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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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7 02: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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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잃지 않길 바라며


학위 후에 귀국을 하고, 한국에서 이직을 하는 과정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가 많았습니다. 대략 제가 30대 초중반 정도 되는데, 대기업을 다니든 중소기업을 다니든 이직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깊더라고요.


가장 슬펐던 것은, 언젠가 열정있는 프로그래머였던 사람들이 이제는 직장인이 되었다는 것. 항상 만나면 프로그래밍 언어 얘기나, 최근에 보고 있는 오픈소스나 기술에 대한 얘기를 했던 친구들이 직장에 대한 이야기나 어른의 무게를 견디는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큰 담론의 이야기를 하기에는 친구들의 어깨가 무거워 보여서 small talk으로 시간을 보내게 되는…


해외에서 회사를 다닐 때 참 좋았던 것은,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다같이 철이 조금 없었달까요. 백발 할아버지 프로그래머 (무려 COBOL 유저 그룹에서부터 개발자 활동을 하시던…) 랑 같이 라떼는 프로그래밍 얘기도 하고, 코워킹 플레이스에서 옆자리 코딩하는 사람 뭐하나 가서 구경하다가 친해지기도 하고 하는 식으로 기술에 대한 잡담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쉬웠어요.


물론 한국의 너무 많은 면들을 좋아해서 돌아오긴 했지만, 그리고 그 결정에 후회는 없지만, 어쩔 수 없이 해외와 같은 자극을 받을 기회가 적을 수 밖에 없을 것 같고, 나도 세파를 견디며 살다보면 역시나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기술에 대한 재미를 잃어버리게 될까봐 걱정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금요일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들 꿈을 잃지 않으셨으면. 저도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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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6

  • 고뿌
    3k
    2021-11-27 08:13:18

    저 또한 신입 시절 기술 얘기를 시끌벅적하게 했었으나 몇주 지나지 않아서 팀장님이 한마디.

    “밥을먹을땐 일 얘기하지 말자”

    음.. 그때부터 전 어른이 됬죠.

  • 책읽는개발자
    193
    2021-11-27 09:00:03

    지독한 경쟁사회에서 계속 자신을 성장시켜야하는 무대라서 그런지.. 휴식이 필요한 분들이 많죠

  • richard7
    1k
    2021-11-27 09:42:10

    > 기술에 대한 잡담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쉬웠어요.


    이야 부럽습니다

  • 드루이드
    177
    2021-12-02 14:40:53
    저는 해외에 있긴 하지만 코로나 이후 직장을 옮기고 remote로만 일을 하다보니 사람들하고 잡담하는 시간이 거의 없어진거 같습니다. 그리고 출근할때 듣던 프로그래밍 관련 podcast 들도 안듣다보니 뭔가 열정이 조금씩 식는 느낌입니다. 
  • __jj__
    669
    2021-12-03 12:45:56

    백발프로그래머를 꿈꾸며 국내에 그런 환경을 찾아다니다가 이번에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파랑새는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란 거요.

    내가 만들어야 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제 뿌리 내리고 그런 환경을 만들기위해 노력해 보렵니다. 많은 후배 개발자분들을 위해서.

  • OKKY
    3k
    2022-01-01 02:46:03
    해당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사는얘기에서 칼럼로 이동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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