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들어간 친구들 뭐하냐고 물어보면 “돈 받으면서 논다”는 사람들 생각보다 많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사업 굴려서 돈 버는 것보다 자본수익이 더 쉬운 시기인지라… 다만 그렇다고 채용을 안하고 경쟁력 있는 대우를 안하면 주가가 떨어지니까 해야하는 것 같고요.
여러가지를 고려할 때, 버블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버블을 잘 이용해서 새로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는 회사랑 그렇지 않은 회사가 버블이 터지기 시작할 때 닷컴 버블에서 살아남은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로 나뉜 것처럼 나누어질 것이구요.
개발자 찾기 힘든 것도, 진짜 그 개발자가 가서 몸값을 할 수 있어서 라기 보다 수요-공급 곡선에 따라 개발자가 비싸진 것으로 보여서, 버블 터졌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구조조정이 일어났을 때 누구부터 날아가기 시작할지 보긴 봐야 합니다.
제가 연구하는 AR/VR 분야만 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 3 개발을 포기했고, 올타구나하고 그쪽 인력을 받은 메타는 주가가 나락을 가고 있습니다. 확실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섭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08-10) 만 해도 IT는 유망산업이자 기피 직종이었습니다. 당시 돈 못벌어도 코딩 좋으니까 혹은 당장 할게 이거 밖에 할게 없으니까 이 업계에 들어왔고 가장 전과율이 높은 학과였습니다. 10여년 밖에 지나지 않은 요즘은 컴공이 상위학과라서 전과나 복수전공이 치열하고, 인서울 4년제 학생들이 국비를 듣고 있습니다.
지금 재료과학이나 기계공학, 전자공학하는 전통적인 엔지니어들 불만 많습니다. 컴공 나와서 물리 수학도 못하는 애들이, 프로그래밍도 자기보다 못하는 (계산유체역학 하는 사람들 코딩 미친 듯이 잘합니다) 애들이 컴공 나왔다고 앱단 코딩 해서 자기 연봉 1.5배에서 2배 받아간다고요. 아마 이 불만은 경영진도 가지고 있을거고, 대중들도 가지고 있을거고요. (얘넨 맨날 자유롭게 풀어 놔 달라고 하고, 돈도 많이 안주면 안오고 등등…)
계속 언어와 프레임워크는 쉬워지고 자동화 되고 인공지능은 발전 하는데, 이런 기반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는 수준의 발전이 아니라 기반 기술을 제대로 이해 못하는 수준의 엔지니어라면… 솔직히 위험하고, 제가 아는 바로는 이런 엔지니어가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도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왜 우리가 이 돈을 받는지 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필요 없으면, 회사들은 우리 먼저 자를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