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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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1 13: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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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삶 - 건축과 소프트웨어의 비유 (1/2)




작은 집은 우당탕탕 지으면 만들어졌다.



복잡한 건축물은 시스템을 넘어 예술성까지 포함하고 있다.



‘기존에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일을 전산화하는 것’과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비즈니스를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은 완전히 서로 다른 일입니다.

같은 칼과 같은 재료를 쓰지만 <중화요리>나 <한식요리>를 만드는 것 만큼 다른 이야기입니다.

코딩이 칼을 다루는 것이라면 프로젝트는 요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존에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일을 전산화하는 경우’란 대부분 의뢰자가 IT를 모르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시스템의 개발 과정을 <건축>에 비유합니다. 그리고 많은 실패로 인해 <건축>일을 폄하하는 인식도 생깁니다.


그런데 과연 실패가 <건축>하는 것처럼 일했기 때문에 생긴 것일까요? <건축>이 나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것일까요?

그래서 오늘은 그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스크랩 해 보았습니다.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요? 그냥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눈에 보이는 <건축물>을 하나 짓는데도 이렇게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하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라면 어떨까요?

애자일이냐 폭포수는 대량 생산을 위한 프로세스가 아닙니다.

<시스템>은 프로세스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문제의식과 해결의지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 출처 : 하우빌드 http://www.howbuild.com

※ 제목 : 컴사장과 노가다의 건축이야기




하나. 집을 지을려고 하는데 평당 얼마나 하냐?


컴사장: 가다야. 내가 집을 한 번 지어보려고 하는데. 공사비가 얼마나 드나?

노가다: 몰라.

컴사장: 왜 몰라. 네가 하는 일이 노가단데. 너 초짜 아니냐?

노가다: 이놈아. 내가 노가다 밥 10년이다…….

아~ 그래~!! 너. 예전에 내가 컴퓨터 조립하는데 얼마나 하냐고 물었을 때 네가 뭐라고 했냐?


컴사장: 뭐. 조립하기 나름이라고 했었지.

노가다: 그래…….집도 짓기 나름이야.

컴사장: 아. 글쎄, 대충 얼마냐고. 동네 건축업자한테 물어보니까 잘만 얘기해 주두만…평당 300만원이면 자기가 지어 준다는데.

노가다: 참 쉽구나……. 그럼 다시 한 번 물어보자. 컴퓨터 조립하는데 대충 얼마나 하는데?


컴사장: 우선 용도를 알아야 하겠지.

문서나 인터넷 작업만 할 것 같으면 고 사양을 쓰지 않아도 되겠지만, 동영상이나 게임하려면 CPU도 좋아야 하고 그래픽카드도 좋아야 하고 램도 좀 높게 해야 하 고…….

노가다: 그럼 사양 좋은 컴퓨터는 얼마나 하냐?

컴사장: 글쎄……. CPU만 보더라도 성능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고 가격도 차이가 많으니까…….

메이커에서 나온 완성품 컴퓨터가 아닌 이상, 정말 조립하기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야.

본체만 보더라도 40 ~ 100만원 사이 정도 봐야 할 걸…….

노가다: 컴퓨터 가격이 조립하기 나름인 것처럼 집 짓는 것도 똑같아.

집을 짓는 것은 홈쇼핑에서 완제품 컴퓨터를 사는 게 아니고, 컴퓨터 조립하는 것과 비슷해.

똑같은 면적의 건물을 지어도 어떻게 짓는가에 따라 1억에도 지을 수 있고, 2억에도 지을수 있다는 말이야. 알겠니……. 같은 평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금액은 천차만별이야.


컴사장: 그래도 주택이면 얼마, 상가면 얼마 이런 게 있지 않냐?

노가다: 오늘 너에게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비밀을 알려주마.

여기 네 개의 건물이 있는데 면적이나 마감 재료는 다 똑같고 높이, 가로, 세로, 층수만 조금 틀리다.

공사비가 어떨 것 같냐?




컴사장: 면적도 같고, 마감 재료도 같으면 공사비는 비슷하지 않을까?

노가다: 1번이 평당 200만원이면, 2번은 223만원, 3번은 232만원, 4번은 265만원이야.

1번을 기준으로 2번은 한 층의 높이를 60cm만 올렸는데 공사비는 11%가 비싸.

3번은 한 층의 높이는 그대로고 건물의 가로, 세로만 바뀌었을 뿐인데 공사비는 16%가 비싸.

4번은 전체 면적과 한 층의 높이는 같고 층수만 달라지니 공사비는 33%가 비싸지지.

만약에 층고도 높아지고, 가로. 세로도 달라지고, 층수도 달라진다면 공사비는 50%까지 차이가 난다.


컴사장: 면적이 다 같다며……. 어떻게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지?

노가다: 아직 놀라지 마라.

만약에 외부 마감 재료만 2배 비싼 것으로 한다면 공사비는 23%가 올라간다.

정리를 하자면 면적이 같더라도 층고, 가로, 세로, 층수, 마감 재료가 다르면, 평당 공사비가

크게는 2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거야.

면적은 같은데 하나는 공사비가 4억이고, 하나는 8억이 되는 거야.

컴사장: 놀랍군. 놀라워.

노가다: 네가 나에게 평당 얼마냐고 묻는 게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지 알겠지.


컴사장: 그런데 사람들은 많이 사용하고 있잖아.

노가다: 평당 공사비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사용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거야.

컴사장: 그건 무슨 얘기냐?

노가다: 평당 공사비는 임대 계획을 잡고 수익률을 분석하고 공사비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필요한 거지.

네가 설계도 하기 전에 “요즘 평당 공사비가 얼마냐?”라고 물어보라고 있는 것이 아니야.

또는 아파트와 같이 비슷한 구조와 마감으로 된 건축물의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 사용하거나. 알겠니?


컴사장: 좀 자세하게 알려줘.

노가다: 이 얘기는 길어지니까 내가 나중에 알려줄께.

컴사장: 그러면 나한테 평당 얼마에 공사해준다고 하는 사람들은 뭐냐?

노가다: 그 사람이 설계도면을 보고 수량을 정확히 뽑아서 공사비를 산출해서 너에게 “평당 300 만원입니다” 라고 얘기 한다면 그 사람은 너에게 정답을 알려 준거야. 하지만, 도면도 보지 않고 너에게 평당 300만원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단지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영업사원일 뿐이야.

계약하려고 하면 여기 저기 없던 옵션들이 생기고 금액이 올라가지.

내가 아는 분 중에 건축업계에 30년을 몸담았던 분이 계신데 그 분은 건축주를 만나서 도면을 딱 보면 그 자리에서 “평당 얼마면 됩니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궁금해서 내가 물어봤다.

“형님은 어떻게 내역도 없이 그 자리에서 공사비가 나오시나요?”라고 했더니 그 분 말씀이 “가다야. 정확한 공사비는 나도 모른단다. 견적을 뽑아봐야 알지. 건축주가 궁금해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얘기를 해줄 뿐이야.”


컴사장: 경험이 많으면 그래도 어느 정도 정확하지 않냐?

노가다: 아직 멀었구나.

일주일을 자료 조사하고 계산해야 나오는 답을 앉은 자리에서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런데……. 너 집은 어디에 지으려고 하냐? 토지이용계획서에는 어떻게 나와 있는지는 확인했냐?

컴사장: 무슨 계획서? 집짓는데 계획서도 필요하냐?

노가다: 그러면 지금 구청 가서 토지이용계획 확인서 떼어 와라. 2,000원도 안 해.

네가 옛날에 싸게 컴퓨터 조립해 줬으니까, 내가 돈 주고도 못 배우는 것을 알려주마.

그리고 앞으로는 어디 가서 평당 얼마냐고 묻지 마라. 아~ 오면서 커피도 뽑아와라. 난 카페라떼.




둘. 토지이용계획확인서


컴사장: 어이~. 오래 기다렸지. 여기 토지이용계획 확인서. 떼기 쉽던데. 공무원도 친절하고.

노가다: 커피는 뽑아 왔냐?

컴사장: 커피는 여기 대령이요…….

노가다: 서류 이리 줘봐. 보자. 지목은 대지로 되어 있고. 면적은 335㎡ 이니까. 100평정도 되네.

땅도 도로에 접해 있고…….도시지역이고 제2종일반 주거지역이군. 다른 특별한 해당사항은 없고. 땅은 괜찮네. 뭐.


컴사장: 뭐 그리 혼자 중얼 거리냐? 이 서류가 집 짓는데 정말 필요는 한 거냐.

노가다: 잘 들어. 너한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니까.

토지이용계획 확인서는 네 땅의 사용설명서야.

여기에는 네 땅에 어떤 건물을 얼마나 넓게 그리고, 몇 층이나 지을 수 있는지가 나와 있다.

당연히 땅을 사거나 집을 짓거나 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서류야.

컴사장: 그런데 여기에 몇 층 지을 수 있다는 내용은 없는데?

노가다: 잘 봐. 설명해 줄게.

여기에 제 2종일반 주거지역이라는 적혀 있지. 이 말은 여기에는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 그리고 1종 근린 생활시설을 네 땅에 지을 수 있고, 건폐율은 60%이하, 용적율은 200%이하로 지을 수 있다는 얘기지. 건폐율은 바닥면적/땅의 면적이기 때문에 한 층의 면적은 201㎡ 이내로 해야 하고, 용적율은 건물 전체면적/땅의 면적이기 때문에 건물 전체 면적은 670㎡ 이내로 해야 한다는 얘기야.


컴사장: 근데 여기에 건폐율, 용적률이라는 말은 안 적혀 있는데.

노가다: 여기에 건폐율, 용적률이 적혀 있지는 않아.

토지이용계획 확인서에는 네 땅이 어떤 지역에 속해 있다고 표시만 해 놓고 그 지역에 해당하 는 내용은 도시계획조례에 있기 때문에 도시계획조례를 확인해야 한다.

컴사장: 복잡하네. 도시계획조례는 뭐냐?

노가다: 도시계획조례는 지방 자치단체 별로 땅을 어떻게 이용하겠다고 지정해 놓은 법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네 땅을 알고 싶으면, 토지이용계획 확인서와 조시계획조례를 같이 확인해야 하는 거야.


컴사장: 그러면 토지 이용계획 확인서와 도시계획 조례만 보면 내 땅에 대해서 다 알 수 있는 거냐?

노가다: 아니……. 사실 토지이용계획 확인서가 건축에 필요한 중요한 것들을 보여 주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는 않아. 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것들을 더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네 땅의 가치를 보여주는 서류이기 때문에 네가 땅을 사거나 건축을 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서류지.

컴사장: 무슨 가치?

노가다: 똑같은 면적의 대지 중에 어떤 대지는 건물을 100평 지을 수 있고, 어떤 대지는 건물을 200평 지을수 있다면, 어떤 땅이 좋고 비싼 땅일까?


컴사장: 당연히 200평을 지을 수 있는 땅이 좋지.

노가다: 그렇지 토지이용계획 확인서에 뭐라고 되어 있는지에 따라 땅의 가치가 달라지는 거야.

그리고 적어도 건축을 시작하기 전에 네 땅에 어떤 건물을 몇 평이나 지을 수 있는지는 네가 알고 시작해야 한다는 거야. 그래야 계획을 세우지.

컴사장: 무슨 계획?




셋. 건축계획을 세우자


노가다: 집을 지으려면 당연히 계획을 세워야지. 아무생각 없이 대충 하려고 하지마라.

네가 돈이 너무 많아 심심풀이로 집을 짓는 게 아니라면, 여기에 네 인생이 걸려 있는 거야.

신중에 신중을 기해도 모자람이 없단다. 알겠지. 우선 건축을 하는 순서를 알려주마.

건축은 “계획 -> 설계 -> 건축허가 -> 견적 -> 시공자 선정 -> 착공신고 -> 시공 – >준공”으로 진행된다. 여기에서 제일 첫 번째 해야 할게 뭐지?

컴사장: 계획.

노가다: 그렇지. 건축의 첫 번째 단추는 “계획”이고, 이 계획이 건축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런데 계획을 세우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

컴사장: 땅을 확인하는 일이겠지.


노가다: 그렇지. 이제 아주 똑똑해 졌는걸.

토지이용계획 확인서를 확인해서 이 땅에 어떤 건물을 몇 평이나 지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목적을 명확히 할 것.

네 가족이 살 주택을 지을 건지. 아니면 임대 수익을 위해 상가를 지으려고 하는지 목적을 명확 하게 해야 한다. 잘못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

컴사장: 만약 내 땅에다가 건물을 짓는다면 내 땅에 맞는 건물을 계획하면 되고, 땅이 없다면 계획에 맞는 땅을 사면 되겠네.

노가다: 그렇지. 땅과 목적이 결정되었다면 이제 계획을 짜야지.

계획은 “1. 사업성 검토, 2. 공사비 계획, 3. 공사 진행 일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네가 살 집이라면 사업성 검토가 필요 없겠지만, 판매나 임대를 계획한다면 검토를 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땅의 시세가 평당 500만원이고 주변에 집들이 평당 800만원에 거래가 되고 있고, 네가 100평짜리 땅에 200평 집을 짓는다면 네가 집을 지어 판매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800만원×200평=16억이지.

이때 네가 투자해야 할 돈은 땅값 100평×500만원=5억과 공사비다. 여기에서 수익이 나려면 공사비가 11억 이내이어야 하는데, 이때 평당 공사비는 11억÷200평= 550만원이다.

따라서 세금이나 금융비용을 생각해서 평당 500만원 이내로 공사가 된다면 수익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동일 규모나 형태의 건물 공사비가 평당 250~350만원 정도니까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컴사장: 아~ 평당 공사비는 이때 사용하는 구나.


노가다: 그래. 평당 공사비는 개략적인 공사비 예측이나 임대나 판매 가격을 계산할 때나 사용하는 거야.

자~! 이제 사업성 검토가 끝났으면 공사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계획한다.

사업성이 아무리 좋아도 돈이 없으면 안 되겠지. 돈이 없어서 대출을 많이 한다면 이자부담이 커지니까 수익성이 떨어져서 사업성이 없어질 수도 있다.

사업성도 좋고, 공사비 계획도 세웠다면 공사 진행 일정만 세우면 된다.

언제쯤 설계하고 착공해서 언제쯤 준공할지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고 여기에 맞추어 자금 집행계획을 세우면 된다.

컴사장: 근데 계획대로 일이 되지는 않잖아.

노가다: 당연히 안 되지. 실제 설계를 하면서 네가 계획한 건물 면적보다 적게 나올 수가 있고, 예상보다

공사비가 올라갈 수도 있고, 임대를 할 때 임대 시세가 계획보다 낮아질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계획은 계속 수정과 보완을 해가는 거야.

계획대로 일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맨땅에 헤딩하는 바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넷. 설계를 하자


노가다: 자~! 이제 설계를 해보자.

컴사장: 근데……. 꼭 설계사무실에 맡겨야 되냐? 내가 직접 설계를 하면 안 되냐?

노가다: 우선 설계사무실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하마.

네가 얘기하는 설계사무실은 정확히 얘기하자면 건축사면허를 가지고 있는 건축사가 운영하는

건축사 사무실이야. 네가 건축사 사무실에 맡겨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건축허가를 받거나 건축 신고를 해야 하는 건축물인 경우에는

건축사가 설계를 하도록 법에 정해져 있다.

두 번째로는 네가 건축에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 설계를 해야 한다.

컴사장: 몇몇 경우가 뭔데.


노가다: 네가 200제곱미터내의 창고를 짓거나 100제곱미터내의 신축을 하거나 85제곱미터 미만인 증축을 하거나…….등등이 있다.

다시 정리를 하자면 창고를 짓거나 증축이나 리모델링이 아니라면 30평 이상의 건물을 신축할 경우에는

법적으로 건축사에게 설계를 맡겨야 된다.

컴사장: 그럼 왠만한 건 다 건축사에게 설계를 하라는 얘기네.

첫 번째야 법으로 해야 한다고 하니까 건축사에게 설계를 하겠지만, 두 번째는 뭐냐?

노가다: 설계라고 하는 것은 실제 공사를 하기 전에 ‘건물을 이렇게 짓겠다.’라고 하는 것을 도면으로 표현한 거야. 너 예전에 네 똥개 집을 하나 지을 때도 어떻게 지을 건지 며칠 동안 종이에다가 몇 번씩 그렸잖아.

컴사장: 그랬지.


노가다: 그런데 건축은 개집처럼 네 혼자 짓는 것도 아니고, 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시 지을 수도 없다. 뭐 네가 돈이 많다면야 개집 짓듯이 몇 번을 허물고 다시 지을 수 있겠지만…….

컴사장: 난 그렇게 돈이 많지는 않아.

노가다: 그래서 실수 없이 한 번에 짓기 위해서 설계를 해야 하는 거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공사할 때 실수하지 않도록 그리고 네가 공사를 할 때 맘이 바뀌지 않도록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거야. 설계를 할 때에는 몇 번을 수정해도 돈이 들지 않지만, 공사하다가 수정하면 그건 설계비의 몇 배가 든다.

자~! 여기서 밑줄 쫙.

설계는 법적으로 적합해야 하고, 너의 목적에 맞아야 하고, 공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첫 번째. 건물이 법적으로 적합하지 않으면 준공을 받을 수 없다.

컴사장: 준공을 못 받으면?


노가다: 네가 건물을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야. 네가 그 건물에 살수도 없고, 임대를 줄 수도 없지.

두 번째. 너의 목적에 맞지 않다면……. 그건 너에게 쓸모가 없는 건물이라는 거지.

그리고 주택이면 주택의 목적과 용도에 맞게 설계가 되어야 하고, 상가면 상가에 맞게 설계가 되어야 하는 거야.

세 번째. 공사를 할 수 있는 설계여야 한다.

아무리 설계가 좋아도 네가 예상한 공사비보다 2.3배 나온다면?

컴사장: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냐…….공사 못하지.

노가다: 그렇지……. 설계를 잘못하면 사용할 수도 없고, 쓸모도 없고, 지을 수도 없는 건물이 될 수

있다는 얘기야. 그래서 설계를 할 때에는 내가 얘기한 세 가지를 반드시 명심하면서 해야 한다.

컴사장: 설계를 하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냐?


노가다: 우선 설계 사무실을 찾아가서 네가 세웠던 계획을 상담 받아야지.

네가 “어떤 용도로 얼마의 면적으로 어떻게 짓고 싶고 공사비는 얼마 정도 예상을 한다.” 라는 것을 얘기하면 건축사가 법적으로 이것은 되고 저것은 되지 않고 하는 것을 상담해 줄 거야.

이때 네 계획이 법적으로 전혀 불가능하다면 계획을 접어야 하고, 계획을 조금 수정해서 가능하다면

계획대로 설계를 진행하는 거야.

컴사장: 한 군데만 찾아가면 되냐?

노가다: 여러 군데 찾아가서 상담을 받아야지. 그리고 설계비도 비교해봐야 하고…….

여기에서 중요한 것 하나.

설계비가 싸다고 좋은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 차를 살 때 옵션에 따라 가격이 다르듯이 설계할 때도 계약 조건과 건축사의 능력에 따라 금액에 차이가 많다.

그냥 건축허가만 받아주는 건지. 감리까지 포함된 것인지. 설계협의는 몇 번을 하는 건지.

설계도면은 얼마나 주는 건지. 설계 변경할 때 비용은 얼마인지.

꼼꼼하게 비교를 해보고 건축사의 능력을 확인해보고 계약을 해야 한다.

컴사장: 그냥 아무데나 가서 설계하면 안 되겠구나.


노가다: 이제 설계 계약을 했다면 앞으로 설계는 네 가지 단계를 거치게 된다.

“기본설계, 실시설계, 건축허가, 설계도서 납품”

컴사장: 설계에도 단계가 있냐?

노가다: 그럼. 하나씩 설명을 하마. 기본설계는 말 그대로 기본 설계야. 건물의 틀을 잡는 작업이지.

건물을 어디에 배치를 할 것이며, 방을 어디에 놓고 크기는 얼마로 하고 높이는 얼마로 할지 그리고 마감은 무엇으로 할지를 기본 설계에서 결정하는 거야.

네가 건축사와 가장 많이 만나고 협의해야 될 시간이야. 기본 설계가 끝나면 설계는 거의 끝났다고 봐도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본 설계는 네 마음에 들 때까지 해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놔뒀다가 공사할 때 바꾸려면 엄청난 돈이 든다.

그리고 건축사가 네 생각을 읽고 알아서 설계를 해준다는 생각은 쓰레기통에 버려라.

컴사장: 그렇지. 나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만난 지 얼마 안 된 건축사가 어찌 알겠냐.


노가다: 그래서 설계도면이 나오면 반드시 네가 생각한 대로 설계가 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제 기본설계가 끝나고 나면 실시설계를 하게 되는데…….

실시설계에서는 구조, 전기, 기계, 소방, 통신 설계를 하게 된다.

컴사장: 실시설계 할 때 내가 할 것은 없냐?

노가다: 기본 설계에서 대부분 협의가 되는 것이지만,  실시설계에서는 콘센트의 위치나 형광등의 위치 같은 것을 도면으로 표현을 해주는 거야. 실시설계가 나오면 최종적으로 네가 확인을 하고 건축허가를 받으면 된다.

컴사장: 건축허가를 왜 받는 거냐?


노가다: 법적으로 설계에 이상이 없는지 나라에서 확인을 하기위해서…….

컴사장: 건축사와 설계를 했는데, 당연히 법적으로 이상이 없어야지.

노가다: 아니야. 법적으로 명문화가 된 것은 다 맞추어 설계를 하지만,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많은 부서를 거치게 되는데 각각의 담당자가 법적인 부분을 확인하고 그 외에 협의가 필요한 것들은 건축사와 협의해야 하거든.

컴사장: 그러면 내가 열심히 설계를 한 것이 허가를 받는 과정에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네. 억울하잖아.

노가다: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다.

이제 허가가 나오고 최종 도면을 건축사에게서 받으면 설계는 끝나게 된다.








김수보 소장님 블로그 - IT의 중심에서       



♣ 에디터 : 다음편은 10월 16일에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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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댓글 7

  • 하두
    7k
    2018-10-03 20:40:36 작성 2018-10-03 20:43:54 수정됨

    길어서 천천히 읽어볼께요.

    공정과 순서, 방법과 절차

    1
  • 엽서
    47
    2018-10-05 14:33:54

    공감합니다. 그래서 전 요즘 건축(특히 방법론)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요~

    1
  • Que sera sera
    10
    2018-10-11 10:50:24

    건축에 관한 내용도 함께 엿볼수 있고 대화형식으로 서술하니까 집중에 도움이 되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1
  • 페어와이즈
    -46
    2018-10-12 10:41:35 작성 2018-10-12 10:43:25 수정됨

    잘 봤습니다.. 건축 메타포가 적절히 사용되면 소프트웨어 개발에 건축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것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편이죠. 덕분에 하우빌드라는 좋은 사이트도 알게 되었네요.


    결국은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을 잘 이해하는 측면이 중요합니다. SW공학을 바르게 이해할때 양질의 소프트웨어가 나올수 있으니 틈나는대로 방법론 학습이 개발 관련자 분들에게 요구된다 하겠습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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