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지우러 왔는데 댓글이 달려버렸네요... 아~ 이런 타이밍하고는 ㅎㅎ
@ fender
- 기본적인 배려와 상도의?
척박하고 치열한 삶을 강요받는 개발자들에게 무슨 여유가 있다고 그걸 요구합니까. fender님 말씀은 옳습니다. 허나 이상적일 뿐이네요. 대승적 차원에서 불균형한 상황을 이해했다면 의무보다는 권리를 챙기는 것이 나은 시기 아닐까요. 대기업 주도형 성장주의가 무너지고 벤처기업처럼 셀 단위로 잘게 쪼개지고 있잖아요. 권위와 안정이 사라지고 치열한 싸움과 생존이 대두되는 시대. 조직이 해체되고 개인이 부각되는 시대. 이런 시대에는 좀 더 제멋대로 행동하는 개발자들이 많아지는 게 타당해보입니다. 상명하복 조직 집단 생활에서 부각되는 배려과 상도적 가치는 고이 접어 잠시 접어두자구요 품 속에.
- 왜 토를 달았는가?
제 바램은 단순해요. 밝고 여우로우며 긍정적인 자기 의견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다양한 오타쿠들이 양성되길 원해서요. '헬조센'같은 언어를 입에 달고 negative mood 의 악취를 풍기고 다니는 악성 오타쿠들은 저 또한 가까이 하기 싫구요. 배려와 도덕같은 일반 상식은 중요한 가치임이 분명하지만 타인에게 강요하는 행위는 별로 가까이 하기 싫구요. 소심하고 세심하며 불안정한 어린 영혼들이 나중에 어떤 큰 사고를 칠런지 그냥 멀리서 지켜봐 주셨으면 해요.
- 개발자에 대한 인식
제가 경험한 개발자들, 기술적으로 뛰어나신 분들 많이보았지만 인간으로서는 어울리기 힘들더군요. 고립된 생태계 속에서나 특별하지 그 영역 외에서는 담배나 커피를 입에 달고 사는 그저 시니컬하거나 우중중한 준비된 쌈닭 아저씨들. 게다가 대다수는 Code를 코드라고 읽고 Kode로 쓰시는 분들이 많기에 적당한 code convention 논의가 없다면 온갖 이해할 수 없는 암호덩어리를 마주하는 것은 한국어 사용자로서 당연지사일 뿐인데 그저 욕을 하죠 걸레 물었다고. 하지만 그런 Kode 또한 Code 이거늘. 어차피 Code is created and optimized for western people 인데 인지가 안되죠. 한국식 컴퓨터 기호 체계가 정립되지 않는 한, 인도나 중국인만큼 영어에 익숙해지지 않는 한 - 끊임없이 반복될 일이에요. 못한다고 나무라지 말고 말씀대로 서로 아끼고 배려하며 상존하기 위한 방법론을 모색하자구요. 해서 시발점으로서 제안한거에요. 회사 눈치보지 말고 제멋대로 하라고.
- 근데 왜 구직자가 왜 그렇게 배려없는 행동을 하는가? 면접 경험부터 돌이켜보죠
제가 경험했던 좋은 기업의 면접관과 좋지 않은 기업의 면접관은 달랐습니다. 질문의 종류, 깊이, 다양성...무엇보다 면접관이나 Recruiter와의 면담 시간 중에 다른 회사 지원 상태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여기서 오가는 내용에 차별점이 있더군요. *좋은 기업은 A,B,C 도 지원을 했는가? 타회사를 선택할 수 있지만 이런 장점과 이런 단점들이 있다 (SWOT 분석적 측면에서 설명). 네 선택은 자유이며 우리 기업은 너와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 *좋지 않은 기업은, 어디 지원했어요? 기회 오면 대기업 갈거죠? 돈 좋아해요? 돈 보다 개발이 재밌죠? 밤새도 되죠? 주말에 뭐 안하죠?
- 최종합격 후 여유 시간
일단 제가 경험한 좋은 기업들의 경우, 최종 합격 후 보통 4주에서 길게는 8주까지의 시간을 주더군요. (배가 좀 아프지만, 개과 박사 친구는 6개월을 받아내더군요. 합격 후 수개월간 세계여행, 제약 박사 친구도 입사 협의로 밀고 댕기다가 주당 2-3일 출근 및 연봉 수억으로 결정보고 해외여행 고고씽. OTL 가방 끈 짧은 자의 서러움 ㅠㅠ)...반면에 벤처 또는 SI/SM, 인력공장, 보도방 같은 좋지 않은 업체에서는 당장 내일 출근하라고 하더군요. 교육은 차차하고 파견가서 책상에 앉아있거나 당장 업무에 투입되야 한다고.
- 최종합격 후 뒤바뀐 입장
구직자에게 주어지는 극적인 순간. 여태까지 서류 수백개 쓰고 인적성 검사에 기술면접, 인성면접, 토론면접, 합숙면접 등의 치열한 전장에서 살아남은 그들이 누릴 수 있는 최초이자 최후인 갑질의 순간. 좋은 기업들의 경우 전화 통화, 문자 메시지, 이메일, 꽃다발, 상품권 혹은 선물 공세(S급이면 열쇠가 몇개...) 등으로 적당한 당근을 물려주며 환심을 보이려 애쓰죠. 반면에 좋지 않은 기업은 합격통보를 했고 협의를 했으니 할꺼 다했다는 인식으로 끝. 묵묵히 가만히 얌전히 지켜보다가 ( = 사실 월화수목금금금 야근하느라 여유가 없었겠죠 돈도 없고) 구직자가 안간다고 문자를 넣거나 전화 통보하면 fender님 말씀처럼 발끈하여 화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어쨋든 최종합격했으니 이제 선택권은 구직자에게 있고 회사가 1000개의 서류 중에 하나를 고르듯 구직자도 제 입맛대로 고르면 되는 겁니다.
- 그래서 왜 구직자가 배려없는 행동을 했는가?
최종 합격 통보 받은 구직자가 일정 조율 및 협의 논의에 있어 별말없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배려도 없이 출근직전에 말바꾸는 행동의 원인은 구직자가 그렇게 행동하게 만든 면접관/인사담당자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거고 그런 직원을 회사의 얼굴로 내세운 회사가 능력이 없는 거라고 봅니다.
- 하고 싶은 말
개발자 님들 하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하세요! 식사들 맛있게 하시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