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tas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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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3 23:58:42 작성 2019-12-06 13:34:22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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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개발자 이야기 #17 블랙기업 프리랜서 5,6탄(S/W중세시대) - 1/5


부러진 개발자 이야기 #17 블랙기업 프리랜서 5,6탄(S/W중세시대) - 1/5

※ 이야기 전개상 존대는 사용하지 않으며, 법인명과 인물명은 전원 일부가명 처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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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말, 노승일은 이전의 이수연과의 거래에서, '갑'서방항공 또는 '을'제온시스템(주) 측에서 이수연에게 금액을 줄여서 내릴 것에 대해서는 예상은 못한 채, '승무원 지원/선발 웹프로그램'프로젝트가 무산될 것만 강하게 예상하고 있었기에 틈틈히 잡한국에서 구직활동을 이어나갔다.

노승일: '여기는 딱히 솔루션이라고 할 만한 것도 아니고, 회사 상태가 이상하네... 대기업에 파견나가서 개발하는 솔루션 프로그래머라는 것도 있어? 영업이 안 되는 회사인가? 솔루션 수준 자체가 영 아닌가?', '여기는 학력무관인데 1명 뽑는 데에 신입,경력을 뽑는다고?? 그리고 연봉이 회사내규, 면접 후 결정? 우대사항이 경력이면 더 좋아? 회사가 뭐 이래?? 이런 회사들은 도대체 뭘 원하는 거지?', '아... 회사는 많은데 정상적인 곳이 없네.'


[노승일의 고등학교 동창 허도원의 창업 권유]

그러던 중 며칠 뒤인 2004년 4월 말에 노승일의 고등학교 동창 허도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허도원: '야, 승일아, 요새 뭐하냐?'

노승일: '아~ 도원이냐? 웬일이야? 나? 지금 좀 골치아픈 일이 걸려있어서 아무 것도 못하고 있어'

허도원: '취업은 안 해?'

노승일: '취업하려는데 영 아닌 곳만 걸리네.', '그래서 프로그램 알바만 하고 있어.'

허도원: '그래?', '그러면, 야, 웹사이트로 인터넷 사업 해보지 않을래?'

노승일: '인터넷 사업? 아~씨... 이제는 너까지 그럴래?'

허도원: '아니. 진짜 될 것 같아서 말하는 건데?'

노승일: '아휴, 인터넷 사업이 되겠냐?'

허도원: '내가 아이디어가 있어.'

노승일: '아이디어는 무슨... 뭐 했다가 금방 망하는 거 하려고?'

허도원: '서울시내 호텔 예약 웹사이트.'

노승일: '호텔 예약? 그것도 서울?? 하.. 참... 야, 누가 서울시내 호텔 예약 웹사이트에서 예약하면서 숙박하냐?', '그리고 웬만한 호텔들은 여행사들이랑 다 연계돼 있어서 예약 영업을 해가도 받아주지도 않는다던데?'

허도원: '어휴 야! 돈 되는 일인데 예약 영업을 왜 안 받아줘? 돈 되면 받아주는거지.'

노승일: '아음... 그런가?', '아니 근데, 이용자들이 호텔에 예약까지 해가며 이용을 할까?', '그리고 예약을 하려면 우리가 호실이랑 시설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허도원: '일단 예약만 되게 해주면 안되나?'

노승일: '아니... 기본적인 호텔 전경이나 시설 정보 DB를 가지고 있어서 보여줘야지... 웹사이트가 전화번호부는 아니잖아?'

허도원: '그것도 뭔가 방법이 없어?', '요새 나오는 웹사이트들도 다 그런 정보 가지고 있잖아?'

노승일: '그건 제휴를 하든 정보를 어디서 빼오든 가져와서 구축을 해야 되는 건데? 그러려면 영업을 해야 되잖아?'

허도원: '내가 영업을 하지 뭐.'

노승일: '니가 영업? 깔깔깔~~ 무슨 영업이야? 이쒸 학교나 잘 다녀!'

허도원: '나 이번에 졸업했어.'

노승일: '아 그래? 그럼 취업이나 해~! 좋은 기업일수록 기졸자 안 받는댄다. 올해 넘기 전에 빨리 취업이나 해~~'

허도원: '그게 안되니까 그러지.'

노승일: '에휴... 지방 동요대 3.2 맞고 나와서도 거성 들어간 사람 있다는데, 좀 해봐.'

허도원: '그거는 어떻게 들어간 건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드문 케이스야. 사실상 어려워.'

노승일: '에휴...'

허도원: '야, 그러면 내가 영업을 해오면 할 거지?'

노승일: '뭐 그러면야 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자금이잖아?', '굶으면서 할 거야?'

허도원: '자금이 많이 필요한가?'

노승일: '으씨... 야, 웹사이트 개발하려면 지금 구상해서 오픈하려면 6개월은 걸리겠다.', '뭐 그건 우리가 버틴다 해도 웹디자인은 어떻게 할래? 그건 돈 들여야 되는데...'

허도원: '아...', '그렇지...', '...', 그게 문제네...'

노승일: '에휴, 그렇다니까~'

허도원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했다.

허도원: '그러면 야, 자금 문제만 해결되면 되는 거지?'

노승일: '그렇긴 하지.'

허도원: '내가 아버지에게 말해서 좀 빌릴 수 있으면 빌려볼게', '아니면 알바를 해서라도 마련을 해볼게.'

노승일: '아니...', '잠깐만...', '하이... 하하하... 참...', '성급하게 말하지 말고, 일단 이게 할 만한 일인지 생각을 해보고 하자.', '너 왜 이리 급하냐?'

허도원: '혹시라도 누가 먼저 할까봐 그래.'

노승일: '닷컴회사들 다 망한지 3년도 안됐는데 요새 누가 그런 사업 해? 천천히 해도 돼.'

허도원: '그래?', '야, 그럼 일단 호텔 예약 웹사이트가 이미 있는지만 좀 확인해줘.', '그리고 너도 아이디어 좀 생각해봐.', '너 연신내 언제 올라오냐?'

노승일: '지금 걸려있는 일도 있고, 개발 공부도 해야 되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 '장우선 만나러 연신내 가끔 오긴 하지.'

허도원: '그래?', '그럼 올라올 때 나한테 전화 좀 줘. 나도 같이 보자.'

노승일: '알았어~~'

전화를 끊고나서 노승일은 생각하였다.

노승일: '호텔 말고 펜션은 안되나?', '호텔은 인지도도 있고 전화번호만 눌러도 알 수 있고 영업망도 확보되어 있지만, 펜션이 접근성이 떨어지고 지방에 있으니 영업 홍보가 시급할텐데?'

펜션은 사실 노승일의 창조적 아이디어가 아니라, 일본의 펜션이 홍보/영업 문제 때문에 프랜차이즈화되는 추세라는 사실에 착안하여 나온 아이디어였다.


어쨌든 노승일은 '항공사 승무원 지원/선발 웹사이트' 계약과 개발, 금액 문제 때문에 허도원의 창업과 동업 권유에 대하여는 2004년 6월 초까지 별다른 신경을 쓰지 못하였다. 게다가 계좌에 돈 150만원조차 없었으니 그런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다.


[도급의 정석 - 과업명세서]

또한 노승일은 항공사 승무원 선발 관련 개발 및 운영이 종료된 2004년 5월 말부터 즉시 일을 구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참 이상한 일이다. 일은 5월 20~23일 사이에 끝났는데, 그리고 5월 25일인가 즈음에 제온시스템(주)로부터 직접 전화가 와서 웹사이트 수정 하나만 더 도와달라고 하기에 도와주고는 20일 가까이 기다린 6월11일에 와서야 이수연에게서 돈을 받았다고 연락이 왔으니 말이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이수연도 의심이 든다.

어쨌든 2004년 5월 27일에 PHP학교 웹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 일자리가 나왔다.

노승일: '대한민국 쎄군 JSP웹사이트 유지보수 및 이메일 뉴스레터 웹개발 재택?', 'PHP커뮤니티에 JSP웹사이트 유지보수가 왜 나와? 이게 어찌 된 일이지?', '2주에 200만원? 오우... 가격 쎄네...', '일자리도 안 나오는데 일단 돈이 당장 급하니 알바라도 하자!', '근데 회사가 하필 청담동이야? 뭐 한 번만 갔다오면 될테니까...'

노승일은 JSP웹사이트 유지보수 및 추가개발이 PHP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게 좀 의아하긴 했지만, 알바 치고는 금액이 커서 일단 전화를 해보기로 하였다.


노승일: '음... 그리고...', 'ASP 웹프로그램 1개월 280만원?', '홍대입구역에 소재한 뮤넥스네트워크?', '1시간 출근 거리네. 좋은데?', '금액은 괜찮지만 아무리 알바라도 너무 짧다.', '...아..이... 이걸...', '에이! 이건 하지 말자!'

그리고 노승일은 즉시 게시물에 적힌 인덱스싸이디랩 담당자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JSP개발 관련 대화를 한 ,뒤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하기에 이력서를 제출하였다.



<2004년 5월 27일, 인덱스싸이디랩으로 이력서를 제출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날, 인덱스싸이디랩 웹개발팀 담당관리자 박성호로부터 답신 전화를 받은 노승일은 2시간 정도를 소비하여 청담동에 소재한 회사로 방문하였다.

노승일: '회사 외관이 웹 개발하는 회사 같지가 않은데?? 돈을 잘 버나?'

그리고는 회사 내부로 진입하는데, 진입하는 길목도 매우 따뜻한 색체와 고급스러운 질감의 벽지들, 간소한 액자와 화분으로 꾸며져 있었기에 회사는 괜찮아 보였다.

노승일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누군가 파티션으로 고개를 내밀더니 말을 걸었다.

박성호: '아, 혹시 약속하신 그 분인가요?'

노승일: '네, 노승일입니다.'

박성호: '일단 커피 한 잔 하세요. 대한민국 쎄군 웹사이트 보여드릴게요.'

박성호 담당관리자와 박지석팀장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두 사람이 웹사이트 사업을 담당한 것으로 보였다.

노승일은 박성호 웹개발담당자가 타준 믹스커피를 마시면서 사무실 내부를 살폈는데, 전형적인 회사 사무실의 분위기였고, 과거 (주)WINB** 박병후 팀장 때처럼 급여를 체불할 것처럼 보이거나 특별히 의심가는 점은 없었기에 안도하였다.

그리고 박성호씨가 부르기에 PC 앞으로 가 보았더니 대한민국 쎄군 홈페이지가 띄워져 있었다.

박성호: '이게 저희가 개발한 사이트입니다.'

노승일은 대한민국 쎄군 홈페이지 및 게시판 민원을 네비게이션 해보며 기능을 확인하였다.

노승일: '아~ 이거군요.'

박성호: '어휴... 이거 만드는 데에 얼마나 골치가 아팠는지...'

노승일: '...(골치가 아팠...다고?? 무슨 뜻이지??)', '어쨌든 기능 좀 확인해볼게요.'

박성호: '어떤 것 같나요?', '문제 많죠?'

노승일: '겉으로는 별 문제가 없어보이는데요.', '근데 이거 여기서 개발한 건가요?'

박성호: '우리는 프로그램 개발은 안 하고요.', '기본적인 디자인은 우리가 다 해서 프로그램만 외부에 맡겼죠.'

노승일: '외부에요?', '외부 회사에요?'

박성호: '아뇨, 외부 개인이요.'

노승일: '외부 개인이요?'

박성호: '개발을 해주겠다고 영업이 들어왔길래 이걸 1,200만원에 하청을 내렸는데...

노승일: '이거 얼마에 했는데요?'

박성호: '에휴 이거 3개월에 고작 3천만원에 했어요.', '아휴... 들어간 비용이 얼만데... 으~ 돈 안돼요 돈 안돼~'

노승일: '...'

박성호: '맡기고 나서 전화를 하면 몇 번 응대 좀 해주더니, 그 다음부터는 자기가 전화를 안 받고는 개발한다는 사람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는데... 에이~~...'

노승일: '???', '아!!... 그 개인이 프로그래머에게 또?????'

박성호: '프로그래머가 뭐 280만원에 1개월 동안 너무 양을 많이 했다고 주장하면서 전화로 짜증을 얼마나 내는지... 에이...'

노승일: '어우... 이걸요?', '(누구인지 몰라도 엄청 싸게 했네... 아무리 네비게이션이랑 디자인 다 해서 넘겼어도, 메인페이지에 회원가입, 게시판 기능, 관리자 기능으로만 해도  2개월에 600~1,000에는 해야 될 것 같은데...)'

노승일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렸다.

일을 수행하는 프로그래머가 아무리 노동비만 받는 계약직,임시직 신분일지라도 8~12개월을 투입되어 일부 업무만 맡다가 털어버리고 그만둘 수 있는 현실도 아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군 중 한 조직의  프로젝트 전체를 전임하여 맡는 위치에 있다면 법적으로는 턴키나 도급이 아닐지라도 현실은 턴키나 도급에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일을 하면서 발생하는 설계문제, 기술문제, 자재(라이브러리)문제, 일정문제는 각 담당자들이 관심을 좀 가져보다가 슬그머니 프로그래머에게 모두 책임을 던질 것이다.

그러므로 작은 홈페이지 역시 업무협의, 서비스 정의, 기본설계에 디자인까지 완료해서 프로그래머에게 넘겼더라도, 그 책임이 일을 받아온 고용주의 손에서 떠난 것이 절대 아니며, 프로그래머는 업무협의와 서비스 정의가 완전히 마무리 된 것도 아니고 설계가 완성된 것도 아니라고 의심하고 간주해야 한다. 추가하여 발생되는 모든 요식행위 역시 큰 웹사이트와 동일성을 가지며 오픈 후의 운영 안정화 역시 피할 수 없는 관문이기에, 1개월짜리 전임개발은 결국 5~8개월의 개발 및 3개월의 운영안정화를 요구하게 된다.

결국 개발일정 1개월이란 프로그래머의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고 원가절감을 하면서 시켜먹을 건 다 시켜먹으려는 발주자와 고용주의 얄팍한 꼼수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노승일은 최초 개발 일정을 잘못 생각한 것이다. 게시판에 팝업, 회원가입만 있고 연동이 없다면, 차라리 개발자를 데려다 쓰되 적어도 프로그래머가 사용할 기간은 5개월의 기간을 회사에서 확보해주고 전임성이 존재하므로 최소 중급 이상의 개발자를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게다가 아마 도급이었을테니 규모비용과 책임비용. 인덱스싸이디랩과의 6개월 간의 하자담보를 조건으로 도급계약 하였다면 전화응대와 장애대응, 하자담보 등을 포함하여야 하고 단기간 바짝 하는 개발업무니까 중급개발자가 하는 경우 5개월에 5,000~7,000은 중급 프로그래머에게 도급대가가 할당되어야 한다.

'아~ 그래도 그건 너무 나갔다!'

그럼 회사가 도급을 내리거나 외부인력에게 맡기지 내리지 말고, 직접 정규직 인력을 고용해서 해내면 될 일이다.

모든 것은 시장이 결정한다.

그러므로 아마 그 프로그래머도 개인영업이 '할 게 없다.', '게시판 몇 개랑 회원가입이랑 팝업 몇 개만 만들면 된다'는 거짓말에 속았을 가능성이 높다.

박성호: '문제 많죠?'

노승일: '아니... 그게 아니라 많이 싸게 한 것 같은데요.'

박성호: '...', '문제가 많은데도요?'

노승일: '...(왜들 이러지...)', '툴은 뭐 사용한 거예요?'

박성호: '박지석 팀장님? 이거 뭘로 개발했다고 했죠? JRun? 뭐라고 한 것 같은데...'

노승일: '...(JRun은 서버인데...)', '자세히 보면 자잘한 문제가 몇 개 발견될 수도 있겠지만, 기간이나 금액대비 무난하게 개발한 것 같은데요.'

박성호: '아휴, 문제 많아요.', '아주 이것 때문에... 쎄군에서 계속 전화가... 어휴...'

노승일: '???(왜 저러지?)'

박성호: '하실 수 있겠어요?'

노승일: '???', '다 해 본 일이고, 아주 일반적인 프로그램이네요.', ('뭐지???? 혹시 숨어있는 문제가 있나????'), '아... 저기...', '그런데 이걸 어디를 제가 수정을 하고 기능추가를 해야 하는지... 그걸 제가 일일이 테스트하면서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박성호: '그건 저희가 수정할 범위를 다 찾아놨어요. 그것만 하면 됩니다.'

노승일: '아 그래요?', '그럼 다행이네요.'

우리는 회의테이블 자리로 돌아오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박성호: '사장님이 아직도 20대이신데, 영업능력은 있으신 분이거든요. 쎄군은 일이 운이 없게 꼬여서 이렇게 됐는데...', '다른 군 쪽도 영업을 하시고 계시고, 쎄군만 납품이 무난하게 되면 다른 것도 딸 수 있거든요.', '사장님이 요즘 XK쪽에도 영업을 다니시기 때문에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아요.'

노승일: '본전만 돼도 포트폴리오 때문에 하겠다는 업체가 널렸을텐데...', '사장님이 능력은 있으신 것 같네요.'

박성호: '그래서', '이거 잘 해주시면, 다른 일도 계속 나오니까 그때 또 계약하시죠.'


자리로 돌아오자 박성호는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자기 자리에 가서 계약서를 가져왔다.

노승일: '???', '도급계약서네요???', '2주짜리 일에 도급계약서를... 주시면...', '게다가 하자담보기간이 6개월이네요?'

박성호: '돈을 받고 일하시는데, 확실하게 하셔야 되는 거 아니예요? 만약 못하시면 우리는 어떻게 해요? 프로그래머도 없는데요.', '하자담보는 문제만 없으면 부를 일 없어요.'

노승일: '아음...', '으음... 뭐 그렇긴 한데, 기간이랑 금액도 적은데요', '고작 2주에 200만원인데, 6개월 하자담보라니...'

박성호: '대부분 기능수정이니 어려운 건 없지 않나요?', '그리고 하셔야 일 범위는 이겁니다.'


 <도급계약서에 별첨된 과업명세서 예시>


박성호 담당관리자가 도급계약서에 별첨된 과업명세서를 보여주었다.

내용은 지금까지 본 것들 중에서가장 마음에 들었다.

과업명세서로 인하여 '갑'과 '을'이 서로 이익을 얻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이행해야 할 업무 범위가 명확하였다.

두 번째, 과업 이행이 단순하기에 구현방식에 대한 제한이 명확하다.(그러나 노승일은 나중에 빈틈을 발견하게 된다.)

세 번째, 책임 시비가 생길 일이 없다.

그러므로 예정기간보다 양이 많아지거나 시간을 더 잡아먹지는 않을 것 같았다.

아니 오히려 더 빨리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 과업명세서는 매우 치명적인 문제를 여러가지 안고 있다는 사실을 노승일은 전혀 알지 못했다.

노승일: '(음.. 이대로면 도급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뭐 대부분 버그수정 사항이고, 일반적인 기능이니까 하자담보가 발생할 일은 없긴 하겠네요.'

박성호: '수정 및 추가사항 19개에 쎄군 뉴스레터 웹프로그램을 개발해주시면 됩니다.'

노승일: '쎄군 뉴스레터는 신청자 대상으로 쎄군 소식 같은 이메일 발송하는 거 말씀하시는거죠?'

박성호: '그렇죠.'

노승일: '음... 이런 건...', '웹프로그램 만드는 건 일주일이면 될 것 같은데요.', '그런데 한 번에 발송량이 많은가요? 이게 양이 얼마 안되면 괜찮은데, 양이 많으면...발송하다 문제가 생겨요.', '데몬으로 별도 개발하셔야 할텐데요?'

박성호: '많으면요?', '많다는 게 얼마 정도 돼요?'

노승일: '6천건? 정도요?'

박성호: '아으.. 그 정도면 상관 없어요.', '1천 건도 안 나가요.', '군대 뉴스레터 보는 사람들이 누가 있다구.', '어차피 1년만 버티고 나중에 돈 주고 바꾸라고 해요.'

노승일: '근데 이것도 최초 개발 과업에 포함된거에요? 그럼 엄청 손해인데요.'

박성호: '아뇨, 이건 별도예요. '빨리 하고 끝내야 됩니다. 골치아픈 거.'

노승일: '...(별도계약이라고? 어떻게 된 일이지? 그럼 얼마에 계약한 거야?)'

박성호: '그리고... 이거 완료하고 설치까지 좀 해주세요.'

노승일: '뭐 그 정도야 어렵지 않죠. 당연히 해드려야죠.', '그럼 저는 계약서에 있는 것만 해 드리면 되는거죠?', '저는 혹시라도 양이 더 많아져서 복잡해질까봐...'

박성호: '절대 그럴 일 없어요.'

노승일은 고민을 하다가 계약서에 서명을 하였다.

노승일이 믿는 것은 계약서에 별첨으로 아주 상세하게 작성되어 첨부된 과업내역서였다.

계약을 마치고 소스를 노트북에 복사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용을 검토하였는데, 하루에 4시간 정도씩 2주 동안 40~50시간만 해도 되는 양이었다.

노승일: '이 정도면 5~7일 안에도 할 수 있겠는데?', '괜찮군.'

노승일: '잠깐만... 이건 도급이잖아?', '그럼 계약만 지키면 되니까 내가 무슨 영리활동을 하든 상관없지 않나?'

노승일: '아... 생각해보니 먼저 서방상공, 제온시스템(주), 이수연과의 거래에서도 손해를 너무 많이 봤고...', '도원이가 얘기했던 호텔 예약 웹사이트도 도전해볼만 할 것 같은데...', '아... 어떡하지...'

아직 세상물정과 S/W개발을 덜 배운 노승일은 어설픈 짱돌을 굴리기 시작했다.


- 다음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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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6

  • birewall
    175
    2019-12-04 00:37:16

    아직 세상물정과 S/W개발을 덜 배운 노승일은 어설픈 짱돌을 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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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찮은곰
    147
    2019-12-04 07:38:27

    저번편에서 아직 중간보스도 안된다고 했는데 

    어떤내용으로 진행될지 궁금해집니다.

    정말 잘보고갑니다. 

    1
  • errthin
    400
    2019-12-04 09:15:28

    2주짜리 일에 6개월 하자담보 ㄷㄷ

    1
  • 거시적관점
    368
    2019-12-04 09:54:31

    2주  SI단가 받고 6개월짜리 SM할것 같은데....

    2
  • bluewas88
    269
    2019-12-04 11:01:08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다음편 빨리 올려주세요. ㅎㅎㅎㅎ

    2
  • 방가방가2
    1k
    2019-12-04 20:10:43

    잘보고 갑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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