하구요.
"화이트보드를 이용해 설명을 해주세요"라고 하면 대부분 못했습니다.
커머스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커머스의 특징을 모르고 오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Redis를 이용해 세션 관리를 했다고 되어 있는데 Redis 특징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NoSQL DB를 이용해 업무를 했다고 되어 있는데 RDBMS와의 차이점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클라우드 환경에 관심이 있다고 적혀져 있는데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환경의 차이점을 설명 못합니다.
SQL 튜닝을 통해 쿼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 했다고 적혀져 있어, 쿼리, 실행 계획, 테이블 DDL을 주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만 말해달라고 했는데 말이 없으셨고... (개선 방법이 아닌 문제점만)
위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저는 지원자가 본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SI/SM 회사가 아니라면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최근 한달간 진행했던 채용 지원자(경력 2~3년)의 희망 연봉 평균이 4200입니다.
그리고 제가 내린 결론은 "희망 연봉에 대한 근거가 너무 빈약하다." 입니다.
지원자들의 지원 동기로는....
- 개발 문화가 좋아 보여서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고
- 회사의 비지니스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저의 느낌은
-> 일하기 편한 회사로 이직하고 싶다
-> 회사 비지니스엔 관심이 없나보다
금융사 면접인데 금융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희망 연봉에 대한 근거로는...
4500
- 카카오/네이버에도 지원했고 채용 프로세스가 진행중이므로 그정도 준다면 입사하겠다.
4000
- 그 정도 연봉 받을 실력은 된다고 자부한다.
- 다른 회사도 지원했는데 거길 포기하고 입사를 결정할테니 연봉 맞춰달라.
어제 채용 공고 내렸습니다.
차라리 신입을 채용하는게 낫다라고 결론이 나서 조만간 신입 채용을 진행할 것 같네요.
아래는 제가 학원 강사로 있을때 수강생들에게 했던 말입니다.
A라는 상품이 있어요. 여러분이 A 상품을 구매할 구매자입니다.
제조사는 A라는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 상품의 디자인
- 상품의 특장점 및 소개서
- 상품의 기대 효과
- 상품 체험단의 리뷰
상품을 출시하기전 위 4개사항을 철저히 준비합니다. (간단히 4개만..)
A라는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요.
구매자 입장에서 상품을 살펴보니 4개 사항에서 가격대비 부족한 부분이 보입니다.
구매자인 여러분은 그냥 지갑을 여시겠습니까?
A라는 지원자가 있습니다. 회사는 A 지원자에게 정당한 급여를 주고 고용을 할겁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 외적인 모습 (면접시의 자세, 어투 등, 절대 외모 아님)
- 이력서 및 경력기술서
- 고용시의 기대 효과
- 추천서
를 기준 삼을 수 있겠죠?
정리해보면
- 디자인 = 외적인 모습 (면접시의 자세, 어투 등, 절대 외모 아님)
- 특장점 및 소개서 = 이력서 및 경력기술서
- 상품 기대효과 = 고용시 기대효과
- 체험단의 리뷰 = 추천서
로 매칭할 수 있겠네요.
저는 고용 시장에선
- 지원자 본인이 상품이 되고
- 지원자 본인이 영업 사원이 되어
- 구매자(회사)에 영업
을 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철저히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고용시 기대효과가 없을 것 같으면 절대 고용하지 않습니다.
많은걸 알고 있다고 해서 업무를 잘한다는 게 아니란걸 회사가 더 잘압니다.
알고 있는걸 토대로 지원한 회사의 비지니스와 연계해서 설명을 해야 됩니다.
그저 "저 회사 좋아보이니까 지원해봐야지"란 마음으로 지원하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울겁니다.
대충 막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내용 덧붙임)
무작정 본문에 나열된 질문을 하는건 아닙니다.
고민한 흔적을 찾아보고 싶어서 왜? 라는 질문을 합니다.
제가 다른사람에게 설명을 할 때,
A라는 방법이 있더라 보다, 왜 A를 사용해야 하는지를 같이 말하는게 좋았습니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왜?라고 질문을 하고 있네요.
JPA를 왜 사용했나요?란 질문에 한 지원자는 책에 그렇게 되어 있어서라고 답변을 했어요.
이게 잘못된게 아니란걸 알기에 그렇구나 하고 넘어갑니다.
절~대, 뭐야 알지도 못하면서 사용하는거야? 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댓글 많아 또 덧붙임)
댓글로 많은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본문에 있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야만 합격하는게 아니구요.
업무를 하면서든, 이직 준비로 포폴을 만들면서든... 고민한 흔적이 보이면 되거든요.
따라만 했던 분 보다는 그래도 고민했던 분을 찾으려 왜?라는 질문을 합니다.
물론 Redis의 특징이라던가 이런건 지원자 분의 수행 업무 내용에 있어서 질문을 드린거구요.
절~대, 본문에 있는 질문에 답을 해야만 합격하는건 아닙니다 ^^
(이런 오해가 생기게 글을 작성한 제가 잘못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