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체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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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4 09: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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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을 갖고 싶다면: 트렌드를 따라가는 방법


오늘은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1. 혁명 (Revolution) vs 진화 (Evolution)

IT 업계는 트렌드가 빨리 바뀐다고 얘기합니다만, 재밌게도 IT 업계에서 "혁명" 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기술의 변화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변화, 즉 "진화"가 이루어집니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하면, 혁명은 "기존 체제의 모순의 누적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체제의 도입" 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IT 업계에도 체제의 모순은 존재합니다만, 그 모순 자체가 변화의 동인이 되어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예로, 2000년대의 Internet Explorer와 ActiveX, Adobe Flash는 큰 모순을 갖고 있었습니다. 웹 표준을 따르지 않고, 보안에 위협이 가해집니다. 특정 몇 회사의 정책에 따라 IT 업계가 흔들렸습니다. Firefox 나 Safari 가 웹 표준을 따르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그것 때문에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Google Chrome이 득세했을까요? "환경의 변화" 때문입니다.


2. 모바일과 웹


2008년, iPhone이 처음 나옵니다. iOS는 Adobe Flash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고, 웹 표준을 따르는 Safari 외의 브라우저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크게 열리고, IT의 접근성이 업무용/컴퓨터 친화적인 유저들을 넘어서 모두에게 이르게 됩니다. Twitter, WhatsApp (지금은 Meta에 인수되었죠), 한국에서는 Kakao 등의 대표적인 모바일 서비스 회사들이 득세하기 시작합니다.


모바일 환경으로 자신들의 비지니스를 가져오고 싶어하는 회사들은 자연스레 웹 표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애초에 Google 같이 웹을 기반으로 갔던 회사들은 당연하고, Netflix, Amazon, Facebook, 한국의 경우 네이버와 같이 이미 웹 기반 서비스가 있었던 회사들이 모바일 앱 뿐만 아니라 웹 표준을 따르는 서비스를 만듭니다.


게다가 Google은 2008년에 Safari의 웹 엔진인 WebKit을 기반으로 Google Chrome 브라우저를 출시하고, Android를 인수해서 모바일 운영체제를 만듭니다. Android의 등장으로 cross-platform 지원이 중요한 문제가 되고, iOS와 Android에서 모두 돌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겠다는 비전으로 Unity3D라는 회사가 나옵니다.


즉, 모바일이라는 환경의 변화가 일어나자 "한번 짠 서비스가 모든 기기에서 돌았으면 좋겠다" 는 수요가 갖춰지고, 이게 웹 표준의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심 때문에 IE와 ActiveX, Flash라는 기존 체제가 무너집니다.


3. 진화의 조건과 트렌드


진화는 어떻게 일어날까요? 진화는 두가지의 조건을 가집니다.


- 환경의 변화

- 변화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존의 유전자 풀


진화는 "기존에 존재하는 유전자 풀" 이 새로운 "환경의 변화"에 알맞을 때 일어납니다. 즉, 이미 혁신이 일어날 때 사용되는 기술들은 "이미 존재하는 기술" 들입니다. 즉, 트렌드가 될 만한 기술들은 이미 널려 있습니다.


4. 어떻게 트렌드를 따라갈까?


먼저 트렌드가 될 만한 기술을 예측할 수 있을까요?


실리콘 밸리의 격언 중에 "미래를 예측하는 최고의 방법은 네가 그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실리콘 밸리의 회사들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기술과 기술 기업들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이러한 태도를 갖추는 것이 실제로 트렌드를 예측하는데 가장 좋은 방향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트렌드를 만들 수 있었던 것만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트렌드를 예측해야 하는데, 이건 불가능합니다. 어느 방향으로 트렌드가 될지는 얘기할 수 있어도, 그 트렌드가 언제 오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알 수 있으면 개발보다 주식을 하는게 낫겠죠? ㅎㅎ)


결국 트렌드를 만들든, 트렌드를 따라가든 필요한 기량은 "기초"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두가지를 말합니다.


1) 역사: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IT 역사도 마찬가지로 언제나 유효했던 법칙들이 있습니다. "언제" "누가" 트렌드를 만들지는 알 수 없더라도 최소한 방향성과 그 변화의 분기점에서 어떤 고민들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왜 인류가 컴퓨터를 만들었는지, 그때의 컴퓨터는 어땠는지... 역사를 알면 미래를 알 수는 없더라도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2) 기초와 학습 능력: 새로운 기술을 만들거나 배우려면, 기초가 튼튼해야 합니다.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만든다고 합시다. 어디서부터 시작하실건가요? 새로운 운영체제는요? 실제로 좋은 학교로 갈수록 각 과목에서 각 주제를 코딩해보는 경험을 많이 합니다. (운영체제 수업에서 운영체제를 만들고, DB 수업에서 DB 만들고, 컴파일러 때 컴파일러 만들고...) 이렇게까지 못한다면 개념이라도 잘 알아야겠죠.


5. 마치며


오늘도 기초를 다지라는 잔소리로 끝나네요 ㅎㅎ... 하지만 변화가 빠른 업계인 만큼 변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짚을 수 밖에 없었네요. 저도 공부하러 가야겠습니다. 다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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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4

  • 장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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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25 15:48:23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서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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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26 18:46:52

    학습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웁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찬밥
    1k
    2022-08-02 01:34:24

    솔직히 요즘 기초가 부족하다는걸 많이 느낍니다.
    이제 슬슬 주니어를 탈출할 정도의 연차가 되니 내 일을 내가 알아서 처리하는게 가능은 하지만 기술적으로 설명하는게 많이 부족하거든요

  • Sl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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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8-02 16:57:25

    모든것의 근간은 기초 라는 말 격하게 공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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