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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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8 10: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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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신입 취준을 해본다면? (부제: 신입들을 위한 포트폴리오 정리 꿀팁)


최근에 진행한 AMA에서 한 분이 저에게 추천해 주신 컨텐츠인데요, 제가 만약 신입으로 돌아가면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시뮬레이션(?), 혹은 예시를 제공해 보려 합니다. 도움이 되시길!


0. 페르소나 설계


포폴을 만들기 전에, 이 포폴을 쓰게 될 가상의 인물, 즉 페르소나를 정의합시다.

김빛나 씨 (25세)는 국어국문학과 4년제 졸업예정생으로, 3학년 때 취준이 막막해 개발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3학년 2학기에 휴학을 하고 국비학원에서 웹 개발자 과정을 수강하여 흔히 말하는 국비 포폴이 있고 (세미 + 파이널), 복학한 후에 스터디를 하면서 Java + Spring 쪽의 공부, 그리고 코딩 테스트 준비를 역시 Java를 기반으로 프로그래머스를 통해 진행했습니다. 학교 수업 시간에 (잘 이해는 못하지만) 알고리즘과 운영체제 수업을 들으며 CS 지식을 쌓고 있습니다.

빛나 씨에게는 졸업까지 한 학기가 남았고, 취준을 위해 한학기 휴학할 생각까지는 있습니다. 가고 싶은 회사는 (당연히 좋은 회사를 가면 좋겠지만) 네카라쿠배 같은 회사를 가기에는 경쟁력이 부족한 것 같지만,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가서 언젠가는 자체 서비스를 하는 회사에 갈 수 있는 좋은 경력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김빛나 씨는 어떻게 취준을 시작하면 좋을까요?


1. 지금까지의 경력 정리해 보기


빛나 씨는 국비 프로젝트로 두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력서를 채워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처럼 인턴을 한 것도 아니고, 참 쓸게 없네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일단 정리를 하셔야 합니다. 항상 드리는 말씀이지만, 국비 신입에게 “실력”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국비를 나오면 프로그래밍을 그렇게 잘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열의와 진지함이 더 중요하고, 얼마나 자신의 캐릭터를 잘 남기느냐가 중요합니다.


먼저 이력서(resume)를 씁시다. 이력서는 1p 이상을 넘어가지 않게 깔끔하게 작성하시길 권합니다. (형식이 궁금하시면 구글에 software engineer resume을 검색해 보세요)


이력서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이름
  2. 컨택할 주소 (메일만 쓰셔도 됩니다. Gmail을 쓰시는걸 권하고, 이메일 이름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도록 하는게 정석입니다. 예시. kimbn@gmail.com)
  3. GitHub, 테크 블로그 주소 (최소한 github는 쓰세요.)
  4. 관심 기술과 관심 경력
  5. 학력 사항 (학점은 높으시면 쓰시고 아니면 쓰지 마세요)
  6. 경력 사항 (인턴 등의 경력을 쓰시고, 개발과 무관한 경력이라면 경력이 무지 길어서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할 수 있을 때만 쓰세요)
  7. 진행한 프로젝트 (어떻게 쓰면 되는지는 아래에 적었습니다)
  8. 수상, 장학금 등의 경력 (상격이 높은 상이 있다면 짜투리 상들은 버리세요.)
  9. 과외 활동 및 취미 (봉사활동을 했다거나, 어떤 취미를 가졌다거나 하는 내용입니다.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부분입죠)
  10. 사용할 수 있는 스킬 (언어, framework 등을 적으시면 됩니다. 프로젝트에 잘 녹이셨으면 간략히만 쓰셔도 됩니다)


이 모든 것을 1p 안으로 짜부 시켜서 만드세요. 페이지 넘기는걸 사람들은 안좋아합니다. 또한, 위 순서대로 적지 마시고, 1-3 이후의 것들은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것들을 위로 올리세요. 예를 들어서 학위가 있거나 학벌이 좋다면 학력사항이 위로 가겠고, 인턴을 많이 했다면 그게 위로 갈거고요. 글은 항상 위에서 아래로 읽으니, 강조하고 싶은게 항상 위로 오게 쓰셔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와닿거나 근거가 확실히 문장이 아니라면 “개발을 잘하고 싶은 ~입니다” 같은 문장은 자리만 차지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별로 정리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목; “재밌는” 제목을 지으세요. 대충 짓지 마시고, 제목만 봐도 오, 좀 신박한데? 귀여운데?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제목을 지으세요. 국비 때 쓴 제목과 달라도 상관없습니다.
  • 프로젝트의 간략한 설명; 정말 간략하게 적으세요. 세문장 안쪽으로 적으시되, 왜 이 프로젝트가 필요하고, 타겟 유저는 누구고, 이 프로젝트로 인해 기대하는 효과가 드러나도록 하세요. 글을 늘리기 위한 filler들은 최대한 자제하세요.
  • 사용된 기술; 뻔하지만 꼭 적으시고, 표기법을 꼭 지켜서 적으세요. javascript, 아닙니다. JavaScript. 자바 보다는 Java 가 낫습니다. 공식 표기법을 모르시겠다면 구글링 해서 공식 사이트에서 어떻게 표기하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 내가 맡은 역할;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명확하게 적으시되, 역시 길지 않게 적으세요.
  • (Optional) 프로젝트로 만든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
  • (Optional) 프로젝트를 바로 설명할 수 있는 그림
  • (중요) 꼭 github repo를 파서 올려 놓으세요. 베스트는 그 프로젝트에 최근에도 commit을 넣는 것인데, 그게 안된다면 README.md 파일을 정말 깔쌈하게 만들어 놓아서, 그 누가 보더라도 바로 실행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게 적어 놓으세요.


위 정보를 적으신 후에, 만약에 너무 설명이 부족하고 더 설명하고 싶다고 한다면, 차라리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하는 사이트를 따로 만들어서 그 사이트의 링크를 github README.md 파일에 넣어 놓으세요. 정말 궁금한 사람은 찾아 볼 거에요.


2. 취준생의 루틴


일단 경력은 준비를 했습니다. 이걸 쓰고 나면 자신이 어떤 부분이 강점이고, 어떤 부분이 약점인지 아시게 될거에요.

지금 빛나 씨는 스터디를 잘하고 있는데, 프로젝트가 국비 프로젝트만 있어서 고민이 큽니다. 제가 추천하는 것은 두가지 인데요,


1) 사이드 프로젝트 개념으로 프로젝트를 하나 한다.

2) 기존의 국비 프로젝트의 소스코드를 계속 개선한다.


두가지를 모두 하셔도 되고 둘중에 뭘 하셔도 됩니다. 다만, 기술적인 능력이 자신이 크지 않을 때는 기획이 좋은게 진짜 중요합니다. 웬만하면 백엔드라고 하더라도 웹사이트 때깔 좋은 것도 중요하고요. 최대한 좋은 기획을 하고, 완성도를 높이시고, 가장 좋은건 실제 사람들이 쓸만한, 고객이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거에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싶으시면 위의 프로젝트 작성방법을 보시고 어떻게 저 작성을 이쁘게 할까를 고려해 보세요.


3. 타겟 회사 찾기


제가 빛나 씨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은, 지원하고 싶은 회사의 목록과 구인공고를 뽑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회사가 많고, 인력난이 심하기 때문에 개발자는 항상 부족합니다. 또한, 큰 회사에는 공고가 몰리고, 비교적 작은 회사에는 공고가 적게 들어오는데요, 이것이 작은 회사를 가는게 더 쉽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만큼 작은 회사는 (좋은 회사라면) 이력서 검토를 빡세게 해서 성장성 있는 사람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또한 인턴 공고도 놓치지 마세요.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더라도 상관없습니다. 결국 이력에 남고, 인턴하면서 얻은 경험과 만난 사람들이 중요한 것이니까요. 닥치는대로 회사들의 목록을 모아 보세요. 정량적으로 정해드리면, 100개 이상을 지원하세요.


4. 타겟 회사들에 맞춰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작성하기


위에서 이력서랑 포폴 다 쓴거 아니었나요…? 한다면 아닙니다. (그리고 포폴 얘기는 시작도 안했어요!) 저건 표준적인 이력서라고 볼 수 있고, 실제로 회사들을 지원할 때는 회사마다 원하는 이력서가 다르고, 지원하는 직무도 차이가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작성 요령에 대해 얘길 하자면, 포폴의 목적은 “프로젝트를 매력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력서에서는 빠르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설명하는 것이라면, 포폴에서는 맥락을 보여주면 좋습니다. 그래서 포폴은 워드나 한글보다는 파워포인트로 슬라이드를 10장 이내로 만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말그대로 자신을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형식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개발자가 된 스토리가 몇장 들어가도 좋고, 작성한 코드 중에 자랑하고 싶은 코드를 몇장 넣어도 됩니다. 다만 중요한건, 스토리가 납득 가능해야 하고, 글보다는 시각 정보로 설득을 해야 합니다. 즉, 여기서도 글로 쓰이는 디테일은 최소화 하고, 최대한 “오, 재밌고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네” 라는 인상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세요.

그러면, 대체 디테일들은 어디다가 넣느냐… 위에 설명 드린 것처럼 github readme 파일이나 프로젝트를 설명하기 위한 페이지를 만들어서 넣으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테일에 관심이 없습니다. 찾아가서 볼 수 있는 경로만 마련해 주세요.


절대로 이력서, 포폴 하나만 써서 회사 이름만 바꿔서 돌리지 마세요. 전혀 경쟁력이 없습니다. 어떻게든 그 회사에서 올린 채용공고를 보고 거기에 맞춰서 수정 수정 수정해서 제출하세요. 이게 시간 낭비 같아 보여도, 은근히 몇번 하면 금방하기도 하고, 회사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가서 면접 때 어떤 얘길 할지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좀더 고수가 되면 이력서를 제출하면서 면접의 내용도 자기가 결정할 수 있어요!)


중요한건 무조건 읽는 사람이 읽기 쉽게, 이쁘게, 성의 있게, 완성도 있게 준비하세요. 자신이 없으시면 주변에 피드백 많이 받으시고요.


5. 그 와중에 네트워킹 / 멘토링 받는 법


저는 LinkedIn과 Facebook을 추천드립니다. 대부분 경력이 있는 개발자들은 도와주고 싶어 하기 때문에, 열정을 갖고 연락하는 후배들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외면하는 분들은… 흠…) 열심히 준비하시고, 연락해보세요. 팁을 얻을 수도 있고, 주변에 추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안되어도 최소한 그분하고 대화를 튼 것이고, 나중에 업계에서 만나면 도움 받을 수 있을거에요.


6. 마치며


오늘도 길게 써보았는데, 꼭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면, 신입 개발자는 실력보다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많이 두드리시고, 좋은 경력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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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6

  • fender
    26k
    2021-12-18 12:22:15
    표기법을 꼭 지켜서 적으세요. javascript, 아닙니다. JavaScript. 자바 보다는 Java 가 낫습니다. 공식 표기법을 모르시겠다면 구글링 해서 공식 사이트에서 어떻게 표기하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사소해보이지만 중요한 지적인 것 같습니다. 저부터도 이력서를 볼 때 기술 관련 고유명사를 일관성없거나 틀리게 적은 것을 보면 왠지 같이 일하게 되면 코드도 비슷하게 작성할 것 같아 좀 꺼리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14
  • 마라토집착
    7k
    2021-12-18 14:02:09

    오 ~ 국문과 처럼 대학 졸업때 까지 컴퓨터를 워드 타이핑으로만 사용해온 개발 지망생에게 아주 좋은 글입니다

    저도 문과 출신이라 공감이 많이 됩니다 ㅎ

  • candymask
    174
    2021-12-18 16:06:16

    곧 신입으로 지원하게 되는데 너무 좋은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benben
    309
    2021-12-20 11:39:22
  • benben
    309
    2021-12-20 11:39:33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OKKY
    4k
    2022-01-01 02:40:38
    해당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사는얘기에서 칼럼로 이동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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