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글에서는 좀 더 업무적인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생각하다 보니 첫번째글에서 아직도 못풀어낸
이야기가 좀 더 있어서 좀만 더 쓰고자 합니다.
저는 회사 업무중 모르는 부분이 있었거나, 아니면 회사 업무 외의 개인적인 커리어 개발을 위해
거의 매일 같이 퇴근후에 독서실이나 카페에 가서 공부를 하곤 했습니다.
하루는 퇴근하고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밤 12시 넘어서 전화가 오더군요.
술 취한 직장 상사였습니다.
"뭐하냐?"
"카페에서 공부중입니다."
"너 요즘 oo한테 많이 혼난다며? 너 존나 못해"
...
순간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1년도 안된 신입이 퇴근 후 밤 12시 넘어서 공부하고 있다고 하면 잘하고 있다고 해줘도 못할망정
저런 말을 하더라구요.
솔직히 한밤 중에 공부중인데 술취한 사람한테 저딴 말을 들으니 기분이 정말 나빴습니다.
이딴말을 들으면서 까지 회사를 다녀야되나 싶었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위의 상사가 저를 부르더니 요즘 무슨 공부를 하고 있냐고 묻더군요.
자기가 술취해서 했던 말은 까맣게 잊은채요.
나 "요즘 뭐 AWS공부도 하고 있고, 도커나 그런것들 만져보면서 따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상사 "하...왜 그런거 공부하고 있냐?(진짜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겉멋만 들어가지고. 그런거 공부하지 말고 리눅스 공부를 해. 그런거 정하고 싶으면 딱 말해 모듈(팀) 옮겨줄께. 난 내가 데리고 갈 애들만 데리고 간다. 난 내가 버릴 애들은 그냥 무시하는거 알지?"
혼자 급발진을 합니다. 항상 대화가 이런식이에요.
업무시간에 공부한것도 아니고 퇴근하고 따로 시간내서 공부한다는데
오히려 공부 안하는 사람보다 욕을 더 먹습니다.
제가 뭐 뜬금없이 공무원 공부를 한다는 것도 아니고...
시간내서 공부했다가 혼나는 경험은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또 위의 상사 얘기입니다. 유독 에피소드가 많네요.
근데 더 무서운건 앞의 1부글은 다 각각 다른 선배들의 얘기였습니다...
한 두사람이 아니였단 말이 되겠죠..
위의 상사가 하루는 절 부르더니 특정 날짜를 짚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 이때까지 OOO자격증 내 눈앞에 가져와"
"자격증 이때까지 따서 내 눈앞에 안가져오면 내가 어떻게 사람 버리고 가는지 보여줄께"
참고로 그 자격증은 40만원짜리 자격증이었고, 해당 날짜까지는 딱 3주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회사에서는 막내에게 몰리는 잡무 및 본 업무로 공부를 절대 못하는 상황이었고,
오히려 매일같이 야근하고 7~8시에 퇴근하는 상황이였습니다.
자격증을 따려면 무조건 퇴근하고 새벽까지 자격증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왜 내 개인적인 시간까지 내가 어떤 공부를 해야되는지 다른 사람에 의해서 컨트롤받아야 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다른 이유이기는 했지만 해당 시험을 보러가지 못했고, 쌩돈 40만원을 그냥 날렸습니다.
자격증 얘기를 하니 갑자기 또 다른 선배가 떠올라서 글을 수정하여 끼워 넣습니다.
회사 KPI로 특정 자격증을 따야했어요.
근데 그 자격증은 개인이 시간 되는 날 각자 신청해서 KPI상에 명시된 날짜까지만 취득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루는 제가 다른쪽에서 정신없이 일을 하다와서
제가 자리에 앉자마자 선배가 저를 보면서 이렇게 혼잣말하더라고요.
선배 "아 이거 자격증 볼수 있는 센터가 없네"
나 "음..."
선배 "뭐가 음이야 뒤질래? 이새끼가 지가 쳐 알아봐서 가져와야지 뒤질라고"
자격증은 피어슨 뷰로 개인이 시간 되는 특정 날짜에 열리는 센터를 확인한 뒤
각자 신청해서 시험을 보고 오는 거기 때문에
날짜별로 센터도 다르거니와 각자 카드로 신청하기 때문에 제가 대신 신청해줄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냥 다른데서 바쁘게 일하다 와서 앉자마자 영문도 모르고 욕을 먹는 상황이었어요.
근데 다 떠나서 음 이라는 한마디가 그렇게 욕을 먹을만한 것이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게 딱 군대구나 싶더라구요
결국 저는 퇴사했습니다.
퇴사 후의 이야기는 3부에서 이어나가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