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nder
17k
2020-01-09 08:07:50 작성 2020-01-09 08:35:50 수정됨
17
2541

늦었지만 새해다짐, 그리고 올해의 목표


원래 천성이 게으르고 의지도 약하고 보니 계획을 잡거나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게 정말 어렵게 느껴집니다. 전에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이는 먹고 이룬 건 없는 것 같아 새삼스럽게 위기감이 느껴지네요.

아직 1월도 안지났는데 벌써부터 느슨해지는 마음을 다잡는 의미에서, 공개적으로 개인적인 올해의 새해 목표를 공유해봅니다.

1. 영어 공부 거르지 않기

작년부터 앱으로 영어 회화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전화영어와 달리 시간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게 편하면서도 단점이 있더군요.

아무 때나 할 수 있다보니 자꾸 미루게 되고, 어느덧 기간이 만료가 되서 10회 짜리 수강권을 끊어서 1-2회 사용하고 버리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습니다.

올해는 적어도 수강권을 기간 내에는 다 쓰는 걸 목표로 노력할 생각입니다.

2. 기타 연습 꾸준히 하기

원룸으로 이사온 이후 소음 문제 때문에 기타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 보니 한 동안 기타를 접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철저하게 재능이 없는 걸 깨닫고 그래도 취미로라도 해보고 싶다는 정도지만, 인생의 꽤 오랜 기간 동안 가장하고 싶었던 일이 기타를 잘 쳐서 좋은 노래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걸 포기하니 우울한 느낌이 오래가더군요.

올해는 욕심은 내지 않더라도 그냥 꾸준히라도 연습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3. 인공지능 공부하기

조만간엔 개발자로서 인공지능을 모르면 할 수 있는 분야가 크게 제한되겠구나 하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게임 분야에도 모델링이나 애니메이션 등에 적용해서 놀라운 결과를 얻고 있고, 회사에서도 어느 정도 발을 걸치는 분야인데 개발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지식이 없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당장 논문을 술술 읽는 정도는 못되더라도 최소한 원하는 내용을 인공지능을 통해 구현하려면 어떤 도구를 써야하는지, 혹은 어떤 부분을 더 파보아야 하는지 정도는 감이 올 정도로 공부해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4. 함수형 언어 공부하기

스칼라를 이젠 꽤 오래 사용했음에도 아직까지 어떤 API를 보면 설계 의도가 짐작이 되지 않을 때가 있어 부끄러운 느낌이 들곤 합니다. 함수형을 접한 이래 약간의 화두 처럼 생각하고 있는 객체지향 패러다임과의 접점을 찾는 문제에 있어서도, 함수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한계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새해 목표로 정했습니다.

회사 동료와 함께 온라인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Scala with Cats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막 다 읽어 가는데, 새해에는 Cats 같은 라이브러리는 어느 정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부하고 싶습니다.

5. 게임 프로젝트 진행 및 3D 디자인 연습

2-3년 전부터 개인 프로젝트로 진행하던 게임 프로젝트가 이런 저런 이유로 조금 답보 상태에 빠졌습니다. 예를들어 사용하던 오픈소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관련 도구가 개발 중단되면서 GPL로 바뀌는 바람에 프로젝트 전체를 GPL로 라이센스하거나 캐릭터 모델과 커스터마이즈 데이터를 다 새로 만들어야할 상황에 봉착했습니다.

3D 디자인도 재미를 느끼는 분야라서 이 기회에 프로젝트를 잠시 중단하더라도 독자적인 캐릭터 모델을 만들어볼까, 아니면 GPL로 바꾸고 다른 부분에도 쌓여있는 문제를 하나씩 풀어볼까 고민 중입니다.

어느쪽이 건 새해에는 주말마다 꾸준히 작업을 해서 캐릭터 생성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가시적인 결과를 얻었으면 합니다.

6. 책 읽기, 그리고 책 쓰기

부끄럽지만 회사 생활을 하고 한동안 거의 독서라는 걸 안하고 살았습니다. 다행히 작년부터 지하철로 한 시간이 넘는 거리로 출퇴근을 하면서 아이패드로 책을 보는 습관에 다시 익숙해지는 중입니다.

이 부분은 어차피 출퇴근시 다른 할 일도 없기에 새해 목표 중에선 가장 달성 가능성이 높은 내용일 것 같습니다. 그냥 이대로 꾸준히 보고 싶은 책을 하나 씩 읽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언젠가 은퇴를 하거나 해서 시간이 나면 진지하게 정치에 대해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일에 치이다보니 막연한 생각으로만 있었는데, 점점 현실정치에 대한 환멸이 너무 심해져서 조금씩이라도 미리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지난 주말에 충동적으로 Latex 기반으로 문서 틀을 만들었습니다. 얼마나 내용이 채워질지는 연말이 가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내용을 길게 쓴 걸 보고 감탄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서 미리 말씀드리자면, 아마 제 성격상 저 중에 하나도 제대로 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작심삼개월' 쯤이라도 할 수 있다면 안하는 것보단 나을테고, 공개적으로 자세한 목표를 여럿 세워 보면 하나라도 더 진지하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글을 남겨 봅니다.

19
1
  • 댓글 17

  • 왈와ㅏㄹ왕뢍왕왈
    834
    2020-01-09 08:34:29

    나이 먹고 몸이 힘들어지니.. 아무것도 할 엄두가 안나요. 

    매일 조금이라도 움직이기, 주말에 좀 많이 운동하기, 음식이든 영양제든 잘 챙겨먹기. 

    저는 이거부터 해야겠어요 ㅜㅜ


    0
  • 마니
    1k
    2020-01-09 10:04:08

    장난 아니시네용...! 연말에 목표를 다 이룬 후기도 듣고싶습니당~

    0
  • 머신러닝
    1k
    2020-01-09 10:05:11

     크... 저도 마흔 넘어서 뭔가를 크게 이룬게 있나 싶어서 공감갑니다.


    저는 영어회화 공부와 책쓰기를 꾸준히 할 수 있기를... !

    올해는 꼭 캐글 그랜드마스터가 될 수 있기를!

    와이프가 서운하지 않도록 꼭 해외 여행을 갈 수 있기를!

    1
  • 열심히한다진짜루
    735
    2020-01-09 12:53:43

    멋지십니다!

    저도 모바일게임 개발을 해서 꼭 출시까지 해보고 싶습니다.

    0
  • onizuka
    301
    2020-01-09 13:15:33

    왠지 이분은 할 수 있을꺼 같다는...

    1
  • 만년코더
    5k
    2020-01-09 13:53:08

    대단하시네요

    저는 저중에서 한개정도 할거같습니다.

    0
  • exexexe
    232
    2020-01-09 13:57:14

    쌈닭에서 플래너로...

    2
  • 인절미후후
    642
    2020-01-09 15:19:21

    1년뒤 후기가 기다려집니다 화이팅!

    0
  • linuxer
    2k
    2020-01-09 23:08:46 작성 2020-01-09 23:09:05 수정됨

    문장을 일목요연하게 예쁘게 쓰시네요

    화이팅!

    0
  • warpEngineDev
    1k
    2020-01-10 01:48:39

    AI 언급하시니 마음 한구석으로 항상 불안해하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제가 한심하네요.

    개발자로 시작해 개발자로 은퇴를 앞둔 동료가 부럽기도 하고. 그것도 한회사에서 35년.

    0
  • 널널한개발자
    22
    2020-01-10 05:58:05
    저도 참고하여 제 목표 다시 세워봐야겠어요. 건투를 빕니다^^
    0
  • fender
    17k
    2020-01-10 10:43:17 작성 2020-01-10 10:47:29 수정됨

    개인적인 글인데 추천을 많이 받아 베스트에 노출이 되니 민망하네요 ㅎㅎ;

    응원 말씀 감사드리고 다른 분들도 올 한 해 모두 뜻하시는 바 이루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0
  • Dive_Drink_Develope
    4k
    2020-01-14 16:54:05

    일렉에 헤드폰 앰프 쓰시면 2번은 해결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0
  • fender
    17k
    2020-01-14 17:02:03

    Dive_Drink_Develope // 

    집에서 헤드폰 볼륨으로 일렉 기타 톤을 제대로 뽑는 방법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다고 자부합니다. (예 - 마샬 복각 헤드 -> 핫플레이트 -> 라인 아웃 -> PC -> IR 기반 캐비넷 시뮬레이터 -> 공간계 이펙트 스택). 기타는 못쳐도 톤 연구는 열심히 했거든요...

    그런데 방음이 너무 부실해서 정상적인 피킹 자체가 불가능하니 아무 의미가 없더군요... 옆집 핸드폰 진동 소리가 들리는 방이라 답이 없네요;

    0
  • fightmin
    26
    2020-01-15 17:17:58

    생각만 했는데 행동을 하시네요.. ^^

    저도 동영상강의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0
  • soyeomul
    208
    2020-01-15 19:53:42

    펜더님 화이팅요!!!


    전 올해목표가 남은 부채 다 갚기입니다...

    3990만원 남았어요~

    0
  • Dive_Drink_Develope
    4k
    2020-01-16 11:10:52
    fender  // 옆집 핸드폰 진동 소리가 들리는 방....ㅗㅜㅑ;;;;
    0
  •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