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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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15: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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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는 재능이 있어야 할까? (부제: 재능보단 적성과 관심)


프로그래밍을 20년동안 해오면서, 재능은 항상 저를 괴롭혔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옆에는 저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었고, 인터넷에 들어가면 압도적으로 잘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때려칠까 고민한 시간이 10년 정도 된 것 같고, 나머지 10년은 전혀 재능에 대해서 생각도 안하는 사람이 되었기에, 오늘도 제 얘기를 써봅니다.


0. 인생은 길다.


학생 때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4년 동안의 성장 속도 차이는 분명히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두의 재능과 환경이 다른걸요.

확실한건, 인생이 길다는 겁니다. 또한, 아마추어로서 보내는 4년과 프로로 보내는 20년은 다릅니다. 학생 때 못하는걸 너무 안타까워 하지 마세요.

제가 재능탓 하던 과거의 저에게 조언한다면, 멀리 보고 더 시야를 넓히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멀리 볼 때 더 중요한건 정말 내가 개발자로서 평생 삶을 살 자신이 있는 것인지 이지, 당장 내 옆에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세상엔 프로그래밍만큼이나 알아야 하고 익혀야 할게 너무나도 많습니다.


절대 재능 때문에 좌절하지 마세요. 시간을 들이면 언젠간 더 잘하게 됩니다.


P.s. 그리고 자신보다 잘했던 애들과 친하게 지내세요. 걔네 나중에 되게 잘됩니다.


1. 개발을 좋아하면 개발을 잘하게 된다. 언젠가는.


확실한건, 개발을 좋아하고 관심 가지면 언젠가는 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개발은 시간을 투입하면 잘할 수 밖에 없는 분야거든요. 학생 때 열정적이었던 사람들 중에 회사에 가서 그 열정이 식으면서 성장을 멈추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점점 개발 단톡방에 주식 얘기만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개발에 투입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회사의 일은 보통 루틴한 일이 많다보니…) 성장이 멈출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재능보다 적성을 고민하세요. 개발을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내가 덕후 기질이 있고 하나를 깊게 파는걸 잘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어떻게든 개발은 많이 할 수 있으면 잘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회사도, 개발자도 다양하다.


모든 회사가 프로그래밍 킹왕짱을 원하는게 아닙니다. 결국 프로그래머는 소프트웨어로 세상의 문제를 푸는 사람이고, 이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됩니다. 자기가 잘 놀 수 있는 물에 들어가세요. 개발을 할줄 알면서 디자인도 잘하는 사람을 원하는 곳도 있고, DevRel 같이 인사정책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은 사람을 원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건 방향성입니다. 뭘 원하는지 생각해보세요. 결국엔 잘하게 되실거에요.


꼭, 남들이 말하는 최고의 회사만 놓고 고려하지 마세요. 자기에게 잘 맞는 회사를 열심히 찾으세요. 그게 국내이든 해외이든, 개발자는 항상 부족하고 누구나 뽑고 싶어합니다. 자신의 자리는 있으니, 최선을 다해 원하는 회사를 찾으세요. 되도록 초반일수록 초봉을 보지 마시고, 나를 성장시켜줄 수 있는 회사를 찾아보세요.


참고로, 한국은 좋아지고 있지만 개발자의 다양성이 부족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안에서만 생각하지 마시고, 해외도 도전해 보세요. 대단한 사람들이 해외를 가는게 아니라, 해외에서 대단해져서 돌아오는거라고 생각합니다.


3. 소프트웨어 업계는 탄생 이래로 계속 변해왔다.


만약 20년 전이라면 전 이 얘기와 다른 얘길 했을 것 같습니다. 그땐 개발자의 역할이라는게 지금보다 훨씬 좁았고, 프로그래밍에 대한 접근성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말그대로 개발 덕후 기질이 없는 사람이 개발을 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계속 바뀌고, 개발자의 역할도 바뀌고 있습니다. 이젠 개발자들도 기획을 해야 하고, 어떤 문제를 어떻게 풀지를 고려해야 하고, 문서 작성을 잘 해야하며, 사람들과 소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알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IT 회사들이 글로벌화 되면서 영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해 지고 있고요.


이러한 바와 같이, 소프트웨어 업계는 계속 변합니다. 처음 소프트웨어가 나올 때는 학자들의 것이었다가, 전자공학자들의 것이었다가, 하청 위주의 개발에서 서비스 개발까지. 미래에는 또 어떻게 개발자들이 일을 할지 아직 우린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래밍을 좋아한다면, 적성에 맞는다면, 어디엔가, 언제인가 여러분의 자리는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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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8

  • MADELITE
    1k
    2021-12-19 16:33:58

    올해까지는 중고신입 이직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어서 열심히 했는데 목표를 달성한 지금은 어떤 목표를 세울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되도록 초반일수록 초봉을 보지 마시고, 나를 성장시켜줄 수 있는 회사를 찾아보세요.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나를 성장시켜줄 수 있는 회사를 찾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경력이 없고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겉으로 보기엔 다들 비슷해보이거든요. 결국 유난히 돋보이는 문제가 있지 않고서야 대부분의 취준생은 초봉으로 기업을 줄세울 수 밖에 없습니다. 초봉 많이 주는 회사에 좋은 사람이 있을 확률이 높고, 체계도 잘 잡혀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기도 하죠.

  • 후하하핫
    5k
    2021-12-19 16:44:37

    @MADELITE: 제가 약간 오해의 여지를 둔 것 같네요. 조금 더 서술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초봉 2400을 주는 회사와 4천을 주는 회사를 비교하면, 2400을 주는 회사보다 4천을 주는 회사의 체계와 인적 구성이 좋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초봉 4천을 주는 회사와 5천을 주는 회사 중에 5천을 주는 회사를 택할 이유가 초봉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연봉 이상을 주면, 그 이후부터는 자기에게 더 맞는 회사를 찾아가야죠. 이 기준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기준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대기업에 들어가서 커리어 망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대기업에서는 큰 일을 못하는 경우가 많고, 체계적으로 일하는지에 대한 여부도 팀바이 팀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경력을 쌓는 동안 필요한 성장치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다음 경력을 쌓는데 문제가 되겠죠.


    취준생 입장에서 좋은 회사를 찾는 방법을 제시해 드린다면, 다음과 같을 수 있겠네요.


    1. 최대한 네트워킹에 참여하기

    2. 좋은 투자사의 투자를 받은 회사를 찾기

    3. 업계 레전드가 이끄는 회사를 찾기

    4. 학부 다닐 때 인턴십을 많이 해보기

    5. 해외로 가기


    확실한건 학생 때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학생이라고 하면 더 잘 받아주는 경향도 있고, 자기 스스로도 경력 쌓고 나면 더 접근을 저어하게 되더라고요.

  • MADELITE
    1k
    2021-12-19 21:22:47

    음... 결국 좋은 학교를 가서 좋은 사람을 만나라는 얘기로 들리네요. 과고 가고 SPK 가서 좋은 인맥을 만나라는 얘기로 들려요. 적어도 1, 2, 3은 그렇게 보입니다. 간판이 좋은 대학을 가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네트워킹이니까요. 2, 3은 1이 갖춰지지 않은 일반적인 학생이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닙니다. 2, 3은 현직 개발자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쓰신 글을 쭉 읽어봤는데 과고는 모르겠지만 SPK 학부 이후 유학 트리를 타신 거 같은데 이런 길을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정말 몇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게 오히려 네카라쿠배 가는 것보다도 훨씬 어려운 길로 보입니다. 4, 5도 사실 마찬가지죠. 좋은 인턴십은 취업보다도 들어가기 힘들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고 5도 쉽사리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아니거든요. 좋은 의도로 말씀하셨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만 제가 보기엔 그렇게 보입니다.

    이 글이 틀렸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댓글로 달아주신 얘기에는 사실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 후하하핫
    5k
    2021-12-19 21:35:05

    참고로, 저는 SPKYK, 서성한 중경외시, 이런 명문대라고 불리는 학교를 나온 사람이 아닙니다. 참고하시고요.

    네트워킹 기회는 학교에만 있는게 아닙니다. 계속 OKKY에도 올라오고, Google Campus Korea 같은 곳에서도 기회가 올라옵니다. 최근에 GDG에서도 했고, NVIDIA GTC도 했고, Google I/O, Google I/O Extended 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문화가 대부분은 이런 행사에 관심이 없지만, 이런 행사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루는 네트웍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합니다. 또한 인턴십 때 만난 동료들, 대회에 가서 만난 동료들도 네트웍이 되고요. Linkedin 가서 관심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대쉬해볼 수도 있고요.

    좋은 투자사의 투자를 받은 회사는 투자사 홈페이지 가서 포트폴리오 보면 다 나옵니다. 배달의 민족, 쿠팡 어디서 투자한 알토스, 최근에 좋은 투자 많이 하고 있는 카카오 벤처스가서 보세요. 그냥 아무것도 모르겠으면 구글에 시리즈 C 라고 친다음 뉴스에 시리즈 C 받은 회사들 찾은 다음 그 회사 주요 투자사 보면 됩니다. 이게 그렇게 어려운건 아니죠?

    업계 레전드가 차린 회사, 관심만 가지면 알 수 있지만 이건 모를 수 있다고 칩시다.

    인턴십, 좋은 회사 아니어도 어디라도 기회가 있으면 해보세요.

    해외로 가는거, 쉬운 결정 아니죠. 좋은 return은 원래 리스크를 졌을 때 나타납니다.


    다 안될 이유만 찾으면 안되는거고, 리스크 걸고 트라이 하면 됩니다. 이런 정보가 있는지 없는지도 몰라서 기회가 없으신 분들을 위해 쓴 글이지, 어차피 안될 이상적인 얘기라고 생각하신 분들을 위해 쓴 글이 아니다보니, 이렇게까지 풀어서 말씀해 드려도 맘에 안드시면 어쩔 수 없네요.

  • 후하하핫
    5k
    2021-12-19 21:49:43

    오늘 글 쓰고 댓글들 보면서 참 마음이 안좋네요. 분명히 가능성이 있는데, 안될 이유만 찾으면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도, 제가 실업계를 나오고, 그렇게 좋지 않은 대학을 나오는 과정에서 쓸데 없이 들고 있던 컴플렉스 때문에 소모했던 감정과 에너지, 시행착오들을 다른 분들은 줄일 수 있었으면 해서 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그런 컴플렉스들, 내가 찾았던 안될 이유들은 그냥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가졌던 것들이었습니다. 생각보다 꿈에 그리는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도 그냥 사람들이고, 위대한 업적을 가진 사람들도 역시 사람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배울게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과 나의 차이는 서로 기대하는 가능성에 따른 차이 외에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운건, 많은 분들이 자신이 안되는 이유를 찾고, 그 이유로 자신의 멋진 가능성을 거세합니다. 저도 그렇게 뻘짓하다 날린 시간이 많고요. 그 시간들과 마인드가 앗아간 우리 사회의 가능성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스스로도 어떤 가능성을 오늘도 지웠겠죠.


    해외에서 일할 때 제일 안타까웠던게, 한국에 재능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신의 가능성을 미리 제거했다는 이유 만으로 더 큰 가능성보다는 당장 내가 쥘 수 있는 가능성에 집중하게 되고, 더 좋은 대우를 못받고, 더 영향력 있는 프로젝트를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횡설수설 했는데, 결론은 그냥 안타깝다는 마음 뿐입니다.

  • MADELITE
    1k
    2021-12-20 01:35:42

    댓글로 올려주신 정보는 제가 좀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정보들이네요.
    저는 신입치고는 나이도 많은 편이고 이래저래 불리한 부분 많지만 저런 정보를 쓸 기회는 언젠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오해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 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OKKY
    3k
    2022-01-01 02:40:17
    해당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사는얘기에서 칼럼로 이동 되었습니다.
  • winfly
    113
    2022-01-01 02:52:39

    작성해 주신 글 들 쭉 보면서 정말 담백하고, 간결하게, 

    하지만 핵심을 쉽게 전달 해주신다는 느낌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잠이 안와서 읽고 있는데 정신이 번쩍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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