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체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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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5 11: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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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연봉이 결정되는 요인: RoI, 희소성, 위험 관리


이력서 첨삭 봉사를 하면서 “연봉 XXXX만큼 받으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하냐”, “네카라쿠배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등의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후자는 제가 뽑는게 아니다보니(…) 연봉을 어떤 기준으로 주는지를 경영학 교과서를 읽고 제 주변의 창업한 친구들에게 물어본 뒤, 세 요인으로 정리해서 공유하고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코딩 잘하는 것”과 “연봉”은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코딩은 어느 수준 이상으로만 잘하면 (심지어는 잘해질 수 있다는 기대만 있어도) 연봉에서 손해를 안보는 것일 따름으로 보입니다.


1. RoI: 투자 대비 수익


회사는 투자를 하고, 그걸로 돈을 벌려고 합니다. (재무적 관점에서는 이렇습니다) 결국 여러분이 받는 연봉은 투자이고, 회사 입장에선 그 투자금 대비 몇배를 뽑아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일을 죽도록 해도 연봉은 쥐꼬리인 것입니다.


이건 회사가 나빠서 그런게 아니라, 투자 대비 수익을 최대화 하는 것이 재무적인 회사의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연봉이란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퍼포먼스가 최대화 되는 수준에서 줘야 하는 것이고, 그것보다 적은 돈을 주면 사람들이 나가거나 코드 품질이 내려갈 것이고, 많은 돈을 주면 그렇게 고마워하지 않음과 동시에 투자 대비 수익이 내려가겠죠.


이래서 신입을 뽑기 싫어합니다. 신입은 돈을 못버는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해야합니다. 이러다 3년 있으면 나갈텐데, RoI가 매우 떨어집니다. 그래서 대기업 신입 채용 때 이 회사에서 평생 일하겠다는 식의 사람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경력의 관점에서는, 아주 명확합니다. 기대 기간 안에 이 사람의 연봉으로 원하는 돈을 뽑을 수 있냐. 이게 되면 연봉은 천정부지로 올라갑니다. 1조를 벌어다 줄 수 있는 사람에게 연봉 300억을 왜 못주겠습니까. 개이득인데요.


문제는, 개발자분들이 비지니스적 고려에 전문성이 없는 공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기술만 해도 공부할게 많기 때문에, 힘들게 수련한 개발을 버리고 관리로 가는 것도 싫어하고, 코드 품질을 올리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싶어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왜 저러지 싶을 것인데, 그래도 개발하는 사람들이 생각이 있겠지 싶어 그냥 놔두는 것이겠죠. (그 와중에 좋은게 나오기도 하니…)


진짜 문제는 개발자들 중에 자기가 회사에 얼마를 벌어다 주는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왜 내 연봉이 책정이 이렇게 됐는지에 대해, 높고 낮음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RoI 관점에서는 생각하는 해상도가 매우 낮은 경우를 많이 봅니다. 분야마다 너무 다른 부분이지만, 꼭 관심을 가지셔야 한다고 봅니다. 개발자로 롱런하는 사람들은 자기 연봉을 아주 잘 제시하고 근거도 가져옵니다.


2. 희소성


최근 개발자가 몸값이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희소성이라고 봅니다. RoI를 뽑아 먹기 전에 일단 사업이 굴러 가야하는데, 당장 키보드 칠 사람이 없습니다. 국비에서 쏟아져 나온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신입과 그들의 프로젝트를 안믿습니다. 최소한 일이 굴러갈 정도의 기본이 있는 사람이 적습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이 저자세를 취합니다. 제발 와달라고, 연봉과 스톡 옵션을 주겠다고 하면서요.


즉, 개발자 개인에 대한 RoI를 낮춰가면서 전체 회사의 RoI를 높히려고 하는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입사한 개발자들에 대해 모두가 시선이 고울리가 없습니다. 모두 안곱다는 얘기가 아니라, 맘에 안드는 사람은 꼭 있다는 뜻입니다.


3. 위험 관리


이렇게 개발자가 RoI가 높은지 불확실한 상황에 입사를 해서 일정을 지키지 못하거나 코드에 책임을 못져 버리면, 회사 전체가 곤란해집니다. 기획자들의 연봉을 개발자보다 적게 주는 이유 중 하나가 기획이 성공할지 안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서인데, 거꾸로 개발자들은 최소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인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나마 연봉을 많이 줄 수 있는 것이었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입사한 개발자가 위험성이 높아보인다면… 모두가 불안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원서를 받을 때도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이 사람 와서 기본 수준의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려고들 합니다. 개발을 잘하는 사람들 중에 이러한 common sense와 동떨어진 사람들이 꽤나 있거든요.


4. 어쩌라고?


취업에 고민이 많으신 분들께 아래와 같은 내용을 고려해 보시라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 실력은 딱 기대한 일정을 맞춰서 기대한 RoI를 낼 수 있을 정도면 됩니다. 미친 듯이 잘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 생각보다 비지니스적인 감각은 도움이 됩니다. 코딩을 못하는데 비지니스적인 감각만 있는 것을 싫어하는거지 (많은 경우 이러면 비지니스 감각도 없긴 하지만) 코딩 할 줄 아는 사람이 비지니스까지 알면 절대 싫어하지 않습니다.

- 개발자 문화 바깥의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을 잘하고 소통을 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 너무 필요합니다.


만약 회사에서 면접을 보는데, 회사의 비지니스에 진지하고 소통이 잘 되는데 프로그래밍 기술이 보더라인만 넘는다면, 정말 안뽑을 이유가 몇개 안됩니다. (아쉽게도 그런 캐릭터가 이미 있어서 겹친다던지…)


최소한 마이너스는 아니니, 코딩은 열심히 하시되 비지니스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생각해보고 내가 받고 싶은 연봉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 그 기대를 어떻게 부응할지를 항상 생각해보세요.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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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4

  • 프로구라무
    83
    2022-04-18 13:38:20

    현실적인 관점의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밀리언셀러
    37
    2022-04-19 09:17:28

    좋은 글 감사합니다~

  • platanus
    696
    2022-04-19 09:24:58

    “진짜 문제는 개발자들 중에 자기가 회사에 얼마를 벌어다 주는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왜 내 연봉이 책정이 이렇게 됐는지에 대해, 높고 낮음에 대해서 (후략)”

    이걸 피사용자가 깨달으면 본인이 나가서 차려야죠……. 노동자 입장에서 이걸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인지부조화 옵니다.

    작은 회사에 있을 수록 더 심하더라구요. ‘회사에서 내 롤은 이만큼인데 왜 아무것도 안하는 쟤가 더 받아가?’ 

    물론 선 잘 타면서 사내에서 본인의 위치를 확고히 해야한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 아슈
    1k
    2022-04-19 10:16:47

    동감합니다.

    본인 ROI를 잘알고있어야 연봉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수 있죠.

    그런거 없이 난 개발만 잘하면된다? 그런마인드로는 휘둘릴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가치가 어느정도인지. 어떤것을 창출할수 있는지를 잘판단하는것은 일개 회사원이라도 중요한부분입니다. 물론 신입때는 열심히 배우는게 우선순위지만 과장이상급으로 올라간다면 비지니스적인 마인드를 가지는게 더 중요하죠,

  • 아자가리
    32
    2022-04-19 12:10:39

    저도 연차가 많이 쌓이면서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사람을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으나 저 같은 경우는 개발자를 기술자(Technician)와 엔지니어(Engineer)로 구분합니다.

    기술자는 코딩의 영역으로 좋은 기술자는 코딩을 잘하는 개발자를 말하고

    엔지니어는 비지니스 적인 관점에서 비지니스 문제를 SW로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 봅니다.

    엔지니어 관점에서 기술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툴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비지니스 도메인 지식, 협업 능력, 분석력 등의 툴을 고르게 가진 엔지니어가 결국은 성과를 내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다고 봅니다.

  • 운체조교
    899
    2022-04-20 13:23:31

    @platanus: 선생님 관점도 맞습니다. 하지만 창업을 경험해본 입장에서는, 저 계산을 할 수 있는 것은 창업자로서의 아주 기초적인 소양이고, 실제로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은 아예 다른 축의 실행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창업에 대한 계획이 빠른 시일 내에 없는 것이, RoI로 얼마 벌어다 줄 수 있는지를 지금 시점에서 잘 모르거니와 (박사를 아직 안받았으니...), 만약 계산이 되더라도 현금흐름을 만드는 노력보다는 차라리 회사가 돈을 더 벌게 해주고 월급 받고 사는게 더 마음 편하다는 생각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아직 제가 어떤 고객을 만족시켜야겠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나중엔 생길 수도 있겠지만...

    요하자면 가치관과 들일 수 있는 노력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치전
    173
    2022-04-20 18:30:11

    운체조교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 창업자로서 개발자 ROI 측정 시 업무성과 같은 경우 어떤 기준으로 진행하셨을까요?? 저 스스로도 객관적으로 개발자 역량에 대한 평가가 어렵기도 하고 타 동료 개발자들 평가도 주관적으로 평가되는 것 같아서요. 흔히 말하는 정량적 지표로 측정을 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 운체조교
    899
    2022-04-21 15:12:17

    @김치전: 좋은 질문인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따로 글로 남기겠습니다.

  • 꿈코더
    213
    2022-04-21 23:13:58

    딱 저네요. 실력이 엄청 있다고 할만한 건 아닌데 적당히 하라는건 잘하고 소통잘하고 그래서 이번에 뽑혔나..

  • 놀고싶다~~
    163
    2022-04-22 11:11:55

    안녕하세요 먼저 좋은 글을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신 글중 내가 회사에 얼마나 벌어다 주는지 생각해보냐 말씀하셨는데 저는 늘 생각은 하지만 실제로 제가 얼마에 계약이 되어있는지 모르니 이번 연봉협상도 조금 더 올리려다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제 소개를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제 2년차에 접어드는 개발자입니다. 

    현재 sm & si로 파견근무를 하고있는데요 제가 얼마에 이 업체와 계약이 되어있는지 제가 물어봐도 안이상한지 궁금합니다.

  • 운체조교
    899
    2022-04-22 12:15:07

    @놀고싶다: 그건 제가 답 드리기가 참 어려운 질문이긴 한데...


    1) 그 계약의 범위가 어디까지가 비밀로 처리 되어 있는지가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 사회적 관계에 대한 질문이시면, 그건 반응이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당연하게 알려주는 경우도 있고, 그런걸 왜 물어보냐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건 안타깝게도 분위기를 잘 보셔야 하는 사항 같습니다.

    "너네 XX버니까 나한테 XX은 줘야하지 않겠어?"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네가 이 나머지 돈으로 어떻게 우리가 투자를 할 줄 알고? 싫으면 나가던가" 로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게 나쁜거냐 좋은거냐에 대한 가치판단은 저는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나쁜지 좋은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3) 하지만 연봉 협상의 관점에서는 사실 그 정보를 몰라도 됩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몰라도 회사의 비지니스 모델은 대략 아실거고 (파견에 대한 인건비 받고 거기서 수수료 취하는 식이지 않을까요? 이것도 검증해 보세요) 그 회사 입장에서 본인이 어느정도의 영향력이 있는지를 알면 회사가 수수료를 몇퍼를 떼어갈지를 갖고 싸우는 문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영향력이 없으시다면 회사는 절대 연봉을 올려주지 않을겁니다. 영향력이 크시다면 다른 개발자들 수수료율을 올리거나 회사의 이득을 낮춰서라도 본인의 인건비에 대한 수수료율을 낮추겠죠. 하지만 회사는 일반적으로 사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도 가치중립적입니다. 좋은지 나쁜지는 몰라요.)


    이런 전제를 깔고 잘 생각해보면, 저는 그 업체를 나오는게 가장 좋은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1) 그 업체에서 나간다고 하면 붙잡을 때 부르는 숫자가 있을거고, 그 숫자가 그 업체에서 부를 수 있는 최대한 일 확률이 높습니다.

    2) 사실 SI 쪽이 연봉을 많이 못주는 이유는 수익 모델에 확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더 좋은 수익모델의 회사로 이직하시는게 훨씬 나을 수 있습니다. (사실 저년차 때 못나오시면 고년차 때 나오시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최악의 경우가 그쪽에서 잘가 ㅂㅂ 라고 회사쪽에서는 말하고, 본인은 갈 회사가 없는 경우인데, 이에 대한 대비만 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게 두려우시면 어쩔 수 없이 다니셔야 할거고요. 좀 차가운 결론이지만 이게 비지니스라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운체조교
    899
    2022-04-22 13:08:56

    @김치전: https://okky.kr/article/1210093 답을 글로 작성했습니다!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 ㅇㅋ
    34
    2022-05-04 21:11:58

    객관적인글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나무만 보다가 잠깐 숲도 구경했네요

    감사합니다~

  • hoz6
    2
    2022-05-11 17:32:04

    해당 글을 우연히 접해 가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전에 읽고 공감했던 글이 떠오르네요. https://yozm.wishket.com/magazine/detail/1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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