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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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9 12:2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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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 맵싹! 양파의 개발 이야기 - 작년 진로상담 답변 (1/2)


작년 진로상담 답변 (1/2)



왜 요즘에 대기업에 신입 취업이 어려운가, 왜 기술직인가, 무조건 기술직으로 가야 하나, IT 분야를 왜 택했는가, 원하는 분야로 가는 방법이 무엇인가 등등. 엄청 깁니다. 겁나게 깁니다.



직장은 수요와 공급이죠.

그러나 2010년 이전까지의 구조에서는 아직 직장들이 standardized / commoditized (표준화? 범용화?) 가 되지 않은 곳이 많아서, 어떤 직종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직장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한 기술직이나, 그 외 몇 가지 직종 말고는 (변호사/의사/세무사/용접공/미용사 등등) 한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다른 곳으로 옮기기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경리'는 그냥 보통 사무직보다 훨씬 더 일이 확실하죠. 그렇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쉽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꼭 연봉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사무직 대리"는 무슨 일을 했는지 모릅니다. 같은 업종에 비슷한 자리가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옮기면 그 회사 일을 새로 다시 배워야 합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명문대 나온 대졸들을 대거 신입채용하는 일이 가능했습니다.
어차피 우리 회사에서 시킬 일을 벌써 할 줄 아는 사람은 없다고 가정할 때, 똑똑할 가능성 높은 대입 신입을 고용하면 비용이 훨씬 더 절감되거든요.



그런데 요즘에 왜 채용이 확 줄어들고, 인문계열의 채용은 거의 전멸입니까?


1. 직종/직급이 훨씬 더 구분되고 정리되어서, 어느 회사나 비슷비슷해지면서 그렇습니다.

회계 시스템이 비슷해지면 회사 A에서 일하던 사람이 회사 B로 옮기기 쉽겠죠. 인사과 시스템이 비슷해지면 인사과 인력들도 움직이기 쉬워집니다.

이럴 경우, 신입을 채용해서 교육시키는 것보다, 다른 회사에서 일하던 경력직을 데리고 오면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 비용, 위험부담이 엄청나게 절약됩니다. 신입을 채용하면 교육시키는 시간, 사수가 뺏기는 시간, 그리고 교육시키고 나서 이직하면 손해 보는 돈이 아주 많지만 경력직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냥 필요할 때 돈 조금 더 주더라도 데리고 와서 일시키면 백배로 편합니다.

예전에는 문과출신들이 많았던 인사과/회계/마케팅/기획 그 외 사무직에도 해당됩니다.


2. "똑똑한 대졸 신입 공급"이 수요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이건 사실 우리 모두가 이득을 보면서도 우리 자신에게는 해당될 거라 생각은 안한 부분입니다. 

예전에는 동네 양장점에서만 옷을 살 수 있다가, 교통이 발달하면서 읍내 장터에 나갈 수 있게 되고, 서울에도 나갈 수 있게 되고, 동대문 시장에 갈 수 있고, 이제는 온라인으로 전세계에서 옷을 살 수가 있게 되지요. 그러면서 동네 양장점은 망할지 몰라도 소비자는 훨씬 더 많은 종류의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됐습니다.

이건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스카이 갈 성적이었다면 요즘에는 인서울 정도 한다고 하죠. 전에는 지방에 있는 학생들은 꼭 서울행을 주장하지 않았을지 모르나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서울행을 강행하고, 경쟁은 더 치열해집니다. 어학연수를 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때에는 그게 메리트였을지 모르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학연수를 했을 때에는 안 한 사람들에게만 페널티가 돌아가고 한 사람들에게는 딱히 도움이 되지 않지요.

회사 입장에서는 전국에서 공부 열심히 한 학생들이, 알아서 어학연수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고 취업 준비도 한 사람들이 아주 많아졌습니다. 선택폭이 늘어났죠.

그러니 직종 표준화로 인한 "똑똑한 대졸 신입"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경력직 선호로 인해 수요가 또 한 번 줄어듭니다. 그에 비해 대졸자들은 엄청나게 늘어났고 해외 유학했던 사람들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이전에는 "똑똑할 가능성이 높은 좋은 대학 졸업"으로 좋은 직장 입사 티켓을 쉽게 잡을 수 있었다면, 이제는 그것이 훨씬 더 어려워졌습니다.



그렇다면 왜 기술직은 취업이 쉽습니까?


기술직은 기술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가 조금 더 쉽습니다. 그리고 오래 경력을 쌓은 경력인이 그리 많지 않고, 간단히 가르쳐서 되지 않는 부분이 많죠.

인사과 시스템 소프트웨어 다루는 것은, 솔직히 몇 달 몇 주 하면 배웁니다. 그 회사 특성을 배우고 좋은 판단력으로 일을 처리하는 부분, 노하우는 간단히 가르칠 수 없지만, 잡다한 일 시키는 건 아무 경험 없는 신입 고용해도 사수가 있으면 됩니다.

공대/엔지니어링은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 수학/화학/문제해결/코딩/물리/그 외 공대 쪽 공부는 고용해서 몇 달 만에 가르칠 수 있는 양이 아닙니다. 의대/약대와 법대도 그렇죠. 똑똑해 보이는 애들 뽑아서 트레이닝 시키는 것은 벌써 고등학교 졸업하고 했어야 합니다. 졸업할 때에는 이미 4-6년의 훈련이 끝난 상태죠. 인문계 학생들은 "회사에 들어가서 훈련을 받겠다"는 거고요.



말이 길어졌는데요, 물어보신 부분으로 다시 돌아가서 - 
사회과학+경영을 통한 기업 컨설팅을 하고 싶다 고 하셨습니다.


제가 아는 예를 들겠습니다. 친환경 컨설팅을 예로 들어봅시다.

어떤 사람들을 고용할까요? 최고 명문대 나온 대졸 신입을 쓸까요?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가 본 경우는 거의가 이공계 졸업 -> 엔지니어 등으로 그 분야에서 일하기 -> 법대나 MBA 대학원 -> 환경 컨설턴트로 일함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최고대학 인문계열 졸업한 사람은 "똑똑할 것이다"라는 기대밖에 없으나, 실제로 그 분야에서 일했던 사람은 가르쳐야 할 것도 훨씬 적거든요. 어차피 일 시키려고 고용하는 건데, 확실히 일 할 줄 아는 사람이, "똑똑하니까 빨리 배울 거 같다"라는 기대밖에 없는 사람보다는 낫지요.


아니면 경영 컨설팅.

한국에서 40대 50대 퇴직하시는 분들 많지요. 한국만 그런 거 아닙니다. 외국에도 진로 바꾸는 분들 많습니다. 걔네들은 또 일찍도 일 시작합니다. 20대에 대기업 들어가서 한참 일하다가 MBA 한다든지 아니면 다른 석사를 했다고 합시다.

30대 후반에 실제 업계에서 경영 관련 경험 10년+ 있고 인맥 있고 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사람과, 30대 초반에 관련 업계 일 해보지 않았고 인맥 경험 없는 사람.. 고용하는 입장에서는 곧바로 일 시킬 수 있고 인맥 있는 사람 선호할 수 있겠죠.
(안 그런 곳도 있습니다. Accenture 같은 곳에서는 젊은 컨설팅 애들 구해서 빡세게 부려먹는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쪽은 정말 경쟁이 ㅎㄷㄷ)

또 예를 들자면 의사였다가 변호사가 되어 의료 사고 전문 변호사가 된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변호사 자격증만 따고 "의료 사고 쪽에 관심이 있는" 명문대 출신 신입보다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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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이후 내용은, 다음주에 연재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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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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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2-09 12:47:34.0

    잘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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