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하하핫
5k
2021-12-23 11: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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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더 vs 프로그래머…?


오늘 친구랑 얘기하다 “한국에서는 코더가 마치 생각없이 프로그래밍하는 사람처럼 쓰여. 프로그래머 하면 생각하고 프로그래밍 한다고 하고.” 라는 말을 하니 친구가 “엥…?? 그 두개가 다른거야?” 라는 답을 하더군요. 이걸로 오늘 쓸 글의 주제가 잡혔습니다.


Wikipedia의 Programmer 항목 (https://en.m.wikipedia.org/wiki/Programmer), 코더는 informal 하게 쓰이는 용어일 뿐, 프로그래머와 다른 층위에 있는 단어가 아닙니다.


또한 채용공고들을 보더라도 코더, 혹은 프로그래머라는 딱지가 붙은 채용공고 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는 용어가 더 많이 쓰이는걸 알 수 있죠.


그럼 대체 코더 vs 프로그래머 같은 얘긴 어디서 나온걸까요?


저는 이게 일종의 계급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용어의 실체가 없거든요. 꼭 이 얘기 다음에 나오는 얘기가 “비전공자 애들이 몇개월 배워서 취업한다”, 혹은 자조의 뜻으로 “나는 코더에 불과하다” 같은 식입니다.


이러한 구분에 대해 안타까운건, 이 구분이 근본이 없는 것을 떠나 그 구분의 존재 가치가 차별을 공고히 하기 위할 때, 어떤 사람들을 가치없는 사람들로 매도하거나 저렇게 되면 안된다는 예시를 설명할 때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매우 매우 안타까운 일이죠.


제 주변에는 국비 출신으로 이름만 들으면 아는 대기업에 다니시는 분들이 있고, 부트 캠프 출신으로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제 실리콘 밸리에서는 부트 캠프 나와서 일하는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고요. 


하지만 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계에선 저런 구분의 문화가 있을까요? 오히려 이건 컴퓨터공학과 소프트웨어공학이 발전해서, 꼭 오래 배우지 않아도 일할 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니 기뻐해야 하는 상황인 것일텐데요.


다른 한편으로는 저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1류 전문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라면 용어를 쓸 때 그 유래를 생각하는게 기본인 것과 더불어, 국제적인 급에서 놀았다면 저 구분이 다분히 한국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는걸 알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구분 놀이를 할 시간에, 그냥 코딩이나 한줄 더 하고 공부 한자 더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바보 같은 구분으로 위축될 이유도 전혀 없고요. 실력을 쌓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 기존에 있는 것을 답습하는 기술적인 능력은 어느 지점에 수렴합니다. 새로운 문제를 풀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지점에서 결국 차이가 날텐데, 저런 시야로 이런게 가능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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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7

  • kane0721
    759
    2021-12-23 11:55:28

    코드몽키라는 단어가 한국에서 코더라는 단어로 변질된게 아닐까요?

  • fender
    25k
    2021-12-23 12:04:27

    제목만 보고 또 이 이야기인가 하고 들어왔더니 후하하핫님 글이었군요. 본문에 제가 하고 싶던 이야기를 다 써주셔서 딱히 보탤 말이 없네요.

    kane0721 // 외국에도 코더와 프로그래머를 비슷한 관점에서 구분하는 주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게 절대로 일반적인 시각이 아니고, 아마도 이런 저런 기준으로 상대방을 싸잡아서 낮추는 방법으로 자존감을 찾는 것이 유행하는 세태에 힘입어서 자주 보게 되는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 왕왕
    2k
    2021-12-23 12:34:38
    코더 극혐한다고 하는 사람은 복붙도 안하는건가 싶기도하고...
  • ignoreOrange
    2k
    2021-12-23 13:15:59

    interesting

  • iLoveCoffee
    70
    2021-12-23 13:44:34

    그런말 신경쓸거 없습니다

    다만 코딩으로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쳐도 된다는 말은 아니니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주변에 고상하게 우아하게 고급진(?) 코딩만 추구하고 타 개발자들 개무시하다가

    혼자 싸질러논 일거리 아무도 못도와줘서 (코드가 드럽게 어려웠거든요)

    일폭탄 남겨두고 이직을 몇번씩 왔다갔다 한 사람도 있습니다

    연봉도 고액일까요? 

    아니죠.. 사장님들은 생산성 높은 직원이 최고입니다

  • 코딩을지켜츄
    1k
    2021-12-23 13:51:38 작성 2021-12-23 13:52:14 수정됨

    까놓고 말하면 업계 인력이 많아지면 자신의 입지가 조금이라도 나빠질까봐 생기는 불안감에서

    나오는 행동인듯 ㅎㅎㅎ

    자신의 실력에 자신감 없는 사람일수록 불안감이 강해지니 "요즘 코더들은 말이야.. "이렇게 나오는거 같아요.

    실력이 좋아서 어디든 많은 보상 받고 일할수 있는 사람이라면, 딱 말해 개고수면 코더가 많아지든 누가 복붙을 많이하든 신경쓸일이 없죠.  그 인력들이 절대 내 분야를 넘어올수 없으니 관심 안두겠죠 ㅎㅎ 

  • Oscar
    780
    2021-12-23 15:08:31

    mbti 맹신론자들 보면서 느끼는건데...

    남을 평가하고 나누어 분류하길 즐겨하는 특성이 만연한 것이 이런 말을 만든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자꾸만 사람들이 타인을 평가하고 재단해서 규격 내인지 외인지 가릅니다. 자기 자신과 가족도 예외는 아니죠.

    무슨 사회연구학자들도 아닌데 있는 그대로 존중하질 않고 이렇게 일반화하고 턱 밑에 자를 턱 들이대는지 원...

    코더가 뭔지 모르고 프로그래머가 뭔지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필요로 하는 전문성이 있고 그걸 이 사람이 가졌나 안 가졌나가 중요한 포인트 아닌까 싶은데 굳이 꼭 저 사람은 어떤 타입이니 딱 보니 이런 성향이구만 이런 소리나 늘어놓고 말이죠

  • 꽃중년보넥스
    -1k
    2021-12-23 17:52:33

    코더를 남을 비난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는데요.

    근데 요즘은 거의 개선된 것 같긴 합니다.

    유투버들이나 스스로 코더라고 부르는 고급개발자들이 늘면서요.


    단어의 뜻이 무엇이냐는 진리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약속의 문제인데요.

    그냥 저 개인적으로는 "코더"라는 말이 사랑스럽고 짧아서 좋습니다.

    본질을 뜻하기도 하구요.


    코드몽키를 비유하는 단어로 쓰이기에는 아까운 단어죠.


    -2
  • youngyoung
    2k
    2021-12-24 12:56:56
  • 후하하핫
    5k
    2021-12-24 13:01:03

    @youngyoung: 글은 읽으셨나요?

  • youngyoung
    2k
    2021-12-24 13:49:11 작성 2021-12-24 14:00:07 수정됨

    @후하하핫

    읽고이야기하는데 왜그러신가요??

    전 코더랑 프로그래머에 대해 크게 의미 부여하지 않습니다.

    스스로도 아직 코더라고 생각하고 말이죠

    첨부한 의도를 설명하면 두 언어의 의미차로 개인적으로 느끼는건

    역활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링크를 추가했습니다.

  • 초코롱롱이
    6
    2021-12-24 14:24:55

    코더랑 개발자를 구분짓는거 약간 2000년대 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그때 친구들 놀릴려고"너 코더냐?" 라고 했던것 같아요.


    코더랑 개발자를 구분짓는것도 웃기지만

    굳이 하자면 단순하게 '아마추어 vs 프로' 로 볼 수 있을것 같네요. 


    요즘도 코더라는 단어를 쓰는 분이 있으시군요 ㅋ

  • 탕코
    179
    2021-12-24 18:40:55

    좋은 글이네요~

  • 퓨리오사
    3k
    2021-12-27 09:58:53

    그냥 개발자 깎아내리기나 잘 모르는 신입들한테 맞지도 않는 일주면서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 뿐이죠.


    "성장을 위해서는 신입이지만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해봐야 코더에서 프로그래머가 되는거야"

    "기획, 디자인도 같이해주실수있죠? 프로그래머는 다할 수있는거 아니에요?"





  • yamanin
    2k
    2021-12-27 10:30:37 작성 2021-12-27 10:35:09 수정됨

    아마도 

    애니악 시절 회로도를 설계해서 프로그램을 구현하면 프로그래머, 그려진 회로도를 기판에 박으면 코더

    천공카드시절 어셈블리어를 종이에 작성하고 프로그램을 구현하면 프로그래머, 그려진 어셈블리어보고 카드펀칭을 하면 코더

    현재(?) 코더 그룹이 특별히 나누어진건 아니지만 UML설계하고 플로우차트 그려서 로직을 완성하면 프로그래머, 플로우차트보고 특정언어로 코딩만 하면 코더.


    애니악 시절에도 회로도 그리고 직접 기판에 박는 사람이 있었을꺼고

    천공카드시절에 펀칭을 직접한 개발자도 있었겠죠?

    현재도 동일하겠죠. 단 코더의 역할이 많이 줄어 든거라고 봅니다. 기판에 저항,콘덴서, 다이오드, 트렌지스터(진공관?) 꽂고 맨날 납땝하는걸 상상해보세요. 하나의 업무 분야에요.

    천공카드도 지금 코딩 10줄이면 되는거 천공카드 50장 찍는다고 상상해보세요. 코더의 필요성이 느껴지나요?

    개발자 중에 프로그래머처럼 일하는 개발자도 있을꺼고, 코더처럼 일하는 개발자도 있을꺼에요. 스스로 판단하면 되는거 같습니다. 내가 납땝을 하고 있는지! 회로도를 그리고 있는지!

  • 후하하핫
    5k
    2021-12-28 18:06:07

    @yamanin: 애니악 때는 stored program을 만드는 시대가 아니었고, 진공관을 연결해서 만드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프로그래머도 코더도 없었습니다. 진공관을 베이스로 방 크기로 설계했기 때문에 기판(board)이라는 개념도 없었습니다.

    천공카드 시절, 카드 펀칭을 하는 사람은 코더라고 안불렀습니다. 애초에 코드를 작성하지 않는, 그냥 카드 펀칭하는 사람이죠. 코더는 코드를 작성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말그대로 다른 일이니까요.


    이렇게 코드 vs 프로그래머 놀이를 하는 사람들은 공부를 제대로 안할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말에 근거도 없고요. 읽으시면 아시겠지만, 글을 읽고 쓰는 댓글이 아닌 것에서 볼 수 있듯 소통도 안됩니다. 그러므로 후에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코더 vs 프로그래머 놀이에 속지 마시고, 그냥 자기 할거 열심히 하세요.

  • OKKY
    3k
    2022-01-01 02:38:59
    해당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사는얘기에서 칼럼로 이동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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