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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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5 01:2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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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여중생 구한 일..


로보넥스입니다.. 요즘 그닥 글을 안쓰고 있죠.

글을 안쓰니까 안쓰는 것도 편하고 좋네요.

예전에는 하루에 2시간 이상을 글 쓰고 답하는데 보냈지만

그 시간이 줄어든 지금. 의외로 개발효율이 좋아지진 않았습니다.

뇌는 가끔 쉬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고 집중상태는 오히려 막힌 문제가 풀리지 않고요. 각설..


비정상회담을 보다가 삶과 죽음 이야기..

사람을 구해 본 각국의 사연들을 듣다가 생각이 난 겁니다.

중학생때 있었던 일이..


저는 중딩 때 불교캠프에 자주 갔었습니다. 불교에 심취한 건 아니고

거기 전국구 친구들이 많아서. 경주 인근이었던 것 같습니다.

큰 하천에 절벽바위산, 조약돌로 이루어진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총 인원 100여명의 2박3일간의 캠프를 했었죠.


한 오후 3시경?

강쪽 50미터? 쪽에 사람이 웅성웅성 거렸습니다.

저는 텐트에 있었는데 나가봤습니다. 지도교사를 하는 대학생들 3명이

끈처럼 손에 손을 잡고 물안쪽으로 손을 뻗치고 있었습니다.

물에 보니까 여학생 하나가 어푸거리며 옆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위아래로만 헤엄을 치고 있네요. 물에 빠진 겁니다.


그런데 대학생들의 손은 길이가 부족해서 부여잡질 못하고 있더라구요.

당시 느낌이라는 드라마가 종영된 후였는데 저는 그 때 마침 바다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하던 장면이 생각나는 겁니다. 왠지 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헤엄쳐서 곧장 여학생쪽으로 갔습니다. 뭍에서 10미터도 안되는 짧은 거리였죠.

그리고 곧 여학생을 잡았습니다. 데리고 나오려는 찰나..


여학생이 제 목을 조르는 것입니다. 여자가 이렇게 힘이 쎈가 싶을 정도로..

그래서 저도 꼬르륵 거렸죠. 물 밖으로 얼굴을 내밀 수가 없더라구요. 목이 졸려서.

위기의 순간이었죠. 근데 저는 위기때 머리가 맑아지는 케이스거든요. 이상하게도.

어린 시절 살면서 몇번 목숨을 제 스스로 구했습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하지?

고민을 해보니까.. 아! 여기는 뭍에서 10미터밖에 되질 않지.. 숨을 참고 걸어가자.


그 곳의 물의 깊이는 2미터정도? 제가 여학생의 허리를 제 팔로 들어올려

그 여학생의 머리는 숨을 쉴 수 있게 올려주고 저는 그 무게로 물 밑으로

눌려져서 천천히 걸어 갔습니다. 조르던 목을 어떻게 풀었냐구요?

제가 물 밑으로 잠수하니까 여학생이 본능적으로 조르던 제 목을 푼 거죠.

자기가 숨을 쉬어야 하니까.


그래서 10걸음도 안가니까 바로 상황이 클리어가 됬습니다.

제 키보다도 수면이 얕아져서.. 여학생은 쿨럭거리고 울고.. 친구들이랑

텐트에 들어가서 같이 울고 그러더라구요.

나중에 한 2시간쯤 지난 후에야 슥 나오더니 저한테 짧게 고맙습니다. 하더라구요.

당시에는 조금 서운했습니다. 이게 다야?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기억으로는 그 누구도.. 아무도 저를 칭찬해주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항상 노는 친한 친구들 외에는.


근데 어른이 된 지금, 그 때의 기억이 나서 복기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겠네요. 여학생은 생존의 본능으로 벌인 일이지만

구하려는 사람의 목을 자기가 졸라버렸다는 죄책감에 고통스러웠을 것이고

도와주려던 대학생들과 캠프관계자들은 집단 멘붕이 왔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 하나 구했고 저에겐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재난의 현장은 눈으로 파악되는 이면에

훨씬 큰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했죠.


커트 -- 여기까지만 읽으셔도 됩니다.


모든 사람의 인생은 소중합니다.

나도 내 가족도 지인도.. 게다가 적까지.

모든 인간의 행동은 이유가 있습니다. 구명자의 목을 조른 여학생처럼.

연쇄살인범에게도 이유가 있고 나치나 김정은에게도 이유가 있을 겁니다.

불가의 제자로써 삶에서 얻은 저의 깨달음이 있습니다. 인간도 기계라는 것이죠.

제갈공명이 그랬던 것처럼 인간도 그 매커니즘을 이해하면 역설계될 수 있는 기계다.

그렇기에 "죄와 벌"은 인간의 사회적 잣대이지만 인간의 생명은 자체로 소중하며

최대한 선입견을 걷어내어 해석하고 이성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조금 설명이 부족한가요? 왜 인간의 생명이 소중한 것인지에 대하여.

자신의 생명이 소중한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죽기 싫으니까.

그런데 모든 인간 생명과 그 안의 나의 성격들은 유기적인 관계속에서 형성된 것이죠.

나 혼자만 있을 경우에는 성격, 자아가 없습니다. 즉 내 삶은 지구상의 다른 인류들과

모두 연결되어 있는 면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나와 "접점"을 가지는 인간도

전부 유기적인 형체지만, "나"라고 본다. 성격과 자아를 같이 나누게 되거나 지분이 발생함으로.

그리고 전혀 접점이 없는 모르는 사람은 어차피 판단근거가 없으니 제외하지만

매체를 통해서라도 알게 된 수많은 자아들과 공유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므로..

인간의 생명은 소중하다. 즉 트럼프도, 이명박도, 김정은도, 박근혜도, 문재인도..


지독하게 나쁜 행위를 한 사람들도 때로는 엄청난 교훈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나치도 그렇고, 최근의 박근혜도.. 썰전에서 그러더군요.

진작에 자진하야했으면 사태가 이렇게 되진 않았겠지만

오히려 자진하야하지 않아서 사회의 부조리를 쓸어버릴 계기를 주었다.

그래서 박근혜도 제 벌은 달게 받아야 하겠지만 측은지심이 듭니다.

저는 사형제도도 찬성합니다. 수많은 사람을 이유없이 죽인 연쇄살인마는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다만 분노에 찬 마음이 아니라 차분하게

이런 마음으로 집행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아직 극악 범죄자의 마인드를

완전히 리셋할 수 있는 기술력이 없음을 애석해하며 현 사회의 존립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인간을 죽여야 함이 몹시 측은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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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1

  • 보오오이
    45
    2017-11-15 02:05:17.0

    데브피아로 다시 가시던가 제발 여기 물 흐리지 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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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보넥스
    107
    2017-11-15 08:44:49.0

    하소연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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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디지털단지
    124
    2017-11-15 08:52:05.0

    삼대천왕하게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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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sedd
    3k
    2017-11-15 09:20:31.0

    물에빠진 여중생에서 

    자연스럽게 정치로 넘어가는 이 답정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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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보넥스
    107
    2017-11-15 09:58:27.0

    커트를 무시했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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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데우스
    319
    2017-11-15 10:03:57.0

    보상이 별루 없으니, 롤백 하셔야겠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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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미
    6k
    2017-11-15 10:05:48.0

    그래서 무슨말이 하고싶은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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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nnet15
    1k
    2017-11-15 10:25:36.0

    박근혜는 용서 해주면 안되요... 아니 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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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보넥스
    107
    2017-11-15 10:34:44.0

    아침부터 보상이 많자나요..^^

    박근혜는 응당 죄를 물어야죠.

    하지만 사람을 미워하진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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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피드스타
    168
    2017-11-15 11:44:30.0

    구해주러갔는데 목을 조르다니..


    아주 썅련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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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보넥스
    107
    2017-11-15 13:07:48.0

    일반인이 인간의 진짜 "본능"을 보게 되면

    일종의 상실감을 느낄 겁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이렇게 자기 밖에 모르는 저질인가 싶기도 할테고..


    그러나 어차피 인간은 밥먹는거, 똥누는거, 종족번식하는

    생물학적 롤을 벗어날 수가 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려니.. 해야 합니다.


    죽음의 순간에서도 본능을 억압할 수 있는 강력한 이성을

    가졌던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은 뭔가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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