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tas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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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9 06:43:07 작성 2019-12-04 23:58:28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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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개발자 이야기 #16 모두가 블랙(기업과 개인) - 3/3


노승일은 서방항공(갑) - 제온시스템(을) - 이수연(병) - 노승일(정)로 연결된 거래에서 너무 큰 시간적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노승일은 갑을병정 구조에서 하부로 내려갈수록 왜 안좋은지, 갑을병정 구조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당시에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노승일은 단지 바로 앞에 보이는 거래자 제온시스템(주)와 이수연만 보고 있었을 뿐이니까.

어쨌든 노승일은 앞선 한서테크(주)와는 비교가 안 될 수준이라 분노가 끓어올랐기에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어떻게 해야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서방항공사 웹사이트 개발 산출물이 2003년 11월 말로 작성되어 있고 제온시스템(주)이 가지고 있던 사실로 보아, 제온시스템(주)이 서방항공사 웹사이트 개발을 시작하고 마무리한 것으로 생각된다.

공공기관을 비롯한 기업들이 턴키와 도급의 무상하자담보(하자보수 및 배상) 책임을 1년으로 두고 있으니, 기업들도 따라서 정부기관과 똑같이 요구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공공기관등의 기관에 대한 하자담보(하자보수 및 배상) 책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웹사이트는 개발 완료 후에도 모니터링과 내부요소 업그레이드, 수정/삭제 등의 운영업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미진한 기능을 최종적으로 완료하기 위하여, 별도의 운영계약을 맺어서 하자담보(하자보수 및 배상) 기간의 기업의 행정력과 인력 낭비를 줄인다. 그렇기에 개발기업들은 어떻게든 '갑'발주자를 설득하여 운영계약을 맺으려고 전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항공사 소개/홍보 웹사이트는 프로그램이 많이 들어가지 않기에 모니터링과 내부요소 업그레이드, 수정/삭제 등의 운영업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므로, 항공사의 영리활동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서방항공은 제온시스템(주)와 운영계약을 맺지 않았을 것이다.

홈페이지에 운영계약 맺었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겠지.

그러므로 제온시스템(주)는 항공 온라인쇼핑몰 외에는 더 이상 할 게 없는 상태에서, 2천 ~ 3천만원을 받고 개발한 항공사 홈페이지의 1년 무상하자보수 책임만 덩그러니 맡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시비가 일어날 문제와 비용이 소모되는 일이 다수 발생되었겠지.


S/W분야에서 1년의 무상하자보수 기간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

1. 웹서버 또는 DB서버 디스크 용량 초과로 인한 일부 기능 장애 발생

2. 웹사이트 보안 감사 업무처리 및 조치

3. 스팸 게시물, DOS 공격 등으로 인한 사이트

4. 브라우저 변경 등에 따른 작동 보장

5. 전기공사로 인한 서버 리부팅 및 서버 이관

6. 서버 장비나 네트워크 장비 등의 특성장애

7. 뒤늦게 발견되는 버그나 이미지

특히 소개/홍보 웹사이트는 주로 업무시스템 운영용도로 실컷 써먹고 난 폐기 직전까지 밀려난 서버H/W를 사용하기에 기능과 디스크 용량이 매우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잦은 서버 이관이 발생한다.


그런데 여기서 분쟁요소가 발생한다.

물건을 구매한 수요 경제주체는 '1년 간 작동 보증'이라는 관점에서 유지와 업그레이드 등 외부의 문제까지 1년 무상의 범주에 포함시켜서 주장하는 반면, 공급 경제주체는 '1년 간 납품물의 무결성'이라는 관점에서 보기에 수요 경제주체의 주장과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고 주장할 것이다.

이것은 절대 작은 일이 아니다.

걸핏하면 '갑'에게서 전화가 와서 홈페이지가 이상하다며 봐달라는 소리가 나오고, 특정 브라우저에서 홈페이지가 안 뜬다, 특정 통신사에서 홈페이지가 너무 늦게 뜬다, 서버를 변경할테니 이관작업을 해달라, 별의 별 요구가 다 들어온다.

사용자는 유지보수와 수정, 추가개발, 하자보수도 구분 못하는 똥오줌 못 가리는 멍청이들인데 프로그래머보다 전문가 시늉을 하면서 생떼를 쓴다.

원가절감 목적을 위하여 무슨 일인들 못하랴.

그렇기에 프로그래머들이 만약 턴키나 도급을 맡아서 시스템을 개발해 돈을 번다면 기를 쓰고 1년치 운영사업은 따야만 할 것이다. 안 그러면 1년에 몇 차례씩 똥오줌을 못 가리는 악마에게 시달리게 될 것이다.


제온시스템(주) 역시 개발자들과 웹디자이너를 전부 해고하는 바람에 인력공백이 있는 상태에서, 위에 말한대로 수요 경제주체의 '1년 간 작동 보증' 요구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하자보수 요구는 중대한 것이 아닌 이상 수량이 꽤 나오면 한 번에 다 해결해주겠다고 '갑'을 달래고 시간을 확보하면서, 항공사 온라인 쇼핑몰이 잘 되기만을 바라고 있었겠지.

그런데 2월 말에 서방항공사로부터 '모델/승무원 온라인 지원/선발 이벤트'를 홈페이지에서 열겠다는 소식을 들은 제온시스템(주)는, 만약 그 업무를 수주받는다면 무상하자보수의 손실 일부를 보상받는 상쇄효과를 얻을 수 있고, 어차피 제온시스템(주)가 일을 할 게 아니라 중간에 가만히 앉아서 수수료만 먹고 일은 프로그래머와 웹디자이너에게 던지면 되니까 괜찮은 거래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제온시스템(주) 대표이사는 앞선 서방항공 홈페이지 하자보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이수연을 꼬시면서 계속 일감을 더 주겠다고 유혹하였을 것이고, 이수연은 웹디자인보다는 웹프로그래머 일이 더 많으니 일 받아서 노승일과 하고 반반 나누면 쉽게 돈을 벌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에 이런 문제로 웹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가 함께 일을 하다가 이익분배 문제로 마찰을 빚다가 결별하는 일이 흔하였다.

이렇게 해서 제온시스템(주)가 [보도방이 생겨나는 과정 #2]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리고 이수연은 알고 했든 모르고 했든 보도방 제온시스템(주)의 임시 영업직으로 활동한 것은 사실이다.


만약 '을'제온시스템(주)가 '갑'서방항공사에게 '항공사 홈페이지 유지보수'와 '모델/승무원 지원/선발 웹프로그램'을 1천만원에 제안하였다고 가정해보자.

'갑'서방항공사 입장에서 1천만원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여 200만원(또는 480만원)에 해야 되겠다면 '갑'서방항공사가 기획은 본인들이 직접 하고,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200만원에 모집하여 직접 개발하면 되는 것이다.

개발자와 디자이너 모집하는 비용 합만 해도 200만원은 넘을 것이다. 서방항공사가 초등학생 모임단체도 아니고 정말로 말이 안되지 않는가?

'갑'이 생떼 쓰며 '을'에게 강요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 깎자고 요구하는 정도는 있어도 1/5~1/10 수준으로 무지막지하게 깎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생각하건데, 당시 200만원은 실컷 떼먹고 내려온 금액인데다, 제온시스템(주)도 실컷 떼먹고, 서방항공사도 사업비를 가지고 장난을 친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고 있다.

분명히 서방항공사는 업무지휘를 맡은 제온시스템(주) 대표이사와 웹디자이너 이수연, 프로그래머 노승일의 인건비를 예상하고 예산검토 정도는 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보름치의 대금만 계산하여도 800~1,500 선에서 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쨌든 그러던 와중에 중대한 변수가 발생한다.


<2003년 3월 초 내용이 언론사에 노출되며 난리가 났다.>


이 문제 때문에 서방항공사는 이미지가 엉망이 될 것을 두려워하여 '네티즌 투표 온라인 모델, 승무원 지원/선발'을 안 하려고 하였다가, 슬그머니 '온라인 승무원 지원/선발'로 바꾸었다고 한다.

생각을 해보니 노승일은 팝업을 올려준지 며칠 뒤에 이수연으로부터 팝업을 빨리 도로 내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래서 '아니.. 며칠 올리지도 않을 거면 뭐하려고 올려달라고 한 거야?'라고 툴툴거리며 팝업 구문을 삭제작업을 해준 기억이 난다.


이 자료를 토대로 보자면 이수연이 말한대로 일을 금방 시작할 수 있었는데 외부요인으로 인하여 일이 틀어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저런 비난을 받았다고 항공사에서 480만원짜리 일을 200만원으로 줄여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아무리 봐도 좋지 않은 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리고 이전에도 설명하였지만, 결국에는 서방항공이 하고 싶은 건 다 구현을 해 주었다.


[구현내역]

1. 프론트엔드

- 게시판 오류 내역 수정

- 승무원 모집 팝업 생성

- 태그 작업

- 승무원 입사지원/선발(반명함판 사진 업로드, 생년월일, 신장, 체중, 전화번호, 개인정보, 동적 정보 입력.학력사항, 자격증 정보, 이력사항 등. 전신사진 5개까지 동적 업로드) 및 지원정보 인증 및 지원내역 일부 수정

2. 백엔드

- 승무원 입사지원/선발(지원 목록, 지원상세보기, 지원정보 수정, 지원정보 폐기, 지원자 예비합격/서류합격/면접합격 등)


[랭킹순위]

1), 2) 서방항공, 제온시스템(주) - OC4J + Oracle9i 세트 발주를 받은 경제주체가 승자일 것이다. 누구일까?

3) 이수연 60 + 90 = 150만원 - 작업기간: 1(방문) + 3(작업) + 1(방문) + 1(작업) = 6일. 대기기간: 2개월? 가량?

4) 노승일 60 + 110 = 170만원 - 작업기간: 1(방문) + 3(작업) + 1(방문) + 16(작업. 12일간 12~14시간) = 21일. 대기기간: 2개월 반 가량

손실이 어마어마하다.

사람을 신뢰한 대가가 이런 것이란 말입니까??


[서방항공의 입장]

서방항공은 제온시스템(주)의 주장에 따르면 당초 정해진 금액도 48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삭감하였다고 알려졌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어쨌든 승무원 온라인 지원/선발은 예정대로 진행하였기에 자기네 홈페이지 광고까지 하였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모델 선발은 하지 안 하였는지 외부에서 알 수 없으나, 전신사진까지 올릴 수 있게 해달라고 한 것으로 보아 모델도 선발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노승일은 당시에 관리자 페이지가 스크립트 오류 없이 잘 작동하는지 최종적으로 점검하려고 관리자 페이지에 로그인 하였는데, 합격자 설정이 4명 정도 되어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노승일은 개발 당시에도 '아니 전신사진은 뭐하려고 올리라고 하는 거야? 미인 선발대회라도 여는 거야?'라고 의문을 가지며 투덜거렸다. 그러므로 서방항공은 언론 보도에는 진화작업을 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아랑곳 않고 본래의 모델 선발 작업을 이어갔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조직이라는 집단의 흔한 도덕성이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원래 조직은 각 구성원들의 입장차에 따른 혼네(본마음)와 타떼마에(겉마음)를 명확하게 가지고 있어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니까.

입장에서는 항공사 이름도 알리고, 홈페이지도 홍보하고, 온라인 모델/승무원 지원/선발 시스템까지 가져갔으니 나름 많은 득을 보았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지금 찾아보니 서방항공이 모델급 또는 진짜 모델들을 승무원으로 뽑기로 유명한 항공사라는 기사가 나왔다.

그렇다면 서방항공은 PDF 뜬다는 것도 생소하던 시절에 그런 전산시스템을 가져가 편안하게 사무실에 앉아서 지원자 전신사진까지 확보해 예쁜 승무원을 가려내고 있었으니 미션 석세스!!


서방항공은 기업 이미지의 문제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웠다 하여도, 그것은 본인들이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던 것이고, 얼마든지 쉽게 헤쳐나갈 수 있는 문제인 셈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네티즌 투표로 모델 선발을 하는 것에서 슬그머니 온라인 승무원 지원/선발로 바꾸어 놓고는 지원자들의 전신사진까지 입수했으니까 말이다.

오히려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발휘하여 소문이 퍼진 공짜 광고덕에 서방항공이라는 기업의 존재를 알렸고, 조용하게 진행하는 것보다 떠들석했던 것이 갑자기 전국 미인자랑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미인 지원자들이 몰리는 효과를 냈다고 보여진다.


아마 서방항공사의 조직원들 중 몇 명은 '오호~! 이런 식으로 약접 잡고 시간 끄니까, 적은 돈으로 몇 배의 일을 시킬 수 있네?'라는 노하우를 얻었을 것이다. 이들은 퇴직하고 그렇게 누적된 수법들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20대 프로그래머들 같은 세상물정 모르는 사회초년생 순진이들을 실컷 이용해 먹겠지.


적은 금액으로 협상을 시작해서 금방 금액이 커지는 것은 말할 필요 없이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러나 큰 금액으로 시작했는데, 발주자가 '아이~ 우리는 그 정도까지는 필요없어요. 좀 작게 하고 금액 줄입시다.'라고 말한다면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할 일이 아니라, 쪽박을 차는 조짐임을 의심해야 한다.

이미 발주자의 머릿속에는 만들고 싶어하는 시스템이 구상되어 있는데, 돈 때문에 줄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사에 들어가면 그 발주자는 돈 때문에 빼 달라고 했던 기능이 자기 머릿속에서 자꾸 맴돌면서 개발 도중에 지속적으로 깨작 깨작 요구하며 결국엔 다 넣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만약 프로그래머가 줄이는 기능 만큼 할인해 준다면 그건 정말 일정과 견적을 못 내는 프로그래머니까 견적부터 배워야 한다.

프로그래머는 '어차피 준비기간이 거의 반이기 때문에, 규모 좀 작게 한다고 해도 크게 가격 안 떨어집니다. 규모를 키우고 금액을 약간 올리는 게 훨씬 돈 버는 겁니다.'라고 냉정한 태도로 상대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척 말하며 물러서지 않아야 한다. 그래도 계속 깎아달라고 하면 '거 봐라. 준비기간 기획/설계 기간 때문에 어차피 일정도 얼마 안 줄고 돈도 얼마 안 줄지 않느냐.', '나도 혼자 못하니 사람을 데려다 써야 한다. 이 사람 데려다 기능 한두개 줄인다고 인건비가 줄겠냐?'며 남는 게 없다며 2~3%의 할인선을 얘기하면서 최소 2%를 제시하고, 상대가 3%를 요구하면 말을 또 늘리면서 한 참을 끌면서 안 해주다가, 다급해진 상대가 3% 할인해주면 바로 계약서 쓰겠다고 결정을 내리면 그걸 덥석 싸인하겠다고 말하지 말고, 한참을 고민하면서 계속 항변을 하다가 막판에 앓는 소리를 하며 져 주는 척 3% 할인해주고는 '이거 남는 거 하나도 없다.'며 마음에 안 드는 계약을 하는 것처럼 싸인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발주자가 수량대로  할인해달라고 끝까지 고수한다면, 프로그래머는 뒤로는 다른 일을 알아보러 다니면서 상대의 시간을 실컷 갉아먹고는, 막판에 '당신을 생각해서 최대한 응대해 주었는데 상식 이하의 금액으로 일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데 가서 견적 내시라', '당신 장난 때문에 내가 손해 많이 봤다'며 협상을 깨 버려서 상대에게 막심한 시간적, 행동적 피해를 입혀야 한다.


[제온시스템(주)의 입장]

지금 생각해보면 제온시스템(주)는 뭘 할 수 있는 회사도 아니고, 그냥 사무실 안에 있는 비전문가 개인에 불과하다고 생각된다. 많은 조직을 상대해 보았지만, 회사라기보다는 개인에 가까운 기업들이 많긴 하였음에도 제온시스템(주)는 모두를 제치고 상상을 초월하는 비전문가 개인에 속하였다.

당시 이수연과 노승일은 기업이면 다 용 빼는 재주가 있는 줄 알고 이런 업체에게 줄 대서 일 받아먹어보겠다는 무지한 짓을 저지른 것이다.


제온시스템(주)는 서방항공의 태도 변화에 당혹스러웠든 당혹스럽지 않았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직원 다 퇴직시킨 제온시스템(주)가 이수연과 노승일 돈 벌라고 진행하였겠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제온시스템(주) 대표이사 역시 한 푼이라도 필요한 처지였기에 어디서 돈 나올 구멍이 없나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았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표이사 입장에서도 자기가 쓴 시간이 있고, 받아서 넘기기만 하면 수수료도 챙기고, 이미 개발된 무상하자보수 기간 동안의 사이트 운영을 이수연과 노승일을 동원한 유상하자보수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보는데 왜 포기하겠는가?

제온시스템(주)는 시간이 늘어져도 하겠다는 이수연과 노승일을 보고 이들은 무척 아쉬운 입장이라고 생각하였을 것이고, 그러니 이들을 존중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생각은 확실히 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서방항공에서 내려온 금액은 얼마였을까?

지금 생각해도 200은 아닌 것 같다. 480만원? 1천만원?

운영 중 추가개발이라면 이런 금액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신입 영업직이 아닌 이상 업무내역 확인하고 견적부터 뽑아보겠다고 말할 것이다.

기성품이라면 '5천만원입니다. 여기서 계약금 2백만원이라도 거시죠? 바로 납품하겠습니다.'라고 말하겠지만, 공사 계약은 그럴 수가 없다.

사람을 구해 일을 시키는 대표이사들은 주판알 튕기면서 견적내고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이다.

만약 그 금액에 덥석 약속했다가 사람 못 구하면 자기 돈으로 때워 넣어야 하기 때문에, 절대로 견적 없이 일을 받지 않는다.

만약 프로그래머들이라면 480에 주겠다고 약속해놓고 2개월 후에 가서 200에 계약했으니 어쩔 수 없다며 200에 하라고 타인에게 계약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까 여기서 또 노승일은 멍청한 짓을 한 것이다.

당초 약속한 금액에 2개월 공실료 400씩 해서 880 안 주면 계약을 안 하겠다고 이수연과 제온시스템(주)를 동시에 협박해서 아주 악랄하게 손해를 만회해야 하는데 무르게 행동한 것이 잘못된 것이다.


제온시스템(주)에서 '서방항공 측에서 안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했다.'고 전달한 내용도 사실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금액이 480에서 200만원으로 떨어졌는지 사실 여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병'이수연,'정'노승일이 발주금액 자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만약 내가 '을'이라면 최대한 남길 만큼 남기고 가장 적은 금액을 제안할 것이다. 그리고 상대가 이미 내 손아귀로 깊이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상대의 처지가 급하면 급할 수록 그 금액은 계속 끝도 없이 떨어져서 본래 지급하려던 금액의 30~40%까지 떨어질 것이다.


항공온라인쇼핑샵 구축하고, 항공사 홈페이지 개발해본 제온시스템(주)이 견적 안하고 장사했겠나?

이미 인건비 다 계산해보고 거절하기도 애매한 대학생 알바 금액으로 내리고 '당신들에게 주려고 내가 이렇게 고생해서 땄다.'고 생색 내면서 '이거 계약 안하면 당신들은 나쁜 사람들'이라고 떠들고는 자기가 전부 가져간 것은 아닐까?


[이수연의 입장]

이수연은 앞서도 설명하였지만 서울의 미술명문대 서양학과를 졸업하였는데, 디자인 품질은 대기업 수준임을 노승일이 여러 번 확인하였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출판, 웹디자인 등의 산업디자인 역시 수요에 비하여 공급이 미치도록 넘쳐서 돈이 안되기에 2003년 기준으로 월급 200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므로 이수연은 남의 밑에서 디자인 일을 해봐야 남 좋은 일만 시켜주지 괜찮은 월급을 받지 못할 것이므로, 자기가 직접 일을 따서 '정'에서 '병'의 지위로 한 단계 더 올라가야 저소득을 탈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제온시스템(주) 대표이사로부터 돈 되는 건이 있으니 해보라며, 잘 되면 다음 일을 주겠다는 말을 듣고 제온시스템(주)에 줄을 대려고 용을 썼겠지.

웹디자이너로 취업해서 한 달 내내 일해봐야 200 받기도 어려운데, 이틀 영업활동하고 한나절 일해서 수입 100만원이 예정되어 있으면 이건 정말 노나는 일 아니겠는가. 그러니 이수연은 노승일더러 참고 하자고 계속 달래고 얼렀을 것이다.

이수연은 사실상 보도방 제온시스템(주)의 임시 영업직이 된 것이다.


이수연은 사실 큰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

이수연의 일정 12일 중 일한 날은 1일이 채 안 되었고, 나머지 시간은 놀거나 다른 일감을 찾으면서 '내 일은 끝났으니, 돈은 언제 들어오려나~~ 으흐흐흥~~' 콧노래를 부르면서 또 다른 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을테니까.

영업은 시간이 늘어지는 일을 해도 다른 영업을 할 수 있으니 활동에서 자유롭지만, 프로그래머는 직접 자리에 앉아서 장시간 일을 해야 하는 입장이니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노승일이 지루하게 기다리며 시간을 소모하고, 쎄가 빠지게 '갑', '을'이 단합하여 싸질러놓은 '업무 요구사항'이라는 어지럽게 널려진 '똥'들을 뒤집어쓴 채 정렬하고 치우며 '가치있는 상품'으로 만들어낼 때, 이수연은 노동으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현실을 진작에 눈치채고 영업해서 노승일이라는 도구를 통하여 처리하는 현명한 방법을 택하였으니, 이수연은 충분히 슬기롭고 수완이 있는 사람이다.

S/W프로그래머들은 이수연 같은 사람을 보고 배워야 한다.


그러므로 이수연이 마지막에 화가 난 것은 단순히 돈의 관점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이수연이 자기 사육장에 애써 잡아 넣어놓은 도구화된 노예 노승일이 탈출하였고, 노승일의 강경한 태도에 이익분배율의 투쟁에서 질 것에서 화가 났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후부터 이 날의 협상결렬과 노승일의 마음 속 앙금의 기억이 희석될 때까지 장기간 더 이상 연락이 없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다 싶으면 전화를 해서 또 뭘 해보자고 제안을 하는 것이다. 노승일은 이런 걸 실컷 당하다가 2008년에 가서야 알게 된다.


[노승일의 입장]

노승일도 이때 당시 자신이 서방항공, 제온시스템(주), 이수연 세 명이 둘러앉은 대접시 위에 놓여진 통닭구이 신세가 된 것은 확실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노승일은 이수연을 단순히 잘 알던 사람으로 보고 정신적 무장을 해제한 것에서 첫 번째 실수를 범한 것이고,

일이 어느 정도 되어 있다고 믿고 바로 개발에 착수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두 번째 실수이고,

사전에 이익분배율도 합의하지 않고 상대가 노고에 따라 알아서 챙겨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수락을 한 것이 세 번째 실수이고,

자기 생각과 의지 없이 타인에게 이용당하는 도구화된 인간, 즉 '노예'가 기꺼이 되었다는 점에서 네 번째 실수인 셈이다.


그러므로 S/W프로그래머들은 이런 일로 가만히 피해를 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협상이 깨질 것을 예상하고 다른 일을 찾으면서 요구하는 금액이 관철될 때까지 버티다가 도저히 안되면 '당신들이 시간 끌어서 못하게 됐다.', '당신들 같으면 이 금액에 하겠느냐!'며 도덕적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고 협상을 깨 버리는 것이 낫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까지는 아무런 의무도 결정되지 않는다. 심지어 도급 계약의 경우는 계약을 하고 손해본다 싶으면 최대한 빠르게 파기하면 지불할 배상액은 거의 없다. 오히려 해보겠다고 시간을 끌면 끌수록 배상액이 늘어난다.

그러니까 어떤 경우에도 상대에게 매달리거나 노승일같은 멍청이처럼 S/W개발의 시장가치를 600만~1,200만원에서 110만원으로 똥물 속에 침몰시켜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 번 해주면 그 다음에도 뻔뻔스럽게 그 금액에 일을 요구할 것이다.

이것은 프리랜서들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노승일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월급쟁이 프로그래머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노승일은 이수연 뿐 아니라, 이전에 만났던 내셔널 캐피털대 출신 정오경, 내셔널 캐피털대 출신 박정호, 높은열매대 정대은의 경우 등을 생각하였는데,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일수록 자기가 직접 일하지 않고 타인을 도구화하는 데에 능숙하다는 것을 슬슬 깨달아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주인의 도덕'일 것이다.

반대로 적은 돈에도 땀 흘리며 일하는 즐거움을 얻는 자는 '노예의 도덕'을 가지고 있는 셈이라고 해야 할까?

그것은 다음에 따져서 규명을 해보면 될 일이다.


어쨌든 프로그램 개발을 쓸모 있을 만큼 배우고 연습해서 체득하여 구사하는 데까지 5년이면 대학을 안 나오든 나오든 적어도 5~8천만원 이상에 5년의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오랜 기간 배워서 직접 노동하지 말고, 사람에게 돈을 지급해 당장 일을 시키는 것이 자본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이득 아니겠는가.


[정보 비대칭 참사]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정말 답답하지 않은가?

도대체 '갑'서방항공으로부터 얼마에 발주가 되었는지, '을'제론시스템(주)는 얼마를 먹고 '병'이수연에게 내려주었는지도 궁금하지만,

앞의 눈치 빠른 어떤 독자 댓글대로 노승일은 이수연이 정말로 200만원만 받았는지도 의심을 하고 있었다.


사실 노승일이 통닭구이 신세가 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승일이 '갑'의 발주금액을 모르는 가장 큰 문제이다.

정보 비대칭 참사인 셈이다.

정보를 다루는 노승일이 정보의 중요성을 모르고 정보 비대칭에 놀아나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그나마 노승일이 잘 대응한 것은 의심을 끊임없이 하였다는 것이다.

고대사회든 현대사회든 세상물정 모르고 일수록 타인의 말을 잘 믿고 의심하지 않는다.

개발자는 조건이 안좋게 변경되면 너죽고 나죽자 식으로 계약을 깨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정보 비대칭에 대항하는 방법은 프로그래머 본인이 직접 사업을 하든지, 여전히  협상을 결렬시키고 판을 엎어버리든 것 뿐이다.

정보 비대칭은 다들 눈을 감고 뛰는데, 혼자만 눈을 뜨고 뛰는 강력한 무기일 것이다.

개발자들도 정보 비대칭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욕하지만 말고, 이런 정보 비대칭 수단을 가질 수 있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이게 바로 '노예의 도덕'과는 다른 '주인의 도덕'을 가진 사람들의 자세일 것이다.


[결론]

1. 1억에 가까운 OC4J + Oracle9i 세트 발주 도대체 누가 먹었나?

2. 두번째 과업인 '승무원 선발/채용 웹프로그램'건은 200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당초 480이었거나 1,000~1,500이 아니었을까?

3. 아무도 믿지 말고 상대가 시간을 끌면 시간손실을 보지 말고 다른 일 구하러 다니면서 같이 적당히 시간 끌다가 협상을 깨버려라.

4. 최소한 8개월 이상에 비싼 일만 찾아다녀라.

5. 작게 시작해서 규모와 금액이 커지는 일은 해도 되지만, 크게 시작해서 시간 끌며 자꾸 줄이는 일은 협상을 깰 준비를 하고 임해야 한다.

6. 잔치 끝나가는 집에 뒤늦게 가봐야 똥이나 치우지, 먹을 것 없다.

  개발 종료 3개월 앞둔 프로젝트, 개발완료 후 운영안정화. 전부 똥처럼 더러운 쓰레기들이다.

7. 웹에이전시는 그만 탈출하자. 먼저도 말했지만 발주자로부터 원수급자의 지위를 받아서 박한 임금을 지급해도 영업이익률 2~4%수준인, 답이 없는 업종이다. 이런 건 시장 자체가 소멸되고 SI쪽으로 흡수되어 사업이 키워지든지, 출판이나 광고 쪽으로 업종이전을 해버려서 S/W공학과는 상관이 없음을 확실하게 구분시켜버려야 한다.


[이후 경과]

노승일은 이 사건 이후로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일은 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리고 웹에이전시는 원천적으로 돈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웹에이전시 쪽 일을 정말로 그만두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그리고 1년 9개월 정도 시간이 지난 후 2005년 말에 다른 곳에서 일을 하는데, 이수연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수연: '승일씨~ 오랜만이예요.'

노승일: '네, 웬일이세요?'

이수연: 'DJ에서 웹디자인하고 있어요.'

노승일: '잘 됐네요. 이수연씨 웹디자인 해 놓은 건 저도 예전에 많이 봤지만 퀄러티가 있죠.'

이수연: '노승일씨, 우리 같이 일하지 않을래요?'

노승일도 이제는 완전한 호구는 아니다.

이수연은 분명히 1년 9개월 전의 '정보 비대칭 참사'와 '이익분배율 시비'를 노승일이 잊었다고 생각하고 슬그머니 전화를 걸어본 것이다.

노승일: '저는 여기가 좋은데요.'

이수연: '아이~ 같이 일해요. 여기 정말 좋아요~!'

노승일: '아, 지금 회의 들어가야 돼서 나중에 통화합시다. 전화 끊겠습니다.'


그리고는 2006년 4월 즈음에 다시 전화가 왔다.

이수연: '승일씨~ 요즘은 뭐하세요? 거기서 나오셨나요?'

노승일: '요즘도 같은 곳에 계속 있는데요.'

이수연: '저는 회사 옮겼어요.', '그런데 여기 되게 괜찮은 곳이거든요.'

노승일: ('좋은 곳 좋아하시네', 'DJ에 파견 나갔다면 정수기물통 있는 보도방 다닐테지.'), '음... 좋으시겠네요.'

이수연: '네, 근데 사장님이 Java 개발자를 구한다고 해서요.'

노승일: ('얼마나 싸게 구해서 싸게 팔으시려고?'), '아이구... 이젠 인력영업하러 다니세요?'

이수연: '아이! 제발~ 와라아앙~~'

노승일: ('웃기고 있네...', '누가 당신 생각 모를 줄 알고?'), '전 여기가 편해요.', '있을 만큼 있을 거니까 나중에 통화합시다.'

노승일은 이수연이 프로그래머의 가치를 낮게 본다고 확정하였기에 이수연의 제안에 미동도 하지 않았다.

분명히 자기가 다니는 보도방 사장에게 소개해주고 영업수당을 받아먹고 단가를 시세의 70% 정도에 후려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로 이수연으로부터 다시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 이어서, '부러진 개발자 이야기 #17 블랙기업 프리랜서 5,6탄(S/W중세시대) - 1/3'로 넘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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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댓글 11

  • 귀찮은곰
    151
    2019-11-29 07:54:26

    잘보고갑니다.

    그래도 이번편에는 노승일씨가 이수연씨한테 안속아서 다행입니다.

    4
  • bluewas88
    269
    2019-11-29 08:21:20

    정말 좋은사람 만나기가 힘들죠.


    세상엔 악인이 너무 많습니다.

    2
  • 컴터하는여웅
    58
    2019-11-29 09:03:04

    잘보고갑니다!

    1
  • Overboost
    1k
    2019-11-29 10:01:21
    공공si쪽 일을 쭈욱 하고있는데 사수가 프로젝트 인터뷰 전 프로젝트 명을 듣고 나라장터부터 뒤져서 사업금액부터 챙겨보라는게 정말 맞는말 같군요ㅎ
    2
  • 자라선
    1k
    2019-11-29 10:28:55

    와 이런 경험담들 재밌네요..

    책 발간하시면 좋겠는데 아쉽네요 ..

    2
  • 저기봐라
    871
    2019-11-29 11:04:34

    이번엔 사이다가 있군요

    1
  • birewall
    177
    2019-11-29 20:53:37

    진짜 출간 하셔야겠는데요? 아까워서 못보겠어요

    1
  • errthin
    416
    2019-11-30 02:09:11
    정말 화가 날 정도네요 잘 봤습니다
    2
  • linuxer
    1k
    2019-12-01 22:24:03
    재미있는데
    화가 나네요
    마지막에 다행이 안 넘어가셨네요
    2
  • 방가방가2
    1k
    2019-12-02 20:31:42 작성 2019-12-02 20:33:37 수정됨
    잘보고갑니다!

    3
  • 블라이크로트
    11
    2019-12-05 11:36:41

    영업이익률 2-4% 답이 없는 업종이라니 이부분에서는 좀 말이 안되는 듯 

    영업이익률 두자리 팍팍 찍는 회사가 몇개나 된다고... 아니 하다못해 lg cns도

    영업이익률이 한자리수고 것도 5%대 서버관련 회사들도 찾아보니 한자리수대고

    삼성 스드스는 되야 두자리인데... 참;;; 그래도 쓰시는 글은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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