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v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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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1 15:49:40 작성 2017-11-11 19:32:35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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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 느끼세요?


대기업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있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면접을 봤는데, 면접관이 구글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맥북에 언어/프레임워크 로고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있더군요.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 분위기와 완전 달랐고, 정말 그 분들은 일을 즐기고 개발을 사랑하는 워커홀릭처럼 보였어요. 그 분이 저에게 했던 질문이 기억나네요. "개발에 있어서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프라이드가 있나요? 그것이 뭔지 설명해주세요.". 지금껏 생각해보지도 못한 질문에 10초정도 고민하다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런거 없다고 대답해버렸네요. 


그 분의 질문으로 하여금 이 직업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5년동안 회사에서 개발을 했던 이유는 전공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고, 배운게 도둑질이라 해온거지 좋아서 한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목 디스크, 안구건조증 달고살면서 10시간동안 충혈된 눈으로 모니터만 바라보며 하는 일에 나에게 무슨 자부심을 주는 건지도 모르겠고, 사람 상대하는 일 아닌 말도 못하는 기계와 일을 하면서 IT 기술이 무슨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 전혀 해본 적도 없고... IT 기술이 사람을 소외했으면 소외했지 행복을 가져다주진 않는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런 생각들 때문에 내가 이 직업에 대해 자부심이 없는건가 싶기도 하고...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은 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부심은 못 느끼겠네요.


사는 곳이 판교라 이곳에 IT 회사가 많아 크고 작은회사를 수십번 면접을 보러다니면서 느꼈던 것이, 이 회사들은 전부 자기 직업에 프라이드를 갖는 사람을 원하는 것 같더군요. 기초는 물론, 신기술에 빠싹하고, 풍부한 경험에, 커뮤니케이션 능력 좋고, 컨퍼런스, 세미나를 자주 나가서 새로운 기술 동향에 뒤쳐지지 않는 그런 사람을 원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반면 저는 트렌드 따라가는 속도가 너무 느리고,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혜와 통찰력도 부족하고, 내성적인 성격이고, 컨퍼런스는 사람 북적이는게 싫어서 가기도 싫고, 주도적이지 못한 성격에 그저 주어진 일에만 열심히 하는 일개 직장인이었습니다. 개발자로서 점수로 따진다면 빵점 개발자입니다.


위 회사에서 탈락 이메일을 받았는데, 기초는 있으나 새로운 기술, 트렌드에 별 관심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함께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습니다. 솔직히 트렌드에 대해 관심도 없이 살아왔습니다. 업무에 필요하면 배워서 썼지, 아무 의미없이 유행에 쫓아가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런 내용의 이메일을 받고, 그 면접관의 말에 다시 한번 떠올려보니 아무래도 전 개발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강렬하게 듭니다. 자부심도 없고, 흥미도 없고, 트렌드 따라가는 속도도 느리고, 그저 다른 직업보다 몸을 덜 쓰기 때문에, 입에 풀칠하고 돈 벌기위해 개발하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네요. 개발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보다라는 생각에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개발을 그만해야될 것 같아서 다른 직업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네요. 몇 년간 쌓아왔던 지식과 경험들을 버리고 새 출발을 해야하니까요.


말이 길어졌습니다. 그동안 회사에서 혼자 개발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을 기회가 없었네요. 그래서 이 곳에 찾아와 묻습니다. 개발을 사랑하시고 자부심을 느끼시나요? 아니면 배운게 도둑질이라 마지못해 개발을 하시는건가요? 개발을 사랑한다면 돈이 적게 들어와도 할 수 있을만큼 그렇게 좋으신가요?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에 참고가 될 것 같아서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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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22

  • 하두
    10k
    2017-11-11 15:53:46 작성 2017-11-11 15:54:10 수정됨

    답신 보냈나요.

    그래서 니들은 뻐꾸기 전도사 노릇하고 있냐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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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 Head
    1k
    2017-11-11 16:02:06

    저도 나름 신기술 알아보려고 하지만 혼자서 하는 거엔 다 여러 한계가 있어서 컨퍼런스도 가끔 갔었는데 평일애 주로 열리다보니 직장을 비우고 가기가 쉽지 않네요

    전 개발이 좋아서 하는 쪽에 속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임금 적게 받더라도 개발이 좋으니 했었거든요

    그러나 현실은 역시 돈이 필요하더라구요

    돈은 계속 더 벌고 싶구요

    평소 흥미를 잘 느끼는 성격이 아니라 개발하는게 그나마 재밌어 하는 것 같아요 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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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divh
    32
    2017-11-11 16:02:15 작성 2017-11-11 16:03:38 수정됨

    하두 

    아니요. 맞는 말이라 답신을 보낼 건덕지도 없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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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나후
    264
    2017-11-11 16:05:29 작성 2017-11-11 16:08:34 수정됨

    제일 중요한게 성실한태도(생계목적 코딩)이고 그다음이 잘하는것 인데요. 이 잘함이라는게 일을 즐겨야합니다. 희열이죠.  이것이 좀 필요합니다.

    회사코딩시 나타나는 난제들 ,  업무프로세스와 전산이 맞지않아서 미흡 한 부분을 어떻게처리할까? 이런 퍼즐같은 문제는 저녁 7시 쯤 퇴근후에도 계속 하는 관심말입니다.

    이런 퍼즐을 일반화 시켜서 풀면 원리를 깨우치고 다른데 이직해서서 능력자로 인정 받을수 있거든요

    위문제를 비동기로 해서  배치데몬이 5분마다 한번씩 쉘을 돌려서 화면데이터를 좀더 보정하면 고객이 만족하고 그 사람들 업무성과가 개선되지 않을까?

    이런게 세상을 바꾸는 sw의 역할입니다. 또는 부정적으로 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내가 sw시스템을 너무 잘 만들어서 고객사가 인력감축이 가능해서 꽤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기도 하거든요

    이런 관심이나 기왕이면 최신기술로 구현해보고 싶어하는 기술자특유의 분위기도 필요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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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아하아
    1k
    2017-11-11 16:05:53

    면접에서 api 구버젼 썼다고 머라고 하는거 보면 밥맛떨어지던데..

    새로나온거 빨리 써본게 뭐 대수라고 그러는가 몰것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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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PE
    552
    2017-11-11 16:06:04

    전 전자입니다.

    저도 기술 습득은 느리지만 그게 무엇인지 알고 조금씩 익혀나갈 때마다 즐겁습니다.

    그런데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어느 직업이나 같겠지만 직업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일이니까 하는거고, 먹고 살려는 행동으로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 같네요. 그게 나쁜건 아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일을 하는게 소중한 내 시간을 돈으로 교환하는 건데 그 이외의 의미가 없으면 사는 의미가 없는 그냥 돈 버는 기계로 스스로 정의될 것에 두렵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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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월세살이
    833
    2017-11-11 16:07:39 작성 2017-11-11 16:08:45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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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두
    10k
    2017-11-11 16:29:02

    잘난 면접자나 떨어지신 개발자님이나

    사용자들이자나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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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아하아
    1k
    2017-11-11 16:41:13

    면접보신곳이 최신기술을 빠르게 익히고 적용해야하는

    스타트업이여서가 아닐까요?

    -------

    스타트업에 대한 환상이 있으신가요?

    스타트업도 머 없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이 최신기술 조금 공부한것보다

    예전기술을 많이 써보고 기초가 있을 때 최신기술도 의미가 있는것 아닌가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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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chKing
    14k
    2017-11-11 17:22:50

    저같은경우야 공부하는게 재미있기도하고, 신기술같은데 관심도 많고 따라가려고 노력도 하고 그러긴하는데...

    모든 개발자가 그럴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런개발자들을 위한 포지션도 충분히 많기도하고요.

    그냥 그 회사가 원하는 스타일과 글쓴분의 성향이 서로 일치하지않았을뿐 글쓴분이 개발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다고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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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mchiboy
    86
    2017-11-11 17:29:10

    말이좋아 스타트업이지 신생 벤쳐기업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업무 프로세스 없고, 언제망할지 모르는...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중에 이직할때도 경력 인정 전부 못받고 갈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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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월세살이
    833
    2017-11-11 17:38:17

    하아하아

    제가 올린 링크의 글은 제대로 읽어 보시고 말씀하시는건지?ㅋㅋ

    스타트업에 대한 환상도 없고, 스타트업마다 케바케일텐데

    작성자님께서 면접보신곳은 최신기술을 빠르기 익히고 적용하는걸 중요하게 생각하는것 같은데

    꼭 최신기술을 따라가고 쫒는게 바람직한건 아니라는 의미로 저 링크를 올린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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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roh
    8k
    2017-11-11 17:43:49

    medivh //

    그리 못하실 분 같지가 않아 보이는데요.

    다른 개발자분들, 특히 선배개발자분들 말씀 충분히 들어보신 후에, 그래도 아니다 싶으면 그 때 가서 다른 일 본격적으로 알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원하시면 개인적으로 연결해 드릴 용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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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두
    10k
    2017-11-11 17:54:09

    혼자 하셔서 그래요.

    잘 하실듯~~~계속 쭈욱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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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심한사부
    1k
    2017-11-11 18:02:40

    완전한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끝없이 노력하는것과 새로움을 추구하려는게 없으면

    좀비 개발자 됩니다.


    --

    전 다음주에 10여명 신입사원 면접 심사를 해야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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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아하아
    1k
    2017-11-11 18:09:53

    그렇군요..

    0
  • exexexe
    154
    2017-11-12 10:07:44

    뭔가 자석에 끌리듯이 이쪽분야로 일하게 된것이죠...

    열정에 부풀어 열심히 하는 때도 있을 것이고,

    너무 차가워져..돈벌이 용도로만 할 때도 있을 것이고,

    개발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무미건조한 사람도 있겠지요...

    뭔가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은 열정적이고 그런사람이 필요하겠지요.....

    그 사람들 기준에는 빵점이지만, 자신만의 철학으로 한걸음 내딛어야죠...

    돈이 적어도 좋아서 하는 일은, 젊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고요...

    열정을 강요하고, 돈이 적어도, 재미로, 배우면서 일하라는 말들은...아마추어적인 것 같고요...

    그런말들은 하는 회사들은 좋았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제는 이길을 걷는 것이 나의 운명이고, 팔자인가 보다...생각이 듭니다.

    0
  • 비라
    218
    2017-11-12 12:18:18 작성 2017-11-12 12:22:21 수정됨

    저는 개발자라는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자부심이 생기는 이유는 제가 하고싶은일, 좋아하는일을 하기때문인것이 가장 큰것 같네요.

    내가 좋아하는일을 해서 다른사람이 좋아해줄수 있는 어떤 것을 만들수 있다는것도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

    라고 생각이 되고, 그러기 위해선 내가 책임감을 갖고 일해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르더군요.

    내가 만든 제품을 사용할 사용자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내가 코드를 대충 생각없이 작성한만큼 그

    불편함은 사용자가 감수할것이고 더는 내가 만든 제품을 좋아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개발을

    합니다. 제가 지고있는 책임감의 무게만큼 자부심도 나오는것 같습니다.

    개발자 뿐만 아니라 다른직업에서도 자기 일에 대해 자부심이 있고 없고 차이는 다른사람 시선에서도 확

    연히 다를거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도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의사와 그냥 배운게 이거라 벌어먹으려고 하는 의사

    둘중 누구와 함께하고 싶으신가요.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싶어 계속 공부하는 요리사의 요리와 배운게 이것뿐이라 그냥 적당히 만드는

    요리사의 요리 두가지 중  뭐로 드시겠어요?

    어떤 일이든 자기가 맡은일에 책임감을 느끼고, 긍지를 갖는다는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진부한 얘기지만 너무 당연한 얘기라고 생각되어서 이렇게밖에 생각이 안드네요.



    0
  • 한수위
    633
    2017-11-12 16:33:44

    무슨일이든 프라이드 없이 그냥 일하는 사람들...

    대체가 쉽게 가능한 사람들 때문에 개발자 대우가 지금 이렇다고 봅니다.

    저도 개발자인데 그런 개발자들이랑은 같이 일하기가 싫어요요월급 도둑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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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렁이
    446
    2017-11-12 18:47:53

    개발을 진짜좋아서 하는사람도 있을거고

    아닌사람도 분명있을겁니다.

    그런데 저는 같이일한다면 전자의 사람과 일하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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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yunji
    386
    2017-11-14 09:30:58

    전 개발에 대한 자부심을 내가 받는 월급통장으로 느낍니다.

    돈을 많이 주면 깔끔한 설계에 꼼꼼한 코드가 되는 것이고,

    돈도 적으면 난잡한 스파게티 코드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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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야나미
    2k
    2017-11-14 16:38:34

    저는 학원에서도 재밌었고.. 지금 일하면서도 재밌습니다.

    뛰어난 개발자는 아니지만.. 제 나름 열심히하고 뭔가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희열감이란...

    근데 사실 별것 아닐 수 있거든요.. 구글링하면 나온다거나..더 나은 코드가 있거나...

    그럼 그걸 또 보고 배우고..

    뿐만아니라 나보다 실력이 좋은 개발자를 보면 부럽기도하고 질투?도 나고 ㅎㅎ

    반성도 하고..


    처음보단 공부를 게을리 하고 있지만.. 궁금해하고 

    더나은 더좋은 건 없나 생각해보고 고민해보는 건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자기만족이 나를 우물안 개구리 만드는게 아닐까 걱정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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