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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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5 14: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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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 프리랜서 가이드라인(프리랜서의 시작 시기)


6. 프리랜서의 시작 시기

당신이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라면 처음부터 프리랜서로 일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경우가 흔하진 않기에 일반적일 때는 3년 차를 프리랜서의 시작 시기로 본다.

굳이 3년 차를 강조하는 이유는 보통 3년 차 정도가 시킨 일을 어느 정도 알아서 제대로 하는 경력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프리랜서가 한 가지만 잘한다고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이곳 저곳을 다니며 다양한 환경에 순식간에 적응해서 개발해야 한다. 그런 정도의 실력이 있으려면 최소 3년 정도를 생각한다.
몇 개월 만에 아니면 일하기도 전에 벌써 그런 실력을 갖춘 사람이 있기도 하다. 그런데 당신이 그런 실력을 갖추고 있냐 이전에 그걸 보는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느냐 라는 점도 문제가 된다.
한국 IT에서는 직접 대면이 아닌 한(여러) 계단 건너의 대면을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갑(고객)이 프로젝트를 발주했다. 을(회사1)은 그 프로젝트의 메인을 맞게 되었고 자사 인력으로 모든 것이 안 되는 걸 알고 병(회사2)에게 인력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당신은 병과 계약을 하게 되었다. 그럼 병은 을에게 자사 소속으로 투입할 사람들에 대한 이력서 등의 서류를 내밀게 된다. 이력서엔 당신의 경력사항과 등급, 프로젝트의 내용이 표시된다. 그런데 만약에 여기에 당신의 경력이 0년에 이제 막 대학 졸업을 했거나 혹은 학원 교육 과정을 마친 완전 초보라고 가정 해보자.

제대로 일을 한다면 을의 책임자는 당신에 대해서 직접 면접 혹은 코딩 테스트 등을
통해 실력을 검증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90% 이상의 을의 책임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러는 경우는 없다. (90%라는 수치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있겠지 라는 본인의 어림잡은 수치고 실제로 본인은 그런 걸 본 경우가 단 한 번도 없고 인터넷 게시판에서 딱 한 번 그런 회사를 본 적이 있다. 그런 경험으로 보건대 거의 100%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당신의 이력서의 수치와 내용으로 모든 것을 판가름해낸다. 당신이 0년 차다 라는 이유만으로 그 서류는 볼 가치가 없게 된다. 그리고 설령 을이 납득을 하더라도 을도 갑에게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갑이 납득하지 못한다. 갑은 자신이 돈을 쓴 만큼 무조건 더 좋은 더 잘하는 개발자를 써야지, 년 차가 낮은 개발자가 들어오면 제대로 된 개발자가 아니라서 프로그램도 엉망 일거다 라는 논리를 편다. 이 사실을 병도 매우 잘 알기 때문에 병도 애초에 0년 차의 개발자를 뽑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 사실 때문에 현재 한국 IT에 뻥튀기라는 경력 위조가 생겨난 것이다.)
그렇다 0년 차인 당신은 아예 병과 인터뷰를 할 기회조차 없다. 만약 당신이 병을 통해 을과 인터뷰를 할 기회를 잡았다면, 병은 아주 높은 확률로 경력 뻥튀기로 차익을 노리는 인력 소개소이며 당신의 프로필은 이미 뻥튀기로 위조되어서 2~3년 차의 개발자로 을에게 보고가 된 것이다. (심한 경우 을까지 한패로 갑에게 뻥튀기 경력으로 보고가 들어간 예도 있다.)
갑이나 을의 책임자라는 사람들이 자기 일이 바쁘고 사람을 검증하기 어렵고 귀찮다는
이유로 방법이라고 만든 것이 Man Month이다. Man Month는 공사장에서 쓰는 용어로 년 차로 사람의 등급을 나눠, 어떤 등급의 인력 몇 명이 기간 내에 개발이 가능하냐 불가능 하느냐를 판별하는 구조이다. 3년 차 프리랜서 시작도 이런 의미에서 나온 것이 크다. 써주지 않는데 자기가 실력이 있음을 아무리 주장해봤자 의미가 없다.
사실 3년 차가 시킨 일을 어느 정도 한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하는 말이지만 진짜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한 시스템에서 1년간 일한 1년 차 개발자와 그 시스템을 오늘 처음 접해본 3년 차 개발자, 이 둘 중에 누가 더 일을 잘 할 것인가?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 조금 다르긴 하겠지만, 시스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의 경우는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부분 전자의 1년 차 개발자의 경우가 3년 차 보다 빠르게
일을 처리한다. 이런 경우는 1년 차 개발자가 실력이 좋다기 보다는 1년 차 개발자가 3년 차 개발자보다 시스템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격차는 줄어들지만 어쨌든 현시점을 기준으로는 그렇다.
이 예에서 보면 알겠지만, 년 차로 사람의 실력을 판단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프로젝트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춘 개발자가 꼭 비싼 경력 많은 개발자 여야 할 필요는 없다. 자금에 맞춰서 적당하게 써야 회사로써는 최대한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한국의 경력 계산 특징상 경력이 많다 = 실력이 좋다고 해석하기가 매우 어렵다. 좀 전에 상황을 다시 보면 싸고 일 잘하는 1년차 개발자를 두고 (상대적으로) 개발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 3년 차 개발자에게 웃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의사 결정은 관리자가 단순히 1년 차보다 3년 차가 일을 더 잘할 거라는 수치에서 나온 판단이다.
프리랜서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개발자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생긴 구조기도 하고 년 차로 써가 아닌 실력으로써 사람을 고를 안목을 가진 관리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게 골라온 개발자를 납득하지 못하는 고객이 있기에 이런 문제들이 생겨난다.
굉장히 간추려서 말한 거긴 한대 사실 대부분 문제가 누구누구의 탓이다. 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지금의 이 구조가 하루아침에 된 게 아니라 그 위치의 사정 이라는 게 있어서 된 것들이 많다. 위에서 관리자가 년 차로 개발자를 뽑는 이유가 자기가 귀찮아서 라고 간단하게 말하긴 했으나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프로젝트 일정상의 시간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 시간 안에 한 가지 일만 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에 가장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고른 게 지금의 방법이다. (하지만 현실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손해만 보는 방식이다. 굳이 이득을 봤다면 일을 시키는 사람이 자기가 직접 구인 광고 내서 구하지 않아서 덜 귀찮았다 라는 점뿐이다.
그들이 정말 단지 이런 걸 편하게 하고 싶다는 의도였는지는 의심이 들지만…... )
그럼 그렇게 관리자의 시간을 촉박하게 만든 원인은 무엇인가? 이런 식으로 계속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문제이다.
게다가 위에서 언급된 객관적인 개발자의 검증 시스템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말일 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각 회사가 서로 다른 시스템에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고 그걸 다른 사람들이 운용하고 있다. 그런 곳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춘 개발자 인가라는 걸 검증하는 어떤 것을 만들려고 한다면, 결국 다른 곳에서 만들어진 범용적인 무엇이 아닌 자사를 위한 검증 시스템을 자신들이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비용과 시간의 문제로 그런 것을 하는 회사가 없다.
이렇게 복잡하게 묶인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 해야 된다 라고 본인이 한마디로 답을 내려줄 수는 없으나 이런 문제는 언젠가는 반드시 고쳐져야 될 부분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욕심을 버려야 한다. 몇몇 개인의 의식 변화가 아닌 사회 전반에 걸쳐 이런 문제가 공론화 되어야 한다.
처음에 이야기 했듯이 이런 거와는 예외로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도 존재하지만,
그 경우가 흔한 건 아니다. 매우 드물다. 내가 실력이 있으니 처음부터 프리랜서를 도전해보겠다 라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그 용기는 높게 사지만 그 만큼의 각오와 어느 정도의 운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에디터: 개발환경이 케바케인 IT세상이라고 실력 검증도 케바케여만 하는 것인가요. 레알 이래야만 하는 건가요.
세상에 대한 울컥은 잠시 접어두고 다음 화 <프리랜서로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 을 기다려 봅니다. 돌직구로 ‘인터뷰’부터 볼 테니까 완전 기대하고 계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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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3

  • beef0223
    71
    2014-08-21 11:19:21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아직 약 만2년차인 저에겐 도움이 되는 글 같습니다.
  • 나르샤
    124
    2014-08-22 14:55:28
    프리랜서의 세금관련 글이 기대가 되네요 ^^;
  • lover74n
    6
    2014-10-16 17:43:23
    3년차 정규직들어왔는데 분위기 적응안되네요..
    이등병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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