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tas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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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8 00:13:43 작성 2019-11-08 22:41:28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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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개발자 이야기 #8 블랙기업 프리랜서 2탄 - 야만적인 민속문화 첫 번째 2/2


부러진 개발자 이야기 #8 블랙기업 프리랜서 2탄 - 야만적인 민속문화 첫 번째 2/2


※ 이야기 전개상 존대는 사용하지 않으며, 법인명과 인물명은 전원 일부가명 처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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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방문. 2003년 9월 6일]

아마 토요일 밤에 가서 실운영으로 홈페이지를 마이그레이션 해야 됐었나, 아마 그랬을 거다.

계속 생각해보니 확실히 그렇다. 원래 (주)새으뜸정보기술 직원이 그대로 포트번호만 바꿔서 운영한다고 했다가, 중간에 서버정책이 바뀌면서 마이그레이션을 해야 했다.

이런 경우 새 서버를 들여와서 거기에 운영관련 시스템을 올리고, 기존 운영서버는 테스트서버 등으로 사용할것이다.

평일 업무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일상에 지장을 주는 것이 문제다.

이건 평일 업무가 아닌 주말 업무니 할 만 했다.

게다가 관계가 나쁘지 않으니 20만원을 받고 도와주기로 하였다.


오후 4시 즈음? 선생천국상호저축은행으로 방문해서 대기하다 작업준비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저기요...'라는 소리가 들리며 누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주)새으뜸정보기술 직원이었다.

얼굴을 보니 며칠은 집에 못 들어간 얼굴이었다.

새으뜸: '혹시, 크론탭에 대해서 좀 아세요?'

노길승: '많이는 사용해보지 않았는데요, 왜 그러시나요?'

새으뜸: '아, 크론탭에 등록한 파일이 실행이 안되는데..'

노길승 '실행이 안 된다구요? 보통 그런 건 해당 파일 실행(X플래그)퍼미션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 걸로 아는데요.. 확인해보셨어요?'

새으뜸: '예... 아흐... 다 확인을 해 본 것 같은데... 왜 안되지... 아 죽겠네. 잠도 못 자고...'

그러고는 돌아갔는데, 30분 정도 후에

새으뜸: '아아.. 실행 퍼미션이 안 돼 있었네.', '이걸 왜 못봤지, 하아... 내 정신...'

그리고 그 직원은 '겨우 퇴근을 하였다.'


노승일: 'SI바닥은 연일 철야작업이 왜 이렇게 많지?'


어쨌든 일을 하고 있는데, 저녁 7시30분 즈음 휴대폰이 울렸다.

작년 즈음 연락됐던 초등학교 시절 부반장이던 윤진석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다.

윤진석: '야 승일아, 오랜만이다. 나 진석이야.'

노승일: '어~ 진석아, 오랜만이네.'

윤진석: '어디야? 너 나올 수 있어?'

노승일: '선릉, 지금 이거 할 일이 많아서 한 8시 반 즈음에 끝날 거 같은데...'

윤진석: '지금 정선이도 같이 있어. 걔 알지? 초등학교 때 잠깐 네 짝이었잖아?'

노승일: '어, 그래. 걔도 3년 전 즈음에 봤지.'

윤진석: '우리가 선릉으로 이동해서 8시 반까지 갈테니까 나와.'


그리고는 계속 작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작업시간이 오래 걸렸다.

저녁 8시 30분 즈음에 휴대폰이 또 울렸다.


윤진석: '선릉역 도착했어! 지금 8시 30분인데.'

노승일: '생각보다 작업이 많아. 시간 좀 더 걸려. 야 어디 잠깐 들어가 있어라.'

이정선: '야! 너 진짜 안 나올거야? 빨리 나와!'

노승일: '아, 나 시간 많이 걸리는데, 아직도 20분 이상 더 걸리는데... 조금만 기다려봐.'

이정선: '너 진짜 빨리 오라고!! 나 안 기다리고 그냥 간다!'

노승일: '얘가 왜이래? 일이 끝나야 가지.. 빨리 하고 나갈게. 지금 바로 못 나와~!!'

저녁 8시 50분 즈음에야 작업이 끝났고, 원용운씨와 함께 테스트를 해본 후 밤 9시 10분 즈음에 바로 선릉역 5번 출구 초등학교 동창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갑자기 연락된 초등학교 동창, 왜 갑자기 연락이 온 걸까?

개발자들은 누군가 갑자기 연락이 오면 기분이 어떤가?

만약 반갑다면 당신은 순진하고 착한 사람이지만 비정상적인 빵점짜리 사회인이고, 경계심부터 든다면 그게 바로 정상이고 백 점짜리 사회인이다.

여기는 블랙기업2탄의 이야기니까, 여기까지만 이야기 하고 나머지는 다음 이야기로 넘기자.

참고로 당시의 나는 비정상적인 빵점짜리 사회인이었다.


(주)애드물결 인터렉티브는 이후로도 두 번 더 연락이 왔는데,

방문은 안 한 것 같고, 별다른 이벤트가 없어서 어떻게 작업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나머지 한 번은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집에서 작업을 좀 해서 보내주고, 아마 선릉역과 거리가 가까운 (주)애드물결 인터렉티브에서 직원을 시켜서 처리한 것 같다.

계속 생각을 해보니, 이전에 홈페이지의 '고객 문의하기' 메일발송을 해야 하는데 25번 포트를 개방하지 못해서 작업을 하지 말라고 했다가, 뒤늦게 개방되어 자바메일로 메일발송 파일을 하나 개발해서 파일과 라이브러리를 (주)애드물결 인터렉티브로 발송해준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리고 생각나는 건, 원용운씨는 고민을 하다가 그 곳을 그만두고 스스로 생각한 새로운 길을 갔다는 점이다. 그는 지금 잘 살고 있다.


[정산]

마을버스비와 버스비, 지하철 교통비를 포함하여 왕복 6천원 정도의 요금이 들었고 식사는 돈 아끼려고 집에 와서 먹었다.

돈 없으면 소비를 줄여라. 빈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절약 뿐이다.

비용은 눈대중으로 차비 3만원 들었다고 생각하자.






<세후 총 1,180,200원을 벌었다.>

근무기간 2일(한나절 * 2 = 18시간 근무), 1일(한나절-6시간 근무), 1일(한나절-6시간 근무), 1일(반나절-3시간 근무), 1일(반나절-3시간 근무)

비정기업무는 사실상 그 날을 다 소비했으니 할증이 붙어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1,180,200 - 30,000 = 1,150,200원을 번 셈이다.


개발자들은 이런 알바공고나 전화를 많이 받아보았을 것이다.

'게시판인데요. 3시간씩 3일만 작업하면 됩니다.', '개인 라이브러리는 가지고 계시죠?', 시간당 2만원씩 해서 20만원 드릴게요.'

음흉한 전화니까 그냥 전화 끊어라.

그 일 하려고 계획하고 테스트하고 준비하는 시간은? 오고 가는 시간은?

프로그래머는 가서 15분 교육받고 바코드 찍거나, 즉시 착석해서 나사못 박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지식과 기술자산, 공정기술을 가지고 먹고 사는 사람이다. 개인 라이브러리가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지나? 개당 100억에 판매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라.

개인 라이브러리가 들어가는 일은 라이브러리에 들인 시간을 생각해서 금액을 산정해야 할 것이다.

퇴근 후나 휴일마다 개발해서 주당 15시간씩 들여서 4주 걸렸다면 60시간이다. 버전업 시킨 시간도 산입해야 한다. 만약 그 라이브러리가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거나 다른 곳에서는 돈 받고 판매하는 것이라면 그 가격에 맞춰야 한다.

3시간씩??? 3일??? 누가 정한 소요시간인가??? 막상 가보면 3시간짜리 일도 아니고, 8시간이 걸린다. 발주자의 일정변동으로 허탕을 치고 오는 날도 있다. 개발 분야는 프로그래머보다 잘 아는 사람 절대 없다. 그러므로 무조건 프로그래머가 규칙을 정하고 통보해야 한다. 프로그래머가 판단 못하는 일은 그 곳에서 누구도 판단 못한다. 프로그래머가 예측하지 못하는 일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프로그래머가 실수하는 일은 누구라도 실수한다. 프로그래머가 오타를 1개 치면 다른 사람은 오타를 7개 친다.

행정팀 인력들이 입력해 보내온 문서를 보면 온통 오타 투성이다. 심지어 값에서도 오타가 발견된다. 이걸 프로그래머들이 입력하기 전에 보면서 잡고 앉아있다. 행정팀 사람들이 자기가 입력한 문서 검토도 안 한다는 얘기다.

상대가 난색을 표한다? 정보 많이 주지 말고 좋은 말로 자기가 생각한 금액 알려주고 판단해보시고 연락 달라고 해라.

개발자는 협상결렬을 절대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협상을 맞추려고 따라가면 어느새 끌려가고 있다.

그런데 사실 저렇게 아끼는 건, 만약 상대가 돈이 많다고 하여도 자기 먹고 놀 돈은 있어도 인건비는 제대로 쳐주지 않겠다는 의도를 겉으로 내보이는 것이므로 처음부터 엮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만약 해야 한다면 처음부터 개발자도 '난 굉장히 까다롭고 공짜가 없는 사람이니 뭘 간청할 생각은 하지 마라.'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꼬우면 사지 마. 난 너희 경쟁사에 팔 거니까.' 철저하게 시장에 따라야 한다.

모든 것은 자본주의국가의 시장활동을 영위하는 주체의 마음대로다.


사람을 어느 정도 싸게 사용하려는 목적인 경우, 싸게 사용하는 대신 몇 개월 단위씩 장기계약을 해서 고용안정성과 목돈을 지급하는 조건이 붙어야 가능할 것이다.

전문SI업체가 이런다면 절대 해주면 안되겠지만, 디자인 전문회사의 비정기적인 불안한 일량은 정규직을 들일 수도 없고 누군가 돈을 받고 해결은 해야 할 것이다.

이런 건 시간 남으면 가외 알바로 하는 거다.

시장에는 많은 사람이 존재한다.

기술만으로는 돈이 안되고, 그 시장을 만족시키는 부가가치를 개발한다면 큰 돈을 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공정성에 포커스를 맞추어, 사전에 약속한 만큼의 일량이 나왔고, 대금도 지불이 됐느냐가 핵심이다.

개발자를 메신저로 개인 직원처럼 실컷 부려놓고, 개발된 소스를 받아먹고 나면 돈을 입금 안하고 잠적해버리는 악질 사기꾼들이 시장에 즐비하다.


[토마스사의 질리어스 Web Application Server에서 보는 시장원리]

앞어 말했던 질리어스에 대해서 찾아보니 1.0버전은 2000년 4월에 출시되었다.

토마스사에서 1997년부터 개발을 준비한 것 같은데, 이것은 누군가 국산Server 시장의 10년 뒤 흐름을 읽었다는 이야기다.

개발자들은 이런 정보를 어떻게 얻는지 궁금하지 않는가?


정부 내부에서는 많은 논의가 오고 간다.

그 중에서 1위를 이야기하라면 당연히 수출입관련 경상수지, 세금 등 돈 이야기일 것이고, 밖으로 새는 돈을 줄여서 국내에서 순환시킬 방법을 고민할 것이다.

우리가 정부관료들과 이야기 할 일은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관료들의 한탄은 어디서든 들을 수 있다.

'으휴, 한심한 놈들, 그런 건 정부가 대책을 세워야지'라고 말한다면 그것도 프로불편러에 전체주의자의 냄새가 농후하다.

정부관료들의 한탄이 민간 입장에서는 전부 기회이고 돈이다.

완벽한 공급이 지배하는 시장에는 기회가 없을 뿐더러, 정부가 선도하는 산업에는 부가가치와 품질에 한계가 있으며, 정부라는 권력조직이 선도하는 시장에는 언제나 부조리가 존재한다.

안전을 담보로 공정거래를 바탕으로 한 민간의 자발적 힘, 개인 구성원들의 자발적 욕망만이 한계를 극복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관료들이 한탄할 때 빠르게 준비를 시작해도 늦는 경우가 70%다. 뭐든 간에 언제나 준비를 해놓고 자기만의 자산창고에 잘 적재해 놓았다가, 한탄소리가 들릴 때, 빠르게 알아듣고 자산창고를 털어서 마차에 싣고 출발해야만 한다. 누군가는 이미 주변의 만류도 뿌리치고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출발하여 관료들의 한탄소리가 들리는 시점에는 이미 목적지의 중간을 가던 중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돈을 벌려는 각 시장주체들은 항상 출발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경제적 전시상황은 기업보다도 개인에게 더 빠르고 위험하게 다가온다.

기업은 인적 자원을 사용하여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러므로 기업은 개인을 언제나 압박하기에, 개인들은 다그침에 떠밀려서 기업들보다 먼저 준비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들려오는 내부 인력들의 기술개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지친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대회를 열고 상금을 건다. 그 기술이 해당 기업에게 없기 때문에, 기술을 가진 개인을 사서 빠르게 기술을 기업의 자산으로 편입시키기 위함이다.

여러분들은 기업에는 없는데 자기만 가지고 있는 기술을 대회로 가져가서 선보이고 저렴한 가격보다 약간 높은 가격에 팔겠는가? 얄팍한 술수에 빠지지 말고, 개인의 협상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이 사지 않겠다면 '그래? 그럼 사지 마.', '나는 이걸로 내가 직접 만들어서 니들보다 먼저 팔거야.'라고 해 버려라.


이 나라는 자본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자본주의국가다.

그러니까 '나이도 어린 게 돈만 밝혀도' 그의 건전함은 1만큼도 훼손되지 않는다.

도와주겠다며 접근하는 기성세대들 말은 위험하다. 뭘 하지 마라, 뭘 몰라도 된다는 기성세대들의 말은 그네들이 시대착오에 빠져서 당신을 내리깔보고 하는 말이거나, 당신을 일부러 따돌리려고 하는 말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받아들인다면 나이 40이 되어서도 계속 아플 것이다. 그런 소리 들을 시간에 차라리 역사책 등 좋은 책을 읽고 자기 생각을 하는 것이 낫다.


[작성하고 보니 웹에이전시가]

작성하고 보니 웹에이전시들이 SI로 진출 안하고, 웹에이전시만 하면서 물량회전시키기로 먹고살거나 디자인, 기획 관련분야로 이동하게 되는 이유까지도 나오게 되었다.

1) 발주자('갑')의 말도 안되는 요구와 요구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

홈페이지가 5천이면 좋은 가격 아니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홈페이지도 나름이다. 원가대로 사온다고 하여도 요구하는 패키지 기술을 살펴보면 발주금액의 두 배를 줘도 구할 수 없다.

그래서 SI는 기술영업들이 사기성을 가지고 기술을 부풀려서, 갑사 고위임원 및 담당자와 서로 목적게 맞게 짜고, 등등등의 현란한 영업기술을 통하여 원가비의 5~100배의 비싼 금액 몇 십억~몇 백억원에 판매한다.

이것을 영업세계에서는 '사업 키우기'라고 부른다.

앞으로 조만간 이 기술들의 상세한 내용이 나올 것이다.

웹에이전시 입장에서 이런 기술영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주특기인 디자인을 구성원들이 곡소리나며 예쁘게 일해주고 박한 이윤의 돈을 받게 된다.

2) 영업활동과 제안서 작성 등 지나치게 많은 준비 비용.

사람은 공짜가 아니다, 하나 하나 움직일 때마다 돈이 들어간다.

제안서에서 각종 업무적/기술적 난제가 나오긴 하지만, 모든 것이 다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발주자('갑')의 예산 사정, 경쟁자들은 얼마에 하고 있나, 업계 동향 등도 생각해야 한다.

시장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앞에 있는 거래 상대가 아니라 옆에 있는 경쟁자들이다.

3) 웹디자이너,기획과 너무 크게 차이나는 개발자 인건비 부담.

조직내 갈등 유발요소다. 대기업들이 왜 자회사로 분리를 하고, 파견직들의 단가를 제한하겠는가. 내부동요를 막기 위해서다.

여기서 감이 오지 않는가?

개발자들은 돈이 너무 적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일 한 만큼 받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개발자들이 뭘 하든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한다.

'저 분들은 원래 그 정도는 받으셔야 되는 분들이야'라고 확실히 인정받든지, 월급을 올리지 못한다면 일량이라도 줄이고 고용증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결과를 봐야 한다.

둘 중에 뭐가 됐든 힘으로 압력을 넣어야 사업가는 말을 들을 것이다.

인간도 서열의식이 강한 동물이고, 대화는 아무것도 소용없는 공론에 불과하다.

4) 안개 속을 헤매는 듯한 일정.

안 해본 사업의 경우, 웬만큼 큰 회사들도 잘못되면 손모가지가 날아갈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사업을 해본 인력을 '특채'할텐데, 문제는 개발자들의 미숙하고 순진한 협상능력이다.

차라리 차명으로 법인을 세우고 큰 뼈다귀 하나를 먹는다면 몰라도, '특채'취업이라는 계약직 노예나 다름없는 선택은 최악이다.

5) 디자인과 S/W의 차이.

정적 제품, 동적 제품의 차이일 것이다.

디자인 위주 사업은 대체로 정적이라 시연과 검수까지 빠싹 붙어서 하면 1년 A/S든 100년 A/S든 사실 디자인이 특별히 인종차별주의적이거나 표절시비에 휘말리지 않는 이상 크게 손이 안 가지만,

S/W는 검수받고 나서도 1년간의 작동 뿐 아니라 거기서 파생되는 데이터까지 책임져야 하는 광범위한 책임을 요구한다.

개발자들은 회사 사장님을 믿는가?

기성세대 사장님은 검수받고 돈 받으면 자기 임무는 끝이니 나머지는 개발자가 해결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해버린다.

SI업체가 망해가는 전형적인 패턴인 셈이다.

외주내서 납품받아 설치한 ActiveX는 OS가 새로 출시되거나 익스플로러 업그레이드 때마다 문제가 생긴다.

바로 발주자('갑')으로부터 짜증섞인 전화가 날아오고, 원인을 파악하고 수정하고 테스트하느라 또 비용이 들어간다.

이런 S/W개발일이 도급 일감이 되면 결국 잔금 미지급으로 이어진다. 1년 뒤까지 잘 돌아가는 걸 확인하고 잔금을 지급하겠다는 이야기인데, 그 동안 도급인이 가만히 있다면 1년 뒤에 그들은 잔금을 지급할 턱이 없이 슬그머니 지급의무를 잊어버리려 할 것이다. 혹은 그 사이에 지급의무자가 망할 수도 있겠지.


SI는 확실히 매우 위험부담이 큰 사업이다.


[블랙기업]

이번 블랙기업은 당시에 소기업이었던 (주)애드물결 인터렉티브가 아니라, 그보다 200~300배 큰 기업이었다.


[사회초년생 노승일은 무엇이 문제였을까?]

여기서도 순진했던 사회초년생 노승일의 실수가 여실히 드러난다.

첫 번째로 계약서 문제인데, 계약서는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신사적인 거래상대를 만났으니 돈을 받았지, 돈을 안주면 일을 했다는 사실과 금액을 증명할 길이 없다.

계약서 문제는 다음에도 다룰 것이다.

'계약서는 꼭 작성해라.'


두 번째로 S/W소스 문제인데, 계약서를 작성하였어도 개발한 소스를 절대 수금 전에 주어서는 안 된다.

잔금 20~30만원 가지고 법원 지급명령 받겠다고 차비 버리고 시간 버릴 수는 없잖은가? 상대는 항상 이런 문제를 알고 이용한다. 큰 사기보다 작은 사기로 티끌 모으는 게 더 안전하고 돈이 된다.

소스 받는대로 돈을 즉시 입금할테니 달라고 요구하는 양아치들이 있다, 소스를 받고는 잠적을 해버린다.

돈을 입금하고 상품을 못 받으면 사기가 성립하기 쉽지만, 상품을 주고 돈을 못 받으면, 상대가 '상품을 받으면 돈을 반드시 지급하겠다'는 녹취를 하지 않은 이상 사기로 엮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상품 확인 -> 입금 -> 상품전달 순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전 거래도 돈은 약속한대로 받았고, 이번 거래관계는 신사적인 상대를 만났지만, 진짜 악질적이고 더러운 상대는 처음부터 사기를 계획하고 개발자의 지식과 공정기술을 이용하여 부가가치를 제공받고는 배 째려고 개발자에게 접근한다.


세 번째로, 노승일 입장에서는 가외 알바인 만큼, (주)애드물결 인터렉티브 입장에서도 일이 끝났음에도 매듭이 안 돼서 매우 거슬리는 일일 것이다.

좋은 뉘앙스로 편하게 상대에게 요청하여, 평일작업을 되도록이면 일과후 시간이나 휴일로 미루어 하자고 했어야 했다.

일정면에서 무조건 상대의 일정에 따를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일정이 다가오면 먼저 전화해서 말을 꺼내 선수를 치는 식으로 주도권을 잡으면 된다.

개인이 법인의 일방적인 일정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누가 그래?

경제주체A인 개인이 경제주체B인 법인의 일방적인 일정에 따라야 할 당위성은 어떤 경우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절대 없어질 수 없는 야만적 민속문화]

대한민국의 전통적 협박과 강요, 공갈이라는 '월권적 민속문화'는 이름 그대로 계층에 상관없이 귀족들도 즐기고 시장통 서민들도 즐기는 범국민적 문화인 셈이다.

오버하는 거 아니냐고?

일단 운만 띄워놨으니 앞으로 시장통 서민들도 이 민속문화를 어떻게 즐기는지 천천히 기술하겠다.


이 글을 읽는 개발자들은 실수하지 않기 바란다.

대한민국에서 거래는 전쟁이다.

전쟁에서는 주도권 잡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

거래는 사실 알바 수준이라 큰 돈은 안 됐기에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거래 투명성 관점에서 보자면, 결국 이 곳이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거래가 가장 투명한 곳이 되었다.

다른 기업들이 이 정도만 해도 정말 소원이 없겠다!!!!


그리고 그 사이인 2003년 9월 8일, 추석을 앞두고 운 좋게 일자리를 구했다.

'발산역, 홈네트워킹 컨트롤 Java Swing개발자 모집. 2003년 9월 15일 출근. 1개월 300만원.'

'회사명이 WINBY?? 더블유인?? 윈바이? 뭐?? 어떻게 읽어야 돼? 회사명인데 영어에 숫자가 붙어있네? 독특한 걸?'

어쨌든 해보자. 아직도 업계 돌아가는 게 안 보인다. SI는 도저히 싫고, 어느 업종으로 자리를 잡아야 할 지 모르겠다.


- 이어서, '부러진 개발자 이야기 #9 블랙기업 프리랜서 3탄 - 야만적인 민속문화 두 번째 1/2'로 넘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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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8

  • 방가방가2
    1k
    2019-11-08 01:26:09

    매일 한편씩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습니다.

    2
  • galois
    52
    2019-11-08 02:23:06

    학부생인데, 오늘 처음부터 끝까지 한 큐에 정주행했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이만큼 맛깔나는 글은 오랜만에 읽어서 너무 기쁩니다. 김영하가 쓴 '옥수수와 나' 라는 단편소설이 내내 떠오릅니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배울 수 있는 글 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아까 학식먹으면서 마지막 편 보고 다음편은 내일 오전에나 나올려나 했는데 벌써 나왔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2
  • J-Y
    77
    2019-11-08 02:43:37
    지금도 SI 쪽은 문화가 이런가요? 문화의 문제라서 바뀌는게 쉽지는 안겠지만, 정부에서도 좀 잘 알아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으면 좋겠네요
    1
  • NULL만나면
    2k
    2019-11-08 07:20:39

    오타 발견요.


    2008년 9월 8일


    맥락상 2003년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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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퓨리오사
    2k
    2019-11-08 09:57:38

    정부에서도 즐기는데 정부가 왜 해결하겠습니까 ㅋㅋ

    2
  • youngyoung
    654
    2019-11-08 10:18:46

    난 이 시리즈글들이 너무 리얼해서.. 솔직히 읽고 싶은 마음이 안들어요..(대부분은 실제겠죠...)

    마음만 아파와서..

    요즘은 좀 나아졌다고합니다만..

    그렇쵸 현업분들??

    저만 그렇게 느끼는건 아니겠죠??


    2
  • bluewas88
    211
    2019-11-08 10:42:37 작성 2019-11-08 10:42:50 수정됨

    자꾸 다음편이 기다려집니다.  


    요즘 출근하면 제일 먼저 글 확인한다는 ......

    2
  • Dive_Drink_Develope
    3k
    2019-11-08 19:34:03

    그러니까 '나이도 어린 게 돈만 밝혀도' 그의 건전함은 1만큼도 훼손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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