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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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7 19:24:46 작성 2018-09-17 21:47:38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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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SW개발을 서른 이후에 시작하시는 분들께



오키에서 종종 서른 이후에 개발을 시작하면서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시는 분들의 글을 보다,

과거에 서른 넘어서 시작한 사람들이 기억나서 적습니다.

 

처음 기억 나는 사람은 제가 25살쯤 되었을 때 만난 거래처 개발 실장님 입니다.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33살쯤에 시작해서 38살쯤 되셨을 때 기술 지원 건으로 만났습니다.

야근한다고 같이 편의점에 갔는데 저는 밤새 피울 담배 2갑을 샀고,

그분은 담배 한 갑과 맥주 1팩(6개)을 샀습니다.

제가 담배 한대 피면, 그분은 맥주 한 모금을 마시면서 밤새 일한 추억(?)이 있습니다.

DOS시절에 클리퍼란 언어로 DBGrid를 만들 정도의 수준이었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번째는 30살 때 쯤으로, 모 대기업 SI를 할 때 였습니다.

웹 개발에는 큰 관심이 없던 시절이었는데, 회사 사정으로 PM을 해야 했습니다.

학원 출신에 32(?)살로 기억하는 여자 분이 있었는데, 굉장히 적극인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PM이 부담스러워서 저에게 떠민 사람이었는데,

게시판이나 제대로 만들겠냐 싶어서 공부하라는 차원에서 시켰더니 몇 일만에 만들어 왔습니다.

다시 좀더 보강하라고 시켰고,

그렇게 조금씩 시키다 모든 일을 다 시키게 되었습니다.

얼마 뒤 사이가 좋지 않던 PM과의 관계로 퇴사를 했고, 몇 개월 뒤에 잡지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벤쳐 탐방하는 내용이었는데, 회사 직원들과 즐겁게 웃고 있었습니다.

팀장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세번째는 학원에서 강의를 듣던 학생이었는데

제법 좋은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업을 못해 학원의 재취업 과정을 들으러 온 학생이었습니다.

31(?)쯤 되었는데, 못 생기고 뚱뚱한 여자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항상 소극적이었습니다.

실습 중에 잘 하고 있는지 왔다갔다하며 학생들 모니터를 보는데, 

안 보이려고 감추곤 했습니다.

한 1년 반정도 학원 강의를 했는데, 유일하게 모든 내용을 따라온 친구라 제가 다니던 회사에 소개해서 입사했습니다.

제가 떠나고 약 10년뒤에 소식을 들으니

소심해서 나서지 않지만 고집쟁이에 제법 괜찮은 실력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흔 살쯤 되었을 때, 32살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직원을 고용했습니다.

이것 저것 하다 컴퓨터 학원을 마치고 구직하는 상태였는데, 

실패를 맛본 친구라 열심히 할 것 같다는 말을 하며 영업 이사가 적극 추천했습니다.

채용 후, 열심히는 했지만 기초가 너무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개발보다 운영체제나 설치, 검색 엔진 등을 공부해서 구현하는 것을 주업무로 주었습니다.

제가 퇴사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지만, 

마지막으로 봤을 때, 회사내 주요 일들은 그 친구가 없으면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외에 현재 진행형의 2명이 더 있지만 글이 너무 길어진 상태라 그만 적겠습니다.


이글이 나이 들어서 시작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노력하면, 반드시 성과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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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6

  • 물병자리
    181
    2018-09-17 19:58:08

    두 번째 내용 오키에서 본거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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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W개발자
    1k
    2018-09-17 21:46:49

    2000년쯤에 울산의 S기업에서 있었던 개인 경험입니다.

    만약 유사한 글이 있다면 저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 쓴 글이거나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관련 있는 사람이라면 약 20년 만이니 반가울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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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LAOI
    177
    2018-09-17 22:11:11

    적성 1도 없이 그저 버티면 어찌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학원에서도 최하위권 + 남들 다 이해하는 것도 힘들게 겨우겨우 따라가거나 아예 따라가지도 못함

    버티면서 경력 쌓으면 어찌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부당한 대우 참고 견디는

    서른 이후에 시작하는 사람이 너무 많음.

    그런 사람들 대부분 경력 뻥튀기 인력업체로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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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즈루시
    11k
    2018-09-17 23:10:46

    ILAOI 님 말씀대로 중소 업체 뻥튀기 제조업체들이 바라는 최고의 인재들이죠.

    나이도 적당히 많고(=인내심 그득하고), 취업이 최우선이고, 관행이라는 말로 꼬득이면 제대로 코 꿰는...

    어떤 그룹이든 잘하시는 분들은 앞가림 잘하시지만 그 안에 해당되지 않는 분들은 테크트리 꼬이기 십상입니다

    저는 30대에 취업하셔서 잘하시는분들보다  뻥튀기 당하시는 분들을 더 많이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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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옹이돼지
    362
    2018-09-18 00:50:14

    용기를 주기 위해서 성공 사례를 들어주신 것은 좋습니다만, 저는 저 분들이 예외라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렇게 기억하고 이야기하실만큼 드물다는 겁니다.

    "늦게 시작한만큼 더 노력한다"는게 얼마나 무서운 말인데요.

    본인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인지, 그정도 노력할 열정이 있는지, 일하는 동안 계속 공부할 자세가 되는지 냉정히 판단해 보시기를 바래봅니다.

    (머스크처럼 한달동안 오렌지와 소세지만 먹고도 프로그램만 할 수 있다면 행복하다는 분은 당연히 이쪽분야를 하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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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k414
    2018-09-18 10:54:51

    오키를 보면 서른 이후에 개발을 시작하시는 분들 혹은 비전공자 분들이 고민과 미래 진로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대부분은 각자의 마음 속에 또는 머리 속에 이미 답을 알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SW개발자님 말씀처럼 이러한 좋은 성공 사례들도 있고, 야옹이돼지님 말씀처럼 이 사례는 예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아는 한가지 확실한 답은 이 사례에 나온 혹은 주변의 크게든 작게든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엄청나게 노력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누군가 개발자로서의 진로에 대해 물으면 재미있는지 이 흥미를 계속해서 가지고 노력할 수 있을지 한 번 생각해보고 유데미에서 원하는 강의를 먼저 한 번 들어보라고 조언합니다.

    모든 것은 때가 있고 그 때가 지나고 나면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합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공부는 더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비전공이거나 늦게 시작하는 분들은 전공자보다 대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누가 잘나고 누가 못나서의 문제가 아닌 그냥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한 사람이 당연히 적게 투자하거나 시작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앞서 나가있기 떄문입니다.

    예외는 언제나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예외가 아닌 범주에 속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본인 스스로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주위에 질문할 필요없이 하루 빨리 당장 시작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누구는 할 수 있고 누구는 못 하는 일은 없습니다.

    단지 자기 스스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들 뿐이겠지요.

    결론은 누구든 흥미가 있고 꾸준히 노력할 수 있다면 개발하세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늦었을지 모르겠지만 개발의 길로 들어서고 싶으신 모든 분들을 응원하고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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