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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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2 15: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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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스터디에 대하여


상당히 다수의 개발스터디를 주도하셨던 비사이드소프트의 맹기완 대표께서 개발스터디에 대한 단상을 올려주셨네요.

원문: https://www.facebook.com/hika00/posts/2923752677640172

좋은 글이라 생각되어 글쓰신 분의 허락받고 올립니다.


개발 스터디에 대해

 
개발 관련 스터디를 진행하면 항상 느끼는 점이 많다. 나처럼 독학으로 힘들게 개발을 배워가는 사람들에게 스터디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와 스터디 본질에 대해서도 살짝 털어보자. 스터디를 하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하는 맘에서..
 
 

스터디의 종류

 
경험 상 스터디는 크게 두 가지 종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1. 한 명이 가르치는 강의식 스터디
2.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리볼빙 스터디

우선 강의식 스터디는 한 명이 모든 준비를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받아먹는 구조다. 강사 역할을 하는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가 행복하거나 아니면 강사를 욕한다. 여튼 참여자 입장에서는 부담 없기에 참여가 쉽다. 반대로 그만큼 이탈도 쉽다.
 
특히 수강생 역할의 다수 참여자들은 점점 뻔뻔해지는 게 일반적이며 마지막에 가면 '내가 소중한 시간 내서 왕림해주셨는데 이런 대접 받으려고 왔나?' 라는 레벨까지 당당해지기 마련이다.
 
강의식 스터디는 많은 경우 강사 역할을 하는 사람이 회의감에 휩싸여 더 이상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파탄나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그 강사는 몇 번 더 마음을 잡아보지면 같은 일을 몇 번 더 당해서 너덜너덜해지고 완전히 스터디 업계(?)를 떠나는 일도 많다.
 
 
리볼빙 스터디는 한 명에게 집중 포화를 쏟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소규모 스터디가 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익히 알려진대로 이 방식은 실패한다.
당일 발표자는 정확히 자기 분량만큼만 공부하고 나머지 사람은 절대 다른 사람의 분량을 공부하지도 않고 심지어 관심도 없다. 따라서 스터디 시간엔 돌아가면서 자아비판하듯이 혼자만의 숙제를 떠들게 된다. 당연히 남의 분량은 공부한 적이 없으니 남이 발표할 때 관심도 없고 발표로부터 얻는 것도 없다.
그저 다음 자기 차례가 벌칙처럼 느껴지며 뒤로 갈수록 모두가 회의감에 젖고 이 벌칙게임을 그만두어야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스터디에 대한 고민

 
세상에 이 두 가지 스터디 밖에 없다는 게 사실 지금도 믿어지지 않지만, 그것은 내 안에서는 거의 예외가 없는 경험이었다.
 
결국 강의식이든 리볼빙이든 실패할 확률이 높다면 어떻게 성공 쪽으로 가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봤다.
 
우선 리볼빙은 침몰을 막을 방법이 딱히 없다. 왜냐면 가장 무서운 다수에 의한 집단 우울증 혹은 집단 자살에 가까운거라 개인이 뭔가 힘낸다고 되는 게 아니다. 결국 사람은 다른 사람이 뭔가 행동하게 할 힘 따윈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집중 포화에 탈탈 털릴 지언정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한 사람인 ... 나.. 나만 컨트롤하면 되는 강의형 스터디를 고르게 되었다.
 
나는 본디 개발관련 비전공자인데다가 딱히 스승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도 없고 학원이나 강의를 듣는 타입도 아니다. 걍 혼자 책보고 코드 치면서 배우는 독학형인 것이다.
 
스터디에 대한 욕구도 처음에는 나 혼자 구축한 지식이 일반적인 것인가, 남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건가가 궁금하기도 하고, 혼자하다가 막힌 곳을 물어보고 지도받고 싶어서였다.
 
이런 내가 강사역할이 되어 주도하는 스터디를 해야한다니...
 

남에게 떠든다는 것

 
뭔가 돈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는 프로이기 때문에 프로다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터디는 그런 게 아니지 않나 싶다. 서로 부족한 아마추어들끼리 주고 받는게 스터디고, 그렇다보니 어떤 부분은 틀리기도 하고 어떤 부분의 의견은 정론이 아니기도 할 것이다.
 
나도 스터디용 교안을 만들 때는 보다 다양성을 추구하지만 대학강의시에는 틀린 게 없는 꼼꼼하면서 좁은 범위를 추구한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 앞에 서고 모두의 평가와 시선을 받는 자리에서 발표를 하는 건 싫지만 아마추어니까 어느 정도 감수할만하다고 생각하여 강의형 스터디를 하게 되었다.
 
어떤 분야를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한국어로 안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나는 여전히 제대로 한국어화 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스터디를 위해 교안을 준비하고, 실제 발표를 할 때 입 밖으로 말을 만들어내면서 많은 공부가 된다.
 
사실 스터디에서 가장 도움을 받는 건 아마도 모든 것을 발표할 만큼 열심히 공부해야만 하는 강사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스터디는 원래 그 목적 그대로 내가 공부하는데 굉장히 큰 도움을 주었다.
 

강의식 스터디의 특징

 
강의식 스터디를 운영해보면 재밌는 특징이 나온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일반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여태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본 현상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1. 쉬운 주제에 어려운 내용으로 가자!
 
우선 주제 자체가 어려우면 당연히 참여할 수 있는 모집단이 줄어든다. 그 뿐만 아니라 참여 시에도 관여도와 노력을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높은 확률로 튕기게 된다. 따라서 주제는 약간 낚시라 할지라도 쉬운 것을 고르는 게 참여율을 높인다.
 
개인적으로도 대중적인 js같은 걸 할 때와 근래의 오브젝트 같은 걸 할 때는 참여율이 전혀 다른 것이다.
 
그럼 내용은 어떨까? 이것도 너무 이상하지만 쉬우면 참여율이 떨어진다. 쉽다는 게 정말 쉽다기보다 참여자가 쉽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변수나 함수를 제대로 쓰기는 어렵고 그 깊은 의미를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변수나 함수를 설명하고 있으면 이건 시시하네 하고 참여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내용은 어려워야한다. 헌데 어려워서 이해가 안되면 이 또한 참여율이 떨어진다. '아 이건 내가 할 게 아닌가보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 결론은?
 
어려운 내용을 쉬운 한국어로 설명해주는 것이다. 그럼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한 주제를 학습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들고 강사 입장에서는 그런 걸 쉽게 설명할 정도로 이해가 깊어졌으니 진정한 의미에서 공부가 된 것이다. 윈윈인 것이지.
 
2. 인원 조정
 
강의식은 말그대로 강의에 가까워서 몇명짜리 강의냐를 사전이 고려해야한다. 20명을 상대로 하는 것과 100명을 상대하는 것은 굉장히 다르다.
 
우선 사람이 많을 수록 참여자의 레벨이 다양해져 교안의 수준을 어디에 맞출지 알 수 없게 된다. 사실 이게 젤 큰 문제다. 소규모에서는 참여자의 레벨이 비슷하게 모으거나 아니면 진행하면서 레벨 파악이 된다. 하지만 규모가 커지면 초보에서 고수까지 다 있고 강의진행 시 파악도 어렵기 때문에 어느 장단에 놀아야 할 지 모르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이 적으면 전체 레벨 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교안을 만들고, 사람이 많으면 예상되는 평균 레벨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교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걸 실수하면 이탈자가 속출할 것이다.
 
물론 본인이 굉장한 능력자라면 다소 인원이 많아도 기본 교안만 만들고 당일 강의 시 분위기를 보면서 레벨에 맞게 실시간 보정을 통해 강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하고 싶은 말은 본인의 역량과 원하는 주제가 스터디 참여 인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어려운 주제는 소규모로 모집하고, 쉬운 주제는 대규모로 모집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에게 적합한 규모를 선택했다고 해도 장소의 문제가 있다. 50명만 넘어도 자릿값이 장난이 아니므로 일회성이 아니라면 신중하게 장소를 섭외해야 한다. 특히 개발스터디는 장소도 많이 타기 때문에 강남권에서 진행하려면 거의 싼데가 정해져있다. 회비를 많이 걷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러면 강사에 대한 기대감이랄까 뻔뻔함도 커지기 때문에 신중히 고려해볼 부분이다.
 

의문점

 
사실 공부하기 위한 거라면 굳이 스터디 따위는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대안이 있을 것이다. 특히 남과의 의견 교환도 요즘같은 소셜시대에 온라인으로 못할 게 없다.
 
결국 사람이 맞닿는 스터디를 주도하거나 참여하려는 이유는 단순히 학습 뿐만은 아닌 것이다. 인맥구축이 되었든 커뮤니티에서 영감이나 기운을 받기 위해서든 본인이 스터디를 하는 이유를 학습에만 두는 건 금방 회의감에 빠지게 한다.
 
요즘 나는 왜 스터디를 하고 있지? 라는 의문은 지난 모든 스터디의 시작하기 전이나 끝난 후에 항상 들었고, 어쩔 땐 무시하고 어쩔 땐 진지하게 생각해보고를 반복하고 있다.
 
그때마다 나오는 이유는 항상 달랐고 짜피 이걸로 돈 벌 것도 아닌데 큰 고민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해가면 될 것이다. 그래서 요즘엔 쉬운 주제를 벗어나서 내가 스터디를 진행해서 더욱 이해를 넓히고 싶은 분야라던가 복습해보고 싶은 분야를 주제로 선택하는 일이 많다.
 
그래도 너무 참여자들의 니즈와 멀어지면 안되니 다시 대중적인 주제로도 해야지라는 생각도 한다. 어느 새 스터디 그 자체가 친구같은 녀석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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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8

  • 로빈풋사과
    2019-09-13 19:28:44

    저는 스터디에서 카톡으로 다른사람 계정에 접속해 남의 속 떠보시는 분도 계시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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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aron
    1k
    2019-09-17 15:53:56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스터디에 대한 해결책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는 없네요 ㅠㅠ

    리볼빙?식 스터디는 정말 많이들 하지만, 

    정말 성공하기 어려운 스터디 같아요...

    저도 그런 이유로 결국은 독학이 가장 가성비 좋은 길이라고 결론 내렸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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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chKing
    14k
    2019-09-17 22:36:29

    실제 글에도 공감해서 좋아요 누르긴했는데

    저도 여러스터디를 해오면서 정말 똑같이 생각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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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aron
    1k
    2019-09-18 11:13:46

    문득 든 생각인데, 강의식 스터디라면, 차라리 유투브에 올려도 좋을 것 같네요!

    실제로 요즘 그런 분들 꽤 많기도 하더라고요.

    실제 토이 프로젝트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를 찍어 올리시는 분들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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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va6
    4k
    2019-09-18 18:19:06

    작성자분의 강의식 스터디 영상도 유튜브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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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직딩
    17
    2019-09-28 00:38:37

    같이 공부할 사람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결국 제가 그만큼 노력해야겠네요.

    시행착오 하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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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삽질러
    44
    2019-10-15 11:51:43

    어느쪽이든.. 스터디 열어서 진행하시는분들은 정말 좋으신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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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브라이드
    1k
    2019-11-15 12:34:50

    정말 좋은 글이네요. 스터디라는게 굉장히 성공하기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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