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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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4 06:10:49 작성 2020-08-04 13:46:31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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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기술과 쉽게 안 변하는 기술


처음 컴퓨터 프로그램을 짠 기억이 82년이었습니다. 금성 패미콤 100, 그 때 만졌던 컴퓨터와 지금 제가 이 글을 쓰는 맥북프로 2016년형은 엄청나게 많이 변했습니다. 물론 변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입력장치 키보드, 연산을 담당하는 본체, 그리고 결과를 볼 수 있는 출력장치 모니터, 그리고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저장장치, 등. 물론. 하드웨어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또 매우 많이 변했지만, 컴퓨터를 통해서 뭔가를 사용하는 큰 틀은 82년과 다르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틀 위에 더해진 것들이 많아진 것이죠. 인터넷이 붙고, 음성 입출력이 가능해지고, OpenAI에서 나온 GPT-3로 인간이 속아 넘어 갈 정도의 결과물이 나오는 세상을 82년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직업적인 프로그래머로 20년 정도 일해왔는데, 제 경험을 돌아보면 프로그래밍에서도 변하는 것과 쉽게 안 변하는 것들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영어로 타이핑해야 된다는 것, 전기가 필요하다는 것, 입력 받아서 출력 하는 함수를 만드는 것, 변수를 다루는 방법, 디버깅 하는 방법, 등의 기술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쉽게 변하는 것들은 너무 많아서, 제가 기억나는 것들만 적어보겠습니다. 네트워크 쪽으로는 모뎀, 인터넷, WiFi, LTE 등으로 모바일에서도 네트워킹을 하는 속도와  양이 너무  달라졌습니다. 아니, 아직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밍 쪽에서도, Turbo C, Turbo Pascal, Vim, Emacs, UltraEdit, EditPlus, Notepad++, Visual Studio, Kawa, JBuilder, Visual Cafe, Eclipse, IntelliJ, Brackets, Atom,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VSCode 등 도구의 변화 속도는 프로그래밍의 변화에 비해서는 비교할 수 없이 매우 빠릅니다. 

물론 손에 익힌 도구를 쉽게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20년 가까이 만져 본 이클립스가 늦게 배운 인텔리제이보다 정말 편합니다. 5년 정도 자바에서 손을 놓고, Node.js 중심으로 개발을 했지만, 그 전 10여년 이상을 이클립스와 붙어 살았기 때문인지, 손가락 근육이 단축키를 기억하더군요. 요즘 만나게 되는 50대 이상의 개발자 분들은 공통적으로 두, 세 가지는 꼭 깔려있는 것을 보고 재밌었습니다. Total Commander와 UltraEdit 또는 EditPlus입니다. Total Commander홈페이지가 아직 건재하고, 놀라운 것은 Windows® 3.1도 아직까지 지원합니다. 물론 9.51 최신 버전이지만, Win3의 경우는 6.58 버전에서 중단된 채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변하는 것과 쉽게 안 변하는 기술을 구분해서 한 쪽만 깊게 팔 수는 없습니다. 둘 다 경험이 축적되어야 하지만, 시간이라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40:60, 30:70, 50:50 정도의 밸런스가 필요합니다. 맘 같아서는 쉽게 안 변하는 기술의 전문가가 되어서 배우는 것도 적고, 실력도 인정받고, 연봉도 높게 가고 쉽지만, 점점 그런 세상과는 멀어지고 있기 때문에 변하는 기술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제가 유튜브를 통해 방송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0년 전 블로그, 강의 등으로 공유했던 것들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https://okdevtv.com/okdevtv-list

변하는 기술 속에 안 변하는 기술들이 녹아있습니다. 둘을 맛있게 버무리는 것도 재밌는 작업입니다. 물론 자바 초창기에 C를 오래하셨던 분들은 자바 언어로 짜지만 코드의 패턴은 C하고 같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단 익숙한 기술로 돌아가게 빨리 만들고, 그 언어나 프레임워크에 맞게 진화시키는 것이 변하는 기술을 습득하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씀드리면서 글을 마무리합니다.

좋은 8월 되세요.


- kenu 허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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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6

  • 심심한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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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8-12 13:41:19

    금성 패미콤 fc100... 오래간만에 들어보는군요.

    c언어는 앞으로 50년이 지나도 살아 남을거라는 생각이...



  • Cal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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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8-12 15:05:44

    미친 듯이 변하고 쏟아져 나오는 기술들 앞에서 늘 하게 되는 고민인 것 같습니다.

    50대 개발자분들 이야기를 보니 익숙함이란 반가움을 저만 느끼는 게 아니란 걸 느끼네요.

  • 현댕
    1k
    2020-08-12 16:05:00

    프로젝트 다닐때 투입되면 울트라 에디터 에디트 플러스 꼭 한쌍으로 가지고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이러니 엄청 오래된 개발자느낌 ㅎㅎㅎ


    변하지 않는 기술이 많이 부족한거 같아 고민이 점점 깊어지는 요즘입니다,

  • 스텁
    2k
    2020-09-13 16:10:43

    대용량 텍스트 파일 열어도 안뻗는건 vi랑 울트라에디터 두개는 확실하네요.

  • 코딩잘하기
    1k
    2020-09-15 15:31:50

    버리는 법도 배워야져

  • 초무쿤
    5k
    2020-10-07 12:47:34

    @스텁

    Notepad++ 도 애용 바랍니다. ㅎㅎ

    @코딩잘하기

    버리고 싶어도 못버리는게 있긴하죠. 대표적인게 코볼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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