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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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2 15:49:23 작성 2019-01-22 15:49:45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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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삶 - 왜 시스템을 도입할까?



무엇을 위해 시스템을 도입하는지는 실무진보다 경영진이 깊게 고민을 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 뭐가 남는다.



미세먼지가 부쩍 심해지면서, 예보에 대한 불신도 높습니다.

슈퍼 컴퓨터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예보는 맞지 않는 것일까요?

한 번 고민해볼 만한 주제입니다.



(1) IT 시스템 도입의 모순


“비싸게 IT 시스템을 도입해서 사람들을 자른다.

IT 시스템에 의존하다보니 숙련자가 없다.

숙련자가 없어서,뭐가 안 되는지 모른다.

뭐가 안 되는지 몰라서 그냥 하던 대로 한다.

발전이 안 되니까 비싼 IT시스템을 도입한다.

무한반복…”


문제를 뚜렷히 하기 위해 과장을 했지만, 많은 기업에서 적지 않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결정권자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IT시스템 도입은 두 가지 목적을 지향합니다.

“비용절감”(=단순 노동력 대체), “생산성 향상”(=작업 능력 향상)

대부분 두 가지가 섞여 있긴 하지만, 결과는 뚜렷이 다릅니다.

하나는 단순 노동자의 해고로 이어지고, 하나는 숙련 노동자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많은 경영진이 이를 헷갈려 합니다.

그래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시스템을 도입하고, “숙련 노동자”를 해고 합니다.

결국 시스템 비용은 늘어나고, 생산성은 줄어들게 됩니다.


난감한 것은 이 문제를 지적할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현장 실무자는 이런 판단을 위한 폭넓은 기초 정보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고가 없다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IT 사업은 잘하기 힘듭니다.




(2) 노하우는 기계에 안 쌓인다.


슈퍼 컴퓨터는 굉장히 빠르고 복잡하게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그렇게 제작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슈퍼 컴퓨터는 “고민”할 수 없습니다. 문제 의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하우가 안 쌓입니다. 노하우는 사람에게 쌓입니다.


베테랑을 해고하면 단기적 비용은 줄어들지만, 기업의 진화는 멈추어 버립니다.

즉, 비용 절감에 머무르면 2.0은 불가능해지고, 기업의 생존력도 떨어집니다.


사람이 없으면 환경의 변화에 둔감해집니다.

환경 변화에 둔감해지면 기업은 빠르게 도태됩니다.




(3) 2.0을 사올 수 있을까?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없으면 1.0이 성공해도 2.0을 만들지 못합니다.

반성을 해야 진화하는데 반성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급하면 비슷한 걸 사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합니다.

2.0은 1.0의 연장선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인력감축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섣부른 인력감축은 사업의 진화를 막게 됩니다.




(4) 시스템이 모든 걸 해결하진 않는다.


특히 값비싼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한 “자동화”는 두 번 고민해야 합니다.

시스템 도입으로 기존 업무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 과정에 회사의 중요한 자원(사람, 노하우, 데이터 등)이 사라지지 않는지,

사라진다면 그것을 어떻게 회복, 보호할 것인지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 작업은 외주화할 수 없습니다. 내부 사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과의 이해 당사자가 아닙니다. 그러니 잘못된 판단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가져와봐, 좋으면 사줄게.’라는 말은 참 무책임한 말입니다.

진화 능력을 낮추어 기업의 영속성을 위협합니다.

반드시 한 번쯤 저울질 해봐야 합니다.


“IT 시스템 개발”은 공학의 영역이지만, “IT 사업”은 경영의 영역입니다.

경영의 숙제를 개발에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수보 소장님 블로그 - IT의 중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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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

  • 노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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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1-23 11:47:26

    위르겐 메페르트, 아난드 스와미나탄이 쓴 "격차를 넘어 초격차를 만드는 디지털 대전환의 조건" 이라는 책에 보면, 

    IT 시스템 도입(디지털 전환)은 CEO가 고민하고, 답을 내리고, 주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구성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일을 CEO가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하고 있기 때문에 CEO 및 경영층에서는 어디까지 할것인지, 얼마나 할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고민이 없는 상태에서 사탕발림에 넘어가 시스템을 도입하고 숙련자를 자르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계속 실패하는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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