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비스를만들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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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1 23: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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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민을 털어놓기 좋은 사이트같습니다.


다들 설은 잘 보내셨는지요.
요즘 새해가 되고 20대의 마지막인 29살이 되고나니 참 많은 생각이 드는데
딱히 털어놓을 사람도 없고 장소도 마땅치 않아 익명을 빌어 글을 남겨봅니다..

스무살에 대학교 입학해서 여차저차 늦은 졸업을 했습니다.(2010~ 2017년)
2017년 10월에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 취직했구요.
업종은 Display 검사 장비 제조업체이고 하는 일은 장비 프로그램 SW 개발/유지/보수 입니다.

저는 메카트로닉스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주로 전기, 전자, 기계, 제어를 배우는 학과입니다.
3학년때 쯤 공부를 하다보니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분이랄까..
근데 제 학과에서는 프로그래밍을 정말 가볍게 훑고 지나갑니다.
C, C++, JAVA를 배우지만 C와 C++은 제어 프로그래밍을 위한 정말 기초 문법들만 배우고
JAVA는 Android 어플을 통해 통신과 제어를 실습하기 위해 교재의 코드를 복붙하는 수준으로 배웁니다.

그래도 프로그래밍이 너무 하고싶고 재미있어서 지금의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약 1년간 현장에서 장비 Operate 위주로 근무하였고 틈틈히 프로그램 보수 작업 정도만 하였습니다.
기본적인 C언어 지식만 있다면 가능한 수준에서요.
지금은 본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수가 '이거 해봐라' 하면 사수 도움없이 해보려고
사수가 1시간이면 처리할 것을 하루 종일 구글링하고 ebook 산거에서 검색하고 하면서 해결
하는 중입니다.

재밌습니다. 체질인건지 머리싸매고 build만 하루에 100번씩 해가면서 '왜 안되지', '뭘 바꿔야 되지'
하면서 결국 밤 10시가 되어 성공하고 집에 갈 때면 뿌듯하기도 하고 내 실력이 늘어난 것 같아
기분도 좋고 사수의 일을 덜어준거 같아 보람도 느낍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편으론 자괴감이 너무 많이 듭니다.
제일 많이 드는 자괴감은 '아.. 컴퓨터 공학과를 갈껄..'
그다음은 '아.. 왜 나는 이걸하는데 10시간이 걸린걸까..'
마지막으론 '아.. 나는 프로그래밍이랑 안맞는걸까..'
라는 결론을 도출합니다.

그래서 공부도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왕복 2시간 20분 출퇴근을 위해 야근하고 집에오면 자야해서 못하구요.
주말에 C언어보다 쉽다는 python 언어로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본을 좀 잡고싶어서 공부하고
일반 책은 비싸서 ebook으로 C언어 책도 사서 다시 공부하고
요즘은 머신러닝에 흥미가 생겨서 재직자 내일채움카드 신청해서 32시간 짜리 주말반 수강도하고
Kaggle 사이트에서 사람들이 공개해놓은 코드를 제 입맛대로 바꿔가면서 공부도하고
백준 알고리즘 사이트에서 알고리즘 공부도 하나씩 천천히 하고 있고
돈주고 python 유료 인터넷강의도 정말 열심히 따라 실습하고
출퇴근때 지하철에서 youtube로 강의도 듣습니다.

그런데 이게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이유가 뭘까요..
하면 할수록 이해는 안되고 구글링에도 한계가 존재하고..
짧은 시간안에 너무 많은 것을 이루려고 하는 욕심이 큰게 아닌가 싶고..
그냥 총체적으로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오죽하면 올해 11월에 내일채움공제만 끝나면 퇴사하고
비싼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프로그래밍을 프로그래머 답게 할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학원을 다닐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공부에는 자신이 있어서요.

마음은 확고합니다.
저는 프로그래밍으로 먹고살고싶고
제 닉네임처럼 언젠가 아이언맨의 쟈비스를 만드는게 제 꿈입니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딥러닝, AI에 매우 지대한 관심이 있고 꾸준히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갈피가 안잡힙니다..
그냥 입사 2년차 신입의 어리광인 걸까요?
제2의 사춘기가 온걸까요?
욕심이 너무 과해 병이 된 걸까요?

욕해주셔도 좋고.. 위로해주셔도 좋고.. 충고해주셔도 좋고.. 답을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누군가에게 어떤 말이라도 듣고싶네요.

짜임새없고 막 쓴 긴 글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추운데 감기 조심 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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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8

  • 삼이
    759
    2019-02-11 23:56:05

    내일채움공제를 정말 버티는게 정답일까요?

    전 포기했습니다.

    너무 답답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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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아빠다
    2k
    2019-02-12 01:41:36

    불현듯 글읽다가 드는생각인데..

    요즘 욕해달라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늘었어요...!!..

    뭔가 무섭군요..


    여튼 열심히한다는건 좋은일입니다!

    재밌게 하신다니 더 좋지요.

    그리고 글읽다가 가장 좋은건, 일인데도 야근하면서도 즐겁게 하신다는게 참 보기좋습니다.

    무서운건 언제 지치느냐 뿐입니다. 


    지금 마인드를 오래오래 지키시면 쟈비스가 문제겠습니까. 비전도 만드실겁니다 ;)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라.

    전 오히려 부럽네요.


    1
  • tacp
    3
    2019-02-12 06:04:21

    직장인 사춘기는 2~3년마다 오던데요. 전 올해가 5번째 사춘기네요.^^;;;;

    문제푸는 시간이 사수보다 오래 걸리는건 당연한겁니다. 그러니까 사수죠. 사수의 연차가 되었을 때 사수만큼 할 수 있으면 됩니다.

    쟈비스 개발자님처럼 강한 의지로 공부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아요. 꾸준히 하시면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개발자는 실력이 중요한데 공부했다는 걸로는 객관적으로 증명이 안 됩니다. 공부의 결과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github에 공개하시거나 오픈소스 컨트리뷰션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만 천하에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을 찾으세요. 중요합니다.

    나이에서 앞 자리 바뀔 때가 제일 힘들죠. 자신을 믿고 힘내세요. 믿은 만큼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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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ueDev
    271
    2019-02-12 11:03:57

    글을 잘 쓰시는데요.

    재미있다는 하나만으로도 개발직종이 천직이실것 같네요.

    별로 걱정 안하셔도 될것 같습니다.

    퇴사 후에 공부 하시는게 답일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 자금의 여유가 있고, 개발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면 원하는 공부를 하는게 맞을 것 같기도 하구요. 아직 젊다면 도전해 보세요. 성공하실 것 같습니다. 지치지만 않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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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tech_so
    171
    2019-02-12 13:00:13 작성 2019-02-12 13:00:47 수정됨

    빅데이터, 머신러닝, 딥러닝, AI에 매우 지대한 관심이 있고 꾸준히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 위의 테마에 시간을 할애하는 건 내려놓으세요. 그리고, 기초라고 생각되는 부분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별하고 모르는 것을 채우시길 바랍니다. 중심이 굳건히 세워진 뒤 위의 테마에 조금씩 도전하는 전략으로 가는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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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쟈비스를만들고싶어요
    99
    2019-02-12 13:07:08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마 '잘 하고 있다' '당연한 마음이다' 같은 격려와 공감을 받고싶었던 것 같습니다.

    말씀대로 지치지 않겠습니다.

    성장 가능한 분야에 더 집중하구요.

    소스 리뷰도 받아보겠습니다.

    내일채움공제는 경제적 여건상 꼭 받아야 할 듯 싶습니다.


    그냥 괜히 찡하네요. 그래도 이렇게 다들 좋은말씀만 해주셔서.. 복받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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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쟈비스를만들고싶어요
    99
    2019-02-12 13:09:00

    빅데이터, 머신러닝, 딥러닝, ai

    사실 막연한 분야이긴 합니다.. 공부하고있지만 마치 수학공식을 이해없이 암기하려는 기분입니다.

    내려놓겠습니다. 기본기부터 다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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