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dspoon
83
2019-06-27 10:16:32
12
2243

30살 이제 시작이네요


전 전문대 보건계열을 졸업하고 이후 2년 공무원시험 광탈후 2년동안 병원에 의료기사로 재직하다 어제부로 퇴사 당했습니다. 

업무적인 스트레스는 없었으나 상사와 의사들 똥꼬빠는게 주업무여서 2년동안 가면을 쓴채로 생활한거 같네요 ㅎㅎ 처음1년차는 별탈없이 지나가고 2년차 시작 계약연장 후 고민에 빠지게 됐습니다. 1년단위의 무기한 계약이 6개월로 바뀐것도 뭔가 탐탁치 않았고 월급의 동결화와 더불어 5년안에 없어질 유망직종 중 5손가락안에 드는 병리사라는 점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기엔 충분했고 병리사라는 직업이 왜인지는 모르나 여성종사자가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아서 그에 따른 사내 여성파발들간의 기싸움이나 여초특유의 남자=머슴의 마인드가 저를 하루에도 마음의 평화를 30번씩 속으로 되뇌이게 만들었습니다.

잡생각때문에 뭔가 손을 움직이고 싶었고 오전타임근무나 당직 선 날은 남는시간에 알바했었던 집근처 컴퓨터 수리점에 들러서 사장님과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컴퓨터 조립하는게 유일한 힐링이였습니다. 컴퓨터에 대한건 장르를 불문하고 다 재밋었습니다. 조립도 재밌었고 포토샵이나 프리미어프로 같은 툴을 다루는것도 재미었고 언어공부를 처음했을때 뭔가 1+1=2처럼 딱 도출되는 정답이 있는 퍼즐맞추기 같아서 재밌었습니다.

그러다 3달전 인사팀에 개인적인 미팅을 요청했고 말은 얼추 포장했지만 너보다 연봉200 낮은 신입쓸꺼니깐 미안하게 됐다 라는 내용을 통보받았습니다. 얼추 예상도 하고 있었고 기분이 개같지도 않았습니다. 기술이 진보한 만큼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퇴보되는게 이 바닥이라 저같은 중고신입같은 2년 경력뿐만 아니라 고급인력에 대한 필요가 없다는걸 일하면서 몸으로 경험해서 일꺼라 생각합니다.

잘됐다 싶었습니다. 직업에 대한 회의감만이 있었고 더 더 새로운것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직을 준비할까도 생각했지만 이직을 할바엔 다시 대학을 가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첫 단추을 꿰는 일이 힘들었습니다. 마음을 다잡는다고 해야할까요  29살 늦은나이에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건 생각보다 큰 리스크와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어서 이 고민으로 정신만 죽은채 퇴사전 첫달을 보내고 나머지 두달은 책도 읽고 여러 정보들도 눈팅하고 여러학원에 상담도 받으면서 남은 두달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현재의 저는 병리사와 복지사 자격증, 지게차자격증, 모아놓은돈 천오백이 전부인 백수가 되었습니다. 걱정이 없는건 아니지만 동경만 해오던 개발을 배울 생각에 하루하루 두근두근 댑니다. 등록한 학원이 7월말에 시작해서 1월에 수료가 되니 30살에 개발자 전선에 뛰어들겠네요 나이가 걱정되긴하지만 서른에 신입으로 들어가는건 어느 직종이나 힘든건 매한가지일거고 제 경험상 병원은 더더욱 가망이 없는지라 뒤가 없습니다. 다행인건 지금의 정신상태가 제 뒤는 낭떠러지가 아니라 그냥 벽입니다. 벽을 등지고 앞으로 나아갈 일만 있다는 거죠  

뭔가 인생을 조언을 얻고자 이 글을 쓴것도 아니고 30살에 해도 될까요라고 고민하는 글도 아닙니다. 다만 제가 이 일을 왜 시작했는지 누군가 궁금해하지도 않을것이고 누군가에게 설명해야만 하는 상황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제가 저에게 다시 동기부여를 하고자 실례를 무릅쓰고 이곳에 글을 썼습니다.

앞으로 종종 찾아뵙고 좋은 글 많이 얻어가고 싶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다.

0
  • 댓글 12

  • Frudy
    7k
    2019-06-27 10:19:16

    힘내세요!

  • Frudy
    7k
    2019-06-27 10:21:44

    등록한 학원이 7월말에 시작해서 1월에 수료가 되니 30살에 개발자 전선에 뛰어들겠네요 

    어느 개발자로 시작하시나요? 웹개발이신가요?

  • 고뿌
    2k
    2019-06-27 10:22:04

    축하드립니다.

    쉽지않은 길이겠지만,

    건투를 빕니다.

    자주 근황 알려주세요~

  • Hardspoon
    83
    2019-06-27 10:26:23

    @frudy 응용sw개발자 과정이라는데 거창하지만 웹개발 인걸로 알고있습니다

    @spacepublisher  앞으로 잘부탁리겠습니다 종종 근황도 올리겠습니당 

  • Frudy
    7k
    2019-06-27 10:28:29

    Hardspoon

    여기 사이트에 궁금하신거 여쭤보실 때

    저도 부족하지만 도움을 드리고싶어요.


    힘내세요!

  • Hardspoon
    83
    2019-06-27 10:31:07

    뭔가 두서없는 글을 써놓았는데 격려받는 입장이 되니 너무 감사할 따름이네요..정말 감사합니다

  • 재현아빠
    3k
    2019-06-27 10:54:40

    30살이면 돌도 씹어먹을 나이아닙니까? 너무 걱정마시고 공부열심히하시길..

  • 동대
    1k
    2019-06-27 11:54:47

    재현아빠//

    돌씹으면...

    웃자고 댓글 달이봤습니다. ㅋㅋ 작성자분 힘내세요.

  • 워라벨
    1k
    2019-06-27 13:57:22

    남들보다 IT취업 1~2년 늦게 한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화이팅

  • 흥미진진하군
    95
    2019-06-27 14:20:04

    저도 병리과 출신이지만 흥미가 없어서 자격증도 취득못했구요 학교도 잘안나갔으니까요

    30살에 개발시작해서 1년 반 중간에 경력단절 지금 2년 중반경력 쌓았네요 

    화이팅 하세요



  • Hardspoon
    83
    2019-06-27 14:48:39

    댓글 달아주시고 추천눌러주신 선배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심적으로 많이 혼란스러워 제 마음을 다잡고자 쓴 글에 너무 많은 위로 받고 갑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Sooker
    57
    2019-06-27 17:39:58

    29 IT보안영업사원 사직서 던지고 개발공부 시작합니다


    함께 힘내요!!!

  •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