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일 게임업계가 이례적으로 뜨겁습니다.
무려 세계보건기구의 만장일치통과니까요.
우리나라는 2013년에 새누리당 신의진의원이 발의한 4대중독에
엉뚱하게도 게임이 들어가있고, 또 엉뚱하게도 업계매출의 1%를 징수하는
기발한 삥-방식에 이미 업계의 많은 공분을 샀었습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사실 게임의 능력은 어마어마합니다.
교육효과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탁월하죠.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사의 창업자 데미스도
게임개발자출신입니다. 알파고이후 바둑게임들이
세계 바둑업계를 장악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게임은 모든 SW기술의 중심에 있습니다.
"발이 5개이면 생물은 어떻게 움직일까?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구애할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포어라는 게임을 해보면 됩니다.
스포어는 진화생물학자와 게임기술자가 연구하여 만든
생물의 학습매커니즘을 담고 있습니다.
요즘 자동차운전연습을 게임으로 하죠?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수한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통해서
자율주행 AI연구를 한다고 합니다.
행동분석, 얼굴인식등 3D게임으로 할 수 있는 일도 무궁무진합니다.
AI의 학습을 위해서 광장에 실제로 사람들을 모을 필요는 없습니다.
3D게임으로 수만개의 NPC를 1000배속으로 돌려가며 학습시킬 수 있습니다.
경제기술, 군사기술, 사회연결망 실험등.
게임은 모든 SW기술이 자본력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잠재적인 힘을 제공하는 뛰어난 컨텐츠의 장르입니다.
자 그런데, 부정적인 효과도 강력합니다.
요즘엔 다시 VR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더욱 우려되는 시점이죠.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는 감각이 무뎌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뛰어난 소설, 뛰어난 만화, 뛰어난 영화를 봐도 유사범죄가 일어나는 판에
현실과 구분하기 힘든 능동적인 경험인 게임을 경험한 사람이
유사범죄를 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그동안 사회적 파장에 대한
성찰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영화업계와 영화인을 통해 배워야 합니다.
영화는 사회적인 책임과 영향을 고려하여 작품을 만듭니다.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바를 제시합니다.
그래서 존경받는 업계이고, 그들의 컨텐츠를 작품이라고 말합니다.
당장 섹슈얼, 폭력 컨텐츠를 만들면 매출상승에 도움된다는 것을
영화업계도 잘 압니다. 그리고 실제로 현 시점에도
그런 영화는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영화업계 스스로가 그런 부분을 비판하고 비난합니다.
영화컨텐츠 소비자들은 그러한 자정작용을 믿고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게임업계는 어떻죠?
가챠를 언제까지 방치할 겁니까?
게임아이템에 하루 5억을 지르는 사람이 정상 유저 맞습니까?
리니지에서 가챠빼면 매출이 90% 하락한다는 것이 진짜예요?
진짜예요. 리얼입니다..
특히 한국게임은 개발자 스스로도 재미의 붕괴, 기술의 붕괴를
걱정할 만큼 큰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동하지 않습니다. 일언반구 안해요.
타사의 게임의 가챠모델이 너무 저질적이라고 해도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일부터 우리도 만듭니다.
바로 이게 문제입니다. 어른스럽지 못한 거. 또는 방관죄.
게임이 잘못한 것은 없는데.
게임업계가 잘못한 것은 있습니다.
업계를 사랑하는 개발자라면
업계의 미래도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업계가 사회적으로 끼치는 영향에 대하여
정부기관, 의료기관이 한번씩 조사해서 발표하는 데이터를
입맛에 따라 발췌하는 쨉실이가 아니라.
업계의 비용을 모아 업계 스스로 관리감독해야 합니다.
일종의 A/S, 애프터서비스가 필요합니다.
업계에 훌륭한 분들이 많습니다.
당장 제 회사의 사장님도 훌륭하시더군요.
하지만 나서지 않는 정의는 정의가 아니랬죠?
100년도 못사는 인생.
나서다 좀 다치면 어떻습니까? ㅎ
몸과 마음에 상처하나 없는 노년은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다음 세대의 자녀들과 그 후대에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