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하하핫
9k
2022-03-28 04: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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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개발자를 하면 "안되는가"


이제까지 제 글에서는 "누가 개발자를 해야 하는가, 해도 되는가"를 위주로 다뤘다면, 오늘은 "누가 개발자가 되면 안되는지" 얘기하겠습니다.


0. 지적으로 윤리적이지 않은 사람들.


회사에서 만나면 제일 극혐입니다. 어떤 지식을 말하는데, 검색해보면 그게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고 하면, 인정을 안합니다. 안됩니다...


1. 자기가 짜는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쓰일지 생각 안하는 사람들


영화 <아이언맨>을 보면 (이거 언제적 영화인데 스포하지 말라고는 안하시겠죠...?), 토니 스타크가 자기네 회사가 만든 미사일을 맞고 심장이 나가버리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렇게 사라진 심장은 그가 숨을 거둘때까지 돌아오지 않았죠. (이건 스포인가...? 사실 엔드게임도 엄청 된 영화입니다)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님이 쓴 소프트웨어는, 누군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일겁니다. 안쓸 소프트웨어라면 상관없는데, 쓸 소프트웨어라면 이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지 해야합니다.


개인적으로, Deep Fake 같은 것들이 참 위험한 기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거 만든 사람들은 오바마나 합성하면서 재밌다고 했겠지만, 실제로 그건 가짜뉴스와 함께 트럼프를 낳았고, 포르노 산업의 부정사용을 통해 데이터가 많이 알려진 엔터테이너들이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입는 식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는데 영향을 준 바 있는 기술입니다.


지금 만드시는게 어떤 의미인지 잘 생각해보세요.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을 그대로 한 것으로 자신의 책임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히틀러가 시킨대로 유대인들을 말살하는 행동대장이었던 아이히만이 얼마나 성실하고 자기 가족에게 좋은 사람이었는지가 나옵니다. 그는 그냥 시키는 일을 열심히 했는데, 그게 유대인들을 학살하는 행위였던 것이죠.


여기에 진지해져야 합니다. 우리가 짜는 소프트웨어는 뭔가를 하고 누군가 그걸로 영향을 받습니다. 내가 짠 코드의 effect와 side-effect를 소프트웨어 안이 아니라 사회까지 넓혀서 생각하는 것은 매우 매우 매우 중요합니다.


거꾸로, 내가 소프트웨어를 짜고 돈을 받는다면 그 돈이 어떤 경로를 거쳐 내 통장에 들어왔는지 잘 생각해보세요. 그 사람들이 내 고객입니다. 직장상사가 아니라요.


2. 직업 윤리를 저버리는 사람들


제가 아는 화이트 해커에게, 보안 업계 종사자가 되려면 가져야 하는 가장 큰 재능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어봤는데, 그 친구의 답은 "윤리의식" 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자신의 해킹을 절대 아무에게나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얘기합니다. 실제로 그분은 미국 모 카드사에서 치명적인 버그를 발견하셨고, 그걸 이용하면 평생 써도 남는 돈을 얻을 수 있었지만 발견 즉시 회사에 보고하고 바운티 수수료만 받으셨습니다. 보통 인간이라면 하기 힘든 행동이죠.


세상에 코딩 잘하는 사람은 진짜 많은데, 윤리적인 사람은 너무 적습니다.


가끔 okky에 보도방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그 단어 자체를 혐오하는 사람이라 이렇게 올리기 싫었는데, 어쩔 수 없습니다.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마세요.


거짓말을 하는 순간, 여러분이 살아온 삶이 부정당하는 것은 일순간입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믿을 수 없게 됩니다. 자기 자신도 자신을 못 믿게 될거구요. 그 찜찜함으로 평생을 사는 것은... 결코 행복하지 않을겁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먹고 사는 일이다. 너는 잘났으니까 윤리적으로 살지만, 능력이 부족한 나는 윤리를 저버릴 수 밖에 없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삶과 가족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한 일이죠.


다만... 그것의 side effect를 항상 생각하시고, 항상 그로 인해 피해보는 사람들에게 미안해 하세요. 그리고 그따위로 당당하게 "어쩔 수 없다" 라고 말하지 마세요. 그렇게 당당하시면, 경찰서 가서 당당하게 나 경력 속였소라고 얘기하고 다니세요. 그게 아니라면, 어쩔 수 없는게 아닌거고, 진짜 어쩔 수 없는거면, 그냥 그렇게 조용히 사시고 다른 사람들한테 마치 그게 선택 가능한 옵션인양 얘기하지 마세요. 당신은 공범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정직하게 힘들게 삽니다. 노력하고 살고, 없는 돈으로 부가가치세라도 세금을 내서 님이 하고 있는 공공 프로젝트에 돈을 부어주는겁니다. 정치인들 욕할게 없습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 450조에서 정치인들 연봉 1억 줘봤자 고작 300억입니다. 복지부 예산 100조, 교육부 예산 80조, 국방부 예산이 55조, 정보통신부 한 해 예산이 20조 정도 됩니다. 솔직해집시다. 연차 속이시는 분들, 그렇게 속여서 하는 프로젝트 보통 기업 프로젝트 아니고 망해도 되는 공공 프로젝트잖아요. 누가 도둑인가요?


3. 결론


저는 항상, 높은 곳을 추구하라고 얘기합니다. 사실 그렇게 말해야 비슷한 방향이라도 갈테니까 말하는건데, 진짜 하고 싶은 얘기는 내 마음의 얘기를 들으라는 것입니다. (추상적이죠?)


보통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내 마음 속의 얘기를 들을 수 없습니다. 그러기엔, 현실이 너무 가혹하고 일이 많습니다. 휴식은 없고, 성인으로서 해야 하는 일이 많지 않습니까.


제가 공부하라고 잔소리해도, 공부할 시간 내는거 힘든거 저도 압니다. 일에 지쳐 집에 와본 모두가 알겁니다. 공부를 할 능력이 없을 수도, 시간이 없을 수도, 다 없을 수 있습니다. 좋습니다.


최소한, 똑바로 삽시다. 이건 이상적인 얘기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인간은 부족하니까. 다만, 다른 사람들에게 빨대는 꽂지 말자는겁니다. 최소한 꽂을거면 그게 꽂는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계셔줬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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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6

  • 뛰라고
    1k
    2022-03-31 16:57:02 작성 2022-03-31 16:57:21 수정됨

    음......


    주제랑은 상관없지만

    토니 스타크의 심장은 멀쩡한걸로 압니다...

  • traces
    178
    2022-03-31 17:47:17

    0번에 해당하는 사람을 설득하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 후하하핫
    9k
    2022-03-31 18:36:59

    @뛰라고: 하, 진짜 죄송합니다. 아이언맨 다시 컨펌 했어야 했는데, 제가 MCU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아서 팬분들께 실례가 되었네요… 이 글에 대한 수정은 빠른 시일 내에 아이언맨 제가 다시 보고 와서 진행 하도록 하겠습니다.

  • 악뭉이
    12
    2022-04-02 06:54:05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ProSeed
    4
    2022-04-06 14:42:34

    신뢰가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 행동을 믿을 수 없으니, 앞으로 그 사람에게 기회는 가지 않겠지요


    결국 거짓말과 윤리를 저버린 행동은 돌고 돌아 스스로에게 해가 됨을


    이렇게 인생 선배님이자 커리어 상 선배님이 말씀해주셔서 많이 배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감자만두
    10
    2022-04-09 21:05:09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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